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태국의 이벤트 산업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단순히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가 아니라, 기술과 연결된 복합적 경험의 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MICE(Meetings, Incentives, Conferences, Exhibitions)’ 산업은 태국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 아래, AI와 AR 중심의 스마트 전시·이벤트 산업으로 재편되는 중이다.
행사장에 들어서는 순간, 티켓 발권은 물론 자리 배정까지 모두 비대면으로 이루어지고, 참가자는 개인화된 앱을 통해 전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AR을 통해 전시 콘텐츠를 미리 체험한다. 여기에 참여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수집·분석되어, 향후 행사 기획과 마케팅 전략에 활용된다. 이러한 ‘미래형 전시회’가 이제는 상상이 아니라 태국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
태국 정부는 MICE 산업을 국가 핵심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 특히 TCEB(태국전시컨벤션청)과 depa(디지털경제진흥청) 등을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 기반의 지원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다. 'MICE Winnovation' 프로젝트는 디지털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과 행사 주최자를 연결하고, 기술 실증과 사업화를 동시에 지원하는 구조다. 이러한 생태계는 단지 행사를 잘 운영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기술 중심의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Event Banana’, ‘Event Pop’, ‘Zipevent’와 같은 로컬 스타트업이 있다. 이들은 각각 공간 예약, 티켓 발권, 참가자 데이터 분석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태국 내 MICE 산업을 기술 중심으로 이끌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이들이 해외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한국 스타트업과의 협업 가능성은 매우 높다.
한국의 AR/VR 기술, 미디어 아트 콘텐츠, 실감형 전시 기술은 이미 동남아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Media&Art’나 ‘ARtique’, ‘Realworld’와 같은 한국 스타트업들은 공간 경험의 몰입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태국 로컬 플랫폼과의 협업 시나리오를 보면, 가능성은 더욱 분명해진다. 이런 협업 구조의 강점은 단순히 ‘기술 도입’에 있지 않다. 한국 스타트업의 콘텐츠 역량과 태국 플랫폼의 시장 접근성이 맞물리며, 아시아 MICE 시장 내에서의 경쟁력 있는 모델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물론 현실적인 제약도 존재한다. 한국 스타트업 입장에서 태국 진출은 진입 장벽이 있을 수밖에 없다. 법적 제도, 현지 파트너 발굴, 투자 유치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러나 BOI(투자청), TCEB, depa와 같은 정부기관 중심의 진출 지원 제도가 잘 갖춰져 있고, 스마트비자 프로그램을 통한 인력 유입도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무엇보다 현지 정부는 한국 기업과의 협업을 매우 우호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 중요한 기회 요인이 된다.
기술의 진화는 산업의 판을 바꾼다. 지금 태국의 MICE 산업은 그 판이 새롭게 짜여지고 있는 시기다. 기술이 콘텐츠를 만나고, 공간이 경험으로 재해석되며, 국가가 전략 산업으로 밀어주는 상황. 이 모든 것이 맞물린 지금이 바로, 한국 스타트업에게는 가장 중요한 타이밍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지금, 단순한 진출을 넘어 전략적 협업을 통한 동반 성장의 가능성을 보고 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의 중심에는 기술과 경험, 그리고 MICE라는 산업이 있다.
와이앤아처 임연희 글로벌전략그룹 팀장
<본 콘텐츠는 25년 4월 발행된 ‘와이앤아처 뉴스레터 제10호’에 게시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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