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단순히 혁신 기술을 넘어 국가경쟁력이 되어가는 지금, 뛰어난 AI 인재와 솔루션을 발굴할 필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쿠팡, Angel Hack, EO가 함께하는 글로벌 AI 해커톤 프로그램 ‘2025 hackseoul(이하 hackseoul)’이 11월 8일, 9일 양일간 서울에서 열립니다. AI 솔루션을 만드는 데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이 뜻깊은 행사는, 화려한 심사위원 라인업도 눈길을 끄는데요.
EO 에디터 팀이 hackseoul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서우석 비마이프렌즈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글로벌 팬덤 플랫폼인 비마이프렌즈는 올 10월 실리콘 밸리 VC 굿워터캐피탈로부터 21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고, 현재 IP를 보유한 클라이언트 회사 300곳, 총 1000명의 아티스트와 협업하고 있어요.
서우석 대표는 이런 성장세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팬과 데이터를 중요시하면서 어떻게 하면 AI를 플랫폼에 재미있게, 전방위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런 서 대표에게 창업스토리, 업계 리더로서 보는 팬덤 비즈니스의 핵심, AI 활용 인사이트 등을 자세히 들어보았습니다.
[인터뷰 한 눈에 보기]
1. 위버스에서 비마이프렌즈까지, 창업과 확장의 비결
2. 팬덤 비즈니스에서 데이터가 중요한 이유
3. 팬덤 비즈니스 리더가 AI를 사업에 적용하는 법
4. “동료 창업자를 만난다는 공감의 마음으로”
위버스에서 비마이프렌즈까지, 창업과 확장의 비결
Q. 서우석 대표님 안녕하세요. 먼저 비마이프렌즈를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비마이프렌즈는 2021년 문을 연 스타트업입니다. B2B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비스테이지(b.stage)’, 팬덤 비즈니스에 필요한 IP 사업(머천다이즈, 팝업), 제품 판매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현재 한국, 일본, 미국에 법인이 있으며 베트남, 인도 등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Q. 유망한 IT·보안 전문가로 일찌감치 인정받으셨던 대표님의 창업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벌써 창업이 네 번째인 연쇄 창업자입니다. 비마이프렌즈를 창업하기 직전에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 자회사인 beNX의 대표로 팬 커뮤니티 ‘위버스’와 전자상거래 플랫폼 ‘위버스샵’을 개발, 운영했습니다.
위버스는 하이브의 BTS를 중심으로 만든 팬덤 서비스였는데, 이를 이끌면서 많은 글로벌 IP 사업자들이 자기만의 플랫폼을 소유하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이는 단순히 특정 IP와 도메인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 팬이 있는 모든 비즈니스에 존재하는 니즈라고 봤기 때문에 저는 자연스럽게 비마이프렌즈를 창업하게 됐습니다. 충분히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 지금의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마이프렌즈만의 강점은 무엇일까요?
우선 비마이프렌즈 직원 모두가 다 누군가, 무언가의 팬입니다. 저는 만화 <원피스>의 팬이에요. 그래서 회사 이름도 원피스 속 유명한 대사인 “너 내 동료가 돼라(Be my friends)”에서 영감을 받아서 지었습니다. 만화 대사로 회사 이름을 짓는 것이 조금 웃길 수 있지만, 그만큼 팬들의 마음을 잘 이해한다는 이야기입니다.
회사 직원들도 다 저와 비슷해서, 팬들의 니즈를 더 잘 알고, 관련 데이터를 보는 걸 좋아합니다. 그래서 IP 제작자가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니즈를 저희가 보는 경우도 있답니다.
또 비마이프렌즈는 모든 IP에 맞춤형 플랫폼을 구축하고 IP 보유자에게 100% 플랫폼 오너십을 줍니다. 그랬을 때 비마이프렌즈는 비스테이지를 통해 쇼피파이와 같은 B2B 전략을 팬덤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고, IP에게 유연성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팬덤 비즈니스에서 데이터가 중요한 이유
Q. 비마이프렌즈의 클라이언트들인 IP 회사들은 왜 플랫폼, 데이터 오너십을 원할까요?
IP를 보유한 회사들은 팬들의 정보를 알고 싶어합니다. 왜냐면 외부 유통 사업 뿐만 아니라 직접 사업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IP를 활용해 자체적으로 수익을 올리는 굿즈 제작 등 사업 구조가 있는 상황에서 팬들의 정보를 가지고 있고 이를 원하는 형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큰 힘이 됩니다. 따라서 오너십을 가지고 직접 비즈니스를 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비마이프렌즈의 솔루션은 IP 사업에서 특히 니즈가 크다고 봤습니다.
