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전략 #운영 #트렌드
🤣"만드는 건 이제 10분이면 끝. 근데 누가 돈 낼 건데?"


- 클로드 코드 앞에서 DOS 시절 떠올린 이유
- 돈 낼 사람 먼저 찾아라. 찾았으면 일단 팔고 봐라. 

오늘 우연히 바이브 코딩 하는 한 개발자와 얘기하다 보니, 90년대 초중반 DOS에서 Windows로 넘어가던 때가 자꾸 겹쳐 보였다. 

1. 개발 패러다임이 통째로 바뀌고 있다

당시 DOS만 파던 개발자들 반응이 가관이었다. "저게 무슨 소용이냐", "마우스 갖고 뭐 하겠어", "제대로 된 개발은 이래야지" 뭐 이런 식이었지. 지금 클로드 코드 앞에서 "그래도 제대로 된 개발은..." 하면서 버티는 개발자들이 딱 그 꼴이다.

재밌는 건, 옛날이나 지금이나 제일 빨리 새 도구에 적응하는 사람들이 두 부류라는 점이다. 완전 백지 상태로 시작하는 애들, 아니면 뭐든 다 써보는 사무라이형 개발자들. 조총이든 칼이든 이기기만 하면 되는 식으로 접근하는 사람들 말이다. 

실제로 바이브 코딩으로 개발하는 경력 개발자가 얘기하길, 본인도 적응하는 데 1년 걸렸단다. 머리론 알면서도 손가락 근육이 안 움직였다고. 근데 그 1년의 차이가 앞으로 10년 격차를 만든다는 걸, 예전에 Windows 거부했던 DOS 중심 개발자들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2. 제로백 AI 빌더톤, 황당한 결과들: 30명 모아서 6주 돌렸더니...

작년 말 재밌는 실험을 했다. 바이브 코더들 30명 모아서 6주 프로그램 돌린 건데, 솔직히 운영진도 반신반의했다. 팀 만들고, 기획하고, 실제 작동하는 MVP까지 만들라고 했으니까. 근데 결과는 충격이었다.

30대 여직원 2명이 있었다. 아파트 관리 업체에서 일하는데, 엑셀밖에 못 쓴다. 외주 개발자랑 대화도 안 통해서 포기했던 자동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개발자 옆에 붙여줬더니 2주 만에 뚝딱 만들었다. 본인들도 놀랐다고.

10년차 개발자는 영화 시나리오 심사 자동화 프로그램을 2주 만에 완성했다. 클로드 맥스 계정을 3개 파서 병렬로 돌렸다고 한다. 한 달에 90만원 썼는데, 외주 줬으면 최소 1억에 3~6개월 걸렸을 작업이다.

더 황당한 건, 대구에서 올라온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다. 얘가 슬랙 메시지 분석해서 회의 준비 자동화 프로그램 만들었다. 2주 만에. 부모님 설득해서 기차 타고 올라왔다는데, 나이가 뭔 상관이냐 싶더라.

여기서 결론은 명확하다. 이제 만드는 건 시간 문제가 아니다. 누구나 만들 수 있다고 가정해야 한다.

3. 그래서 진짜 문제는, "누가 돈 낼 건데?"

IT 개발자들끼리는 신나서 막 만들어댄다. "와, 이거 한 시간 걸릴 거 10분 만에 끝났어!" 그래서? 만들었는데 어쩌라고? 이게 핵심이다.

요즘 AI 관련 커뮤니티 보면 다들 신나서 뭔가 막 만든다. 근데 가만 보면 개발자들끼리 노는 세계와 실제 돈 쓰는 사람들 세계가 완전히 따로 놀고 있다. 그 갭이 상상 이상으로 크다.

옛날 같으면 외주 개발로 몇천만 원 들었을 솔루션도, 지금은 반의 반 비용으로 더 빨리 나온다. 그러니 지금은 만드는 게 문제가 아니고, 어떤 고객이 어떤 거에 돈 낼지를 고민해야 된다는 거다.

4. 페인포인트가 뭐냐면...

단순히 아픈 게 아니라, 병원 갈 정도로 아픈 사람을 찾아야 한다. 집에서 아스피린 먹고 참을 애들은 건드리면 안 된다.

