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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제로인사이트
위대한 창업가들은 어떻게 처음 비즈니스를 시작했을까요? 창업가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Day 0로 돌아가, “처음”에 어떤 시행착오를 거쳐 고객에게 사랑받는 제품을 만들 수 있었는지를 배웁니다.
출근길 커피를 사면서, 퇴근 후 운동을 하다가, 주말엔 캠핑장에서.
우리는 오늘 ‘무엇을 했는지’를 자연스럽게 기록하고, 공유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엄청 가까운 사이가 아니어도 나의 하루는 생각보다 쉽게 들켜버리죠. 공개된다는 건 더 많은 관심을 받을 기회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신경이 쓰이고, 기록으로 남는다는 점 때문에 대화를 꺼리는 순간도 생깁니다. 특히 사적인 이야기를 자주 주고받기 시작하는 청소년기에는 단짝과의 대화, 가벼운 감정 교류조차 ‘우리끼리’만 남기고 싶다는 욕구가 더 강해지곤 하죠.
오늘 소개할 인물, 에반 스피겔(evan spiegel)은 그 심리를 누구보다 빠르게 포착했고, '스냅챗'으로 연결해낸 사람입니다.
스냅챗은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었으며, 현재 기업가치는 약 155억 달러(한화 약 21조 5,000억 원)에 달합니다. 월간 이용자 수는 9억 명을 유지한 채 스냅챗은 이 탄탄한 기반 위에서 미래형 플랫폼을 지향하며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럼 에반 스피겔의 Day 0, 1990년대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오늘의 인사이트 요약
1. 첫 실패의 교훈 : 되도록 단순하게, 가능한 빠르게
2. 1억 2,400달러를 투자 받는데 단 1년 7개월 : 무서운 스냅챗의 성장세
3. 페이스북이 너희를 박살낼 걸?, 아니 스냅챗은 페이스북과 달라!
4. 스냅챗의 지금, 그리고 미래엔?
1.첫 실패의 교훈 : 되도록 단순하게, 가능한 빠르게
"믿을 수 없을만큼 운이 좋았다. 인생은 공평하지 않았고, 좋은 교육과 다양한 경험 그리고 든든한 안전망. 내게는 특별한 기회가 주어진 것 같다.”
에반 스피겔(evan spiegel)은 로스앤젤레스의 아름다운 해안 경관을 품은 고급 주택가에서 자라났습니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변호사 부모님 덕분에 다양한 문화를 경험했고 고급 사교클럽 회원 자격도 누릴 수 있었죠. 그는 어릴 시절부터 예술, 디자인 그리고 기술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는 직접 PC를 조립할 정도였으니까요. 이 관심은 ‘일상을 더 나아지게, 더 멋지게 바꿀 수 있을까’라는 물음으로 이어졌고, 그 가능성을 키우고 싶다는 기대를 안고 스탠퍼드 디자인 스쿨에 진학합니다.
디자인에 대한 관심은 단순한 제품 개선을 넘어, 그를 창업과 혁신의 세계로 이끌었습니다. 경영대학원에서 열린 ‘창업과 벤처캐피탈’ 강연에서 실리콘밸리 창업가들을 가까이서 만날 기회를 얻었고, 특히 인튜이트(Intuit) 창립자 스콧 쿡(Scoot Cook)의 강연은 인생을 바꿀 만큼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스콧 쿡은 에반에게 인도 시장에 출시될 신제품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에반에게 중요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소규모 팀만으로도 전 세계에 배포될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 그리고 실제로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입니다.
그는 ‘친구 몇 명만 있어도 뭔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대학 친구 바비 머피(Bobby Murphy)와 함께 첫 아이템을 구체화해 나가기 시작합니다. 이름은 퓨처 프레시맨(Future Freshmen). 고등학생들의 입시 과정을 돕기 위해 만든 입시 지원 웹사이트였습니다.
