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제품을 기다리게 할 것인가, 지금 당장 고객의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솔직히 고백하자면, 우리 팀은 제품이 완성되지 않았을 때도, 심지어 코드가 한 줄도 없었을 때도 고객을 만나러 나갔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세일즈는 B2B 대상으로 ‘계좌 기반의 자동결제’ 기능을 판매한 것입니다.
1. 마주한 문제: 숙명 같았던 고객관리팀의 야근
제가 다룬 SaaS 제품은 ‘신용카드’ 기반의 편리한 반복 결제가 핵심이었습니다. 고객별로 다른 요금을 자동으로 계산해주는 기능과 함께요. 하지만 규모가 있는 B2B기업일수록 대금이 크다 보니, 수수료 부담으로 계좌이체 거래를 하는 곳이 많았습니다. 진짜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기업마다 계약된 단가가 달라, 담당자는 매번 수기로 인보이스를 만들어 발송하고, 입금 여부 확인해야했습니다. 고객관리팀에게 야근은 숙명과도 같았습니다.
2. 제안: 제품이 아닌 ‘미래의 경험’을 팔다.
저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고객사를 찾아갔습니다. 손에 쥔 것은 노트북과 PPT뿐이었습니다. 단순한 기능 소개가 아니라, 당장 겪고 있는 고통스러운 문제를 우리가 ‘어떻게‘ 해결해 줄 것인지에 대한 ’미래의 경험‘을 시각적으로 디자인해서 보여주었습니다.
- 고객사들의 고객은 이 화면에서 몇 번의 타이핑만으로 간편하게 자동이체를 등록하게 될 겁니다.
- 이제 고객관리팀은 더 이상 기업마다의 다른 요금제를 보며 엑셀로 인보이스를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당연히 야근도 사라지겠죠.
-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과정이 기존 재무팀과 개발팀의 프로세스를 단 하나도 방해하지 않고 연동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3. 기다림을 ‘확신’으로 바꾸다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자, 그 자리에서 고객에게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습니다. “언제 나올지 모른다”가 아니라, “1-2개월 이내에 이 기능을 가장 먼저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요. B2B 특성상, 고객사가 기대하는 로드맵에 어느 정도 따라가지 못하고 너무 벗어난다면 기회를 얻어내기 힘듭니다.
4. 진짜 승부: 보이지 않는 장벽을 넘어서
우리의 제안에 담당자는 만족했지만,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까지는 보이지 않는 장벽들이 남아있었습니다. B2B의 진짜 승부는 담당자 한 명이 아닌, 조직 전체를 설득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계약서 대신 노트북을 들고 회사 전체를 설득하는 투어에 나섰습니다. (중략)
10년차 B2B SaaS PM 으로써의 경험을 풀어나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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