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여기 매거진]에서 인터뷰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자기 일에 미친(P)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현실 이야기를 날 것 그대로 만나보세요.
쭉(ZOOC) | 김효재 대표
김효재 대표는 'ZOOC'이라는 회사를 통해 제조업의 새로운 형태를 만들고 있다.
브랜드 부스트 서비스는 기업과 브랜드가 제작 과정에서 겪는 모든 마찰을 제거하는 것이 목표다.
1대1 맞춤형 지원을 통해 비교 견적, 제안서, 의사결정 문서까지 함께 만들며, 담당자의 효율화와
기업의 성장을 돕는다. 팀은 6명, 전원 20대.
180개 공장을 직접 방문했고, 2026년 목표는 글로벌 진출과 국내 시장 수면 위로 떠오르기다.
Q. 지금 하고 계신 일을 한 문장으로 설명해주신다면요?
제작을 자유롭게 만들어서 새로운 제조업의 형태를 만들려는 회사입니다.
제작을 자유롭게 하면 제작 수요가 많아질 테고, 그 수요를 원동력으로
제조업의 새로운 형태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지금 풀고 있는 문제는 언제 어떻게 발견하셨나요?
문제 발견 의식의 흐름은 굉장히 간단했어요.
지금 회사 'ZOOC'의 시초는 강아지 굿즈를 만들어주는 것이었어요.
우리 집 강아지가 노령이 되어가고, 강아지 티셔츠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죠.
만들어보니 부모님이 너무 좋아하셔서 한강에서 산책하는 분들에게 물어봤더니
10명 중 8명이 산다고 하셨어요. 니즈가 있다고 판단하고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를 진행 중인 김효재 대표 ©지금여기
Q. 반려동물 굿즈 만드는 서비스(핏어펫)에서 어떻게 브랜드 중심 서비스로 확장하게 되었나요?
2024년 CES에서 '핏어펫'이라는 서비스를 전시했어요.
강아지·고양이 사진 10장을 업로드하면 AI가 눈·코·입을 학습해서 축구하는 강아지, 해리포터 강아지 등
다양한 모습을 만들어 티셔츠, 케이스, 그립톡으로 바로 배송받을 수 있는 서비스였죠.
그런데 실리콘밸리 VC 한 분이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너무 좋은 서비스다. 너희는 너무 유능하다. 근데 왜 너희의 유능함을 강아지 티셔츠 만드는 데 쓰고 있냐?
인류가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생각이 없냐?"
그 질문에 답을 못하겠더라고요.
CES에서 4일간 1,500개 정도의 기업을 만나는데 웬만한 질문에는 다 대답할 수 있거든요.
근데 그 질문에만큼은 대답을 못하겠더라고요.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생각해보니 나의 20대 몇 년을 강아지 굿즈에 쓰는 것보다 좀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을 것 같았어요.
고민하다가 앱이나 AI를 만드는 것보다 티셔츠를 발주해서 제시간에 무사히 받는 게 훨씬 어렵다는 걸
알게 되었죠. 1개 단위 생산이 너무 비싸고 퀄리티도 안 좋고 오래 걸린다는 문제를 발견했어요.
앞으로 브랜드들은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나중에 핏어펫 같은 서비스를 할 사람들을 위한
인프라를 미리 만들어두자고 생각해서 피벗(pivot)을 하게 되었습니다.
ZOOC 사무실 벽 한쪽을 가득 채운 스프린트 ©지금여기
Q. 시장 자체를 바꾸려는 것처럼 들리는데, 현실성이 있을까요?
저의 장점은 굉장히 큰 세상을 바라보고 있지만, ‘시작은 굉장히 작은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현재를 직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은 큰 세상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저희 의사결정들이
항상 그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그 순간에도 여전히 우리가 어떤 것부터 시작을 해야 이 비즈니스가
전개될 수 있는가, 지금 우리는 어느 정도까지 매출을 내야 되고 어느 정도 이익률을 가지고 있어야
앞으로 다른 꿈들을 꿀 수 있는가를 굉장히 명확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Q. 실제로 제조업 공장을 직접 찾아다녔다는 이야기가 인상깊었는데 공장을 방문하면서 발생한 에피소드가 많았을 것 같아요
저희는 가장 추울 때랑 가장 더울 때 돌아다니거든요. 살이 막 벗겨지기도 하고요.
처음 시작했을 때는 그냥 무작정 들어가는 거예요. 어느 정도냐면 그냥 충무로 가서 아니면
남양주 이런 데 가서 길거리에 공장이라는 이름만 붙어 있으면 그냥 문 두드리고 들어가요.
"한번 설명드리겠다" 하면, 처음 시작했을 때는 제 앞에서 담배 뻑뻑 피시면서
"나가라. 너 같은 애는 취급 안 한다" 이런 곳도 있었고, 다음 날 또 찾아가죠.
아무리 제가 인터넷 서치를 해서 기프트샵이나 굿즈 업체들 보는 것보다 그냥 그 공장에
"누가 찾아왔었는지"를 물어보는 게 낫거든요. "어디서 왔냐, 너희 같은 애들 많다" 하면
"어디에서 왔었나요?" 했을 때 업체 들으면서 "아, 이런 업체가 여기 오는구나"라고 파악을 하구요.
그리고 현장에서 "이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서 "나가" 이랬을 때 "왜 말이 안 되냐"라고 물었을 때
나오는 이유가 그들이 겪고 있는 진짜 이유라고 생각해요. 절대 전화나 사이트에서 나와 있는 정보로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근본적인 문제를 보려면 그 현장에 직접 가서 사장님들의
"나가라" 아니면 "안 된다" 이런 부정적인 말들에 무조건 힌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들이 쌓이다 보니까 관성적으로 제일 어려운 길에 답이 있다고 생각을 하고
저희 팀원들도 다 그렇게 전염되서 "아, 이거 진짜 아닌 것 같다. 이건 너무 힘든 것 같다"라고 하면
다들 메시지가 통해요. “아, 이거다.”
