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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우리는 흔히 에디슨의 전구 실험이나 테슬라의 번뜩이는 영감을 떠올린다. 하지만 수천 건의 특허를 다루며 현장에서 확인한 진실은 조금 다르다. 발명은 천재적인 영감의 산물이라기보다 철저한 ‘논리’의 산물이며, 그 논리는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언어’로 구성된다. 즉, 발명은 모호한 아이디어를 누가(Who), 언제(When), 어디서(Where), 무엇을(What), 어떻게(How), 왜(Why)라는 육하원칙의 논리적 배열로 구체화하는 과정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생성형 AI, 특히 거대언어모델(LLM)의 등장은 이러한 발명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발명은 이제 타고난 재능의 영역에서 체계적인 훈련과 도구 활용의 영역으로 이동했다. 내가 2014년에 육하원칙의 순서를 재배열하여 정립한 '6HA 발명기법'과 AI의 결합은 누구나 전문가 수준의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이를 특허로 연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길을 제시한다.

우선 우리는 아이디어와 발명의 개념을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아이디어가 단순히 어떤 것에 대한 구상이나 새로움을 뜻한다면, 발명은 기존에 존재하던 불편함, 즉 ‘어둠’을 개선하여 ‘밝음’을 발하는 행위다. 어둠이 존재하지 않는 영역에서는 발명도 빛을 발할 수 없다. 수많은 아이디어 상품이 시장에서 실패하는 이유는 그것이 많은 사람에게 진정한 발명으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문제점이 별로 없는 영역에서는 큰 공감을 얻을 수 없고, 결국 상업적 실패로 이어진다. 따라서 발명에는 반드시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그 문제점이 해결됨으로써 행복해지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그 가치를 위해 돈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사람들이 존재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6HA 발명기법은 ChatGPT, 구글 제미나이(Gemini), 그록(Grok) 등의LLM의 유창함과 결합하여 강력한 시너지를 낸다. 생성형 인공지능인LLM의 핵심은 다음 단어를 확률적으로 예측하여 문장을 완성하는 트랜스포머 엔진이다. AI에게 막연하게 좋은 아이디어를 내달라고 하면 흔한 답변이나 환각 현상을 내놓기 쉽다. 하지만 6HA라는 명확한 언어적 논리 구조를 프롬프트로 제공하면 AI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유창한 지식 창고를 동원해 논리의 뼈대에 정교한 살을 붙이기 시작한다. 6HA는 LLM입장에서는 ‘발명에 관해 프롬프트를 짜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 육하원칙에 기반하여 발명의 맥락과 구조를 설계하고, AI가 풍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그 세부 내용을 채워나가는 이 협업은 방구석 발명가를 전문가급 혁신가로 변모시킨다.

6HA를 실전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O.P.E.N 프로세스를 따라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첫 번째 단계인 Object(대상)에서는 발명의 대상을 명확히 확정하고 이를 잘게 쪼개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것은 육하원칙중에 ‘무엇을’에 집중하는 과정이다. 특허 명세서를 보면 알겠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부분인 ‘청구항’은 기술의 구성으로 가득채워져있다. 많은 발명가들이 ‘효과’에 흥분하면서 변리사를 찾아오지만, 결국 특허를 받으려면 ‘구성’이 디테일해야한다.
기계발명 분야에서는 막연하게 청소기를 개선하겠다고 접근하는 대신, 청소기의 필터나 바퀴, 혹은 흡입구의 구조를 타겟팅해야 한다.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서비스를 구성하는 각각의 단계와 시스템 모듈을 구체적으로 세분화 해야한다. 이렇게 ‘무엇’이 어떠한 구성으로 나누어져있는지 파악되지 않으면 아무리 대단한 인공지능이라도 발명을 도와줄 수 없다. 대상을 쪼개지 않으면 구체적인 문제를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 AI에게 제품의 구성 요소를 트리 구조로 나열해달라고 요청하면, 인간이 미처 생각지 못한 세부 부품의 기능까지 분석해주어 분석의 밀도를 높여준다.

