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검증 #운영 #프로덕트 #기타
고3때부터 만든 프로덕트에 2년을 매달려봤습니다.

안녕하세요, eo플래닛! 

군 복무를 하며 IT/스타트업 관련 뉴스레터 Upwind를 운영하고 있는 이덕행이라고 합니다.

지난주 뉴스레터에서는 제가 고3때부터 총 2년에 걸쳐 만들었던 사이드 프로젝트인 Ahoy!의 개발기에 대해서 다뤘는데요, 모든 웹 사이트에 댓글을 달 수 있는 크롬 익스텐션인 Ahoy!는 사용자가 웹 서핑을 하며 마주치는 흥미로운 웹 페이지에 대해 다른 웹 서퍼들과 소통하도록 돕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Ahoy!의 프로덕트 헌트 런치에서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Ahoy! @ Product Hunt 

결론만 말하자면 Ahoy!는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하고 운영 및 개발을 종료하게 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무척 소중한 배움들을 많이 얻어가기도 했습니다. 몇 가지 느낀 점들을 공유해보자면요:

본인이 멈추지 않고 계속 일을 한다면 진짜 어디로든 나아가게 되어있다.

단, 그냥 어제 하던 일을 오늘도 기계적으로 하는 거 말고 끊임없이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까를 고민하며 하는 일. 난 사용자를 어떻게 모을지 막막할 때 무작정 레딧에 글을 올려서 생각지도 못한 조언을 받을 수 있었고, 성공하지는 않았지만 마케팅을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해볼 수 있었다.

Ahoy!를 레딧에서 홍보하는 모습 

이처럼 당장 어떻게 발전해야 할지 모를 때 일단 머릿속에 떠오르는 시도를 닥치고 다 해보는 것이 정답이다. 내가 세상을 향해 인풋을 던지면 어떤 식이든 아웃풋을 받게 되어 있다. 그 아웃풋을 통해 피봇을 할 수 있게 되든, 새로운 타겟 유저층이 생기든 간에 이전보다 서비스가 0.001%는 나아진다.

아이디어의 문제였나 실행의 문제였나?

나중에 차츰 알게 된 것이었지만 세상에는 아호이와 상당히 유사한 서비스들이 이미 많이 나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류의 아이디어를 원한다는 반증). 이와 더불어 아호이를 처음 본 사람들의 평가가 긍정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론 상의 아이디어 자체는 분명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을만한 시나리오였다고 생각한다. 단지 사람들이 크게 느끼는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솔루션같은 아이디어는 아니었기 때문에 organic하게 유저를 끌어모으지 못했고, 그래서 네트워크 효과도 얻지 못했고. 만약 정말 좋은 GTM Strategy나 마케팅 아이디어가 있었다면 실제로 성공할 서비스가 되지 않았을까? 즉 아이디어보다는 실행의 문제가 크지 않았나 싶은거다. 일례로 BeReal같은 서비스도 사람들의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플랫폼이라 보기는 어렵지만 GenZ들 사이에서 바이럴 마케팅을 정말 잘 펼쳐서 끝내주는 네트워크 효과를 구축했듯이.

창업의 제1원칙은 문제를 해결하고 make something people want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꼭 그렇지 않은 사업들도 있다고 주장하고 싶다. 핀터레스트(Pinterest)를 생각해보라. 우리가 실제로 개발 당시 롤모델로 삼았던 것도 핀터레스트였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낸 회사임은 분명하지만, 초창기에는 핀터레스트도 자신들이 무언가 중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고, 네트워크 효과를 얻기 어렵다는 점에서 고민이 많았을 거다. 실제로 핀터레스트가 고생을 하며 찾아낸 초창기 사용자 그룹은 동네에서 모여서 뜨개질하는 아주머니들이었다. 이분들이 온라인에서 마음에 드는 공예작품 사진을 저장하고 공유하는 것을 도우면서 성장한 것.

이와 같이 어떤 성공한 서비스들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사람의 취향을 자극하고, 소소한 재미를 가져다주는 동시에 사용자들의 삶의 중요한 일부분으로 스며들면서 성공하기도 한다. 이런 류의 성공이 문제를 해결해서 이루는 성공보다 수적으로 훨씬 적을 것임은 안다. 그래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니까 자신의 서비스가 직접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고 해서 바로 놓아버릴 필요는 없지 않을까 (새삼 요즘 창업 관련 글들을 보면 무조건 아이디어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들만 많은 것 같아서…). 자신이 그 서비스를 통해 들여다본 세상의 모습이 있고, 그 풍경에 확신이 든 것이라면, 정말 정말 정말 어렵겠지만 한번쯤 실행에 전력을 다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수도.

창업은 내가 할 일이다.

3주에 걸쳐 아호이를 만들었던 1-2년간의 시간을 회상할 수 있었다. 다시 생각해봐도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다. 창업을 하려는 이유 중에 부와 명예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한번 사는 삶을 내가 원하는 대로 의미있게 보내고 싶은 바람의 비중도 적지 않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일을 하며 성과에 함께 기뻐하고, 계속해서 사용자들과 소통하고 생각한다. 순수한 즐거움이 따를 뿐 아니라 세상의 다양한 면면을 정말 피부로 느끼며 배울 수 있다. 원래도 창업을 하고 싶어했지만, 아호이를 겪으면서 정말 내가 이 선택을 내리고 싶어함을 확신하게 되었다.

어떠신가요? 공감되는 부분도,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 제가 어떤 일들을 경험했길래 이런 깨달음을 얻었는지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에서 뉴스레터 풀내용을 한번 확인해주세요 :)

⚓ Ahoy! - 모든 웹 페이지를 잇는 단 하나의 댓글 시스템을 꿈꾸다 (Ep. 3)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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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행 없음 · Product Owner

댓글 4
저도 하나의 아이템을 몇년간 계속 해본 입장에서 공감 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관련 분야 글 받아보고 싶으시다면 뉴스레터 구독도 제안드립니다
이덕행 님의 글이 이오 뉴스레터에 실렸습니다. 이번 주 이오레터를 확인해보세요!

👉 https://stibee.com/api/v1.0/emails/share/Sl3HDuiywB4NXkp5ChK0wSKUjMeypfE=
헉, 좋은 기회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ㅎㅎ 앞으로도 좋은 컨텐츠 EO플래닛에 많이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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