이는 위버스가 만들어진 이유와도 같습니다. BTS가 이미 유튜브, 트위터에 팬들과의 소통 채널이 있었음에도 굳이 위버스를 만든 이유는 팬들의 정보를 알고 싶어하기 때문이었습니다. 해당 소셜 미디어 채널들은 팬들 관련 데이터를 BTS와 공유하지 않으니까요.
물론 IP 회사들은 데이터 오너십을 갖는다는 이유로 사용자 경험을 중시해서는 안 됩니다. IP의 규모와 관계 없이 팬들에게 소셜 미디어와 같은 형태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만 하죠.
그래서 비마이프렌즈가 IP 회사들에게 데이터 오너십을 주면서 높은 수준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면 꽤 많은 클라이언트들이 본인의 공간을 갖고 사업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Q. 그러면 비마이프렌즈의 클라이언트들은 어떤 데이터를 확인하고 있나요?
비마이프렌즈는 클라이언트들에게 매출 통계 등 필수 지표 뿐만 아니라 팬들이 어떤 콘텐츠를 좋아하는지, 사용자가 언제 가장 몰리는지, 체류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어떤 상품 페이지를 가장 많이 봤는지 등의 데이터를, 한눈에 보기 쉽게 대시보드 형태로 보여드립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비마이프렌즈의 클라이언트인 IP 회사들은 자체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CRM, 마케팅 캠페인 데이터를 확보하고자 하시는 것인데요. 이를 더 수월하게 만들어 드리고자 캠페인 페이지와 연동해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타깃을 그룹핑하고, 그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이메일을 전송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Q. IP 회사들에게 관건은 결국,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을 어떻게 운영할지에 관한 고민일텐데요. 관련해서는 어떤 서비스를 구상하고 계시나요?
내년 상반기에 AI 에이전트를 적용한 서비스가 나올 예정이에요. 아티스트나 매니저가 에이전트에게 “이제 우리가 어떤 (마케팅) 활동을 하면 좋을까”라고 물으면, AI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할만한 캠페인을 추천해주기도 하고, 아니면 어떤 콘텐츠나 뮤직비디오가 인기가 많았다는 사실을 알려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팬덤 비즈니스 리더가 AI를 사업에 적용하는 법
Q. AI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만큼 IP 업계, 팬덤 비즈니스에서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합니다. 업계 리더인 비마이프렌즈는 사업 전반에 AI를 어떻게 적용할 계획인지 알려주세요.
저희는 클라이언트들의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다음처럼 투트랙으로 AI를 적용하려고 합니다.
- 앞서 언급했듯이, 데이터를 활용한 AI 에이전트 모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 클라이언트들이 프롬프트를 활용해 플랫폼을 더 쉽고, 수월하게 관리할 수 있게 AI 기술을 적용할 예정입니다.
AI 에이전트의 경우 내부에서는 이미 데이터를 분석하듯이 챗봇처럼 사용하고 있어요. 추후 이를 상용화해서 클라이언트들에게 배포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해당 서비스가 나오면, 클라이언트들이 플랫폼에서 팬들의 참여도를 어떻게 높일지를 많이 물어보고 가이드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AI 에이전트가 클라이언트들에게 인기 있는 콘텐츠나 상품을 추천해줄 수도 있을 것이고요.
플랫폼 관리 측면에서는 ‘팬덤 플랫폼 맞춤형 AI’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에요. 팬덤 플랫폼 맞춤형 AI는 클라이언트들이 비스테이지에서 플랫폼을 만들고 운영할 때 외부 서비스를 이용해 페이지를 구성하거나 디자인을 설정할 필요 없이, 플랫폼 내부에서 프롬프트를 활용해 자동으로 생성되는 결과물들을 즉각 활용할 수 있게 AI를 적용하는 서비스입니다.
Q. 이를 통해 클라이언트들은 팬들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까요?
팬들에게 개인화된 경험을 선사할 수 있게 되리라고 기대합니다. 현재 비스테이지는 대부분 아티스트와 나만 연결되는 방식인데요. 사실 팬 활동은 다른 팬들과 함께 하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팬덤에서 이슈가 되는 주제들이나, 시청해야할 필수 콘텐츠를 개인 팬에게 자동으로 추천해주는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Q. 팬덤 비즈니스에 AI 기술을 적용할 때 유의해야할 점은 무엇일까요?
첫째, 클라이언트와 팬이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뛰어난 기술을 적용해서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한다는 아이디어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기본적으로 사업 전반에 AI를 이용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입장인데요. 전략적으로 니즈가 없는 상황에서 AI를 적용하겠다고 밀어붙이지는 않고 있습니다.
둘째, AI를 적용했을 때 팬들에게 유쾌한 즐거움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업계에서 기대하는 것이 ‘재미있는 소비’인만큼 클라이언트와 팬덤이 콘텐츠를 재미있게 소비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술을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생각이 바탕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저희는 분석을 엄청 잘해 드립니다”, “저희가 만든 AI 기술은 퀄리티가 뛰어납니다”라는 메시지를 아무리 내도 설득적이지 않을 거예요.
