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그마는 디자이너들에게 진짜 필요한 제품(Figma Design, 이하 피그마)을 제대로 만들어서 출시해, 짧은 시간에 엄청난 관심을 받았습니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새로운 챔피언이 탄생해서 시장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환호했고, 온라인 디자인 툴 시장에서는 거대 기업 어도비를 움직이는 대항마가 나타났다고 흥분했습니다.
또한 디자이너를 비롯해 프로젝트 매니저(PM), 개발자 등 피그마 서비스 사용자들은 다수가 하나의 파일로 실시간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소통할 수 있는 제품에 감탄했습니다.
한편, 피그마의 공동창업자이자 대표인 딜런 필드(Dylan Field)는 1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명문대인 브라운대학교를 중퇴한 뒤 피그마를 창업해 이 자리까지 올려놓은 인물로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는 일찍이 성공을 거두고도 열려 있는 마음으로 겸손한 자세를 유지한다고 업계에서 정평이 나 있습니다.
브랜드와 대표가 모두 이렇게 주목받은 가운데, 피그마는 사용자의 니즈를 충족하는 제품을 내놓으며 포춘(Fortune) 500대 기업의 95%가 사용하는 서비스가 됐습니다. 매출은 2024년 7억 5000만 달러(약 1조 원)였고 2025년 1분기에는 완전한 흑자 기업으로 자리를 잡았고요. 월활성사용자(MAU)는 1300만 명, 직원 수는 1700명이 됐죠.
2025년 7월 말, 피그마는 상장까지 했습니다. 상장 한 달 정도 된 지금, 초기에 비해 주가가 많이 떨어졌고 기사들을 보면 여전히 고평가 돼 있다는 인식이 있어서 시장에서의 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피그마의 상장은 클라우드 기반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가 시장 표준이 됐다는 의미고, 피그마는 AI가 적용된 제품까지 계속 선보이고 있습니다.
피그마가 상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뿐더러 누군가 걸어온 자취를 보아야 미래도 흐릿하게나마 볼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이제껏 피그마가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를 보면 이 기업의 정체를 보다 선명히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피그마가 어떻게 성장했고 딜런 필드의 리더십이 조직 운영과 문화에 어떻게 적용됐는지 살펴봤습니다.
[아티클 네비게이션]
- 피그마 대표가 상장 첫날에도 잊지 않은 일
- 빠른 출시와 반복 개선이 피그마의 생명줄
- 친절하지만 협상하기 까다로운 리더십
- “AI 시대, 디자인은 차별화 요소될 것”
피그마 대표가 상장 첫날에도 잊지 않은 일
딜런 필드 CEO는 피그마의 첫 거래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개장 벨을 울렸을 때조차도 사용자 피드백에 답을 하고 있었습니다. 상장하기 5일 전, 대화형으로 프로토타입을 제작할 수 있는 도구인 피그마 메이크(Make)를 출시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상장 당일에도 피그마가 제품 중심의 성장을 이룬 기업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는 듯이 사용자들이 피그마 메이크를 왜, 어떻게 좋아하는지, 어떤 면을 더 개선하기를 원하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그의 말마따나 그동안 피그마는 사용자들이 언급을 많이 하는 기능이나 제품을 개선하는 데 배의 노력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피드백을 듣는 일은 두렵습니다.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를 들인 제품이 나쁜 얘기만 들을까봐 걱정이 되니까요.
그러나 딜런 필드 CEO는 아역 배우 시절부터 피드백을 받는 일이 일상이 됐습니다. 그는 오디션에서 거절당하고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는 데 익숙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 경험을 피그마 운영과 제품 개발에도 적용했어요.
“사용자들이 제품에 바라는 점이나 원하는 제품이 있다고 말하면 꼭 귀담아 들으세요. 그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피드백을 주면, 우리 제품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만큼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무조건 피드백을 받고 거절을 당하고 그 내용을 데이터화하세요.”
- 딜런 필드 CEO
딜런 필드 CEO에게, 피그마에게 피드백은 이만큼 중요합니다. 그래서 전략적으로 피드백 루프를 구축하고 이를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습니다. 피그마가 피드백을 수집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사내에서 시작되는 피드백
피그마는 자사 제품으로 새로운 제품을 디자인하기로 유명합니다. UI 목업, 프로토타입, 컴포넌트 라이브러리 등을 피그마에서 만드는 것입니다. 엔지니어와 PM은 마치 외부 사용자들처럼 파일에 댓글로 피드백을 남깁니다.
