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엔젤리스트는 프로덕트 헌트(Product Hunt)를 2천만 달러에 인수했어요. 한화 약 300억원 수준인데요. 오늘은 프로덕트 헌트의 창업자 Ryan Hoover가 어떻게 프로덕트 헌트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프로덕트 헌트를 운영하며 배운 건 무엇인지, 그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드릴게요. 이해를 돕기 위해 라이언의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각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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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프로덕트 헌트는 어떤 서비스인가요?
라이언: 프로덕트헌트는 스타트업이나 개발자가 만든 새로운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곳이에요. 앱, 웹,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등 모든 종류의 제품을 올릴 수 있죠. 여기서 잠재고객을 모을 수도 있고 투자자의 관심을 끌 수도 있어요.
신제품의 "런칭 무대" 같은 역할을 하는 플랫폼이라고 보면 돼요. 프로덕트 헌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주로 아래와 같아요.
- 스타트업 → 제품을 알리고 초기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 개발자 & 디자이너 → 자신이 만든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받기 위해
- 기획자 & 마케터 → 신제품 트렌드를 분석하고 레퍼런스를 찾기 위해
- 투자자 → 유망한 초기 스타트업을 찾기 우해
Q. 어떻게 쓰는 건가요?
1. 누구나 제품을 등록할 수 있어요.
2. 제품이 올라오면 사용자들이 투표(upvote)와 댓글로 반응을 남겨요.
3. 리스트에 있는 프로덕트를 클릭하면 더 자세히 볼 수 있어요.
4. 투표 수가 많을수록 메인 페이지 상단에 노출돼서 더 많은 사람들이 보게 돼요. 인기 제품은 미디어나 투자자에게 주목받을 기회도 생겨요.
Q. 어떤 계기로 프로덕트헌트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라이언: 당시 2013년이었는데, 그 때 전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었죠. 그래서 전 시장에 나온 새로운 프로덕트들을 사용해봐야 했어요. 그래서 매일 앱스토어를 뒤적거렸고, 스타트업들의 랜딩페이지를 살펴봤습니다.
그러다 깨달은 건, 잘 만든 앱이나 제품을 찾으려면 웹에서 정말 많이 '사냥(hunting)'해야 한다는 거였어요. 그 때 제가 원했던 건 간단했어요. '오늘 뭐가 새로 출시됐는지, 직접 써볼만한 흥미로운 서비스는 무엇인지'를 한눈에 보고 싶었어요. 제가 직접 필요성을 느껴서 프로덕트 헌트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Q. 그 아이디어를 초반엔 어떻게 구현하셨나요?
라이언: 처음 아이디어는 이메일 리스트였어요. 이메일은 시작하기 쉬운 방법이었거든요. 그게 프로덕트 헌트의 씨앗이었습니다.
전 트위터에 프로덕트 헌트를 소개하는 아주 간단한 페이지를 공유했어요. '사람들이 잘 모르는 괜찮은 제품'을 발견하면 제 이메일로 링크를 보내달라 했죠. 그리고 그 제품 리스트를 받고 싶다면 뉴스레터를 구독하라고 했어요.
놀랍게도, 별다른 홍보 없이 첫 주에 수백 명이 이메일 리스트에 가입했어요.
Q. 언제쯤 이메일 방식에서 벗어나 '더 확장해야 할 때'라는 걸 느꼈나요?
라이언: 이메일은 일방적으로 제품 리스트를 전달하는 방식이라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갈증을 느끼고 있었어요. 저는 제품 제작자나 프로덕트 개발에 열정적인 사람들과 제품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웹/앱 등 사람들이 댓글을 달고 활동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건 명백했어요.
그래서 친구 네이선에게 조언을 구했고, 어떤 웹사이트를 만들지 구체화했어요. 네이선과 저는 추수감사절 연휴동안 스카이프로 아이디어를 주고 받았는데요. 다음은 네이선이 만든 프로덕트 헌트의 웹사이트 초안이에요.
Q. 네이선과 웹을 기획하며 참고한 서비스가 있나요?
"바퀴를 새로 발명하지 않고 잘 되는 걸 빌려와 우리 방식으로 적용했죠."
라이언: 네. 레딧을 모델로 삼았어요. 레딧의 큐레이션 기능과 커뮤니티 기능을 많이 참고했는데요. 레딧의 사용자들이 제품을 게시하고, 추천(upvote)하고, 댓글을 달 수 있는 것처럼, 저희 프로덕트 헌트에도 이런 기능을 넣고 싶었어요. 바퀴를 새로 발명하지 않고 잘 되는 걸 빌려와 우리 방식으로 적용했죠.
Q. 그 웹사이트를 만드는데 총 며칠이 걸렸나요?
추수감사절 연휴에 시작해서 약 5일이 걸렸어요. 5일만에 잘 작동하는 웹사이트를 완성했고, 가까운 친구들에게 공유하기 시작했어요.
