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셋 #커리어 #기타
방황하던 대학시절 나에게 주고 싶은 5가지 조언(Robin Guo)

안녕하세요 알렉스입니다.

 

a16z의 투자자 Robin Guo의 <10 Things I Wish I Knew as a Lost College Student> 에세이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글에서 일부 내용이나 표현은 한국의 상황에 맞게 이해할 수 있도록 수정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대학 생활이 조금 차이가 있어서요.)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P.S. 저에게 가장 유용했던 조언은 5번이네요.

<Robin Guo, 출처: Columbia University Asian American Alliance>

 

아, 그리고 뉴스레터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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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던 대학시절 나에게 주고 싶은 5가지 조언>

요즘 대학 입시를 앞둔 학생들, 자녀의 진로에 마음을 쓰는 부모님들께 인생과 직업에 대한 질문을 참 많이 받습니다. 그래서 잠시 제가 늘 다루던 테크와 게임 이야기를 내려놓고, 저 역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캠퍼스를 헤매던 10년 전으로 돌아가보려 합니다. 그때의 제가 알았더라면, 혹은 과감히 시도했더라면 좋았을 경험들을 솔직하게 풀어낼까 합니다.

겉으로만 보면 제 커리어는 콜럼비아 대학교에서 시작해 맥킨지, 라이엇 게임즈를 거쳐 a16z(앤드리슨 호로위츠)까지, 순조로웠던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겉보기에는 순탄한 궤적 아래에는 수많은 곡선과 시행착오가 숨어 있습니다. 셀 수 없이 많은 불합격, 생물학에서 컨설팅, 게임, 그리고 기술(테크)로 이어진 잦은 진로 변경, 연고 없는 LA로의 무모한 이사, 게임과 암호화폐 시장의 침체를 겪어낸 시간들까지 말입니다. 이 글은 그 여정의 파편들을 엮어낸 기록입니다.

1. 대기업 인턴에 목매지 마세요.

대학 사회는 온통 지위 경쟁으로 가득합니다. 어느 동아리에 들었는지, 어느 회사에서 인턴을 하는지, 학점은 몇 점인지가 끊임없이 비교되죠. 이런 경쟁에 휩쓸려 성취를 향한 외적인 동기를 얻기 쉽습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합니다. 속도보다는 방향이 훨씬 중요합니다.

여러분은 남들이 욕망하는 것, 사회가 만들어 놓은 목표를 향해 무서운 속도로 달려갈 수 있습니다. 잠시 멈춰 생각해 봅시다. 당신이 금융인이나 컨설턴트가 되고 싶은 건 정말 그 일이 좋아서입니까? 아니면 높은 연봉, 사회적 명성, 그리고 그곳에 모인 '멋있어 보이는' 사람들과의 교류 때문입니까? 그 모임이 좋아서 가입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그 모임이 소위 '최고'로 불리기 때문입니까?

물론 학점, 좋은 직장, 괜찮은 모임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 아닙니다. 당연히 중요합니다. 다만, 저는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이며, 왜 그것을 원하는지'에 대해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대기업 인턴십을 얻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야 했습니다.

저만 해도 금융, 연구, 컨설팅, 게임을 거쳐 지금의 테크 분야까지 여러 번 진로를 틀었습니다. 길을 바꾸는 것은 괜찮습니다. 잠시 잘못된 길을 걷는 것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경주 자체에만 몰두하면, 애초에 내가 뛰어든 경주가 나에게 맞는 것인지를 돌아볼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대체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까요? 해답은 정해진 길을 따라가기보다는 과감하게 숲속으로 들어가 '탐험'을 해보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2. 여러분이 잃을 건 자존심 뿐입니다.

자기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실패하고 길을 잃어보는 경험이 필수입니다. 지금까지는 '좋은 대학 합격'이라는 하나의 목표가 여러분 앞에 놓여 있었을 것입니다. 아마 큰 실패도, 심각한 방황도 경험하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길이 사방으로 뻗어나가고, 여러분은 불완전한 정보만을 가지고 미래에 영향을 미칠 실질적인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는 순간이 옵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길을 잃어봐야 합니다. 사람들은 '선택의 여지'나 '유연성'을 강조하며 당장의 결정을 미루라고 설득할지 모릅니다. 막연함보다는 확실성이 매력적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언젠가는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을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 오며, 늦게보다는 빨리 그 답을 찾아내는 것이 현명합니다.