가령 피그마 엔지니어들은 파일이 너무 커질 때 성능 저하가 발생한다는 것을 발견했고, 이 피드백을 바탕으로 대대적인 성능 최적화를 진행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피그마는 내부 협업에도 자사 제품을 쓰는데요. 예를 들어 팀 회의, 브레인스토밍, 회고, 심지어 온보딩에도 피그잼을 활용합니다. 다시 말해 운영, 마케팅, 영업 부서 직원들도 피그잼을 사용하기 때문에 디자이너가 아닌 직원들에게도 사용성에 대해 내부 피드백을 제공하게 되는 셈이죠.
피그마는 이렇게 자사 제품을 일상 업무에 사용하며 문제를 바로바로 파악해서 개선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또 외부 사용자들에게는 이만큼 피그마 제품을 믿고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자신감 있게 보여줍니다.
- 제품 내 피드백 루틴
피그마의 댓글 및 협업 기능은 디자이너가 파일을 평가하는 데 사용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용자 제품 피드백 채널로도 사용됩니다.
또한 새로운 기능은 앱 내에서 베타 그룹에 직접 배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피드백 보내기’ 버튼이 내장돼 있어서 베타 사용자들이 실시간으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피드백 팀은 빠르게 제품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물론 피그마는 사용자들이 기능을 실제로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추적해서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제품 콘셉트를 검증합니다. 이때 기능 사용 빈도, 제품 이탈율을 주로 파악합니다.
- 커뮤니티와 SNS 피드백
피그마의 커뮤니티는 초기부터 열성적인 사용자들이 모여 있어서 제품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온라인 플랫폼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컨퍼런스, 프로그램 등에서 플러그인, 템플릿 등을 공유하기 때문에 사용자 니즈를 파악할 수 있는 단서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피그마의 정기 컨퍼런스인 Config에서는 실시간 Q&A 세션, 워크숍으로 피드백을 수집하고요. 밋업 및 학생 프로그램에서도 풀뿌리 디자인 커뮤니티와 학교에서 피드백을 받아서, 피그마가 교육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데 사용합니다.
그리고 피그마는 SNS를 피드백 창구로서 적극 활용하기로 유명합니다. 특히 딜런 필드 CEO가 직접 트위터(X)로 사용자와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루프를 만들면서, 초기에 대표가 SNS로 고객 서비스와 마케팅을 하는 서비스로서 브랜딩을 했습니다.
그러면 딜런 필드 CEO는 왜 이렇게 피드백을 중시하는 걸까요? 그는 심지어 피그마를 검색창에 검색해 나오는 내용들을 슬랙으로 구성원들에게까지 공유한다고 합니다. 다음 그의 코멘트에서 그 답변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저는 사용자의 피드백을 단순히 듣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진심으로 사용자들을 이해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느끼는 본질적인 문제를 알고 싶어합니다. 왜냐하면 사용자들이 X를 원한다고 말해도 실제로는 Y, Z를 원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므로 제품을 잘 만들려면 사용자들의 진짜 니즈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Y, Z를 찾는 데 몰입하고 직원들에게도 그렇게 하도록 독려합니다. 그랬을 때 좋은 제품이 나오니까요.”
빠른 출시와 반복 개선이 피그마의 생명줄
제품 전략과 커뮤니티 육성은 피그마 성장의 핵심입니다. 딜런 필드 CEO는 2012년, 공동 창업자인 에반 월러스(Evan Wallace)와 함께 누구나 쉽게 디자인할 수 있는 툴을 빌드하겠다는 목적으로 피그마를 열었거든요. 그래서인지 피그마 제품은 크게 세 가지 특징을 갖고 있어요.
- (주요 사용자인) 디자이너들이 버전, 형식, 업데이트를 신경 쓸 필요 없이 URL을 복사, 붙여넣기만 하면 서로 모든 상황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 또한 클라우드 서비스여서 강력한 그래픽 카드 없이도 웹에서 파워풀한 기능들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다수의 사용자가 한 페이지에서 하나의 파일을 동시에 수정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들은 여기 크게 열광했어요.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0년차 프로덕트 디자이너인 전수정 씨는 역대 웹 UX, UI 분야에서 온라인 툴 변화를 실질적으로 체감하고 있다며, 포토샵에서 스케치, 이후 스케치와 어도비XD를 함께 썼는데 이제는 피그마만 쓴다고 언급했어요.
그는 “(피그마는) 디자이너와 개발자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만들어준다는 점이 가장 탁월합니다. 디자이너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기능도 자주 업데이트 하고요. 다른 툴들과 비교해서도 피그마는 운영체제 접근성, 협업의 용이성, 기능의 다양성 측면에서 더 뛰어납니다”라며 실무 현장에서 피그마 제품이 왜 이렇게 각광을 받는지 설명했어요.
