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알렉스입니다.
Y Combinator 창업자 Paul Graham의 <Founder Mode> 에세이를 번역해 보았습니다.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 그리고 뉴스레터를 만들었습니다.
실리콘밸리 대가들의 에세이와 인터뷰를 번역한 글을 매주 수요일 저녁에 받아보실 수 있어요 :)
한 가지 약속드릴 수 있는 것은 "쓸모 있는" 글만을 보내드린다는 것이에요.
어떤 경우에도 읽는 분들의 "시간을 빼앗는" 글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드릴게요.
아래 링크에서 이메일만 입력하시면 바로 신청됩니다 :)
<창업자 모드 vs 관리자 모드>
지난주 YC(와이 콤비네이터) 행사에서 브라이언 체스키가 강연을 했는데,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잊지 못할 이야기였습니다. 나중에 제가 만난 대부분의 창업가들은 "태어나서 들어본 강연 중 단연 최고"였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심지어 한 유명 투자자는 평생 처음으로 메모할 생각조차 못 했다고 하더군요. 저는 이 강연 내용을 여기에 구구절절 옮기지는 않겠습니다. 대신, 강연이 우리에게 던져준 중요한 질문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브라이언 강연의 핵심 주제는 회사가 커질수록 따라야 한다는 기존의 경영 방식이 틀렸다는 것이었습니다. 에어비앤비가 성장할 때, 많은 사람이 "회사를 키우려면 반드시 이렇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 조언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유능한 인재를 뽑아 그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하라"였습니다. 그는 이 조언을 따랐지만, 결과는 정말 참혹했습니다. 결국 그는 스티브 잡스의 애플 경영 방식 등을 연구하며 스스로 더 나은 길을 찾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현재까지는 그 방식은 성공적입니다.
이 행사에는 저희가 투자를 집행한 가장 성공적인 창업가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는데, 그들 모두 자신들 역시 똑같은 일을 겪었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들도 회사가 성장할 때 비슷한 경영 조언을 받았지만, 그 조언은 회사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독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창업가 방식(Founder Mode)과 관리자 방식(Manager Mode)
왜 모든 사람이 이 창업가들에게 잘못된 가르침을 주었을까요? 저는 이 부분이 가장 궁금했습니다. 한참을 고민한 끝에 답을 찾았습니다. 그들이 들었던 조언은 '창업자가 아닌 사람'이, 즉 단순히 전문 경영인으로서 회사를 운영하는 방식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경영 방식은 너무나 비효율적이어서 창업가들에게 '이거 뭔가 잘못됐는데..'하는 느낌을 줍니다.
회사를 이끄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창업가 방식과 관리자 방식입니다. 지금까지 실리콘밸리에서조차 대부분은 스타트업을 확장한다는 것은 무조건 관리자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은연중에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방식을 시도했던 창업자들의 실패 경험과, 거기서 벗어나 성공한 사례들을 통해 또 다른 방식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아는 한 창업가 방식에 대해 자세히 다룬 책은 없습니다. 경영대학원에서도 이런 방식이 있다는 것조차 모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가진 것은 개별 창업자들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스스로 깨달은 경험들뿐입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가 무엇을 찾아야 할지 알았으니, 본격적으로 탐구할 수 있습니다.
관리자 방식의 문제점과 '가스라이팅'
경영자들에게 가르치는 회사 운영 방식은 마치 모듈화된 설계와 같습니다. 조직도의 하위 조직을 '블랙박스'처럼 취급하는 방식이죠. 직속 부하 직원들에게 '무엇을 할지'만 지시하고, '어떻게 할지'는 그들에게 맡깁니다. 그리고 그들의 세부 업무에는 관여하지 않습니다. 그래야 마이크로매니징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능한 인재를 뽑아 자율성을 주라." 이렇게만 들으면 참 근사하죠. 하지만 창업가들의 경험담에 따르면, 실제로는 종종 "능력 없는 전문가들을 고용해서 그들이 회사를 엉망으로 만들도록 내버려 두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브라이언의 강연과 이후 창업가들과의 대화에서 제가 포착한 공통적인 주제는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창업가들은 양쪽 모두에게서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것 같다고 느낍니다. "당신 회사는 경영자처럼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외부 사람들에게서, 그리고 그 조언을 따랐을 때 함께 일하는 내부 사람들에게서 말입니다. 보통 주변의 모든 사람이 나와 의견이 다르면 내가 틀렸다고 생각하는 게 맞지만, 이 경우는 예외입니다. 창업 경험이 없는 벤처 투자가들은 창업자가 회사를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 모르며, C-레벨 임원(최고 경영진)들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세상에서 가장 능수능란하게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창업가 방식의 가능성
창업가 방식이 정확히 무엇이든,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CEO가 직속 직원을 통해서만 회사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는 원칙은 깨지게 될 것입니다. 보통은 특별한 경우에만 해서 이름까지 붙여진 '스킵 레벨 미팅'이 오히려 일상적인 규범이 될 것입니다. 이 제약을 허물고 나면,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은 엄청나게 많아집니다.
예를 들어, 스티브 잡스는 매년 애플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100명을 모아 워크숍을 진행했는데, 이들은 조직도상으로 가장 높은 100명이 아니었습니다. 평범한 회사에서 이런 일을 시도하려면 얼마나 강력한 추진력이 필요할지 상상해 보십시오. 하지만 이런 행사가 얼마나 유용할 수 있을지도 상상해 보세요. 거대한 회사를 스타트업처럼 활기차게 만들 수 있습니다. 스티브는 효과가 없었다면 이런 워크숍을 계속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다른 회사가 이런 일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아이디어는 좋은 것일까요, 나쁜 것일까요? 우리는 아직 정답을 모릅니다. 창업가 방식에 대해 아는 것이 이토록 적다는 뜻입니다.
물론 창업자들이 20명일 때 하던 방식으로 2,000명 회사를 계속 운영할 수는 없습니다. 어느 정도는 위임해야 할 것입니다. 자율성을 어디까지 부여하고, 그 경계를 얼마나 명확하게 할지는 회사마다 다를 것입니다. 심지어 매니저들이 신뢰를 얻어감에 따라 같은 회사 내에서도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따라서 창업가 방식은 관리자 방식보다 더 복잡할 것입니다. 하지만 훨씬 더 효과적일 것입니다. 이미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답을 찾아가고 있는 창업가들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그것을 알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창업가 방식에 대해 예상하는 또 다른 점은, 이 방식의 정체를 완전히 파악하고 나면, 이미 많은 개별 창업자들이 그 길의 상당 부분을 걷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다만 그들이 하던 방식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별난 사람 혹은 그보다 더 나쁜 평가를 받았을 뿐입니다.
우리가 창업가 방식에 대해 아직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게도 매우 희망적입니다. 창업가들이 이미 이룬 성과를 보십시오. 그들은 잘못된 조언이라는 거친 파도를 맞으면서도 이 모든 것을 해냈습니다. 우리가 그들에게 존 스컬리(펩시 콜라의 전 CEO. 관리자 방식의 전형)가 아닌 스티브 잡스처럼 회사를 이끄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게 된다면, 그들이 얼마나 더 위대한 일을 해낼지 상상해 보십시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