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아티클에서는 ‘루시드링크(LucidLink)’의 공동창업자인 피터 톰슨(Peter Thompson) 대표의 인터뷰를 정리했습니다.
루시드링크는 기업용 협업 플랫폼으로 거대 용량의 스토리지를 제공하며 다운로드, 동기화, 파일 이동 없이도 원격 근무가 가능하게 지원하는 서비스입니다. 2016년 문을 연 뒤, 9년 만인 지금 워너브러더스, 스포티파이, 파라마운트, 어도비 등의 클라이언트를 보유했고 10만 명 이상의 활성사용자가 사용하고 있어요. 또 지난 몇 년 간 연간 반복 매출(ARR, Annual Recurring Revenue) 4천만 달러(약 582억원) 이상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에선 48세의 피터 톰슨 대표가 루시드링크를 공동 창업하게 된 이야기와 VC들로부터 33번의 투자 거절을 당했던 사연, 팬데믹으로 자본 시장 침체기를 거쳤지만 결국 투자를 받고 제품-시장 적합성(PMF, Product Market Fit)을 찾은 인고의 과정, 그 속에서 도전하고 성장한 톰슨 대표만의 방법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티클 네비게이션]
- 48세에 컴포트존을 벗어난 창업자
- 차별화된 기술, 33번의 투자 거절
- 팬데믹 벼랑 끝에서 찾은 PMF
- 위기 속에서도 ‘인생 도전’을 하는 법
안녕하세요. 저는 루시드링크(LucidLink)의 공동창업자이자 CEO 피터 톰슨(Peter Thompson)입니다.
루시드링크는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무제한 고성능 드라이브로 변환해, 기업 구성원들이 어디서든 팀과 협업할 수 있게 지원하는 플랫폼입니다. 구성원들이 서로 동기화할 필요가 없고, 다운로드를 할 필요도 없으며, 파일을 이동시킬 필요도 없이 원활하게 플랫폼에 접근할 수 있어요.
루시드링크는 2024년 7500만 달러(약 1089억 원)의 시리즈 C 투자를 받아 지금까지 총 9000만 달러(약 1306억 원)를 투자받았어요. 현재 루시드링크는 약 200명의 구성원으로 ARR 4천만 달러(약 582억 원) 이상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 다음 마일스톤인 5천만 달러에서 1억 달러 ARR을 달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1. 48세에 컴포트존을 벗어난 창업자
원래 미국에서 예비 의사 프로그램을 밟던 저는 우연히 일본에 가서 공부할 기회가 생겼고, 여기서 진로를 바꾸기로 과감하게 결단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 저는 스토리지 기업인 ‘데이터코어(DataCore)’의 일본 지사에 합류했죠. 여기서 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역할을 하게 됐어요.
이를 위해 데이터코어의 대표격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여러 곳을 출장 다니며 많은 사람을 만났는데요. 스토리지가 저의 전문분야가 아니다 보니 관련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지만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다행히 시간이 지날수록, 자주 만난 비즈니스 파트너들은 제가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스스로도 오랫동안 일하다 보니 스토리지 전문가 수준이 된 것 같았어요.
그렇게 데이터코어에서 18년 동안 일하며 스토리지 분야에 전문성은 생겼어요. 하지만 반복적으로 하던 일만 하다보니 모든 것이 쉬워졌습니다. 도전하지 않다보니 성장도 하지 않는 것 같아서 답답해졌습니다. 그래서 이제 무엇이든 다른 일을 해야겠다 싶었는데 방법을 모르겠더군요. (아마 많은 분들이 이 부분에서 저에게 공감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때 마침 한 친구가 스탠포드의 슬론 펠로우 프로그램을 밟고 있었어요. 지인은 제가 진로를 바꿀 방법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저에게 이 프로그램을 권하면서 창업을 해보라고 추천하더군요. 다니던 회사를 어떻게 떠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던 제게는 솔깃한 조언이었습니다.
그렇게 슬론 펠로우 프로그램에 신청했고 다행히 합격해서 1년 동안 길을 모색해 봐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제가 스스로 개선하고 싶었던 부분을 바꾸기 위해 도전해 보고, 불편한 상황을 이겨낼 수 있게 시험해 보고, 아이디어를 직접 생각해 내거나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들과 합류해서 창업을 해보자고 마음을 굳게 먹었죠.
컴포트존(comfort zone, 안전지대)을 벗어난 그때, 저는 48세였습니다. 슬론 펠로우 프로그램 참가자 중 가장 나이가 많았어요. 마음이 굉장히 불편했고, 무엇보다 1년 후 인생의 다음 스텝을 찾지 못할까 봐 우려가 많았습니다. 시간이 괜히 빨리 가는 것 같았고, 최대한 이 시간을 가치있게 쓰고자 했어요. 하지만 한 11월 쯤에도 저는 무엇을 할지 몰랐어요.
