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알렉스입니다.
a16z의 Investment Partner Ryan McEntush의 <Be the Navy, Not Pirates> 에세이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 그리고 뉴스레터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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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이 아니라 해군이 되어야하는 이유>
대부분의 위대한 조직은 기존 질서를 깨부수고, 거대한 권력에 맞서며, 혼란 속에서 새로운 부를 창출해내는 해적과 닮았습니다. "빠르게 움직이고 틀을 깨라(Move fast and break things)"는 구호는 이러한 창업가 정신을 상징합니다. 완벽함에 매달려 느려지기보다는, 과감한 결단과 빠른 실행력이 훨씬 중요하다는 뜻이죠. 하지만 역사는 우리에게 해적만으로는 영원할 수 없다는 냉정한 진실을 보여줍니다.
한때 해적 방식은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신속하고, 즉흥적이며, 폭발적인 수익을 안겨주었으니까요. 16세기 후반, 해적선 선장 프랜시스 드레이크 경은 스페인을 약탈한 후 영국으로 돌아와 국민 영웅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영국이 바다의 패권을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은 '해적들의 나라'로 머물렀기 때문이 아닙니다. 불과 한 세기 만에 드레이크의 후예들은 거대한 함대를 지휘하는 제독으로 거듭났습니다. 조선소, 체계적인 보급 시스템, 엄격한 지휘 체계가 단순한 약탈을 거대한 제국 건설로 이끌었습니다. 해적이 국지적인 전투에서 승리했다면, 해군은 전 세계를 무대로 승리한 것입니다.
모든 조직은 이와 같은 숙명적인 변화의 순간을 맞이합니다. 해적은 순간적인 감각과 운에 의존하지만, 해군은 치밀한 구조와 명확한 의도에 따라 움직입니다. 이처럼 해적에서 해군으로의 전환이야말로 일시적인 성공을 영속적인 힘으로 바꾸는 결정적인 순간입니다.
해군 시스템을 구축하는 법
우리는 흔히 조직의 규모가 커지면 느려지고, 관료주의에 빠지며, 현실에 안주하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는 경쟁력을 잃은 조직에만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진정으로 위대한 조직은 방대한 규모 속에서도 인재와 자원, 목표를 완벽하게 조율할 수 있기 때문에 탁월한 것입니다. 강력한 해군이 승리하는 비결은 흐트러짐 없는 일체감과 거침없는 추진력에 있습니다.
스타트업이 이 원리를 빠르게 체득한다면, 성장의 속도를 잃지 않으면서도 조직을 효과적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최고의 해군은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유능한 지휘관들에게 책임과 권한을 위임하며,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빠르게 대처합니다. 창업자로서 당신의 역할은 이제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하는 '해적 선장'에서 벗어나, 당신 없이도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제독'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초기에 '행동 지침'을 명문화하라: 어떤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어떤 핵심 원칙을 지켜야 하며, '잘된 실행'이란 무엇인지 문서로 남기십시오. 명확한 지침은 팀이 상부의 허가 없이도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는 자율성을 부여합니다. 다만, 속도를 위해 만든 모든 규칙은 결국 조직을 둔화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언제 과감하게 기존의 규칙을 수정하고 새로운 틀을 짜야 할지 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연공서열이 아닌 '역량'을 중심으로 승진시켜라: 독립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극한의 압박 속에서도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인재를 과감하게 리더로 세우십시오. 오래 일한 근속 기간이 아니라,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에 확실하게 보상해야 합니다.
지속적인 '학습 루프'를 설계하라: 위대한 해군은 끊임없이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배움을 추구합니다. 지속적인 개선을 조직 문화와 시스템에 녹여내야 합니다. 리더는 또한 현장의 디테일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갑판을 직접 순찰하고, 밧줄의 매듭을 확인하듯, 현장을 자신의 눈으로 직접 파악해야 합니다.
작전 '속도'를 유지하라: 명확한 목표(Intent)보다 복잡한 절차(Process)가 앞서기 시작할 때 관료주의가 침투합니다. 우리의 임무가 무엇인지 늘 분명히 하고, 모든 구성원들이 자신이 하는 일이 왜 중요한지를 명확히 이해하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이러한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면, 조직 구조는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아니라 가속하는 엔진이 됩니다. 예를 들어, 스페이스X가 빠른 것은 혼돈 속에서 일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질서를 조직의 DNA에 치밀하게 설계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들의 성공은 철저한 규율의 결과입니다.