2,500달러(한화 약 347만 원)를 투자하며 18개월 동안 열정을 쏟아부었지만, 프로젝트는 오랜 기간 ‘공사 중’ 상태에 머물렀습니다. 심지어 형제조차 “이건 쓰고 싶지 않다”고 말할 만큼 반응은 냉담했죠.
돌이켜보면 해당 시장엔 이미 배포 수단까지 갖춘 경쟁사가 있었고, 비즈니스 모델도 매년 처음부터 고객을 다시 유치해야 하는 반복 소모형 구조였습니다.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 자체에만 몰두했던 에반은, 이 실패를 통해 깨달았습니다. 복잡하고 거창한 것을 오래 만들기보다, 단순한 형태로 먼저 시장에 내놓고 가능한 한 빠르게 피드백을 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요.
“사라지는 사진을 보낼 수 있다면 진짜 멋지지 않을까?” 첫 번째 실패를 겪은 에반의 귀에, 룸메이트인 레지 브라운(Reggie Brown)의 말이 꽤 흥미롭게 들렸습니다. 에반, 바비, 레지—세 사람은 이 아이디어를
직접 구현해보기로 했고, 프로토타입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피카부(Peekaboo)’로 지었습니다. *출시 두 달만에 저작권 문제로 인해 피카부는 ‘스냅챗(Snapchat)’으로 이름을 바꾸게 됩니다.
자금 하나 없이 4~5개월 만에 만든 스냅챗에는 앞선 실패에서 얻은 배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핵심은 단 하나 “친한 친구들끼리, 사라지는 사진을 빠르게 주고받게 하자.” 이를 구현하기 위해 ‘사용자 이름으로 친구 추가하기’, ‘사진 보내기’ 등딱 필요한 기능만 넣은 몇 가지 화면만 빠르게 개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도 반드시 지킨 원칙이 있었습니다. ‘앱을 열자마자 바로 카메라 화면이 뜨게 만들자’ 어떤 순간도 놓치지 않고 바로 친구에게 스냅을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스냅챗의 초기 접근법은 스타트업 생태계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 MVP(Minimum Viable Product)*가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처럼 느껴집니다.
*MVP : 최소한의 기능만으로 제품을 빠르게 시장에 내놓고, 고객 피드백을 받아 반복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실용적인 접근 방식입니다.
📒Editor’s Note: 스냅챗의 아이디어 제공자였던 리지, 서비스 초반부터 내부 갈등으로 인해 팀에서 제외 되었다. 추후 긴 법적 분쟁 끝에 아이디어와 기여를 공식적으로 인정받고 큰 합의금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2. 1억 2,400달러를 투자 받는데 단 1년 7개월 : 무서운 스냅챗의 성장세
스냅챗이 등장할 무렵, 소셜미디어는 이미 대중의 일상이었습니다. 미국 인구의 40% 이상이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있었으니까요.
“소셜미디어는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너무 진지하게 여기게 만든다고 느꼈어요. 그때 페이스북은 온통 '예쁜 사진 올리기', '좋아요' 그리고 '댓글 수'에 집중돼 있었죠. 인기를 보여주는 게 전부였고, 동시에 모든 게 영구적으로 남는다는 부담도 컸고요"
에반은 소셜미디어가 만들어낸 풍경, 그 보여주기식 문화의 이면을 보았습니다. 모두에게 보이는 완벽한 모습이 아니라, 덜 꾸며도 되고 가볍게 웃고 지나갈 수 있는, ‘보여주기’보다 ‘주고받는 순간’에 집중하는 방식은 어떨까?
“이거 재밌는데?”
스냅챗을 처음 본 친구들의 반응은 가볍고, 동시에 명확했습니다. 곧이어 “자막도 넣을 수 있어?”, “그림도 그릴 수 있으면 좋겠어” 같은 말들이 오갔고, 이 순간을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기 시작했습니다. 스냅챗은 입소문을 통해 자연스럽게 퍼져 나갔습니다. 혼자서는 의미가 없고, 친구와 함께 써야 진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서비스. 이 앱의 구조 자체가 입소문을 불러 일으킨 셈이었습니다.