걱정만 쌓여가던 어느 날, 데이터코어에서 함께 일하던 조지 도체브(George Dochev)에게 전화가 왔어요. 본인도 창업 아이디어가 생겨서 제가 퇴사한 지 얼마 안 돼 회사를 그만 뒀다면서요. 그 연락을 받은 것이 루시드링크의 시작이었습니다.
2. 차별화된 기술, 33번의 투자 거절
조지 도체브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코딩해서 데모로 구현했다며, 결과물을 저에게 보여줬어요. 믿을 수 없이 획기적이었습니다. 스토리지 업계에서 18년 동안 일하면서 한번도 본 적 없던 솔루션이었고,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방식이었어요. 그런데 조지는 이걸 구현했고 파트너와 투자자를 찾고 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때 슬론 펠로우 프로그램에서 아이디어로 사업을 시작하고 투자를 유치하고 비즈니스를 구축해 나가는 방법을 배우고 있었기에 ‘딱 맞는 공동창업자 조합이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당장 그에게 제안했어요.
“슬론 펠로우 프로그램에서 얻을 수 있는 리소스를 활용해서 사업 아이디어를 압박 테스트해 보자. 이 아이디어가 정말 경쟁력 있고, 이 기술이 비즈니스에 쓸 만 한지 증명해 보자.”
저희가 풀고자 한 문제 상황은 ‘대용량 데이터 세트가 있고 여기 접근해야 하는 수많은 사람이 있는 환경’이었어요. 이때 데이터 세트의 일부 파일이 어마어마하게 크면 풀어야 할 문제는 더더욱 복잡해집니다.
일반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입니다. 하나는 데이터가 저장된 곳에 컴퓨팅 환경과 앱을 이동시키는 것이고요. 다른 하나는 데이터와 파일을 컴퓨팅이 실행되는 곳으로 이동시키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기술은 데이터를 최대한 빠르게 이동시키거나 파일이 앱 바로 옆에 위치하도록 복제본을 잘 만드는 데 주력해서 발전해 왔어요.
반면 루시드링크는 기술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방법을 제안해 차별화했어요. 마치 로컬에 있는 것처럼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고성능 드라이브로 전환하는 겁니다. 그래서 기존과 달리 성능과 협업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술을 더 고도화했어요.
즉, 루시드링크의 솔루션은 기존 기술에서 파일이 앱 바로 옆에 있어야 하는 근본적인 의존성을 깨뜨리고, 클라이언트들이 의사결정을 더 용이하게 내릴 수 있게 지원해요. 다시 말해 저희 솔루션을 사용하는 고객들은 저장 위치나 앱을 실행할 위치를 자사의 기준으로 선정해도 되기 때문에,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어요.
저희는 이 아이디어를 비즈니스화 하기 위해 자금을 확보해야 했습니다. VC들을 본격적으로 찾아다니기 전에 저와 조지는 이미 기술이 복잡해서 투자를 받으려면 꽤 오래 걸릴 거라고 예상했어요.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더 녹록지 않았습니다. VC들은 모두 거절했어요. 그러면서 우리의 사업 아이디어가 나쁜 아이디어고, 출시 돼도 사람들이 돈 내고 쓰지 않을 거라고 했죠.
생각해 보세요. VC들은 아주 똑똑한 분들이고 수많은 아이디어를 접했으며 비즈니스 성장을 관찰해 왔어요. 그런 그들이 안 될 거라고 하면 그 의견에 정말 압도됩니다.
그래도 창업자로서 그들을 계속 설득해야 하죠. 그러기 위해서 우선 저는 스토리지 전문가로서 직접 보고 들은 것이 있고 겪은 경험이 있으니 분명히 (우리 제품에 대한) 니즈가 있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믿어야 했어요.
그리고 33번의 거절 끝에 마침내 베이스라인 벤처스(Baseline Ventures) 창업자 스티브 앤더슨(Steve Anderson)이 루시드링크에 투자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가 루시드링크의 가능성을 보았다는 사실 자체가 저희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어요. 그래서 이후 2년에 걸쳐 제품을 빌드했고 2019년 출시했습니다.
3. 팬데믹 벼랑 끝에서 찾은 PMF
제품 출시를 앞두고 저희는 PMF를 찾아야 했어요. 그런데 자금이 떨어져 버려서 투자를 받아야 할 상황이 됐습니다. 당연히 지표가 없었기 때문에 저희는 여전히 비전을 내세워야 했어요. 그래도 자신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그렇게 VC목록을 준비했고, 첫 피치 미팅을 하러 차를 타고 가고 있는데, 갑자기 미팅이 취소됐어요. 그들은 “코로나19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확실해질 때까지 모든 신규 투자를 일시 중단할 예정입니다”라며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언제 상황이 정상화될지 알 수 없다고도 덧붙였어요.
이어 다른 미팅들도 줄줄이 취소됐습니다. 일주일 동안 피치 미팅을 한 건도 못했어요. 투자 시장은 메말랐고, 저희에게는 시간도 없었어요.
