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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AI는 한국이” 소버린 AI가 스타트업에 미치는 영향

 

(출처: CNBC

 

AI 기술이 국방, 금융, 에너지 등 국가 핵심 인프라에도 깊숙이 관여하다 보니 각 나라가 자주적으로 이 힘을 컨트롤 하려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를 ‘소버린 AI(Sovereign AI)’라고 부르고 있어요.

소버린 AI는 국가가 AI 기술과 함께 데이터, 컴퓨팅 자원 등 관련 인프라를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통제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확보하는 전략입니다. 이를 통해 외국 기술과 인프라에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종속되지 않고, 기술적인 주권을 확보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것이 목표예요.

소버린 AI는 단순히 기술적으로 자립한다는 협의로만 정의되지 않습니다. 이 개념은 알고리듬과 그 학습에 사용되는 데이터 세트에 대한 주권, AI를 실행하는 데 필수적인 물리적 인프라의 통제권을 모두 아우르는 광의를 지니고 있어요.

한국 역시 이 거대한 담론을 구체적인 정책 목표로 만들어 가며 장기적으로는 국내 AI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스타트업들에게도 소버린 AI가 기회이자 리스크가 될 수 있는데요.

지금의 소버린 AI 관련 흐름이 국내 스타트업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리해 봤습니다. 

 


[아티클 네비게이션]

  • 소버린 AI, ‘필요성은 인정, 허점도 있어’
  • 한국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스타트업은? 
  • 소버린 AI가 스타트업들에게 기회가 될까?
  • 소버린 AI는 스타트업 발전에 실효성 있을까?

 

 

소버린 AI, ‘필요성은 인정, 허점도 있어’

 

현재 엔비디아의 젠슨 황(Jensen Huang) CEO가 소버린 AI 이니셔티브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는 “앞으로 AI는 마치 각 국의 텔레콤 회사들처럼 국가 인프라의 일부가 될 것”이라며 “AI를 ‘신비화’하지 말고 각 나라의 언어와 문화 데이터를 대규모 언어 모델(LLM)로 체계화시켜야 한다”고 언급했어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출처: a16z)

 

젠슨 황 CEO는 지난 6월 영국, 프랑스의 테크 행사에 가서 강연마다 국가 AI 인프라의 중요성에 관해 언급했고요. 엔비디아는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의 로컬 클라우드 공급업체와의 계약을 성사시켰습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스타트업 미스트랄(Mistral)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초거대 소버린 AI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기로 했고요. 그 전에는 엔비디아가 중동 지역에도 진출한다는 소식도 발표했죠.

AI 칩 제조사 엔비디아에게 소버린 AI는 수익성 높은 신규 사업의 원천이 됩니다. 이미 사우디 아라비아는 향후 5년 간 엔비디아의 최고급 프로세스를 수십만 개, 아랍 에미리트는 매년 50만 개의 프로세서를 수입할 예정입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Jefferies)는 소버린 AI 정책이 엔비디아에 약 2천억 달러(약 280조 원)의 누적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추산했어요. 

 

(출처: 엔비디아)


그래서 소버린 AI는 각 국마다 그 정의가 무엇인지부터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 물론 이 개념은 각국의 데이터를 각 나라가 주체적으로 소유하고 운영하기 때문에 국가 안보를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 심지어 일각에서는 한 국가가 AI 기술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느냐가 핵무기 보유 여부와도 비견될 정도로 중요해질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어요. 
  • 이뿐만 아니라 소버린 AI를 통해 그 나라 언어와 사회, 문화에 최적화한 AI 모델을 빌드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소버린 AI가 각국이 AI 기술에 관해 미국에 의존하는 현실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있죠. 또 어떤 종류의 AI 모델을 만들든지 돈이 되지 않거나 투자가 이어지지 않으면 자칫 막대한 예산 낭비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허점도 있습니다.

이렇게 소버린 AI의 필요성과 허점이 동시에 존재하는 가운데, 한국 정부도 국가 생존 문제로서 100조 원 규모의 펀딩을 조성해 소버린 AI를 확보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국가 AI 모델을 만드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딥테크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초격차 스타트업 1000+’, 국가 AI 컴퓨팅 데이터 센터 구축 및 운영 등이 여기 포함돼요. 

 

(출처: MBC)

 

이중에서도 한국의 소버린 AI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를 주력으로 하고 있죠. 해당 프로젝트는 2027년까지 한국이 글로벌 수준(최근 6개월 내 공개된 글로벌 모델의 95% 이상 성능을 보여주는) AI 모델을 2개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위해 총 5개의 정예 팀이 6개월 단위의 경쟁형 단계 평가를 통해 최종 2개 팀으로 압축되는 경쟁을 치르게 돼요. 선정된 팀들은 GPU, 데이터 등 다양한 형태로 지원을 받을 예정입니다. 현재까지 5개 정예 팀이 선정됐는데요. 이중 가장 눈에 띄는 팀은 대표적인 스타트업 ‘업스테이지(Upstage)’입니다. 

