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전략 #운영 #마인드셋
메디컬AI: 심전도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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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 베이스벤처스 최동언 수석팀장


 

메디컬AI는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의학적 진단 문제를 해결하는 메드테크 스타트업입니다.

국내에 잘 알려진 AI 메드테크 선도 기업인 루닛과 비교한다면, 다루는 데이터와 타겟 질환에 차이가 있는데, 루닛이 AI를 통해 영상 의학 이미지를 분석하여 암의 조기 진단 및 정복을 추구하고 있는 반면, 메디컬AI는 심전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심부전을 포함한 각종 심장질환의 조기 진단 및 관리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담대하고도 원대한 꿈

 

저는 메디컬AI를 만나기 전까지 심전도 기반 AI 진단 솔루션에 대해 약간의 회의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Anumana를 비롯한 국내외 기업들이 비슷한 기술 상용화를 시도해 왔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권준명 대표를 만나자마자 이러한 회의감은 기대감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스타트업 투자를 업으로 하다 보면, 결국 ‘사람’에 투자하는 일이라는 말을 자주 하게 되는데, 권준명 대표는 대표적으로 "투자하고 싶은"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으니까요.

 

메디컬AI 권준명 대표 (이미지: 메디포뉴스)

 

"1조로 안 되면, 10조, 50조 회사 만들면 되죠”

처음 권준명 대표를 만났을 때, 그는 조곤조곤 자신의 사업에 대해 설명했는데, 말투는 부드럽고 차분했지만, 그 밑에는 엄청난 신념과 자신감이 존재한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소위 말해, 전형적인 외유내강 스타일의 사람이었습니다.

 

보통 창업자들은 목표에 대해 이야기할 때, 커다란 목표를 제시하는 것을 어색해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권준명 대표는 달랐습니다. 회사가 오래되고 지분 구조가 복잡한 만큼, 앞으로 유니콘이 된다 하더라도 창업팀원들에게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보장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저희의 지적에, 그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그래요? 1조로 안 되면, 10조, 50조 회사 만들면 되죠”라며 즉답했는데, 저는 이 모습에서 그의 근거 있는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의 이야기가 힘이 있는 이유는, 그가 단순히 회사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목표와 실행 계획을 동시에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권준명 대표는 내년 말까지 전 세계 인구의 5%가 메디컬AI의 진단 솔루션을 경험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비전을 담대하면서도 자신 있게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메디컬AI의 비전 (출처: 메디컬AI)

 

권준명 대표의 삶의 궤적을 훑어보면, 전문의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가졌었음에도 현실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세상을 바꾸려는 혁신가적 성향이 다분했습니다. 그는 살면서 "궁금하면 직접 부딪혀본다", "해줄 사람이 없으면 내가 공부해서 직접 만든다"는 마음으로 많은 도전을 해왔는데, 그야말로 기업가 정신을 타고난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권준명 대표와 첫 미팅을 마치고 난 뒤, 바로 저희 대표님을 찾아가 이야기했습니다.

“이 사람 미쳤어요”

담대하면서도 원대한 그의 목소리와 망설임 없이 행동으로 보여주는 실천적 사고, 이것이 바로 제가 권준명 대표의 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들입니다.

 


 

메디컬AI가 해결하려는 문제: 심전도(ECG) 검사란?

 

우리는 병원이나 검진센터에서 매해 심전도 측정 검사를 받습니다. 검사 결과는 쉽게 알아볼 수 없는 그래프 12개로 나오는데, 이를 Electrocardiogram(ECG)라고 부르고, 모두가 한 번쯤은 들여다본 적이 있을 겁니다.

 

심전도(ECG) 검사는 심장이 내는 전기 신호를 몸에 부착한 전극을 통해
12개 방향에서 측정해 그래프로 기록하는 검사 (이미지: 하이닥)

 

그러나, 수많은 사람들이 ECG 검사를 받고 있음에도, 이 검사를 통해 심장질환을 조기 진단해서 바로 치료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는 살면서 거의 들어볼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ECG 데이터에는 여러 노이즈가 들어있고, 질병에 따른 변화가 미묘하기 때문에, 심장내과 전문의가 육안으로 관찰해도 이상징후를 쉽게 포착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ECG 검사는 다소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러온 측면이 있습니다. 전 세계에 수많은 사람들이 심질환으로 고생하고 있지만, ECG 검사를 통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받기는 어려운 실정인 것입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가슴이 답답하고 쓰러질 정도가 되어서야 병원을 찾고, 심지어 아파서 내원했음에도 증상이 재현되지 않아 진단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심전도에 의미를 더한 기술

 

메디컬AI는 이러한 심질환 조기 진단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기업들 중에서도 first mover에 속하는 회사입니다. 권준명 대표는 2019년에 AI 기술과 ECG데이터를 이용한 심질환 조기 진단 기술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였는데, 이는 미국에서 가장 큰 병원 네트워크인 Mayo Clinic보다도 빠른 연구 성과였고, 이 논문이 나온 지 한 달 뒤에서야 유사한 연구 내용을 Mayo Clinic이 발표할 정도였으니까요. 그 이후에도 메디컬AI는 지속적인 연구를 수행하여 현재는 Mayo Clinic보다 더 다양한 질환을 예측할 수 있는 AI 모델을 보유하게 되었으며, 관련 논문의 수도 글로벌 기준으로도 최상위권에 속하고 있습니다.