그런데 피그마의 시작은 의외로 오래 걸렸어요. 당시에 성공했던 다른 스타트업들은 시드 투자를 받은 뒤 채용으로 규모를 키우고 제품을 빠르게 내놓아서 하키스틱형(J커브) 성장을 이뤘는데요. 이에 반해 피그마는 회사 설립부터 제품을 론칭하는 데 3년 반, 첫 번째 유료 고객을 확보하는 데는 5년이 걸렸습니다.
딜런 필드 CEO는 그 시간이 패착이었다며, 다른 스타트업들에게는 빠르게 출시하고 반복 개선(iteration, 이터레이션)을 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아이디어를 테스트하는 단계부터 시작해 프로토타입을 빠르게 만들고 무엇이 될지 안 될지 확인한 뒤 더 합리적이고 저렴한지 확인하는 프로세스를, 로드맵에 따라 신속하게 진행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딜런 필드 CEO에 따르면 현재 전체 프로세스가 약 2~3개월 걸린다고 하네요.
그리고 피그마는 기존 제품들에서 보이는 사용자 행동 패턴과 고객 기업들의 워크플로우를 분석해서, 그중에서 필요한 제품이나 기능을 파악해 작게 만들어 빠르게 내놓는 것을 무엇보다 중시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초기 제품인 피그잼(FigJam)도 팬데믹 시기 사용자들이 협업할 때 어떤 행동을 하는지 유심히 살펴보고 화이트보드가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내놓은 것이고요. 버즈(Buzz)의 경우 고객 기업의 브랜드 팀이 템플릿을 기반으로 마케팅 팀과 협업해 대규모 디자인 자산을 만들 때 툴을 필요로 해서 출시한 것입니다.
딜런 필드 CEO는 새로운 제품을 론칭할 때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 제품의 품질, 기능, 데드라인 중 2가지를 선택해서 기준을 정하고, 그를 만족하면 바로 내놓는다고 해요.
가령 품질은 최소한의 기준을 충족하면 된다거나 기능은 개수를 줄이는 식으로 출시하는 거죠. 그리고 이터레이션을 하는데요. 이때는 기능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완벽한 제품을 완성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피그마가 이터레이션을 할 때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이 커뮤니티의 힘입니다. 피그마는 디자이너와 개발자로 구성된 활발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여기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서,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얻고 사용자의 행동에서 배우고 있습니다. 커뮤니티 플랫폼에서 공유되는 디자인 파일, 플러그인, 위젯이 있고, 열성 사용자들이 블로그 게시물, SNS 등으로 만드는 템플릿, 콘텐츠 등을 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
딜런 필드 CEO는 피그마의 빠른 출시와 반복 개선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어요.
“우주의 이치를 통달한 게 아니라면 우리는 제품이 잘 될지, 안 될지 절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빠르게 론칭하고 피드백을 받아서 제품을 개선해야 해요. 소프트웨어 개발의 매력이 바로 이렇게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고 발전할 수 있다는 점 아닐까요?”
친절하지만 협상하기 까다로운 리더십
빠르게 성장해온 피그마가 상장을 하며 딜런 필드 CEO는 억만장자가 됐습니다. 보통 억만장자 하면 안하무인인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는데요. IT 업계에서 딜런 필드 CEO는 호기심이 많고 오픈마인드이며 “유연하고 친절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CEO의 성향이 영향을 미친 것인지, 피그마의 조직문화에서도 경계 없는 협업과 업무를 강조합니다. 물론 유용한 AI 도구들의 등장으로 코딩과 이미지 생성 등이 한결 쉬워졌기 때문에 트렌드 자체가 그렇기도 한데요.
그 전부터도 딜런 필드 CEO는 어디에서든 기회가 되면 PM, 디자이너, 개발자, 연구원 사이에 명확한 선을 긋기가 어렵다며, 그래서 서로 긴밀하게 협업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그는 PM과 디자이너는 IT 기술에 관한 지식이 있어야 하고 적어도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한다고 해요. 또 디자이너와 개발자는 비즈니스 목표, 소비자 니즈에 관해 조금은 알아야 한다고 언급하고요. 엔지니어와 PM은 디자인에 관한 취향이 있어야 하고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는 데 시각적인 측면에서 어떤 것이 중요한지 관심이라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그리고 필드는 무엇보다 다들 경계 없이, 겸손하게 사용자와 대화할 줄 알아야 하며 사용자들에게 어떻게든 가까이 다가가서 그들이 겪는 문제가 무엇인지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고 입이 닳도록 말합니다.