 

 

한국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스타트업은?

 

업스테이지는 독자적인 원천 기술 개발 경험이 있는 스타트업이에요. 업스테이지의 솔라 프로 2는 310억개의 매개변수만으로도 글로벌 빅테크 모델과 어깨를 견주는 벤치마크 점수를 기록해서 ‘가성비 모델’로 인정받았고요. 특히 한국어 벤치마크의 경우 오픈AI의 GPT-4o를 뛰어넘는 성능을 보였습니다.

또한 업스테이지는 엔터프라이즈 문서 AI 서비스를 제공해서 한국 보험업계 청구 문서 처리의 60% 이상을 자동화하는 등 실제 업계에서 구체적인 사업화 성과를 보유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업스테이지)

 

한국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서 업스테이지는 필요한 기술 스택을 먼저 정의한 뒤 각 분야 최고 전문성을 갖춘 스타트업들을 모아 컨소시엄을 구성했습니다.

권순일 업스테이지 부사장은 지디넷과의 인터뷰에서 “모델 개발에만 집중하는 업스테이지를 중심으로, 데이터는 플리토, 모델 최적화는 노타, 거대언어모델(LLM) 최적화는 래블업이 맡는 등 기술 스펙별로 역할을 명확히 나눴다”고 언급했어요. 이외에도 각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참여(금융결제원, 로앤컴퍼니, 뷰노, 마키나락스 등)해서, 개발될 모델의 실용성을 높이고 데이터 피드백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예정입니다.

업스테이지가 이끄는 컨소시엄은 ‘솔라 더블유비엘(Solar WBL)’이라는 이름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빌드할 계획이고요. 기존 솔라 시리즈의 성공방정식을 계승하되 범용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처음부터 새롭게 구축할 것이라고 합니다. 
 

(출처: 업스테이지)

 

업스테이지는 스타트업 위주로 컨소시엄을 결성한 이유로 ‘효율성’, ‘민첩성’, ‘실용성’을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기술력 있는 스타트업이 국내 AI 생태계도 고려하는 업스테이지가 소버린 AI를 추진하는 한국 정부의 평가 기조에 부합했다고 볼 수 있어요.

한국 정부는 민첩한 의사결정이 가능하고 현장에 솔루션을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스타트업들을 활용해 활력 있는 AI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합니다. 또 컨소시엄의 각 스타트업이 보유한 특정 산업 분야의 전문성과 데이터를 결합해 금융, 법률, 의료 등 특화 영역에 즉시 적용 가능한 버티컬 모델을 만들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이는 다른 스타트업들에게도 정부 주도 프로젝트가 회사의 기술력과 비전을 입증하고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기회의 장이라는 신호를 줄 수 있어요. 더불어 한국 AI 산업이 스타트업 연합의 수평적인 협력을 통해 새로운 혁신 모델을 탐색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스타트업 연합이 리더십을 잡은 것은 ‘산업 전체의 역량 확장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도 기대합니다. 

 

 

소버린 AI가 스타트업들에게 기회가 될까?

 

그러면 소버린 AI가 스타트업들에게 미칠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을 살펴 보겠습니다. 한국 소버린 AI는 스타트업들에게 재정 지원과 산업 협력, 글로벌 시장에서의 브랜드 제고 등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텐데요.

 

(AI 생성 이미지, ChatGPT) 

 

스타트업들에게 가장 직접적인 혜택은 대규모 재정 및 인프라 지원일 것입니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의 경우 참여 스타트업들에게 연 2천억 원 규모의 지원(GPU 포함), 약 100억 원 규모의 공통 데이터, 약 200억 원 규모의 방송 영상 데이터의 지원을 제공합니다.

또 정부는 초격차 스타트업 1000+을 통해 AI, 특히 LLM 개발을 비롯한 딥테크 분야의 혁신적인 스타트업 1000개 이상을 5년 간 집중 지원해서 유니콘 기업을 육성하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딥테크 기업에게 최대 6억 원의 사업화 자금 및 5억 원의 R&D 자금을 지원합니다.

이렇게 정부 주도로 AI 분야에 대규모 지원이 이뤄지면서, 막대한 비용 때문에 AI 모델을 개선하고 개발하기 어려웠던 스타트업들의 재정 부담을 줄여줄 수 있어요.

