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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넥스트에이지 싱크탱크 롱라이프랩입니다.
인구 고령화와 수명 연장으로, 은퇴 이후에도 30년 넘게 이어지는 ‘뉴(new) 노년’의 시간이 열렸습니다. 미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기준 약 6,120만 명으로 전체의 약 18%를 차지하고, 일본은 이미 인구의 약 3분의 1이 65세 이상인 초고령 사회로 향하고 있습니다. 교육–직업–은퇴로 이어지던 전통적인 ‘3단계 생애 주기’ 모델이 끝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대신 ‘일생에 걸친 학습과 활동’이 새로운 삶의 공식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현실은 그 반대 방향으로 흐르기 쉽습니다. 은퇴와 동시에 지적·사회적 활동이 끊기며 고립 위험이 커지는 문제가 여전히 큽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대학들이 액티브 시니어(활동적 고령자)를 위한 새로운 주거 모델에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UBRC(University-Based Retirement Community, 대학 연계형 은퇴자 공동체)는 대학 캠퍼스와 연계된 시니어 주거 단지로, 고령층의 평생학습과 사회활동 욕구를 채우는 동시에 세대·지역 간 교류를 촉진하는 혁신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실버 산업 스터디
세계에서 가장 힙한 기숙사, 입주 조건은 ‘65세 이상’
은퇴 후 '가서 사는' 대학 UBRC
UBRC는 대학 캠퍼스 안 또는 인근에 위치한 은퇴자 주거 커뮤니티로, 대학의 교육·문화·의료 인프라와 공식적으로 연계되어 평생학습과 세대간 교류를 제공하는 주거 모델입니다.
2006년, 조지타운대학교의 Andrew Carle 교수는 UBRC의 5대 인증 기준을 아래와 같이 정립했습니다:
- 캠퍼스 근접성: 대학과 1마일 이내 거리
- 공식 프로그램 연계: 대학과 쌍방향 프로그램 계약 (입주민의 대학 이용 + 학생의 커뮤니티 참여)
- 연속 돌봄 서비스: 독립생활(IL) → 생활지원(AL) → 기억돌봄(MC) → 전문간호(SNF)까지 제공
- 재정적 관계: 토지 임대, 네이밍 라이츠, 서비스 계약 등 대학과의 장기적 재정 연계
- 대학 구성원 비율: 입주민의 최소 10%가 대학 동문, 퇴직 교수, 또는 직원
이 5가지를 모두 충족하면 UBRC™ 인증을, 3~4개 충족 시 ULRC(University Linked), 1~2개 충족 시 UARC(University Affiliated)로 분류됩니다. 2023년부터 시작된 이 인증 프로그램은 Mirabella at ASU와 The Woodlands at Furman이 첫 인증을 획득했습니다.
CCRC(은퇴자 복합 주거단지) '돌봄의 연속성'을 보장한다면, UBRC는 여기에 '배움의 연속성'을 더합니다. 대학이라는 지식·문화 인프라를 공유함으로써, 입주 시니어에게는 평생학습 기회와 청년 세대와의 교류를, 대학에는 새로운 교육수요 창출과 부수입, 학생들에게는 멘토십과 사회경험을 제공하는 상호혜택형 모델로 설계되었습니다.
UBRC의 탄생 배경
미국 베이비부머(1946~1964년생)는 미국 역사상 가장 높은 교육 수준을 가진 은퇴 세대로 평가됩니다. 이들은 2020년대 중반 기준 미국 가계·민간 자산의 약 절반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10,000명 이상이 65세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부모 세대처럼 조용히 물러나는 은퇴를 원하지 않습니다. 폐쇄적이고 연령별로 분리된 실버타운이 아니라, 활동적이고 지적으로 자극적이며 세대 간 교류가 가능한 환경을 요구합니다.
“베이비부머들은 자신을 ‘늙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 큰 사회와 연결된 상태로 남아 있기를 원한다.” 노년 주거 분야 전문가 Andrew Carle의 이 설명은 이러한 세대의 특성을 잘 요약합니다. 대학 캠퍼스는 이 욕구에 꽤 잘 맞는 무대입니다. 도서관·체육관·극장·박물관·강의실 같은 인프라가 이미 갖춰져 있고, 젊은 학생들과 세계적 연구자들이 모여 있으며, 평생 간직해 온 모교에 대한 애정까지 더해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많은 UBRC 입주민은 해당 대학과 직·간접적으로 인연이 있습니다. Kendal at Oberlin의 경우 입주민의 약 37%가 오버린대 동문이거나 퇴직 교직원이며, Mirabella at ASU는 거주자의 약 30%가 애리조나주립대와 과거 학위·근무·지역 거주 등 연고를 가진 것으로 보고됩니다. 이 선택은 단순한 ‘귀향’이라기보다, 젊은 시절 가장 지적으로 활발했던 환경으로의 ‘재진입(Re-entry)’이라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한편, 대학 입장에서는 UBRC가 생존 전략의 하나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 대학의 등록률과 재학생 수는 2010년대 후반 이후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전통적 입학 연령대의 인구는 앞으로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UBRC는 대학에 세 가지 전략적 가치를 제공합니다.
