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2개월 차, 팀원이 던진 농담 반 진담 반 한 마디입니다.
"좋은 팀을 만난건 운이 맞지 않을까?"
7개월 동안 10여 개의 프로덕트를 만들어 런칭했지만 대부분 실패했고,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Product Hunt 5위를 기록하며 하루에 500명이 가입했습니다. 50일 만에 시드투자를 받았고, 지금은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고 있어요.
정말 이승건 대표님의 말처럼 운이 문제였을까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askitmore 팀의 이민규입니다. 대학을 휴학하고 시작한 창업 여정, 그 2개월간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7개월간의 실험, 그리고 예상치 못한 전환점
저는 작년 봄학기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어요. 처음엔 지도교수님도 부모님도 가을학기에 다시 미국에 돌아가서 졸업하길 기대하셨죠.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안될 것 같다는 마음이 들어 저는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아산나눔재단 행사에서 한 대표님의 강연을 들은 후, 7월부터 "일단 뭐든 만들어서 Product Hunt에 올리자"는 결심을 했어요. 그때부터 2월까지 평균 3주에 하나씩 프로덕트를 만들었습니다. cursor나 lovable 같은 AI 코딩 도구 덕분에 속도도 많이 빨라졌고요.
클립보드의 내용을 영구히 저장하는 서비스, 웹사이트 아카이브에 게이미피케이션을 더한 도구, 포모도로를 기반으로 투두를 자동 생성하는 도구까지... 정말 재밌는 아이디어들을 많이 개발해서 시장에 냈지만, 사실 대부분 큰 성과는 없었어요.
snapdeck, 그리고 운명을 바꾼 하루
그러던 어느 날, 발표자료를 만들려고 gamma를 썼는데 기대한 성능이 나오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발표자료 제작 서비스를 만들어보자 싶어서 snapdeck을 개발했습니다. 사용자가 입력한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해서 웹 형태로 만들어주는 서비스였어요.
사실 이때까지 너무 많은 프로덕트를 만들었고 대부분 실패했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도메인도 할인 중이던 .app으로 사고, 무료 배포 사이트에 빠르게 올렸죠.
3월 4일, 프로덕트 런칭 예약을 해놓고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확인해보니 300여 개 프로덕트 중 9위에 있더라고요! 황급히 링크드인, 레딧 등에 사용법이나 예시들을 만들어 홍보했고, 결국 그날 5위로 마감했습니다. 하루 동안 500명이 넘게 가입해주셨어요.
팀의 탄생과 첫 번째 시련
갑자기 늘어난 사용자들 때문에 황급히 분석 도구들을 붙이고 버그를 고치면서, 한편으론 "이걸 진지하게 사업으로 해야 하나?" 고민하게 되었어요. 창업동아리에서 함께 밤새며 프로젝트했던 친구들에게 제안했고, 그 중 2명이 함께하기로 해줬습니다.
우리는 그날 밤을 새워 예비창업패키지에 지원했고, 2일 정도 걸려 IR덱도 만들었어요. 그런데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가장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무료 배포 사이트와 DB를 쓰고 있었는데, 주말에 제가 자는 사이 데이터베이스에 문제가 생겨서 고객 데이터가 롤백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 거예요.
결국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경험을 얻었다고 팀을 설득하며, 일시적으로 서비스를 내렸습니다.
투자 유치의 험난한 여정
새로 결성된 팀과 함께 여러 기관들을 찾아가 사업을 소개하고 투자가 왜 필요한지 설득했어요. 선망하던 여러 VC들과 만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몇몇 곳에서는 "아직 준비 안 된 대학생"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어떤 곳에서는 우리의 시도와 집념이 스타트업답다며 응원해주시기도 했어요.
이 무렵 서울시립대학교에 문을 두드렸는데, 흔쾌히 공간과 지원금을 제공해주셨어요. 비록 2평이라는 작은 공간이었지만, 소형 테이블 하나에 3명이 모여 작업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기뻤습니다.
4월 중순이 되자 몇몇 VC들로부터는 거절 통보를 받았고, IR 발표도 점점 기계적으로 하게 되었어요. 가장 어려웠던 건 우리 회사의 기업가치를 얼마로 책정할지 결정하는 일이었습니다. 몇 차례 IR을 반복하면서 제품 개선보다는 "어떻게 하면 회사 가치를 높게 말해서 투자를 받을까"에만 매몰되어 있더라고요.
전환점, 그리고 새로운 시작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우리가 이 문제를 자각했을 때 만난 곳이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였어요. 배치 프로그램의 과제를 하며 발표자료 제출 직전 날, 저는 IR 내용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사용자 관점에서 제품을 다시 바라보고 로드맵을 새로 그렸으며,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와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문제를 다시 나누어 정리했어요.
몇 가지 평가를 거친 후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로부터 투자 확답을 받을 수 있었고, 동시에 예비창업패키지도 최종 합격해서 지원금을 받게 되었습니다.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 환영회 직후, 우리는 개선된 발표자료 생성 에이전트 구조를 적용한 피그마 플러그인을 출시했어요. 처음만큼은 아니었지만 첫날 200명이 가입하고, 한 달간 1,000명 이상이 사용해주는 결과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했던 건 어떤 사용자분이 결제 의사를 표현해주셔서 그날 바로 사업자등록을 내고 실제 매출도 만들 수 있었다는 점이에요.
2개월, 그리고 앞으로의 도전
여기까지가 약 2개월간의 이야기입니다. 길게 써놓고 보니 정말 빠른 시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네요. 우리 팀은 정말 빠르게 서로의 뜻을 확인하고 팀을 만들었고, 팀 빌딩 40일 만에 정부로부터 2,000만원 지원금을, 50일 만에 기관으로부터 시드투자를 받을 수 있었어요.
많은 일들을 빠르게 해냈지만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더 많고, 어려움이 있어도 서로 잘 통해서 함께 해결해나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요. 지금까지 한 번도 싸운 적 없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엔 주먹구구식으로 하던 일들도 린스타트업 방법론을 따라가며 우리만의 방식으로 체계화해나가고 있고요.
함께할 동료를 찾습니다
좋은 팀을 만난 운, 투자사와의 만남, 그리고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조금씩 쌓인 경험들로 이제 글로벌 시장에도 도전해보려 합니다.
다만 아직 우리 팀에 한 분이 더 필요해요. 함께 성장하고, 어려움도 나누며, 글로벌 도전을 함께할 디자이너분을 찾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이 운빨이냐고요? 어느 정도는 맞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운을 함께 만들어갈 좋은 사람들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희와 함께 글로벌 도전을 하실 디자이너분! 아래 링크로 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