스타트업들은 또한 소버린 AI 관련 정책들을 기반으로 대기업과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의 컨소시엄 구조는 업스테이지 같은 스타트업이 금융결제원, 로앤컴퍼니 등 산업별 전문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비즈니스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고요. 덕분에 특정 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버티컬 AI 스타트업들과 대기업 수요처 간의 협력을 통해 시장을 창출할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타트업들이 국가 사업에 참여하면서 기술 신뢰도와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스타트업들은 궁극적으로 자금 조달 및 인재 확보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업스테이지의 경우 해외 인재들에게 참여 의사를 받았고 계약을 논의하는 중이라고 하고요. 또 정책적으로 AI 투자가 늘어나면서 상장 전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는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도 더 높은 밸류를 목표로 투자자들을 모으고 있습니다.

성공적으로 AI 관련 정책과 프로젝트들이 진행된다면 심각한 인재 유출을 겪고 있는 한국 AI 생태계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을텐데요. 사실 소버린 AI로 스타트업들도 함께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 섞인 반응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의 균형잡힌 접근이 매우 중요한 이유예요.

 

 

소버린 AI는 스타트업 발전에 실효성 있을까?

 

앞서 스타트업들이 소버린 AI로 기대할 수 있는 바를 몇 가지 이야기했는데요. 이에 반해 스타트업들은 소버린 AI에 더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구조를 마련해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 국내 대표 스타트업 협단체가 8월 25일 “산업별로 양질의 데이터를 보유하는 스타트업과 중소벤처기업이 중심이 되는 버티컬 AI 솔루션도 함께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그러면서 실질적으로 파운데이션 모델 기반 AI 버티컬 서비스 개발 지원, 초기 수요처 연계, 민간-공공 테스트베드 우선 적용, 실증 환경 제공 등 맞춤형 지원 체계를 요구했습니다.

이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AI 정책 및 프로젝트들을 향한 우려를 잘 보여주고 있는데요. 

 

(AI 생성 이미지, ChatGPT) 

 

우선 정부의 소버린 AI 정책이 시장성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걱정하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는 정부가 소버린 AI를 실행하며 스타트업과 어떻게 발맞춰 갈지 뚜렷한 전략을 내놓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서는 ‘세계에서 내로라 하는 성능 높은 모델을 만들어 보자’는 메시지밖에 보이지 않는데요.

현재 대부분의 국내 AI 스타트업들은 오픈AI나 구글의 AI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활용해 상품을 만들거나, 메타가 오픈소스로 공개한 AI를 가져다가 서비스를 개발해요. 그리고 대부분의 국내 AI 스타트업들은 주로 앱, 서비스 단에서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더불어 현실적으로 한국의 AI 산업은 글로벌 AI 강국과 비교할 때 기술, 자본, 인프라 측면에서 구조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미국이나 중국처럼 자본과 인프라의 규모의 경제를 통해 완전한 자립을 이루기는 극도로 어려울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소버린 AI를 추진하면서 범용 모델을 만드는 방향보다 국가 보안 등 필수 영역과 한국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가진 분야에 특화된 버티컬 AI를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편이 실정에 더 맞다고 합니다. 또 전략적으로 AI 응용 서비스를 만드는 스타트업들에게 투자와 지원을 해주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어요.

비슷한 관점에서 글로벌 기술 스택과의 괴리가 생기지 않도록(갈라파고스화) 주의해야 합니다.

국내 데이터와 규제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춰서 모델을 개발하면 해외의 새로운 기술 발전이나 데이터를 학습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세계 시장의 기술, 생태계와의 연계가 줄어드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장기적으로 한국 AI 기술의 고립을 초래하고 글로벌 표전, 트렌드 및 기술 스택과 괴리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정부 과제로서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우선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는 6개월 단위로 ‘서바이벌 경쟁’을 통해 최종 팀을 선발하게 되는데요. 이처럼 짧은 시간에 경쟁 중심으로 소버린 AI를 진행하면 장기적인 성장과 내실 있는 혁신을 보장하기가 어렵게 됩니다.

스타트업들은 장기적으로 원천 기술을 연구하기보다 단기 지표 위주로, 정부 과제의 결과를 보여주는 방향으로 보여주기식의 성과를 내기 급급하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면 궁극적으로 기술 혁신을 저해하게 되고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정부의 의지와는 다른 결과가 나오게 될 것입니다.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 출처: 크랩)

 

한국은 ‘해야 하니까 하는’, ‘좋아 보이니 하는’ 소버린 AI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AI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집중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해야 하겠습니다. 

그러려면 스타트업의 활약이 필수적이며, 성공적인 스타트업들을 만들기 위한 충분한 투자와 지원이 있어야 합니다. 이에 대해 하정우 대통령실 AI 미래기획수석 역시 “국내 기술 기반 위에서 스타트업이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이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강조했어요.

한국이 사활을 걸고 소버린 AI를 프로젝트화, 정책화 하고 있는 만큼, 스타트업들이 창의적인 실험을 통해 독자성과 주체성을 갖춘 기술을 개발하면서도 글로벌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 편집: 김지윤
- 글 : 장혜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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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림 프리랜서 ·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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