Q. 초기 마케팅은 어떻게 하셨나요?
몇십명과 함께 일주일간 베타 테스트를 했어요. 그 후 당시 판도(Pando) 기자였던 카멜 드아미시스에게 연락했죠. 바에서 만나 프로덕트 헌트 이야기를 나눴고, 이틀 뒤 그녀가 기사를 써줬어요. PR 기사로 초기 마케팅을 시작했죠.
Q.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실수는 뭐였나요?
라이언: 한 번 프로덕트 헌트에 1:1 메시징 시스템(DM)을 도입했어요. 유용해 보였거든요. 사람들이 댓글에서 “트위터로 메시지 보내주세요”라거나 이메일 주소를 공개적으로 남기는 행동을 보고 넣은 기능이었어요.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고 싶은 욕구가 있다고 본 거예요. 하지만 1:1 DM을 도입하자 남용되기 시작했어요. 사람들이 서로 스팸을 보내기 시작했거든요.
결국 커뮤니티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줘서 그 기능을 없앴습니다. 커뮤니티나 소셜 서비스에서는 고객의 피드백을 신중하게 수용해야 해요.
Q. 커뮤니티 유저들의 리텐션을 높이고 계속 참여하게 만드는 비결이 있나요?
라이언: 커뮤니티를 만드는 건 정말 어려워요. 커뮤니티가 성장하려면 전환점(Tipping Point)에 도달해야 하죠. 특히 초기에는 창업자가 커뮤니티에서 계속 활동하고 대화를 시작하며 사용자들의 참여를 유도해야 해요. 그 때가 가장 힘들어요. 커뮤니티를 빨리 키우고 사람들이 계속 참여하게 만드려면 크게 두 가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첫 번째는 유용성이에요. 커뮤니티는 그냥 “모여서 놀자”가 아니에요. 장기적으로 지속하려면 유용한 가치를 줄 수 있어야 해요. 사람들은 '여기서 뭘 얻을 수 있는지',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이 서야 커뮤니티에 참여할 거예요. 그래서 사람들이 이 커뮤니티에 오는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어떤 유용성을 제공할지 생각해보세요.
두 번째는 커뮤니티의 신선함을 유지하는 거예요. 몇 년이 지나도 커뮤니티가 비슷하면 식상해질 수 있어요. 그래서 “어떻게 새로운 변화를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해요. 제품을 개선해볼 수도 있고, 마케팅으로 변화를 만들 수 있죠. 저희는 전 세계에서 수백 번의 이벤트를 열었어요.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만날 수 있게요. 이런 일회성 마케팅 이벤트도 신선한 커뮤니티를 만드는 데 정말 도움이 됐어요.
라이언이 프로덕트 헌트를 만들며 배운 것
라이언: 이 조언과 교훈은 제가 벤처 스타트업을 구축한 경험에 특화된 거예요. 투자없이 성장하는 부트스트랩 방식의 사업과는 많이 다를 수 있어요. 제가 전에 말했듯, 스타트업에 “정답”은 없어요.
1. 조직에 위계가 있는 게 좋다.
수년간 프로덕트 헌트는 매우 수평적인 구조를 유지했어요. 자율성을 장려하고 조직 전체에 상호 존중 문화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위계와 명확한 책임이 없어서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어요.
2. 반복해서 말하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
팀원에게 “우리가 뭘 만들고 있는 거지? 이걸 왜 만드는거야?”라는 말을 몇 년 동안 여러 번 들었어요. 그 말을 들으면 책상을 뒤엎고 싶을 만큼 짜증나요. 하지만 사실 그건 제 잘못이에요. 조직의 비전과 전략을 팀원들에게 자주 전달하지 못했어요. 팀원에게 조직의 비전과 전략, 왜 이 일을 해야하는지 반복해서 말하세요.
3. CEO도 말조심해야 한다.
창업자의 말은 조직 내에서 큰 무게를 갖습니다. 창업자가 밀어붙이거나 반대하는 아이디어는 팀 멤버들의 동기를 극적으로 향상시키거나 낮출 수 있어요.
4. 잘못된 채용은 회사를 망칠 수 있다.
훌륭한 팀원을 뽑는 게 중요하다는 건 진부한 말이지만, 사실이에요.
5. “리디자인”은 거의 효과가 없다.
저희는 프로덕트 헌트 홈페이지를 리디자인하며 많은 시간을 낭비했어요. 제품에 자부심이 큰 사람으로서, 더 예쁘게 만들고 싶은 유혹이 컸죠. 하지만 “이게 정말 지표에 의미 있는 영향을 줄까?”라고 생각해보세요. 내 자부심이 사업의 우선순위를 방해하게 두지 마세요.
6. 함께 일하고 싶은 투자자와 관계를 쌓아라.
투자 유치는 관계를 쌓는 활동이에요. 투자자가 당신을 신뢰할수록 자금 조달이 쉬워져요.
7. 잠재적 인수자를 일찍 파악하고 씨를 뿌려라.