이때 처음으로 창업한 것을 후회했습니다. 불길한 생각들 때문에 밤에 잠을 설치며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라고 좌절했어요. 구성원들과 그들의 가족까지 걸려 있는 문제였기 때문에 더더욱 책임감을 느낀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비즈니스 멘토 등 물어볼 수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다녔습니다. 그들은 대부분 “핵심 멤버만 제외한 나머지 구성원들을 해고하는 게 좋겠다. 지적재산권을 일단 보호하고 나중에 기회를 잡기 위해 우선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했어요. 모두 저희를 위해서 해준 조언이었죠.
그러나 조지와 저는 이를 듣고 “우리 핵심 가치와는 맞지 않는다”라고 뜻을 모았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을 내릴 때 핵심 가치를 따르지 않는다면 그건 진짜가 아니니까요.
그래서 저희는 당시 전체 구성원 25명을 모아 놓고 상황을 솔직히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급여를 많이 삭감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를 믿어달라. 이 태풍을 같이 헤쳐나가자”라고 그들에게 부탁했어요. 그렇게 25명을 모두 지켰습니다.
벼랑 끝에 서 있는 것 같던 그때 저희는 PMF를 찾았습니다.
A&E네트워크에서 “루시드링크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는 모르지만 어도비에서 누가 연락해 보라고 하더군요”라고 연락이 와서는, 팬데믹 때문에 우리 엔지니어 80명이 노트북, 외장하드, VPN 커넥션만 들고 집으로 가서 재택근무를 하게 됐다고 했어요. 그리고 그들이 집에서 (용량이 큰 파일들로 협업하며) 제작 업무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솔루션을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저희는 바로 PoC(개념증명)를 설정해 주었고 이것이 잘 작동해서 실제 프로덕션까지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때 그들과 ARR 10만 달러(약 1억 5000만 원)의 계약을 맺었어요. 그때까지 50곳의 고객과 진행한 계약으로 ARR 10만 달러를 달성했음을 생각하면, A&E네트워크와 진행한 이 계약은 저희에게 정말 큰 성과였습니다.
뒤이어 바이아콤(Viacom), CBS, 바이스 뉴스(Vice News)의 연락을 받아서, A&E 네트워크와 같은 문제를 겪고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솔루션을 줄 수 있었어요. 이후 저희는 일반적인 파일 액세스 플랫폼이 아니라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협업 툴이자 미디어 협업 플랫폼으로 포지셔닝 했습니다.
루시드링크는 이때 ARR 10만 달러 스타트업에서 첫해 100만 달러(약 14억 5000만 원)의 매출을 올린 회사가 됐고 이후 500만 달러(약 72억 원), 1500만 달러(약 218억 원), 3000만 달러(약 437억 원)까지 쭉 성장했어요. 지금도 물론 계속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아직 PMF를 찾지 못했거나, 기회를 기다리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스스로를 믿으라”고 꼭 말해주고 싶어요. 여러분은 이미 확신을 가지고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그 제품의 니즈가 보이고, 시장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럴 근거가 충분히 있어요.
아무도 여러분을 믿지 않을 때 회복탄력성과 투지를 가지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팀의 신뢰를 얻는 일은 분명 어렵지만, 창업자가 짊어진 숙명이라고 생각해요.
4. 위기 속에서도 ‘인생 도전’을 하는 법
루시드링크는 제 삶에서 아주 중요하고 커다란 일부가 됐습니다. 200명의 구성원과 그 가족들의 삶에도 중요한 요소가 됐죠. 개인적으로는 정말 더할 나위 없는 결과예요.
저는 48세에 학교에 다시 입학했고, 지금은 (약 2년 뒤인) 제 나이 58세에 루시드링크를 상장사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어요.
제 인생은 도전으로 가득 찼습니다. 그래서인지, 본능을 일깨우고 자신에게 도전해 보거나 자기 자신을 도전적인 상황에 던져보는 능력이 후천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도전에 따른 ‘성장’에 대해 “와, 멋집니다. 성장할 기회를 가졌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에요!”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뒤의 고통은 극심해요. 성장의 결과는 달지만 과정은 정말 쓰죠.
그런 상황에서도 결과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은 습관으로 만드는 길 뿐입니다. 지름길을 택하면 성장할 수 없어요.
그 습관이란,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서 쉬운 것이 아닌 옳은 것을 택하는 일이에요. 꼭 큰 선택이 아니어도 돼요. 예를 들어 귀찮더라도 일단 헬스장으로 가는 일, 헬스장에 가서 3세트하던 걸 한 세트라도 하는 일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더라도 이런 성장 경험을 반복할수록 이것이 서서히 습관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그러면 자신에게 도전하는 데 열린 마음을 갖는 근육을 기를 수 있게 될 겁니다.
👆48세에 창업에 도전해서 ARR 582억 원을 달성하고 있는 기업용 협업 스토리지 플랫폼 ‘루시드링크’ 창업자 피터 톰슨(Peter Thompson) CEO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 장혜림 에디터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