치통 같은 거 생각하면 된다. 참다 참다가 이제는 사랑니 뽑으러 가겠다는 애들, 그 정도 레벨의 고통을 가진 사람을 찾아야 한다. 돈 낼 의향도 있고, 예산도 있는데, 어디다 쓸지 몰라서 헤매는 애들.

식당 예를 들어보자. 식당 사장들한테 "식자재 관리 앱 쓰시면 10% 절감됩니다" 하면 안 쓴다. 손님이 일단 와야 될 거 아니냐고. 불안할 때는 어쨌든 손님한테 광고 노출 10% 올라간다는 거에 돈 낸다. 실제로 안 오더라도 기대는 하니까.

이거 솔직히 홍삼 먹는 거랑 비슷하다. 아침마다 내가 홍삼을 먹으니 나는 이제 건강할 거야, 뭐 이런 거. 실제 효과와 별개로 심리적 안정감에 돈 내는 거지.

5. 소프트웨어는 만들어쓰는 시대로

패키지 시대 지나고, 클라우드 SaaS 시대 지나서, 이제는 만들어쓰는 시대다.

대기업은 이미 SAP같은 기존 기업형 솔루션에 묶여 있다. 못 바꾼다. 중소기업들은 SaaS 써도 일부만 쓰고 나머지는 맞지 않아서 다른 걸 또 산다. 여러 개 쓰니까 복잡하고, 자체 개발하려니 돈 들고.

근데 이제는 기술적으로 반의 반의 반값으로 커스터마이즈 가능하다. 외주 주더라도 바이브 코더한테 맡기면 가격이 확 떨어진다. 예전엔 풀스택 개발팀 만들어서 외주 줘야 했는데, 이제는 혼자서 기간도 1/10, 비용도 1/10로 줄인다.

6. 하지만 B2B는 완전히 다른 게임

여기서 함정이 있다. B2C는 온라인에 올려놓고 익명으로 팔면 되는데, B2B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기업 고객은 회사를 보고 싶어한다. 아무리 실력 좋아도 프리랜서한테 맡기고 싶지 않다. 회사 형태로 책임질 누군가가 있어야 안심한다. 고등학교 2학년이 아무리 잘 만들어도, 기업 담당자는 못 믿는다. 누가 책임질 거냐고.

그리고 레퍼런스가 있는 애들이 계속 먹는다. B2B는 기술 이전에 믿음이 먼저다. 어쩔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레거시 시스템과 이해관계자다. 기술 문제가 아니다. 100% 이해관계자 문제다. 오너 의지가 없으면 절대 안 바뀐다. 담당자들은 기존 시스템 쓰는 게 자기 보호라고 생각한다. 새 시스템 들어오면 자기 입지 약해진다고 본다.

동남아 어느 유통사의 경우, 십 여년 넘은 프로그램을 못 버린다. 마이크로소프트 라이센스도 다 끝났는데, 그거 바꾸는 순간 회사 시스템이 무너지니까. 그래서 그건 그대로 쓰고, 창고 관리는 또 다른 프로그램 쓰고, SaaS를 한 대여섯 개씩 쓴다.

7. 도메인 전문가가 이기는 이유

현장 경험 있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이커머스든, 물류든, 마케팅이든 현장 경험이 있으면 어디서 돈이 오가는지, 어디가 병목인지 감이 온다.

개발자는 기능 구현은 하는데, 비즈니스 프로세스는 모른다. 그래서 외주 개발자와 대화가 안 통한다. 서로 언어가 다르다. 비전공자는 개발을 모르고, 개발자는 사업을 모른다. 시간만 가고 결과물은 엉망으로 나온다.

도메인 전문가가 직접 바이브 코딩 배워서 만들면 훨씬 빠르고 정확하다. 실제로 이커머스 현장에서 8년 일한 분이 있는데, 이 분이 만드는 속도가 개발자보다 빠르다고 한다. 뭘 만들어야 하는지 이미 머릿속에 다 있으니까.

8. 그래서 지금 해야 할 일은?

어떻게 잘 만들까는 두 번째 문제다. 돈 낼 사람 먼저 찾아라. 찾았으면 일단 팔고 봐라. 현대 정주영 회장이 배 짓기 전에 수주부터 해오듯이.

공급은 넘쳐난다. 도구도 많고, 할 줄 아는 사람도 많고, 만들기는 쉬워졌다. 그래서 여기서 경쟁하면 안 된다. 방향을 완전히 틀어야 한다.

