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빌딩 #마인드셋 #커리어
낙담되고 '루저'라고 여겨져 힘들다면? 진짜 이력서 CV of Failures를 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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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것

이력서를 펼치면, 모두가 성공한 사람입니다.

2020년, OO대학교 수석 졸업.

2021년, 대한민국 3대 대기업 합류.

2024년, 초고속 승진.

2026년, 전년 대비 연봉 7% 인상.

깔끔합니다. 누구나 부러워할 법한 안정적인 성공의 궤도를 그리며 상승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왜 내 삶은 이렇게 생기지 않았을까요? 왜 나는 이렇게 깔끔한 성공의 방향으로 올라가지 않는 걸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력서는 거짓말이기 때문입니다. 정확히는, 이력서는 어떤 한 사람에 대해 아주 조금만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

빈센트 반 고흐는 생애 동안 단 한 점의 그림을 팔았습니다. 정확히는 생전에 공식적으로 판매된 작품이 단 한 점뿐입니다. 1890년, 벨기에 화가 안나 보흐가 400프랑에 구입한 《붉은 포도밭》. 당시 환율로 오늘날 약 100만 원 남짓. 그게 전부였습니다.

그는 10년간 2,000점이 넘는 작품을 남겼습니다. 매일 그렸습니다. 팔리지 않아도, 인정받지 못해도, 동생 테오에게 생활비를 지원받으며 묵묵히 그렸습니다. 그리고 1890년 7월, 3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스스로를 '실패자'라 여기면서 말이죠. 하지만 우리가 다 알듯이 오늘날 그의 그림 한 점의 가치는 수천억 원에 달합니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권을 출판사에 보냈습니다. 거절당했습니다. 다시 보냈습니다. 또 거절당했습니다. 그는 결국 자비 출판을 선택했습니다. 출판사 한 곳은 이런 거절 편지를 보냈습니다. "당신이 왜 잠자리에 들기 전 뒤척이는 것을 묘사하는 데 30페이지나 필요한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 소설은 이후 20세기 문학의 정점으로 불리게 됩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백 년의 고독》 원고를 출판사에 보내기 위한 우편 비용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냉장고를 팔았습니다. 그 돈도 모자라 원고를 반으로 나눠 절반만 먼저 부쳤습니다. 출판사의 편집자는 이것을 읽고 즉시 전보를 보냈습니다. "원고가 탁월하니 나머지 절반을 즉시 보내시오." 하지만 그 이전에 수없이 많은 출판사들이 그의 원고를 돌려보냈습니다.

노벨 문학상 클럽이 있습니다. 물론 공식 클럽이 아닙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칼럼니스트 조셉 엡스타인이 한 번은 이렇게 썼습니다. "당신도 모르게 이 클럽의 회원일 수 있습니다. 회원 명단에는 톨스토이, 마크 트웨인, 헨리 제임스, 안톤 체홉, 제임스 조이스, 마르셀 프루스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가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노벨 문학상을 받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가장 위대한 작가들이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거나, 올랐어도 탈락했습니다. 톨스토이는 심사위원이 그의 "사회정치적 견해"를 우려해 탈락시켰고, 체홉은 노벨상이 생긴 지 3년 만에 사망해 영영 받지 못했습니다.

이것이 사람들의 삶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미술관 벽에도, 주요 뉴스 기사나 교과서 소개글에도, 독자들의 추억 속에도 없습니다. 우리가 보는 것은 오직 결과뿐입니다.

 

왜 이것이 문제인가

2016년 당시 프린스턴 대학교 조교수(현재는 코넬대학교 교수) 요하네스 하우스호퍼(Johannes Haushofer)는 자신의 "실패 이력서"라는 이상하고 재미있는 게시물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Cornell University, Public Policy Professor, Johannes Haushofer
  • 학위 프로그램 불합격: 런던 정경대(LSE), UC 버클리 등 명문대 박사과정 낙방.
  • 교수직 임용 실패: 하버드, MIT 등 수많은 대학의 조교수직 거절.
  • 연구비 및 장학금 탈락: 수억 원 규모의 연구 기금 신청 탈락(합격한 것보다 탈락한 게 훨씬 많음).
  • 논문 게재 거절: 최고 권위의 학술지들로부터 받은 수많은 거절 통보.

 

하버드 조교수 불합격, MIT 조교수 불합격, 논문 5편 거절, 수십 개의 장학금 탈락. 그의 진짜 이력서였습니다. 그가 세상에 실패 이력서를 공개한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내가 시도하는 것의 대부분은 실패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실패는 보이지 않는 반면, 성공은 보입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자신의 실패를 세상 탓이 아니라 자신 탓으로 돌립니다.

같은 해, 컬럼비아 대학교 Teachers College의 Xiaodong Lin-Siegler 교수의 연구(2016, Journal of Educational Psychology)에서는 400명이 넘는 9-10학년 학생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흥미로운 실험을 했습니다.