사용자 수가 점차 늘어나면서, 서버 비용만 한 달에 1만 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스냅챗을 더 키우기 위해서 빠른 투자 유치가 필요한 시점이었죠.
첫 번째 투자 기회 또한 입소문을 타고 찾아왔습니다. 2012년,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Lightspeed Venture Partners)의 파트너 제레미 리우(Jeremy Liew)는 한 동료로부터 고등학생들이 꼭 쓰는 세 가지 앱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인스타그램, 앵그리버드, 그리고 스냅챗. "스냅챗? 처음 듣는데 뭐지? 이 친구들 좀 찾아보자."
호기심이 생긴 제레미는 구글과 링크드인을 뒤지고, 결국 페이스북을 통해 에반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 미팅을 제안합니다. 젊은 창업팀, 빠른 성장세, 높은 사용자 유지율. 제레미는 이 팀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고, 시드 투자로 48만 5천 달러(한화 약 6억 7,320만 원)를 단독 집행합니다.
📒Editor’s Note: 이 시드 라운드에 약 1만 5천 달러(한화 약 2,000만원)를 투자한 학교 재단이 있었는데, 그들은 무려 투자 수익으로 새로운 채육관을 지었다고.
수업이 한창이던 강의실. 계좌에 입금된 투자금을 확인한 에반은 그 자리에서 자퇴를 결심합니다. 학업과 창업을 동시에 잘 해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곧장 아버지의 식당을 작업실 삼아, 본격적인 ‘스냅챗 확장’에 돌입합니다.
그 즈음,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면서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투자자들도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어딘가 이상했습니다. 그제야 에반은, 처음 받았던 투자 계약에 놓친 부분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라이트스피드로부터 받은 초기 전환사채 계약서에는 ‘우선매수권’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즉, 새로운 투자자가 나타나더라도 라이트스피드가 먼저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었고, 결과적으로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제시해도 다른 투자자가 쉽게 들어올 수 없는 구조였던 셈입니다.
새 투자자 유입이 막히면서, 스냅챗은 밸류에이션이 낮아질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다행히 전환사채 조항에는 한 가지 틈을 발견합니다. ‘반드시 특정한 종류의 주식으로만 전환해야 한다’는 조건이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주식 시리즈를 발행해 다른 투자자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투자를 받을 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답은 없다. 좋은 투자자, 좋은 조건, 높은 밸류에이션. 이 셋 중에 두 개만 고를 수 있다.”
에반은 지금도 창업자, 예비 창업자에게 위와 같이 조언합니다. 계약서 조항 하나하나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언급하면서요.
첫 투자 유치에서의 문제를 잘 해결한 이후, 스냅챗은 이듬해 빠르게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합니다. 총 투자 금액은 약 1억 2,400만 달러(한화 약 1,989억 원).
*시리즈 A 약 1,300만 달러, 시리즈 B 약 6,000만 달러, 시리즈 C 약 5,000만 달러를 투자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 차례에 걸친 투자 라운드를 통해 막대한 자금을 확보한 스냅챗은, 사람을 채용하고 본사를 마련하는 등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데 분주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시기, 에반 스피겔은 ‘수익보다 성장’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합니다. 당시 스냅챗은 뚜렷한 수익모델 없이도 사용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었고, 에반은 “사용자 확보에 집중하면, 수익화는 뒤따라온다”는 판단을 내립니다.
이 결정은 그가 스탠퍼드와 실리콘밸리에서 접한 투자 철학, 즉 “수익성보다 시장 규모 확대에 먼저 투자하라”는 원칙에 영향을 받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 전략이 모든 기업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먼저 키우고 나중에 수익화한다’는 접근은, 기술 플랫폼이 새롭게 열리는 시기에 기술 기업이기에 가능했던 선택이었고, 확장성이 제한적인 비기술 기업에는 오히려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입니다.
공유하면 24시간 뒤에 사라지는 ‘스토리’.