IT 개발자들끼리 노는 세계와 실제 돈 쓰는 사람들 세계의 격차가 크다. 그 갭을 메워주는 게 가치가 되고, 돈이 된다.

돈 낼 예산도 없는 곳에 가서 "이거 사세요" 해봐야 안 팔린다. 돈 낼 의향도 있고, 예산도 있는데, 어디다 쓸지 몰라서 헤매는 애들을 잡아야 한다. 

창업을 하더라도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운영을 해야 한다. 말은 바이브 코딩 뭐 어쩌고 하면서 일하는 거는 예전 방식 그대로면 안 된다. 패러다임 시프트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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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mini가 알려주는 30여년 전 상황>

90년대 초중반, DOS에서 Windows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던 시기의 개발자 생태계.

1. "저게 무슨 소용이냐" (GUI에 대한 회의론)

90년대 초반, Windows 3.0/3.1이 보급되기 시작했을 때 많은 베테랑 개발자들은 이를 단순한 '껍데기(Shell)'나 '장난감'으로 치부했습니다.

당시 DOS는 텍스트 기반(CUI)으로 명령을 입력하면 즉각 실행되는 직관적인 환경이었습니다. 반면 초기 윈도우는 DOS 위에서 돌아가는 무거운 프로그램일 뿐이었고, 시스템 리소스(메모리 등)를 많이 잡아먹어 "굳이 왜 느리고 복잡한 환경을 써야 하나?"라는 실용적인 의문이 지배적이었습니다.

2. "마우스 갖고 뭐 하겠어" (입력 방식 변화에 대한 저항)

DOS 시절의 '고수'는 키보드 단축키와 명령어를 얼마나 빠르게 다루느냐로 판가름 났습니다.

키보드에서 손을 떼고 마우스를 쥐는 행위 자체가 '생산성 저하'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코딩과 데이터 입력은 키보드로 하는 것이 훨씬 빨랐기 때문에, 마우스는 '그림 그리기'나 '게임' 같은 비생산적인 작업에나 쓰는 도구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3. "제대로 된 개발은 이래야지" (하드웨어 제어권과 프로그래밍 철학)

이 발언은 당시 개발자들이 느끼던 기술적 박탈감을 잘 보여줍니다.

DOS 개발: 개발자가 하드웨어(메모리, 비디오 카드, 포트 등)를 직접 제어할 수 있었습니다. 즉, 컴퓨터의 '주인'이 되어 모든 것을 통제하는 전능함이 있었습니다. (인터럽트를 직접 건드리는 등)

Windows 개발: 하드웨어 제어권을 운영체제(OS)에 넘겨주고, OS가 정해준 규칙(API)에 따라 부탁(함수 호출)만 해야 하는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당시 많은 DOS 개발자들은 이 변화를 "개발자가 주도권을 뺏기고 OS의 노예가 되는 것"처럼 느꼈으며, 복잡한 '메시지 루프'나 '핸들' 개념을 익히는 것을 불필요한 고생으로 여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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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기업 입장에서는 새 시스템을 도입하고 끝이 아니라, 5년, 10년 지속하는 게 중요한지라, 경력과 그에 따른 신뢰가 더 중요합니다.

이 프로덕트를 믿을 수 있나, 10년 동안 이 회사와 거래를 할 수 있겠는가, 이런 관점에서 접근하는 고객을 설득하는 것이 큰 문제 같아요. AI 덕분에 개발은 쉬워졌지만 여전히 사람은 어렵네요.
네, 맞습니다. 제품력이나 기술력이 좋은 것과 실제 구매로 이어져서 계속 사용하는 것과 일치하지는 않죠. 의사결정과 그에 따른 상벌 및 책임이 AI에게 이뤄지면 모를까...그런 AI끼리 주고 받는 세상이라면 인간은 뭐하고 있을까요? ㅠㅠ
저도 제조업에서 앱개발을 하고있는데 차라리 직무를 공정이나
설비로 틀어볼까 고민이많습니다.
제조업이 AX할 게 가장 많죠. 근데 한국이 사실 제조업 경쟁력이 상당한 편이에요. 그걸 잘 살리는 방향으로 고민해 보면 길이 보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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