스페이스X에서는 "만들고(Build), 시험하고(test), 쏘아 올린다(fly)"가 행동 지침입니다. 이는 이론이 아닌 현실로부터 배움을 얻는다는 의미입니다. "가장 좋은 부품은 부품이 없는 것이다(The best part is no part)"는 극도의 단순함을 추구하게 합니다. "모든 요구 사항에 의문을 제기하라(Question every requirement)"는 회사가 지적 긴장감을 잃지 않도록 만듭니다. 이러한 원칙들은 모든 로켓 엔진과 공장 작업에 깊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페이스X와 같은 해군을 구축한다는 것은 자율성이 강한 인재들에게 명확한 틀 안에서 최대한의 자유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명확한 목표와 경계를 설정한 다음, 지휘관들이 그 안에서 주도적으로 움직이도록 하십시오.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오면 더 큰 권한을 부여하고, 현명한 실패를 했다면 그 경험을 조직 전체의 자산으로 삼아야 합니다. 목표는 위험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규모에서 위험을 관리하는 것입니다. 즉, 대담함을 조직의 시스템 안에 제도화하는 것입니다. 모든 팀원이 신뢰받는 선원으로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제독의 역할
아무리 유능한 팀이 있더라도, 해군에게는 전장에서 싸울 총사령관이 필요합니다. 체계적인 시스템이 리더의 행동 본능을 무디게 해서는 안 됩니다. 최고의 사령관들은 조직이 성장할수록 사소한 위험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승부가 갈리는 핵심 영역에 모든 것을 겁니다. 거대한 대영 제국 해군도 넬슨 제독이 필요했습니다. 애꾸눈에 한쪽 팔을 잃었지만, 트라팔가 해전에서 적 함대를 궤멸시키기 위해 기존의 대형을 깰 만큼 대담한 용기를 가진 인물이었습니다.
창업자들은 대개 이러한 승부수를 던질 수 있습니다. 회사를 자신의 모든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모든 것을 걸 용기와 절박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담함은 창업자 개인에게만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위대한 조직은 창업자의 정신이 시스템을 넘어 살아 숨 쉴 때 비로소 영속합니다. 후계자들이 시스템뿐만 아니라, 그것을 활용하여 승리할 수 있는 용기까지 물려받아야 합니다. 용기는 조직 문화가 이를 격려하고 수용할 때 계속해서 되살아나는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가장 뛰어난 리더들은 언제 초기의 그 날카로운 승부 근성, 즉 "창업자 모드"를 발동해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회사를 처음 일으켰던 바로 그 정신이죠.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에 애플의 명운을 걸고, 일론 머스크가 팔콘 1호 개발에 모든 것을 걸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해군의 힘이 조직력과 규모에 있다면, 역사가 요구하는 순간에 함대 전체를 걸고 도박할 줄 아는 사령관이 여전히 필요합니다. 설령 그 결정이 일부의 희생을 요구하더라도 말입니다.
해군 시스템이 문명을 만든다
해군 시스템이야말로 크고 야심 찬, 문명을 바꿀 만한 프로젝트를 가능하게 하는 근본적인 힘입니다. 해적은 빠르지만, 조직력이 부족하여 활동 범위가 제한적입니다. 해군은 어디서든 작전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 보급망, 그리고 구성원 간의 신뢰를 구축합니다. 이것이 바로 회사가 단 하나의 기발한 제품을 넘어 오래 지속되는 플랫폼으로, 단 한 척의 배에서 거대한 제국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해군을 건설한다는 것은 창업자가 없더라도 시스템이 스스로 작동하도록 설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한 개인의 영웅적인 활약이 조직 전체의 뛰어난 역량으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일입니다. 창업자의 가장 큰 숙제는 진화하는 것입니다. 해적 선장에서 함대를 지휘하는 제독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심지어 역사 속의 위대한 해적들조차 이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성공한 이들은 함대를 건설하고, 도시를 다스렸으며, 결국에는 그들이 한때 대항했던 질서 그 자체가 되었습니다. 초기에 당신을 결단력 있게 만들었던 그 본능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이제는 다른 모든 구성원도 같은 확신을 가지고 움직일 수 있도록 시스템과 문화 속에 깊이 뿌리내려야 합니다.
프랜시스 드레이크 경은 끝내 바다에서 금을 쫓다가 생을 마감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영감을 준 해군은 수 세기 동안 전 세계 대양을 지배했습니다. 드레이크의 약탈은 단지 한때의 이야깃거리였지만, 해군은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해적 단계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의 시작입니다. 하지만 산업과 국가를 이끌며 오래도록 지속되는 조직은 바로 그 뒤를 잇는 해군 시스템을 갖춘 조직입니다.
오래 지속될 유산을 만들려면 용기 이상의 것이 필요합니다. 지휘 통솔력, 정교한 조직 체계, 그리고 명확한 비전이 필요합니다.
당신의 '해군'을 구축하십시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