국내 사용자 기준으로 보면 인스타그램이 먼저 떠오르지만, 이 기능의 원조는 스냅챗입니다.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한 뒤, 스냅챗은 사진뿐 아니라 영상도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개발했고, 연속적으로 사진·영상을 올리더라도 하루가 지나면 자동으로 삭제되는 ‘스토리’를 선보였습니다.
페이스북의 스냅챗 카피는 이게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2012년, 페이스북은 스냅챗을 비공식적으로 10억 달러(약 한화 1조 3870억 원)에 인수하려다 실패했고, 곧이어 ‘사라지는 메시지’ 기능을 그대로 가져다 쓴 카피앱 ‘Poke’를 출시합니다. 당시 페이스북은 전 세계 인구의 1/6이 매달 사용하는 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크였습니다. 에반이 투자자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페이스북이 너희를 박살낼 거야”, “거대한 소셜 네트워크는 무적이야”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페이스북,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Poke가 출시된 2012년 12월, 에반과 동료들은 큰 위기감과 긴장을 느꼈다고 회상합니다. 하지만 위의 짧은 답변 외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Poke는 출시 직후 앱스토어 1위를 차지하며 반짝 인기를 끌었지만, 불과 며칠 만에 36위까지 추락했고, “페이스북이 스냅챗을 뻔뻔하게 베꼈다”는 사용자 비판과 함께 2014년 공식적으로 앱스토어에서 퇴출됩니다.
이 같은 사용자 반응과 지지를 보며, 에반은 오히려 확신과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Poke 출시 이후 스냅챗의 다운로드 수와 이용률이 더 올라갔다며, 그때를 가리켜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2013년, 스냅챗은 페이스북으로부터 또 한 번 인수 제안을 받습니다. 규모는 무려 30억 달러, 한화 약 4조 1,100억 원에 달하는 순수 현금 조건이었죠. 창업 1년 반 만에 회사를 거대한 금액으로 엑시트할 기회였지만, 에반은 이를 거절합니다. 이후 2016년, IPO를 앞두고 또다시 인수 논의가 있었지만 그는 끝내 마음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총 세 차례에 걸친 제안을 모두 거절한 것입니다.
“저희는 인스타그램 사례에서 많은 걸 배웠어요. 그들이 너무 빠르게 매각했다는 건 아주 분명했죠.”
그 당시는 모바일 플랫폼이 막 성장하기 시작하던 시점입니다. 페이스북 조차도 모바일에서 수익을 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있던 시기이죠. 하지만 에반과 바비는 이 일이 정말 재미있었고, 무엇보다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 가치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이 사업이 훨씬 더 큰 기회로 이어질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스냅챗도 결국 소셜미디어잖아?”라는 주변의 시선에, “우리는 완전히 다른 비전을 가졌다”고 답합니다. 페이스북은 전형적인 소셜미디어 모델에 집중했다면, 스냅챗은 그 정반대의 개념, 소셜미디어에 대한 일종의 '해독제' 같은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고 말이죠.
페이스북은 '공적인 소통'을 중심으로 더 많은 사람과 연결되고, 더 많이 보여주며, 더 많은 반응을 얻는 구조를 추구합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사용자에게 비교와 경쟁을 유도하고 결국 피로감을 안길 수 있죠.
반면 스탭챗은 '사적인 소통'과 '친밀함'을 중시합니다. 메시지가 사라지기 때문에 더 가볍고 솔직할 수 있으며, 가까운 사람과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설계된 서비스입니다. 에반은 스냅챗을 통해 사람들이 조금 더 편안하게, 그리고 진심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고 이야기합니다.
반복된 인수 제안을 거절할 수 있었던 건, 조건보다 더 중요한 ‘스냅챗만의 방향성과 철학’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4. 스냅챗의 지금, 그리고 미래엔?