©지금여기
Q. 공장 사장님들과 친해지고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저희는 사실 방문만 하는 게 아니라 “저희를 아들이라고 생각해 달라”라고 해요.
진짜 아들의 포지셔닝에서 저희는 다가가거든요. 그래서 일 같은 거 쌓여 있을 때 저희가 돕기도 하고요.
그때 저희가 들었던 말이에요. "야, 대표가 박스 포장 잘하네. 테이프 잘하네. 됐네."
막 이런 얘기를 듣는 게 공장에서 애초에 그런 자세나 애티튜드를 엄청 중요시하는 것 같아요.
Q. 공장을 직접 찾아가서 거절도 많이 당하셨을 텐데, 그걸 회복해서 다시 찾아간다는 건 보통 사람들은 진짜 하기 힘든 일인 것 같아요
저는 애초에 마인드 자체가 안 된다고 하면 나오면서 기분이 좋아요.
왜냐하면 이렇게 방어기제를 세워 주셔야 다른 사람들이 안 왔을거란 말이죠.
그리고 안 되는 걸 되게 하는 게 결국 혁신이니까. 공장에 두세 번째 갔을 때 저희를 보면서
약간 눈빛이 "미친 놈들인가?" 이런 눈빛이 있거든요. 그런 것도 재밌어요.
얼마 전에 막 대설 내리고 한파주의보 내렸을 때 저희 팀이 엄청 얼굴 빨개져서 들어갔을 때,
누가 그걸 보고 거절을 할 수 있겠어요. 들어가서 눈 마주치고 "안녕하십니까?" 이렇게 하는데
사장님들 입장에서도 "와, 이런 애들은 본 적이 없네." 이런 생각을 하시니까요.
Q. 팀에 대한 얘기를 한번 해 보고 싶은데요. 지금 어떻게 구성되어 있으세요?
지금 저희 팀은 6명이고, 전부 20대입니다. 전부 IT 쪽 출신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구성은 기획·디자인 1명, 프론트엔드와 백엔드 3명, 생산 품질 관리·산업공학 전공 1명 이렇게 구성되어 있어요.
저희는 20대, IT라는 두 가지 색깔을 갖고 있어서 그 두 가지를 정말 잘 살리려고 노력하는 팀입니다.
기술적으로도 저희 팀이 정말 독특한 게, 예를 들어서 “어떤 AI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얘기하면 준선님이
그냥 어떻게든 만들어 버려요. 처음부터 공부를 하더라도 해서 만들어버려요.
제가 머릿속으로 "이런 UX랑 디자인이 생각난다" 하면 예지님이 한 이틀 안에 그냥 뚝딱 만들어 버리고.
다른 사람들은 한 2~3주 걸린다 하면 현진이는 그냥 밤 다 새서 한 4일 만에 다 만들어 버려요.
개개인이 각자 딱 그런 장점들이 있어요.
©지금여기
Q. 첫 창업에서 매각을 했던 이야기가 좀 궁금해요
제가 그 당시에 좀 많이 힘들었거든요. 코로나가 갑자기 터지면서 제가 성향이 진취적이다 보니까
투자를 다 했는데 갑자기 모든 것들이 끊기니까 그걸 어떻게 대응해야 될지 모르겠더라고요.
근데 이제 사무실 문을 열면 그 당시에 저희 비전이 "도전은 우리가, 책임은 효재가"였어요.
이제 도전하고 있는 팀을 보니까 약간의 공황 장애 같은 게 오는 거예요. 왜냐면 답이 안 보이는데
책임이 온전히 나에게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 당시.
지금 생각하면 그 부담도 나누었어도 충분히 됐을 것 같은데 그 당시에는 그거를 좀 못 했던 것 같고요.
그래서 막 그 당시에는 침대에 누우면 ‘내가 누울 자격이 있나?’ 그리고 이제 근데 잠이 안 들면
‘내가 내일 또 현명하게 해야 되는데 지금 잠 안 들면 안 되는데.’ 이러고, 아침에 눈 뜨면 ‘아, 일어나기 싫다.
근데 내가 지금 안 일어날 자격이 있나?’ 막 이러면서 다녔던 것 같아요.
그때 매각 제안이 굉장히 운이 좋게 찾아왔었고, 당시에는 이제 좀 "쉬고 싶다"라고 말씀을 드려서
저희 아이디어와 초기 팀만 넘어가게 됐어요.
Q. 그런데 꼭 제조업 시장을 바꾸고 문제를 해결하는 걸 효재 님이 해야 되는 건 아니잖아요.
결국에는 저는 제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그 시간을 투자할 곳을 찾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고요.
제 지금 나이와 지금 27, 28, 29 계속, 그 해마다 어딘가에 계속 저를 투자해야 되잖아요.
그 투자처를 매번 찾았던 것 같아요.
21살 첫 창업 때도 충분히 투자 대비 리턴값이 돈이 아니더라도 나름 가치가 있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고,
제조업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힘든 일을 도전하는 것도 제가 직접 하고 피부로 느끼는 게 지식이
제일 현실적으로 와닿거든요. 가공되면 결국 그 와닿음이 덜한 거니까요. 매번 그 시간 대비 투자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일단 나한테.
지금여기,김효재 대표의
인터뷰가 흥미로웠나요?
Interviewer 유혜인, 세모스
Editor 유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