- 새로운 수익원: 토지 장기 임대료, 라이센스, PILOT(재산세 대체 납부금), 교육·의료 서비스 계약 등을 통해 연간 수백만 달러 수준의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습니다.
- 미활용 부지의 전략적 활용: 많은 대학은 캠퍼스 안팎에 개발되지 않은 유휴 부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UBRC는 이 토지를 민간 운영자에게 장기 임대해 개발·운영하게 하면서도, 법적 소유권은 대학이 유지하여 비영리 교육기관으로서의 세제 혜택을 계속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모델입니다.
- 교육·연구 시너지: 간호학·사회복지학·의료경영학·노년학 등 관련 전공 학생들에게는 실습과 인턴십 현장이 되고, 입주민들은 연구 참여자이자 때로는 강의 조교·멘토 역할까지 수행합니다. 이는 재정 수익을 넘어, 대학의 사회적 역할 확대와 브랜드 이미지 강화로 이어지는 효과를 낳습니다.
대표 UBRC 사례 투어: 현장에서 작동하는 방식
1. Mirabella at ASU 도심형 수직 캠퍼스의 완성
애리조나 주립대(ASU) 템피 캠퍼스 인근에 위치한 ‘미라벨라 앳 ASU’는 2020년 첫 입주가 시작된 20층 규모의 고층 타워형 UBRC로, 현대 UBRC의 대표적 사례로 평가됩니다. 252가구 독립 아파트와 52개의 헬스케어 유닛을 갖춘 대규모 시설로, 분양 단계에서 대부분의 세대가 예약 완료되어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대학 관련 비영리 법인인 ASU Enterprise Partners가 토지를 소유하고, 비영리 시니어 주거 운영기관인 Pacific Retirement Services(PRS)가 개발 및 운영을 맡는 구조로 설계되었습니다.
미라벨라는 대학 소유 토지에 지어졌으며, 캠퍼스의 문화적 중심지인 ‘ASU Gammage’와 도보권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시니어들이 도보와 셔틀을 이용해 강의실, 도서관, 공연장에 접근할 수 있게 함으로써 물리적·생활권 차원의 통합을 구현했습니다.
ASU 학생·교직원과 동일한 신분증을 받아 도서관 8곳과 각종 IT지원 등을 자유 이용하고, 입주자 40% 이상이 정규 강의를 청강할 만큼 교육 참여율이 높습니다. 이는 시니어에게 ‘관찰자’가 아닌 ‘참여자’에 가까운 경험을 제공합니다.
미라벨라의 가장 독창적인 프로그램 중 하나는 대학원생 상주 예술가 모델입니다. 학생들은 렌트비가 면제되는 대신, 주간 공연·워크숍·개인 지도를 제공하고, 시니어 입주민들은 건물 안에서 수준 높은 문화예술을 접하며 젊은 예술가와 긴밀히 교류하는 상호 혜택적인 관계를 형성합니다.
3.2 Lasell Village “배움 없이는 거주할 수 없다”
매사추세츠주 뉴턴의 라셀 대학(Lasell University) 캠퍼스에 위치한 라셀 빌리지는, 연간 학습 요건을 계약상 의무로 명시한 대표적인 학구적 UBRC 모델입니다. 라셀 빌리지 입주민은 연간 최소 450시간의 학습 및 피트니스 활동을 이수해야 하며, 이는 주당 약 9시간, 하루 평균 약 1.2시간에 해당합니다. 이 요건은 입주민을 단순한 ‘돌봄의 대상’이 아닌 ‘능동적인 학습자’로 정립하는 철학을 반영하며, 실제로 많은 입주민이 이 기준을 넘어서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빙고 게임을 시작하는 날이 내가 떠나는 날이다”와 같은 입주민의 발언은, 소극적 여가보다 지적 자극을 중시하는 이곳의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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