스냅은 한때 2021년 시가총액 1,000억 달러(한화 약 138조 7천억 원)를 돌파하며 정점을 찍었지만, 현재는 약 155억 달러(한화 약 21조 5,000억원)로 무려 85% 가까이 하락한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그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투자자와 사용자에게 ‘분기별 주가에 맞춰 회사를 운영하기보다는, 장기적 비전에 맞춰 꾸준히 전진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에반이 집중하는 장기적 비전은 무엇일까요? 먼저 그는 기술 분야에서 “이건 단일 기능인가, 플랫폼인가?”라는 질문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더 넓은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2016년 스냅(Snap Inc.)으로 기업명을 바꾸고 스스로를 ‘카메라 회사’라고 설명하기 시작했죠.
같은 해, ‘사람들의 주머니에서 카메라를 꺼내 세상을 향하게 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카메라 내장 안경, 스펙터클스(Spectacles)를 출시했습니다. 11년간 웨어러블 AR 안경 개발에 3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며 꾸준히 하드웨어 역량을 키워왔고, 이 과정에서 축적된 AR·AI 기술은 필터, 렌즈, 지도 등 다양한 스냅 앱 기능으로 확장되었습니다.
"과거에는 기술에 맞춰 사람들이 자신을 바꿔야 했어요. 하지만 저희가 만드는 제품들은, 항상 기술이 사람에게 더 잘 맞도록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
고개를 숙이고 작은 화면을 들여다보는 현재의 컴퓨터 사용 방식은 최선이 아닐 수 있습니다. 컴퓨터는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더 나은 방식으로 존재할 수 있다고 에반은 믿고 있죠. 그는 이를 실현할 형태로 ‘착용하는 컴퓨터’, 즉 안경형 기기를 개발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물론 투자한 시간과 기대만큼 대중화되지 않았습니다. 구글, 메타 등도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를 선보였지만, AR로 완성된 제품은 아니었고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도 제한적이었죠. 그럼에도 스냅이 여전히 이 방향성을 고수하는 이유는, 이 기술이 ‘함께하는 컴퓨팅 경험’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스마트폰 기반 컴퓨팅이 고립된 경험이라면, 안경형 기기는 현실 기반에서 친구들과 무언가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훨씬 강력한 경험을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눈을 마주치고 일상 속에서 함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방식이야말로 스냅이 그리고 있는 장기적 비전이자 로드맵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창업 이후 약 14년, 이제 막 35번째 생일을 넘긴 에반은 여전히 젊습니다. 스냅이 그의 마지막 이야기가 될 수 있을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잘 모르겠다”고 답합니다. 지금도 스냅 안에서 해야 할 일이 많고, 특히 증강현실과 안경형 기기라는 비전을 실현하려면 앞으로도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요. 장기적으로는, 스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넓은 방식으로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고 밝힙니다. 리더십과 사업을 통해 배운 것을 돌려주는 것이, 결국 자신이 가고 싶은 방향이라고요.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에반 스피겔은 단순히 기술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그 기술이 사람들의 일상에 어떤 의미로 남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스냅은 그런 그의 시선을 닮은 서비스입니다.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얼마나 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단기적인 반응보다 장기적 변화를 바라보는 것 그 연결 안에서 스냅은 여전히 그의 현재진행형이고, 에반 스피겔이라는 사람도 아직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중인 듯합니다.
💬 “세상을 나누거나 다투는 방식이 아닌 새로운 공간을 여는 방식이고 싶어요.” - 에반 스피겔
전문을 읽고 난 후, 아래 질문에 고민해보시면 더 깊은 생각을 할 수 있을 거예요.
❓지금 나의 일상이 된 기술은 관계를 더 고립시키고 있나요? 혹은 더 깊고 유연하게 연결되도록 돕고 있나요?
❓실패했던 경험으로 돌아가볼까요? 그 실패에서 어떤 것을 느꼈었고, 그 이후 나를 어떤 선택이나 시도로 이끌었나요?
❓요즘 생긴 고민이 있나요? 그 고민은 지금 나에게 어떤 의미이고, 앞으로의 나에게 어떤 의미로 남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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