두 번째 단계인 Problem(문제)은 발명의 핵심인 '어둠'을 찾는 과정이다. 문제는 진공 상태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맥락 속에서 발생한다. 특정 사용자(Who)가 특정 시간(When)이나 장소(Where)에서 느끼는 구체적인 고통을 찾아내야 한다. 이때 AI의 페르소나 시뮬레이션 기능은 매우 유용하다. 직접 경험하기 힘든 특정 직업군이나 상황에 놓인 인물의 역할을 AI에게 부여하고 그들이 느끼는 현장의 생생한 짜증과 불편함을 묻는다면, 우리는 책상에 앉아서도 실감 나는 페르소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당신이 만들고자 하는 발명을 ‘누가’ 사용하는지 당신이 전부 다 알 수는 없다. 그럴 때는 LLM에 당신이 만들 발명을 넣고, 잠재적 사용자 리스트를 10개 이상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라. chatGPT나 Gemini는 당신의 질문에 억지로라도 채워서 10개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당신이 생각하지 못했던 잠재적 수요자 리스트가 순식간에 나올 것이다. 당신의 발명이 ‘언제, 어디서’ 사용될지 물어보라. 우리가 생각하는 시간과 장소가 아닌 쌩뚱 맞은 시간과 장소가 제시될 것이다. 그렇게 제시된 시간과 장소에서 당신의 발명을 구현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요소(Element)가 무엇일지 생각해보라. 아니, LLM에게 물어보라.

세 번째인 Element(구성) 단계에서는 찾아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AI와 함께 고민하는 단계이다.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대해서 연구자나 교수, 해당 협력기업을 찾아가는 것이 기존의 방법이었다면, LLM을 통해서 기존 논문에 나온 해결방법들을 빠르게 찾아보고 이를 적용시키는 것이 새로운 ‘OPEN프로세스’의 6HA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LLM으로 찾은 방법을 만들어낸 연구자나 기업을 찾아가서 오프라인에서 의기투합하는것이 Element(How)를 구체화하고 ‘현실세계’에서 그것을 구현하는 가장 빠르고 좋은 방법이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온라인에서 발명을 구체화 할 수는 있으나, 결국 ‘리얼월드’에서 솔루션을 소비자들에게 내놓기 위해서는 서로 만나야 한다. 만나서 생각과 느낌을 나누는 것은 인공지능이 아직 못한다.
‘어떻게(How)’에 해당하는 해결책은 대개 기존 요소들의 재배치나 이종 기술의 결합에서 나온다. 기존에 유명한 발명 방법론인 트리즈(TRIZ) 원리를 적용하거나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다른 산업 분야의 해결 방식을 빌려오는 시도가 필요하다. "겨울철 장갑을 낀 상태에서 스마트 기기를 조작하는 문제를 악기 연주 방식에서 힌트를 얻어 해결해줘"와 같은 지시는 AI가 인간의 사고 한계를 뛰어넘는 창의적인 솔루션을 제안하도록 유도한다. LLM이 제시하는 솔루션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면 버리고 다시 물어보자.