기업 인수도 투자처럼 관계 중심이에요. (어쩌면 더 관계 중심적이죠.) 창업자들은 회사를 절대 안 판다고 말하며, 회사의 미래 인수자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준비해야 해요. 선택지를 늘려야 하니까요.
Q. 무슨 일이든 한번에 성공하긴 어렵잖아요. 프로덕트 헌트 창업 전에 시도해보신 사업이나 부업이 있나요?
라이언: 네. 전 어릴 때부터 이것저것 많이 해봤어요. 사이드 프로젝트는 어린 시절부터 제 삶의 '일부'였어요. 이건 비디오 게임 매장을 운영하시는 부모님 덕분이에요. 저는 어렸을 때 부모님의 비디오 게임 매장에서 사탕을 팔았고, 인터넷에선 (못생긴) 웹사이트를 만들어서 팔았어요. eBay에서 전자 제품을 재판매하기도 했습니다. 각 프로젝트를 할 때마다 전 새로운 걸 배웠어요.
"전 프로덕트 헌트에서 수만 명의 메이커가 사이드 프로젝트를 출시하는 걸 봤어요. 그 중 일부는 놀라운 회사가 되었죠."
- Ryan Hoover
프로덕트 헌트 창업자, 라이언에게 배운 것
1. 자신이 느낀 불편함에서 출발해도 된다.
"오늘 뭐가 새로 출시됐는지, 직접 써볼만한 흥미로운 서비스는 무엇인지 한눈에 보고 싶었어요."
- Ryan Hoover
프로덕트 헌트도 창업자 자신이 느낀 불편함에서 시작했어요. 자기가 직접 느낀만큼 누구보다 불편함을 디테일하게 잘 알겠죠. 어떤 기능을 넣어야 할지도 자기 자신이 잘 알았을 거예요.
2. 조급함, 완벽주의를 버리고 작게 테스트해보자.
라이언은 프로덕트 헌트 아이디어를 떠올린 뒤, 이 아이디어를 이메일로 구현했어요. 웹사이트를 만들 필요도 없고, 그냥 소개 페이지 하나만 만들어서 X에 뿌렸죠. 가장 만들기 쉬운 MVP로 수요도 검증하고, 잠재고객의 이메일 리스트도 모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라이언은 일하면서 의식적으로 완벽주의를 버리려고 한 것 같아요. 전 이 말이 굉장히 인상 깊었는데요. 저도 제 욕심 때문에 우선순위가 아닌 일을 열심히 하곤 했는데, 이 말을 계속 되새기려고요.
"저희는 프로덕트 헌트 홈페이지를 리디자인하며 많은 시간을 낭비했어요. 제품에 자부심이 큰 사람으로서, 더 예쁘게 만들고 싶은 유혹이 컸죠. 하지만 “이게 정말 지표에 의미 있는 영향을 줄까?”라고 생각해보세요. 내 자부심이 사업의 우선순위를 방해하게 두지 마세요."
- Ryan Hoover
3. 이미 잘하고 있는 사람, 잘하고 있는 프로덕트를 참고하자.
프로덕트 헌트도 레딧을 참고해서 시작했어요. 사실 우리가 쓰고 있는 앱, 웹서비스 중에서 완벽하게 독창적인 걸 찾는 게 오히려 더 어려워요. 대부분 다른 서비스에서 영감을 받기도 하고, 많이 참고하기도 하죠. 즉 처음부터 모든 걸 창조하려 하지 말고, 잘 하고 있는 서비스를 참고하세요. 그 서비스가 잘하고 있는 점을 적용하면 더 빨리 갈 수 있어요.
4. '적극적'으로 사는 것이 핵심이다.
라이언은 PM으로 일할 때 매일 앱스토어와 구글링을 통해 세상에 나온 프로덕트들을 Hunting(사냥)하러 다녔다고 해요. 이렇게 적극적으로 사니까, 남들보다 '불편함'을 빨리 감지한 것 같아요. "나는 매일 오늘 출시된 프로덕트들을 보고싶은데, 이걸 찾는 게 너무 불편하네?" 이걸 느낀 거죠.
심지어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본 게 프로덕트 헌트를 잘 성장시킨 발판이 된 것 같아요. 적극적으로 도전하며 실전에서 배운 것들이 라이언 안에 잘 쌓였겠죠.
매주 성공한 사람들의 머릿속을 해부해드립니다.
그들의 마인드, 행동, 아이템을 공유하며 여러분의 뇌를 깨워드릴게요.
스터딘 뉴스레터를 구독하시면 매주 목요일마다 아티클을 보내드려요.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더 후회하기 전에 도전해보세요.
고민, 계획, 생각에서 더 나아가서 직접 ‘실행’해야 미래가 바뀌어요. 비슷한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만나서 함께 실행하면 훨씬 쉬워질 거예요. 사람들과 함께 강제성 있는 환경에서 목표를 이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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