제가 길을 찾는 방식은 항상 이랬습니다. 일단 방황하고 → 이것저것 시도해 보고 → 하나의 가설을 세워 → 깊이 파고든 다음 → 다시 방황할지, 아니면 이 길에 집중할지를 재평가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은 직업뿐만 아니라 친구나 연인과의 관계에서도 똑같이 적용되었습니다. 저는 대학교 1학년 때 친구 그룹을 완전히 바꿨고, 대학 때 여러 번 헤어짐을 겪었습니다. 수백 번의 구직과 인턴 지원에서 고배를 마시기도 했고요. 길을 잃은 듯한 느낌은 필연적이지만, 이는 성장의 일부일 뿐입니다. 대학 시절은 실패해도 안전망이 작동하는 특별한 시간입니다. 지금의 나쁜 학점은, 나중에 회사에 수백만 달러 손해를 입히는 전략적 실수를 저질러 해고당하는 상황보다 훨씬 가볍습니다. 그때는 부양할 가족과 갚아야 할 대출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이렇게 생각하세요. 지금 여러분의 어깨에 놓인 책임과 부담은 거의 없습니다. 아직 수백 명의 직원을 책임지거나, 막대한 예산을 관리하거나, 역사에 남을 만한 프로젝트를 맡은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실패로 인해 상처받을 것은 오직 당신의 자존심뿐입니다.

앱을 만들었는데 아무도 쓰지 않는다면? product-market fit이 얼마나 어려운지 배웠을 뿐입니다. 유튜브를 시작했는데 조회수가 없다면? 적어도 당신이 실패하는 모습을 당신 자신 외에는 아무도 보지 못한 겁니다. 모든 성공은 초보자로서의 시작에서 비롯되며, 시도해야만 발전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진심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어릴 때 운동이나 악기를 처음 배울 때 서툰 것을 걱정했나요? 아니죠, 그저 즐겁게 시작했습니다. 그러니 글쓰기, 코딩, 영업, 기획 등 무엇이든 새로 시작할 때 서툰 자신의 모습을 창피해하지 마세요. '뻔뻔함'을 기르세요.

3. 게임의 규칙을 파악하세요.

대학이라는 '실험실'을 누비면서, 여러분은 이 게임의 규칙이 무엇이며, (승리를 원한다면) 어떤 전략을 써야 이길 수 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의사를 꿈꾼다면 게임은 학점입니다. 뛰어난 성적을 얻기 위해 지식 습득과 공부량을 어떻게 극대화할까요? 박사 과정을 목표로 한다면 게임은 연구입니다. 내가 관심 있는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연구를 하는 교수님은 누구이며, 어떻게 그분들과 함께 일하며 관계를 쌓을까요? 투자 분야의 게임은 철저한 준비와 끊임없는 실전 연습입니다.

어떤 게임은 훨씬 복잡하고 변수가 많습니다. 연애가 그렇고, 스타트업이 그렇습니다. 연애에서는 외모나 배경도 작용하지만, 타이밍, 운, 그리고 미묘한 '케미'가 훨씬 중요합니다. 연애에는 정답이나 '치트키'가 없습니다. 오직 시행착오, 노력, 그리고 우연만이 있을 뿐이죠. 스타트업도 마찬가지입니다. 훌륭한 팀, 뛰어난 제품을 만들 기술, 그리고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그 외의 환경은 너무 복합적이고 예측 불가능해서 하나의 필승 전략이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AI 앱을 만들었는데 갑자기 OpenAI가 비슷한 기능을 출시할 수도 있고, 공동 창업자 간의 비전 충돌이 생길 수도 있으며, '사용자 이탈'이라는 난관에 맞닥뜨릴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게임을 하든, 여러분은 자신이 속한 시스템과 무엇이 내 힘으로 통제 가능하고, 무엇이 통제 불가능한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실질적으로는, 이는 여러분이 관심 있는 산업에 대한 인터넷상의 모든 정보를 섭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AI 검색 및 분석 도구의 힘을 당신의 무기로 활용하세요. 존경하는 업계 전문가들에게 가능한 한 많이 콜드 이메일(또는 친분을 통한 이메일)을 보내고, 여기서 멈추지 말고 계속 보내세요. 대화 한 번 한 번이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세요. 취직하기 전에, 이미 그 일을 해내세요. 직접 만들어보고, 투자하고, 코딩하고, 창작하세요.

게임마다 승리 조건은 다릅니다. 저는 맥킨지라는 '간판'을 활용해 업계의 모든 게임 투자자들에게 콜드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제가 찾은 스타트업 정보를 제공하며 그들에게 가치를 주었습니다. 라이엇 게임즈에서는 네트워크와 신뢰를 쌓았고, 준비가 되었을 때 투자 업계로 뛰어들었습니다. 이제 저의 게임은 가장 뛰어난 창업자들을 발굴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글을 쓰고, 소셜 미디어를 샅샅이 뒤지며, 행사를 열고, 훌륭한 사람들과 관계를 넓혀갑니다. 자신을 알게 되면, 그 게임과 승리하는 방식도 알게 됩니다.

4. 같은 100만원이 아닙니다.