딜런 필드 CEO는 그래서 자신의 의사결정에 반대되는 의견을 지닌 구성원에게도 열려 있습니다. 그는 피그마에서는 일이 완전히 잘못되지 않을 것 같다면, 웬만하면 일을 진행해 본다고 해요. 당연히 수정할 점에 관해 피드백을 주기는 하지만 일단 해본다는 것이죠. 그는 이것이 구성원들과 깊은 차원에서 신뢰를 쌓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당연히도 그가 마냥 친절한 것은 아닙니다. 피그마의 투자자 중 한 명이 “그는 굉장히 나이스하지만 협상을 할 때는 괴로울 정도로 까다로워요. 그는 세세한 부분 하나하나까지 다 알아야 하며, 적정한 가치와 비용이 얼마인지, 왜 그렇게 책정되는지 충분히 납득을 해야 넘어갑니다”라고 할 만큼 꼼꼼하고 정확한 스타일이죠.
그래서 그는 직원들에게도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이고 직원들과 토론도 즐겨 합니다. 그는 특히 제품 아이디어에 대해 적용 사례 등 후속 질문을 많이 하는데요. 직원이 질문에 대답을 잘 못할 경우 그는 그 답을 찾고 나서 이야기를 더 해보자고 소통합니다. 그러면 대부분의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데이터로 그를 이해시키고 의사결정을 하도록 유도한다고 하네요.
딜런 필드 CEO는 자신이 근본적인 문제를 찾을 때까지 질문과 답변을 이어가는 완벽주의자이지만, 조직에서 병목현상의 원인이 되지 않으려 노력하며 균형을 찾는다고 해요.
“AI 시대, 디자인은 차별화 요소될 것”
이제 피그마는 디자인 툴 시장의 명실상부 리더로서 AI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이를 활용한 새로운 제품인 피그마 메이크(Make)를 출시했습니다. 메이크는 프롬프트로 새로운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거나 피그마로 디자인한 프로토타입을 수정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메이크로 만든 프로토타입에도 기존 피그마의 라이브러리에 있는 요소들을 사용할 수 있고 다른 피그마 제품들을 연동해서 쓸 수 있습니다. 또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바로 출시 가능한 웹 앱을 구축할 수도 있습니다.
피그마는 앞으로도 AI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디자이너와 연구원들을 같은 팀에 배치하고 있습니다. 피그마의 연구원들은 디자이너를 위한 AI 임베딩 툴을 빌드하기 위해, 모델과 리서치 아이디어를 개발하는데요.
보통 연구원들이 일반적인 문제로 접근하는 데 반해, 피그마에서는 실사용자인 디자이너와 같은 팀에서 협업하므로, 디자이너들이 실제로 쓰는 도구와 방법론을 가까이서 보고 구체적인 문제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한편 디자이너들은 연구원들이 개발한 모델과 리서치 아이디어를 평가하는 역할을 합니다.
딜런 필드 CEO는 큰 그림에서 우리는 아직 AI 시대의 MS DOS 시절을 살고 있다며, 지금의 AI를 툴의 영역으로 보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 같다고 말합니다. 그는 이어 현재 AI는 더 많은 사람들이 디자인 프로세스에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고 디자인 측면에서 더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툴이라고 설명했어요.
다시 말해, AI 시대에도 사용자의 맥락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AI로 사용자에게 제대로 소구할만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만들 수 있을지, 그런 사용 사례가 어떻게 만들어질지 가능성을 기민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피그마는 특히 사용자 경험과 디스플레이의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고 해요.
“단순히 AI를 구현할 수 있느냐, 아니냐가 문제가 아닙니다. (디자인 프로세스 측면에서) AI를 (사용자에게) 어떻게 설득력 있게 적용할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딜런 필드 CEO는 AI 시대에, 앞으로 소프트웨어 제품을 돋보이게 하는 차별화 전략으로서 디자인이 훨씬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 봤습니다. AI를 활용해 개발이 더 쉽고 빨라지게 되면 결국 중요한 것은 디자인의 영역에 있는 디테일과 장인정신이 아니겠냐는 이야기입니다.
그는 이렇게 사용자로서의 디자이너와 디자인에 몰입했습니다. CEO의 이러한 방향성에 따라 피그마는 제품을 빠르게 출시하고, 커뮤니티와 사용자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반복 개선해 나가며 성장했고요. 여기 비추어 봤을 때 피그마는 앞으로도 빠른 변화 속에서도 디자인에 집중한 코어와 몰입도를 잃지 않고 비즈니스를 해나갈 것이라고 예상해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 여러분의 코어는 무엇인가요? 여러분이 집중하는 한 가지 주제는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보실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 편집: 김지윤
- 글 : 장혜림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