마지막 Needs(가치) 단계는 이 발명이 ‘왜’ 세상에 나와야 하는지를 검증하는 시간이다. 발명의 가치는 효과에서 비용을 뺀 수치로 결정된다. 비용이 상승하더라도 효과가 압도적이거나, 비용 상승 없이도 확실한 개선을 이루어내야 소비자는 지갑을 연다. AI에게 냉철한 비평가나 까다로운 소비자의 역할을 맡겨 내가 제안한 아이디어의 약점을 공격하게 함으로써, 우리는 아이디어의 논리를 보강하고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렇게 완성된 논리는 '6HA 아이디어 캔버스'라는 한 장의 종이에 집약된다. 캔버스를 채우는 과정은 ‘발명신고서’를 만드는 것과 같다. 이는 곧 특허 명세서의 기초를 닦는 과정과 일치한다. 시장의 니즈까지 반영된 문서니까 발명신고서보다 더 낫다. 요즘 변리사들에게 chatGPT로 작성한 문서들이 많이 공유되고 있는데, 사실 발명자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하는 글들로 뒤범벅 되어있는 경우들이 많다. 변리사에게 좋은 특허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하고 싶다면, 그 씨앗인 ‘발명신고서’가 좋아야하는데, 스스로 이해하지도 못하는 문서가 전달된다면, 당연히 좋은 특허가 나올 수 없다. 6HA Idea Canvas로 정리한 문서는 변리사들이 이해하기에 최적의 문서가 될 수 있다.
순서상 마지막으로 AI에게 이 내용을 바탕으로 발명신고서 초안을 작성해달라고 요청하면, 발명의 명칭부터 과제 해결 수단, 기대 효과에 이르기까지 정돈된 문서가 순식간에 만들어진다. 당신의 머릿속에서 흐릿하게 떠올랐던 아이디어는 6HA발명기법에 의해서 상세하게 정리될 것이고, 이것이 좋은 발명이 되어 강한 특허의 원천이 될 수 있다.

과거의 발명이 일부 천재들의 전유물이었다면, 이제 발명은 도구를 다루는 기술과 논리적 문장을 구성하는 능력의 문제로 치환되었다. 발명은 우리 일상의 작은 불편함을 외면하지 않고 문장으로 정리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세상에 완벽한 사물은 없으며 모든 것은 개선의 여지를 품고 있다. 그 틈새를 찾아내는 6HA의 시각과 AI의 유창함이 결합한다면, 우리는 누구나 세상을 조금 더 밝게 만드는 발명가가 될 수 있다. 지금 당장 6HA의 렌즈로 주변을 바라보며 AI에게 질문을 던져보라. 당신의 문장이 곧 혁신의 시작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과정은 단순한 지식의 습득을 넘어선다. 관찰과 사색을 통해 파괴적인 질문을 던지고, 관계없어 보이는 아이디어들을 연결하며, 실험을 통해 솔루션을 구체화하는 일련의 반복 훈련은 개인과 조직의 창조성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킨다. 발명은 정적인 결과물이 아니라 동적인 프로세스다. AI라는 강력한 엔진을 장착한 6HA 발명기법은 그 프로세스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완수하게 돕는 지도와 같다. 우리는 이제 그 지도를 들고 아이디어의 숲을 지나 발명의 영토로 나아가기만 하면 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실행이다. 아무리 훌륭한 기법과 뛰어난 AI가 곁에 있어도, 우리가 불편함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문장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발명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커피 컵 뚜껑에 작은 홈을 파서 입술이 데이지 않게 하거나, 장갑을 낀 채로 버튼을 누르기 쉽게 구조를 바꾸는 사소한 배려가 모두 발명이다. 이러한 배려들이 모여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6HA 발명기법은 그러한 배려를 논리적으로 정돈해주는 언어의 연금술이며, AI는 그 연금술을 완성하는 마법의 가루다. 이제 당신만의 문장으로 세상의 어둠을 밝힐 준비가 되었는가. AI와 함께하는 발명의 시대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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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엄정한 변리사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화학생물공학부를 졸업하고, 2006년 변리사 시험에 합격(제43회)했습니다.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직접 투자하는 '특허법인 BLT'을 유철현 변리사와 2013년 공동창업하고, 원천기술 전문투자사 (주)비엘티엔파트너스 (http://bnp.ac)를 설립하여 투자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업진단, 특허전략, 브랜드 전략, 투자유치 전략, 스타트업 마케팅 등의 강의를 수행하고 있으며, 엔젤투자와 스타트업 참여(기획, 마케팅, 전략, IP)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엄정한 변리사 : www.U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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