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셋 #기타
월급쟁이는 죽었다 깨어나도 모르는 실무자의 패러독스

기업은 형태가 없다.

경제학에서 경제주체는 총 3가지 요소로 정의된다. 가계, 정부, 기업이다. 우선 가계는 가계의 구성원이 돈을 벌어 지출을 일으킨다. 정부는 국민이 내는 세금을 징수하는 주체이다. 그리고 그 담보로 가계와 기업이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터전을 가꾸는 역할을 한다. 

그러면 기업의 역할은 무엇일까? 바로 이윤추구를 위하여 세워진 일시적인(Temporary) 단체이다. 이 단체는 언제든 모일 수 있고 사라질 수 있는 매우 자유로운 형태를 본래 띠게 되어 있다. 가장유기적인 형태의 예시는 주식시장이다. 주식시장에서는 매일 1분 1초를 따져가며 이윤추구를 위해 주식을 사고파는 행위를 한다. 기관이 살 때는 말할 것도없고 개인이 주식을 매매하더라도 수많은 개개인이 같은 주식에 비슷한 포지션(롱, 숏)을 취하면 이 또한 일시적으로 생긴 기업이라 볼 수 있다. 어찌 되었든기업은 어디까지나 형체를 띌 수 없고 오로지 같은 이윤을 추구하는 사람들 간의 계약을 맺은 일시적인 단체라 보는 것이 가장 본질에 가까운 정의일 것이다. 

물론 미국, 일본 등의 국가에서 수십 년 동안 생존해 온 몇몇 기업들은 해당 단체가 생각하는 이윤추구의 방식이 오랫동안 시장에서 Working 해 온 걸 증명해왔기 때문에 유지되고 있다.

 

기업가 혹은 창업가들은 오로지 2가지 생각만 한다.

기업가와 창업가를 구분 짓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생각이다. 그들은 본인이 세운 가설 내지 (물려받았던 만들었던) 사업을 시장에서 증명하는 것이 그들의 주업무이다. 그리고 증명이 옳다고 한 그에 대한 보상이 생존에 유리하고 더 큰 기업을 만드는 데 일조한다. 심지어 그들이 직접 경영을 한다고 하면 오로지 관심두는 것은 새로운 시장진출+원가절감 이 2가지가 전부이다.

시장진출은 기업가에게 또 다른 가설을 증명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 그리고 그들만의 성공 방정식은 더 크고 유명해지는 기업이 되는 것(혹은 매출이 늘어나는 것)이 어찌 보면 그들에게는 시장에서 증명받는 유일한 길목이다. 따라서 기업이 투자한다는 행위는 곧 시장진출 내지 시장에서 벌어들일 기대 이윤이훨씬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원가절감은 시장진출과는 다르게 기업이 벌어지는 매출 대비 지출을 최소화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다르게 말하면 지출은 그대로 유지하되 매출을 늘리고하자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무수한 경제학, 경영학 서재들은 이에 대한 각종 테크니션 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일 뿐 원가절감이라는 가장 큰 목표 아래 모든것들은 수단이 된다. 기업가나 창업가는 이 둘 중에 외에는 전혀 관심이 있을 수도 있지도 않다. 냉정한 시선이라고 볼 수 있지만 거꾸로 우리가 어떤 기업의주주가 되어 회사가 시장진출도 안 하고 원가절감도 안 하고 있으면 과연 기분이 좋을지 의문이다.

 

월급쟁이와 기업가

여기에서 실무자는 다르게 이야기하면 기업의 직원, 좀 더 구수한 표현으로는 월급쟁이이다. 실무자는 본인의 테크니션에 따라 포지션을 입사함과 동시에 부여받게 된다. 그리고 매달 계약된 금액에 따라 생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믿음에 본인들의 근로 서비스를 기업가에게 제공한다. 기업가는 이러한서비스를 받음으로써 본인이 증명하고 하는 가설 혹은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실험한다. 실험이 성공하면 기업은 (일시적으로) 커지고 실패하면 기업은 (일시적으로) 작아진다. 

바뀌지 않는 것은 오로지 이윤을 창출할 길드의 존재 여부이다. 기업가가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서야 전 직원들과의 계약을 종료하더라도기업은 존재한다. 따라서 위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기업은 형태가 존재하지 않는다.

 

실무자의 패러독스

기업가는 실무자 개개인의 성장에 전혀 관심이 있지 않다. 보통 우리 같은 월급쟁이들은 내가 일을 더 많이 해서 혹은 성장을 해서 생산성이 커지면 미래에 더큰 가치를 받을 것이라고 믿고 살아간다. 하지만 기업가는 그런 것에 관심이 없다. 설령 관심이 있더라도 그 또한 원가절감을 위한 페르소나 내지 수단으로 보는 것이 그들의 주된 본능이다. 실무자들은 일을 더 잘 해내야 한다는 것은 본인이 현재 할 수 있는 수준에서의 만족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어디에서 동기부여를 받아 열심히 일을 해야 하는가? 오로지 신뢰 말고는 답이 없다. 기업의 이윤추구 행위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생산성이 오르도록 시스템화되어있고 자연스레 영업이익률이 높아지게 되어있다. 그렇다면 시스템에 숙련된 직원을 오래 써서 교체 비용을 줄이고 꾸준히 이윤을 창출할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가장 가성비 있는 의사결정이다. 따라서 기업에는 직원 연차에 따른 연봉이 다르게 책정된다는 것은 교체 비용의최소화 그리고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큰 추가 비용 없이 캐시카우가 되어 주길 바라는 것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그 어떤 기업가도 직원의 성장에 전혀 관심이없다. 그렇다고 일을 잘하는지도 관심이 없다. 

좀 더 냉정하게 말하자면 기업가는 그 직원과 관련된 사업이 시장에서 지속해 좋은 반응을 얻길 바라는 것뿐이다. 직원이 일을 못하더라도 돈이 벌리고 법적, 윤리적으로 문제가 안 된다면 그 사업의 매출이 많이 늘어났다면 그 직원에게 기꺼이 연봉을 올려주는 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연봉 2배 올렸다고 해서 자랑하지 말라

작년만 해도 개발자 초봉 연봉 6000 이상 혹은 경력자에게는 이직 시 연봉 1.5배 라는 채용공고가 많았었다. 물론 나름 저금리에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DT(Digital Transformation) 거품이었다는 건 지금 상황에서는 일단락되었다. 

가장 이직이 활발한 나이대이다 보니 주변에도 연봉을 많이 올려서 간 사례들이 많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보면 내 연봉 4000에서 8000으로 올렸다고 하면 기업가에게는 연봉 1.6억을 주던 직원과 매출 5억을 달성하던 프로젝트를 1.6억 안 주고 8000으로 싸게 뽑아서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는 용기와 안목 그리고 실력이 있다는 방증이다. 결코 내 연봉이 2배가 올랐다고 한들 그 누군가는 연봉을 주는 사람은 더 큰 성공사례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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