  1. Achievement Stories 그룹 
  2. Life Struggle Stories 그룹 
  3. Intellectual Struggle Stories 그룹 


한 그룹은 교과서 스타일로 아인슈타인·퀴리·파라데이의 성공적 업적만 배웠습니다. 이 그룹은 연구의 통제 그룹입니다. 다른 두 그룹은 천재라 불리던 이들의 삶과 일의 전반에 대한 실패와 고난에 대해 배웠습니다. 6주 후 결과는 어땠을까요? 다른 사람의 실패를 통해 배운 학생들이 더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특히 세 번째, 지적 실패 그룹이 성적·동기 면에서 최고로 상승했습니다. 첫 번째 성공만 배운 그룹은 오히려 하락했고요. 누군가의 성공만 보면 우리는 쉽게 좌절하고 포기합니다. "나는 저런 사람이 아니야." 하지만 누군가의 고난, 실패를 보면 우리도 힘을 내고 또 한 번 더 시도할 수 있는 용기를 내게 됩니다. "저 사람도 이렇게 넘어졌구나."

 

진짜 이력서

반 고흐의 이력서에는 이렇게 써 있어야 합니다.

  • 1869-1876 (17-23세): 미술상 견습 → 해고(Goupil & Cie) 
  • 1876 (23세): 영어 교사 → 단기 
  • 1876-1877 (23-24세): 서점 점원(도르드레흐트) → 실패 
  • 1877-1878 (24-25세): 신학교입학 → 중퇴
  • 1879 (26세): 선교사(보나주 탄광) → 해고 
  • 1880.7 (27세): 화가 전향 결심
  • 1888.12 (35세): 고갱과 결렬 → 왼쪽 귀 자름 
  • 1889.5 (36세): 생레미 정신병원 자발 입원 
  • 1890.3 (37세): 브뤼셀 전시 '붉은 포도밭' 한 점 400프랑 판매
  • 1890.7.29 (37세): 총상 후 사망

 

그리고 그 아래, 누군가가 나중에 덧붙여야 할 한 줄이 있습니다. 사후, 2,000점의 작품이 세계 최고의 미술관에 소장되었고, 그중 〈별이 빛나는 밤〉은 현재 뉴욕 현대미술관 영구 소장품이다. 안타깝게도 반 고흐는 자신의 실패 이력서가 성공 이력서로 바뀌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스탠포드 대학교 캐럴 드웩은 이것을 "성장 마인드셋"이라 불렀습니다. 실패를 내가 부족하다는 증거가 아니라, 내가 아직 배우고 있다는 증거로 읽는 능력. 고정 마인드셋은 실패 앞에서 포기합니다. 성장 마인드셋은 실패 앞에서 묻습니다. "이것이 나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가?"

실패 이력서를 공개한 하우스호퍼 교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상은 확률적입니다. 지원은 복불복입니다. 선발 위원회와 심사자들은 나쁜 날을 보냅니다."

반 고흐의 그림이 팔리지 않은 것은 그의 그림이 나빠서가 아니었습니다. 세상이 아직 그것을 읽을 언어를 갖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프루스트의 원고가 거절된 것은 그것이 형편없어서가 아니었습니다. 편집자가 그것의 문법을 몰랐기 때문이었습니다.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냉장고까지 팔아야 했던 것은 그의 재능이 부족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세계가 아직 그의 마법적 사실주의를 만날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실패 이력서 작성, 그리고 다른 사람과 나누기

"내가 숨기고 있는 실패는 무엇이고, 그것이 나를 어떻게 만들었나?"

이번 주에 컴퓨터에 빈 파일을 열어 보세요. 펜과 함께 흰 종이를 준비하셔도 좋아요. 그리고 "나의 실패 이력서"를 한 번 쭉 써 보세요. 거절당한 제안. 탈락한 면접. 응답 없이 사라진 이메일. 아무도 보지 않은 프로젝트. 팔리지 않은 물건. 읽히지 않은 글. "거울 속의 거울" 피아노와 첼로가 대화하듯 연주하는 Arvo Pärt — Spiegel im Spiegel을 들어보시면서, 조용히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아보세요.

다 쓴 다음, 한 번 훓어 보세요. 나는 얼마나 많이 시도했지? 나는 얼마나 멀리 왔지? 

하우스호퍼는 실패 이력서를 공개한 후 예상치 못한 반응을 받았습니다. 그는 이것을 "메타 실패"라고 불렀습니다. "이 실패 이력서가 내가 쓴 그 어떤 논문이나 연구 성과보다 훨씬 더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나의 학문적 성취보다 나의 실패가 더 유명해졌다는 것, 이것이 나의 가장 큰 메타 실패입니다." 우리가 가장 숨기고 싶었던 것이, 때로는 가장 강하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반 고흐는 죽을 때 자신이 실패했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마지막 날에도 그렸습니다. 그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는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내가 내 그림을 팔지 못한다는 사실은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언젠가는 사람들이 내 그림이 그 안에 사용된 물감보다, 그리고 내 삶보다 더 가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날이 올 것이다." 그리고 정말로 그날은 왔습니다. 다만, 시간 차가 있었습니다.

당신의 실패 이력서는 안 된 일들의 목록이 아닙니다. 그것은 당신이 삶을 사랑하며 정면으로 통과해 왔다는 가장 정직한 증거입니다. 여러분의 빛나는 성공담이 아닌 아프고 쓰렸던 실패 이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나의 자리를 지키며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는 그 고백, 그것은 아름다운 것입니다. 무엇보다 당신의 그 이야기가 그 누군가에게는 다시 일어설 '살아갈 힘'이 되고, 또 한 번 시도할 '용기'가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누군가에게 여러분의 실패 이력을 조금 들려주면 어떨까요? 그 이야기가 지금 어딘가에서 다시 일어서려는 어떤 한 사람에게는 가장 필요한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Editor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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