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즘 변화하는 시청 형태를 고려하면, 숏폼은 30초 내로 더 짧게, 롱폼은 1시간 이상으로 길게 하는 걸 추천하는 편이다.
2. 숏폼은 다음 영상으로 넘어가지 않고 피드에서 반복 재생되는 게 핵심인데, 짧을수록 반복될 확률이 높으니까. 롱폼은 <주술회전 3>처럼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콘텐츠이거나 교육/정보처럼 깊은 이해가 필요한 콘텐츠가 아닌 이상, 틀어놓는 시청 형태가 많기에 2시간 이상 길어져도 된다.
3. <도둑맞은 집중력(2023)> 이후 "시청자의 집중력이 짧아지고 있다"는 논의가 끊이지 않는다. 콘텐츠를 더 짧게 만들어야 한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도파민에 쩔어서 오히려 숏폼을 끊는 '도파민 디톡스'를 실천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즉각적인 자극에 지친 사람들이, 스스로 스마트폰을 멀리하며 더 긴 호흡의 콘텐츠를 찾기 시작한 것.
4. 하지만 이런 포맷과 길이 논쟁과 상관없이, 진짜 좋아하는 콘텐츠라면 1배속으로 보고 돌려 본다. 핵심은 영상의 길이가 아니라, 관계 비즈니스다.
5. 유튜브에서 '시청 시간(단위: 시간)'은 절댓값으로 계산된다. 10분짜리 영상을 2배속으로 100% 보면 시청 시간은 5분이고, 1배속으로 100% 보면 10분이다.
6. 여러 자료를 보면, 시청자들은 (시청 시간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1.5배속으로 가장 많이 보고, 그다음이 2배속, 1.25배속 순이며, 1배속이 가장 적다고 한다. 그만큼 1배속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시청 시간을 2배 가까이 뻥튀기하는 막대한 지표다. 플랫폼 입장에선 시청자의 시간을 더 많이 점유하는 영상은 매출이 높은 영상이니 → 노출도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7.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콘텐츠면, 표정 하나, 대화의 여백, 미세한 분위기까지 온전히 느끼며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기꺼이 속도를 늦춘다. 시청의 목적이 '시간의 공유'로 바뀐다. 시간이 가장 희소한 자산인 시대에, 누군가에게 1배속을 허락한다는 건 그 콘텐츠에 대한 최고의 애정 표현이기도 하다.
8. 그리고 유튜브 스튜디오에는 '시청자당 반복 재생 횟수'라는 지표가 있다. 1명의 시청자가 얼마나 반복해서 돌려봤는지는, 매우 중요한 지표로 작동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유튜브 내 대부분의 영상은 1회 시청에서도 100%를 채우지 못하니까.
9. 또한 찐팬은 새 영상이 올라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바로 본다. '알림 설정 비율'이 높을수록 → 초반 조회수가 폭증하고 → 알고리즘이 팬덤을 넘어 → 일반 시청자(=비구독자)에게까지 밀어주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소수 팬덤의 깊은 몰입이 → 다수를 향한 넓은 확산을 견인하는 셈이다.
10. 대표적인 예가 아이돌이다. 모든 지표에서 일반 유튜버를 압도한다. 이탈 없이 1배속으로 보고, 반복 재생하니 시청 시간이 폭증한다. 그리고 이 팬심은 앨범, 굿즈, 팬미팅, 콘서트까지 구매 전환으로 이어진다. K-POP 산업의 핵심은 결국 찐팬 기반의 관계 비즈니스다.
11. <풍향고2>도 마찬가지다. 누적 3,560만 뷰를 돌파한 이 콘텐츠의 댓글에는 "반복해서 보는 분?" "저요!"가 넘쳐났고, 마플샵에서 후드티, 볼캡, 키링 등 굿즈가 출시 하루 만에 전량 완판됐다. 미국·일본에서도 구매 요청이 쇄도하며 추가 예약 판매까지 이어졌다. 67,000원짜리 후드티를 사는 건 의류 소비가 아니라, "나도 이 커뮤니티의 일원이다"라는 소속감의 구매다.
12. <왕과 사는 남자>도 같다. “26번 봤다”는 릴스가 바이럴 되고, 단종의 유배지였던 영월까지 찾아가는 관광객이 폭증하고 있다. 화면 속 서사에 과몰입한 관객이 자신의 시간과 비용을 들여, 수백 킬로미터를 이동한 셈.
13. 즉, 유튜브/인스타를 운영한다면 지금 뜨는 주제나 밈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시청자가 1배속으로 보고, 돌려보고, 결국 지갑까지 여는 '관계 비즈니스'의 콘텐츠를 만드는 건 어떨까.
14. 조회수 100만이 터졌지만 스쳐 지나가는 영상일지도 모른다. 반면, 1만 명이 20번씩 돌려보며 굿즈까지 사게 만드는 콘텐츠가 살아남는 시대다. 콘텐츠의 길이보다, 관계의 깊이가 답이다.
🎁 썸원님과 함께한 🔥유튜브 트렌드 디깅 클럽🔥 4회차 ‘관계 비즈니스’의 160페이지 장표 중 일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