방황을 끝내고 나면, 저는 좀 더 위험이 따르는 길을 선택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제가 대학 시절 가장 후회하는 것은 투자든, 관계든, 경력이든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은 것입니다. 여러분이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은 위험을 회피하고 안전한 길을 택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좋은 학점, 성실한 공부, 뛰어난 활동을 통해 말이죠. 하지만 이제는 위험을 끌어안을 때입니다.

대학이 안전망이라고 했지만, 동시에 가장 큰 것을 배울 수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인간은 위험을 감수하고 결정을 내릴 때 가장 빨리 배웁니다. 어떤 수업을 들을지, 어떤 동아리에 들어갈지와 같은 사소한 결정부터, 무엇에 투자하고 어떤 직업을 선택할지와 같은 큰 결정까지, 저는 매번 더 어려운 길을 선택하라고 스스로를 독려하고 싶습니다. 그 길은 겉보기만큼 험하지 않으며, 훨씬 큰 보상을 안겨줄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학교를 중퇴하고 창업한 사람들은 초기에는 대기업을 이끌 자격이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체계적인 관리나 경영 노하우를 배우지 못했으니까요. 하지만 그들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무언가를 창조한 사람이고, 자신의 자본으로 움직이는 사람입니다. 이들은 대학 졸업 후 평범한 직장인이 얻을 수 없는 훨씬 빠른 학습 속도와 성장 기회를 확보합니다.

순수하게 재정적인 관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여러분의 전체 순자산(Net Worth)이 가장 낮은 시점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당장의 10만 원을 미래의 10만 원보다 과대평가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향후 10년 동안 당신의 소득과 순자산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임을 기억하세요.

오늘 순자산이 100만 원이라고 가정합시다. 이 중 20만 원을 주식 시장에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의 수입을 고려하면, 여러분 순자산의 현재 가치(Net Present Value)는 실제로는 1000만 원일 수도 있습니다. 이 논리에 따르면, 여러분은 사실 시장에 훨씬 더 과감하게 투자해야 합니다.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하고, 다음 세대의 '비대칭적인 베팅'을 찾아 전력을 다하세요. 물론 모든 것을 잃을 정도의 도박은 안 되지만, 성공 시 이익이 실패 시 손해보다 압도적으로 큰 영역을 찾아야 합니다. 단, 이는 빚이나 가족 부양 책임 등 재정적 부담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며, 그럴 경우 현실적인 책임이 당연히 우선입니다.

5. 당신의 시급은 11000원이 아닙니다.

대학생들이 흔히 저지르는 오류는 자신의 시간을 과소평가하는 것입니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행사에 가거나, 의미 없이 SNS를 스크롤하거나, 그냥 빈둥거리며 시간을 허비합니다. 이런 태도를 버려야 합니다. 앤젤리스트(AngelList) 창업자 나발 라비칸트의 원칙은 자신의 시간 가치에 '말도 안 되게 높다'고 느껴지는 금액(예: 시간당 20만 원)을 매기고, 그것을 두 배로 늘려보는 것입니다. 이제 여러분은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명확한 판단 기준을 갖게 될 것입니다.

요즘 대학생들은 이미 콘텐츠를 만들고, 첨단 연구에 참여하며,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투자로 큰돈을 벌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직접 만들어보고, 관계 맺고, 배워야 합니다.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세요. 성공은 겉보기에 쉬워 보일지 몰라도, 그 복잡한 과정 속에는 반복적인 노력, 자기 절제, 그리고 수많은 실패가 깔려 있습니다.

대학 시절을 돌아보며 시간을 배분했어야 할 우선순위를 생각해 본다면, 저는 체력 단련, 친구, 개인 프로젝트, 업무, 그리고 관계라는 핵심 요소에 집중했을 것입니다. 가치가 낮은 외적인 요소들은 과감히 가지치기하세요. 너무 잦은 유흥, 의무감으로 나가는 모임, 중요하지 않은 수업, 낮은 임금을 위해 시간을 맞바꾸는 단순 노동 등입니다. 매주, 매일 꼭 해야 할 일을 목록으로 만들고, 반드시 해내세요. 할 일 목록을 통해 스스로에게 책임감을 부여해야 합니다. 지금부터 내적 통제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스로 동기 부여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 자신을 훈련해야 합니다.

참고로, 이는 '방황하라'는 두 번째 원칙과 모순되지 않습니다. 길을 잃는다는 것은 최소한 어딘가로 나아가고자 시도했으나 잘 안 풀렸음을 의미합니다. 적극적으로 움직였기에 방황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결코 제자리에 멈춰 서서는 안 됩니다.

참고자료

https://www.robin-guo.com/p/10-things-i-wish-i-knew-as-a-lost?r=9kc81&utm_campaign=post&utm_medium=w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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