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케임브리지 영어사전이 2025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한 것은 ‘Parasocial’이다.
2. 시청자가 미디어 속 인물과 직접 만난 적 없음에도 →지속적인 시청과 관찰을 통해 →마치 현실의 친한 친구처럼 내적 친밀감과 유대감을 쌓는 일방향적 관계를 뜻한다.
3. 과거 TV보다 유튜브가 이를 폭발적으로 증폭시켰다. K-POP 아이돌, 유튜버, 스트리머의 팬덤이 연예인(개그맨, 배우, 방송인)보다 강력한 이유이기도 하다.
4. 이유는 여러 가지다. 첫째, TV 속 출연자들은 서로 대화하며 시청자를 '제3의 관찰자'로 두지만, 유튜버는 카메라 렌즈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1:1 대화를 건네는 듯한 착각을 만든다.
5. 둘째, TV스타는 닿을 수 없는 존재지만, 유튜버는 일상과 취약성을 공유하며 가공되지 않은 날것 일상의 취약성을 보여주며 →나와 비슷한 사람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6. 셋째, 동반 성장의 서사다. 초창기 무명 시절부터 응원해 10만, 100만 구독자가 되는 과정에서 '팬 애칭'이 생기고 소속감이 부여된다. 그렇기에 팬에게 박탈감을 주는 콘텐츠는 금물이다.
7. 넷째, 이게 가장 중요한데, 외로움 경제 규모는 5,000억 달러다. 전 세계 6명 중 1명이 외로움을 호소하며, 독거 노인이라는 편견과 달리 13~29세 청소년과 젊은 층의 17~21%도 외로움을 느낀다.
8. 인간의 뇌는 사회적 동물로 설계되었지만, 실제 사람을 만나 시간과 비용을 들이고 어색함을 견디며, 거절을 감내하는 건 매우 비효율적인 일이다.
9. 뇌는 ‘고립’을 생존의 위협으로 인식하지만, 사회적 거절은 신체적 통증과 동일한 영역에서 처리된다. 그리고 현대 사회의 만성적 스트레스와 경쟁 환경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회복이 아닌, 노동의 연장으로 느끼게 만든다.
10. 이 상황에서 유튜브 기반 파라소셜 관계는 사용자가 원할 때 시작하고 종료할 수 있는 완벽한 통제권을 부여한다. 외로움이라는 정서적 허기는 채우되, 사회적 피로는 회피할 수 있는 셈.
11. 여기서 튀어나온 것이 AI다. 미국 10대의 72%가 AI와 관계를 형성했고, 싱글 성인 6명 중 1명이 AI와 로맨틱한 유대를 맺고 있다. AI는 유튜버를 넘어 상호작용 자체를 초개인화하고 있다.
12. 유튜버에겐 정해진 기획과 대본이 있지만, AI에겐 없다. 사용자의 과거 대화를 기억하고, 피곤해하지도 짜증 내지도 않는다. 24시간 살아있는 대화가 가능하며, 새벽 3시의 슬픔도 달래준다.
13. 게다가 AI는 아첨(sycophancy) 경향을 보이도록 설계되어, 사용자의 부적절한 생각도 판단 없이 들어준다. 오프라인 관계에서는 느낄 수 없는 해방감이며, 좋아하는 유튜버가 내 댓글에 하트를 누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쾌감이다.
14. 내 생일, 좋아하는 음식, 지난주에 겪은 슬픈 일까지 기억하고, 전체 맥락에서 케어하니, 유튜버의 파라소셜을 뛰어넘는 저비용 고효율 관계다.
15. AI를 의식 있는 존재로 믿고 극심한 정서적 의존을 보이는 현상을, Technological folie à deux(기술이 매개한 공유 망상)라 부르기도 한다. 실제로 AI 서비스가 중단되었을 때, 연인과 사별한 것 같은 슬픔을 겪는 사례도 보고된다.
16. 정리하면, 인간이 외로움을 해소하던 방식은 시간 + 돈 + 감정을 들여 사회적 근육을 기르는 것이었다. 이게 2010년대 중반부터 유튜브로 넘어왔고, 이제 AI 쪽으로도 분화되고 있다.
17. 유튜버 입장에선, 오랜 시간을 들여 시청자 → 구독자 → 팬 → 찐팬의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데, AI가 시청자의 시간을 잠식하고 있다.
18. 관심 경제에서 사용자(=시청자)의 시간은 돈으로 치환된다. AI는 저비용·고효율 관계를 제공하기에, 유튜버는 팬에게 대체 불가능한 경험과 감정의 밀도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
19. 유튜버는 ‘콘텐츠형’과 ‘인물형’으로 나뉜다. 콘텐츠형은 결국 소재 고갈과 이미지 소진에 직면하는 순간이 온다. AI도 재미와 정보는 충분히 줄 수 있으니까.
20. 답은 ‘더 깊은 환대’다. AI가 관계를 최적화하는 시대일수록, 사람은 비효율적이지만 진짜인 관계로 승부해야 한다. 계산되지 않은 감정, 즉흥성, 실수, 성장의 서사가 쌓일 때, 파라소셜은 팬덤으로 전환된다. 그 지점이 유튜버의 마지막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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