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퍼블릭 오픈한 글쓰기 데이팅앱, write이 11월 18일을 끝으로 서비스를 종료하게 되었습니다. 서비스를 살려 보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분투했지만 결국 1년 넘게 공들여 만든 서비스를 이렇게 빨리 종료하게 된 이유를 정리해 봤습니다.
1. 수정이 어려운 서비스 구조
100% 네이티브 앱인 write은 텍스트 수정 하나만으로도 개발자의 작업이 필요했고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의 승인을 받아야 했습니다. 빠르고 지속적으로 가설을 검증하고 서비스를 개선할 필요가 있었지만 서비스의 구조 자체가 그러기에 쉽지 않았어요. 더불어 업데이트가 늘어날수록 호환시키고 관리해야 할 앱 버전이 양대마켓에서 반복적으로 늘어난다는 점도 치명적인 어려움이었습니다. 중요한 가설 검증을 위해 기능을 대폭 수정했던 1.1 업데이트 당시 여전히 1.0 버전을 쓰고 있는 분들에게 1.1 업데이트를 강제할 수 없었고,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면 가설검증 자체가 어렵겠다는 판단이 있었습니다.
2. 지속적으로 필요한 마케팅비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을 때 서비스를 완전히 종료하는 것보다는 살려라도 두면 언젠가 터지거나 소액이라도 매출이 나오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사용자와 앱이 일방향으로 소통하는 서비스라면 그 의견은 매우 합당합니다. 이미 서비스 제작에 들어간 비용이 있기에 서버 비용만 감당하면서 서비스를 살려두는 게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어요. 다만 데이팅앱은 사용자 간에 상호작용이 매일, 활발하게 일어나야 고객들이 서비스의 효용감을 느낄 수 있기에 끊임없이 신규 고객을 유입시켜야 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마케팅이 집행되어야 하고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돈과 시간이 투자되어야 했습니다.
3.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한 매출
사실 1번과 2번은 3번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해결하면 그만인 문제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서비스가 그렇겠지만 결론적으로 write을 종료하게 된 이유는 나머지 문제해결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매출’이었습니다. write은 1,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다운로드했고 그중 85%에 이르는 사람들이 회원가입까지 완료한 서비스입니다. 하지만 서비스를 오픈한 6월부터 종료를 결정한 10월까지 매월 발생한 매출은 사진 한 장 없는 서비스의 서버비를 낼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가입자가 없는 것도 아니었고 고객들이 쓴 글이 1,700개에 육박했지만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것이죠. 이 상태에서 1만 다운로드, 10만 다운로드를 만든다고 해서 매출이 드라마틱하게 성장할 것 같진 않았습니다. 결국 write이 가지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워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 서비스 종료의 결정적인 이유였습니다.
자식의 숨통을 끊는 부모의 마음으로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들어간 금액은 차치하더라도 1년 넘게 만든 자식 같은 서비스를 종료시키는 운영자의 마음이 아무렇지 않을 순 없겠죠. 다만 저는 기획을 시작하는 단계부터 어떤 순간에 서비스를 종료시킬지 정해두었고, 지금 받아든 지표가 가리키는 방향은 명확하기에 서비스 종료를 결정하는 것이 어렵진 않았습니다. 아쉽게도 write의 도전은 여기까지지만 write을 통해 배운 것들은 값비싼 거름이 되어 다음 제품에 잘 녹아들 겁니다.
- 제 경험에 대해서 궁금하신 점은 댓글로 남겨 주시면 최대한 답변해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