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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사례의 함정 : 생존 편향


두바이쫀득쿠키 열풍이 남긴 교훈

 

최근 ‘두바이쫀득쿠키(이하 두쫀쿠)’ 인기가 뜨겁습니다. 두쫀쿠를 처음 선보인 건 김포 구례에 위치한 3평 규모의 작은 매장이었습니다. 그 매장은 두쫀쿠가 입소문을 타면서 한 달 매출 30억 원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불과 몇 달 사이에 직원 150명을 고용해 전국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중소기업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빠른 성장세는 동종 업계 사장님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역시나 얼마 지나지 않아 전국의 많은 카페와 빵집에서 두쫀쿠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매장 사장님들은 최신 유행을 쫓으면 지금보다 수익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을 것입니다. 일부 매장에서는 실제로 손님이 늘었다는 후기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 소식이 퍼지면서 두쫀쿠를 도입한 매장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렇지만 두쫀쿠 열풍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처음과는 달리 매장 앞에서 몇 시간을 기다리며 제품을 구매하던 소비자들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워졌습니다. 일부 매장 사장님들은 6,000원짜리 쿠키를 반값에 내놓아도 팔리지 않는다며 하소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때 웃돈을 주고 들여오던 상품이 이제는 악성 재고가 되어 버린 셈입니다.

 


성공 사례만 보이는 착시 : 생존 편향(Survivorship Bias)

 

우리는 실패한 다수의 사례는 간과하는 반면, 성공한 소수의 사례를 전부인 것처럼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영미권 격언 중 '죽은 자는 말이 없다'라는 표현처럼, 실패한 사업과 사라진 기업은 굳이 흔적을 남기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성공 사례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작은 부분 하나까지 확대 재생산되곤 합니다.

이렇게 살아남은 데이터만 보고 상황을 판단하여 생기는 오류를 ‘생존 편향’이라고 부릅니다. 생존 편향은 아래 세 가지 측면에서 리더의 합리적인 판단을 방해합니다.

첫째, 의사결정자를 과도하게 낙관적으로 만듭니다. 시장 진입, 신사업 투자 등 중요한 판단에서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게 됩니다. 실패 사례를 간과하게 되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창업에 뛰어드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실제 창업으로 성공할 확률은 낮지만 사람들은 몇몇의 성공한 창업가를 보며 자신의 성공을 꿈꾸곤 합니다. 이때 실패한 사례는 눈에 들어오지 않겠죠.

둘째, 성공 요인을 지나치게 단순화합니다. 성공 사례 한 두 가지의 공통점이 마치 성공 요인처럼 받아들여지곤 합니다. 앞서 월 매출 30억 원을 기록한 매장의 사례가 미디어를 통해 화려하게 소개되면서, 그 성공 비결로 ‘두쫀쿠’라는 아이템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사실 성공의 이면에는 매장 입지, 기존 팬덤, 마케팅 타이밍, 과거 실패 그리고 결정적인 ‘운’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음에도 말입니다.

셋째, 다른 사람의 방식이 자신에게 통한다는 착각을 심어줍니다. 사람마다 기업마다 각자가 처한 상황은 무척이나 다릅니다. 따라서 누군가의 성공 방식이 다른 누구에게도 적용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일례로 두쫀쿠가 처음 나왔을 때는 그 독특함에 이끌린 다양한 소비자가 있었겠지만, 이제는 너무 흔한 제품이 되어 버렸습니다. 더 이상 경쟁력을 갖지 못하게 되었죠.

 


비즈니스 의사결정 속에서의 생존 편향

 

이러한 생존 편향의 오류는 비즈니스 의사결정 현장에서도 흔히 발견됩니다. 제가 현장에서 만난 다수의 경영진 역시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물론 제 자신도 포함해서요.

과거 한 화학 회사의 중장기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 구상의 자문을 맡았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그 회사 경영진은 '글로벌 1위 기업'의 신사업 진출 분야를 정답지로 보고 있었습니다. "업계 선도 기업이 저 길을 선택했으니, 우리에게도 저 길이 유일한 생존 방향이다"라는 논리였죠. 하지만 이것은 전형적인 착각이었습니다. 1위 기업이 걸어가는 길은 그들이 가진 압도적인 자본력과 인프라가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판단이었습니다. 반면에 제가 자문을 맡은 회사는 새로운 방향에 대한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못한 상황이라 맥락 자체가 맞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사례는 성과관리 방식인 'OKR' 도입 열풍입니다. OKR은 구글의 성과관리 방식으로, 도전적 목표와 구성원의 자율을 전제로 혁신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는 데에 적합한 제대로 알려졌습니다. 국내 수많은 기업이 앞다투어 OKR을 도입했는데, 이는 "OKR을 도입하면 우리도 구글처럼 할 수 있다”는 막연한 낙관적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이들은 OKR을 도입했지만 소리 없이 실패한 수많은 기업의 사례는 간과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많은 국내 기업들이 OKR 도입에 실패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OKR 덕분에 구글이 성공했다기 보다는, 애초에 구글이기 때문에 OKR이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었던 것이죠.

 


실패 사례를 포함한 전체 분포를 보는 훈련이 필요

 

성공 사례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곧 성공 확률이 높다는 증거는 아닙니다. 단지 누군가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 남았다는 뜻일 뿐입니다. 생존 편향을 경계하려면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누가 성공했는가?”가 아니라, “같은 시도를 했다가 실패한 경우는 얼마나 되는가?”를 물어야 합니다.

리더에게 중요한 역량은 자신의 판단에 대한 성공과 실패의 분포를 냉정하게 읽어내는 통계적 태도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성공 사례를 발 빠르게 모방하는 감각은 오히려 조직의 실패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눈에 쉽게 띄는 성공 사례 너머의 보이지 않는 실패 사례까지 고려할 때, 비로소 우리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한 발 다가설 수 있습니다.

 


한 줄 요약 : 성공 사례만 보면 판단을 그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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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원(Luke) EDWORK · CSO

글로벌 마케팅 회사를 만들어 가는 창업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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