 

출처: 뉴시스

 

사업이란 고객에게 확실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기존에 우리 모두가 받고 있었지만 큰 의미가 없었던 심전도 검사를 유의미하게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메디컬AI의 기술은 명확한 고객 가치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더욱 주목할 만한 것은 이 기술이 user behavior에 변화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원래 받던 검사의 데이터를 활용하므로 환자나 의사 입장에서 추가적인 cost가 발생하지 않는 add-on 솔루션에 가까운 성격을 지니고 있고, 이는 시장 침투에 매우 유리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스마트워치에서 측정되는 낮은 해상도의 ECG 데이터를 고해상도로 변환해 주는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하였는데, 이 기술을 활용하면 앞으로 스마트워치만 착용해도 우리의 심장 이상에 대한 실시간 알림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메디컬AI의 기술은 추가적인 행동을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ECG를 우리 생활에 가깝게 끌어오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인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매력적인 가치제안을 담고 있습니다.

 

앞으로 스마트워치 착용만으로 실시간으로 심장이상을 트래킹 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기술보다 빠른 실행력, 그리고 비즈니스 마인드

 

기술 창업가들은 보통 기술 개발에 매우 강한 확신을 가지고 몰입하지만, 영업을 포함한 GTM 활동에 대해서는 소극적으로 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비즈니스 마인드의 결여가 회사의 성공에 허들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의료 AI 분야의 경우, 5~10년에 걸쳐 하나의 인허가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메디컬AI는 설립 4년 만에 두 개의 신의료기술 인정을 통과시켰는데, 이는 메디컬AI의 시장 중심적 사고에서 비롯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메디컬AI가 집중한 것은 단순히 뛰어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필요로 하는 만큼의 기술을 최대한 빠르게 개발하는 것이었으니까요.

 

출처: 메디컬AI, 메디게이트뉴스, 팜뉴스

 

시장 침투에 관해 얘기해보자면, 권준명 대표는 전형적인 발로 뛰는 스타일의 영업맨입니다. 업무 시간의 상당 부분을 고객 사이트에서 보내고 있고, 병의원 직접 영업은 물론, 검진센터 패키지 출시 협업, 대리점 연계 등을 전방위적으로 수행하고 있는데, 그 결과 단기간에 국내 100여개 이상의 검진 센터에 솔루션 설치를 완료하는 등 그 성과가 괄목할 만합니다. 또한 최근에는 제약업계 전략적 파트너를 유치하는 등 다양한 GTM 전략을 유연하게 조합하고 실행하고 있다는 점이 회사의 공격적인 비즈니스 마인드를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품이 시장에서 쓰이기 위해 넘어야 할 장벽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이를 제거해 나가는 실행력은, VC로서 무척 신뢰할 수 있는 지점입니다.

 

 


 

기술과 조직을 연결하는 인프라 역량

 

끝으로 이처럼 기술적으로 훌륭한 제품들이 빠르게 시장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은 메디컬AI의 훌륭한 마인드셋과 실천 역량뿐만 아니라 강력한 인프라 운영 역량의 존재 때문이기도 합니다. 메디컬AI는 보통의 의료AI 회사와는 다르게 직접 GPU 팜을 운영 중인데, A100 100개 이상으로 구성된 슈퍼컴퓨팅 인프라를 온프레미스로 직접 구축했으며, 이 인프라 위에 AI 모델 실험과 애플리케이션 구현을 쉽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사내 전용 MLOps 플랫폼까지 직접 개발해서 운영 중입니다.

 

시장 고객뿐만 아니라, 내부 고객까지도 정의하고 이를 위한 제품화를 수행한 것인데요, 덕분에 새로운 모델 실험, 검증, 배포까지의 모든 사이클이 빠르게 돌고 있으며, 이 시스템을 직접 설계·운영할 수 있는 컴퓨팅 인프라 전문가들도 조직 내에 다수 포진해 있는 점이 다른 의료AI 회사들과의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 기술, 실행력, 그리고 조직 인프라까지. 메디컬AI는 제가 지금껏 만나본 팀 중에서 가장 균형 있게 이 네 요소를 갖춘 스타트업이었습니다. 기술은 삶을 바꾸기 위한 도구고, 시장은 그 기술이 진짜로 쓰이는지 판단하는 무대라고 생각합니다. 메디컬AI는 이 두 세계를 누구보다 잘 연결하는 팀입니다. 지금도 놀랍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회사예요.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심장질환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이 팀이 만들어갈 변화의 한가운데에 있을 거라고 자신하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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