Q. 팬덤 플랫폼에 AI를 적용한다고 하면, 기존 IP를 AI로 구현할 것이라는 오해나 상상을 많이들 합니다. 그래서 팬덤에서는 거부감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대표님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팬덤 플랫폼은 AI를 활용해서 팬과 셀럽 사이, 팬과 팬 사이의 소통을 더 뜻깊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미 존재하는 IP를 AI로 복제하는 서비스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복제된 IP는 오리지널 IP가 아니니까요. 비마이프렌즈도 그 시장을 먼저 공략하고 검증할 생각이 없고요.
또한 기존의 IP를 학습시켜 AI가 생성하는 콘텐츠는 리스크가 너무 큽니다. 사용자가 처음에는 AI라고 인지하겠지만, 대화를 나눌 수록 실제 사람이라고 오인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커요. 그때부터 만들어지는 콘텐츠가 미칠 파급력은 어마어마한 리스크를 내재하고 있습니다.
Q. 그럼 앞으로 팬덤 플랫폼에는 AI를 어떤 방향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아예 처음부터 사용자가 AI와 소통해서 IP를 만드는 비즈니스는 고려해볼만 하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사용자가 퍼소나와 상황을 설정해서 실제 있던 사람이 아니라 캐릭터를 빌드하는 IP 서비스입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는 이 서비스를 사용해서 서울 출신의 20대 남성이라는 AI 캐릭터를 만들고 구체적인 맥락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대상과 대화를 하면서 IP를 직접 만들 수 있어요.
비마이프렌즈도 여기 비즈니스 기회가 있다고 봅니다. 왜냐면 기존 IP를 AI로 구현하는 것보다 리스크가 적고, 기본적으로 사용자가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사용자는 애초에 없는 대상이라는 사실을 알면서 AI 캐릭터를 만듭니다. 그리고 이 캐릭터와 대화를 나누며 사용자가 스스로 콘텐츠를 생성해요. 가령, 남들은 이 캐릭터의 이야기를 납득하지는 못해도 사용자는 이해하고 즐길 수 있어요. 자신이 맥락 속에서 빌드한 콘텐츠니까요.
이미 해당 비즈니스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사업자가 많아요. 비스테이지는 IP 콘텐츠의 소비자가 누군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등을 잘 알고 있고 그들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노하우가 많고요. 그렇다 보니 저희가 이 분야를 제대로 공략하면, 다른 회사들보다 IP를 잘 빌드업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동료 창업자를 만난다는 공감의 마음으로”
Q. 지금까지 대표님이 팬덤 비즈니스에 AI를 적용하는 것에 관해 깊은 인사이트를 나누어 주셨는데요. 그런만큼 이번에 글로벌 AI 해커톤 ‘hackseoul’에 심사위원으로 참가하시는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hackseoul에 어떻게 참가하게 되셨나요?
AI를 테마로 한 해커톤이라서 기대가 되었습니다. 저도 관심이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요.
다만 제가 심사위원으로서 해커톤에 참가한 분들을 평가한다기보다는, 동료 창업자라고 생각하고 그 분들의 이야기를 최대한 많이 들어보고 공감하려고 해요. 왜냐면 창업을 한 사람들끼리 서로 존중하고 동질감을 느끼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요. 그리고 이를 통해 저도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더불어 실질적으로는 완벽한 결과물이란 없을 테니, 보완할 점을 집중해서 보고 최대한 도움을 드리는 방향으로 말씀을 드릴 것 같고요. 또 참가자 분들이 지향하는 방향성에 최대한 가까이 갈 수 있도록, 목표에 근접하게 구체적인 결과물을 낼 수 있게 같이 고민하려고 합니다.
Q. 마지막으로 hackseoul에 참가하는 분들, 아직 참가를 망설이는 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대단한 심사위원 분들, 훌륭한 연사 분들이 hackseoul에 많이 참가하실 것입니다. 따라서 같이 배우고 성장하겠다는 마음가짐을 지니고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더 많은, 좋은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봅니다. 저 역시도 그런 마음으로 참여하기로 결정했고 크게 기대하고 있어요. hackseoul에서 만납시다!
*hackseoul 참여 정보
- 참가자 대상: AI 서비스 빌딩에 관심있는 누구나
- 행사 일시: 2025년 11월 8일-9일
- 행사 장소: 행사 등록시 세부 주소 안내
- 행사 참가비: 10,000원
- 상금: 총 10,000,000원(수상 팀 3팀에 분할 지급)
- 행사 등록 링크: https://luma.com/hackseoul25
| 글·편집 : 장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