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초로 이번달(2025년 2월)에 국토부 산하기관의 임시 안정성 인증서를 받았습니다. 이는 곧 전기비행기를 사업화가 목전이라고 볼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입니다.”
토프모빌리티는 전기비행기를 토대로 운항, 서비스, 기술 개발, 솔루션 구축하는 회사로, 2023년 7월에 창업해서 아직 2년이 안 된 초기 스타트업입니다.
전기비행기는 국내에서는 아직 일반인들 뿐만 아니라 업계에서도 익숙지 않고 관련 규제도 계속 만들어나가며 개선해야 하는 분야인데요. 토프모빌리티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이하 UAM, Urban Air Mobility) 산업 유망주로서 2024년 처음 매출을 올렸고 팁스, 시드투자 유치도 완료했습니다.
이제 국내에서 사업을 할 수 있는 자격도 얻은 토프모빌리티는 다양한 서비스와 솔루션을 곧 출시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및 정부 부처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회사 고문인 항공사, 배터리, AI 전문가들과도 협업 중이고요.
이오플래닛이 정찬영 창업자 겸 대표를 만나 전기비행기라는 아이템으로 창업한 배경과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할지, 전기비행기가 국내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할지, 국내에서 풀아가야 할 숙제는 무엇이고 그럼에도 잘될 이유를 무엇으로 보는지 등을 자세히 들어봤습니다.
[아티클 네비게이션]
1. 해적 떼도 막지 못한 전기비행기 창업의 꿈
2. 한국에서 전기비행기 서비스가 잘 될 이유
3. 세계 전기비행기 산업 성장, 한국도 같이 뜰 준비
해적 떼도 막지 못한 전기비행기 창업의 꿈
Q. 승무원에서 조종사, 조종사에서 전기비행기 스타트업 창업자가 되셨습니다. 토프모빌리티를 창업하신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세 가지 이유로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첫째는 항공사에서 6000시간의 비행을 경험하고, 미국 실리콘벨리로 날아가 조종사 교육을 받으며, 작게나마 항공사를 해보고 싶다는 꿈까지 갖게 됐습니다.
특히 미국의 사우스웨스트라는 항공사(Southwest Airline)가 비행기 3대로 세 곳을 연결하는 서비스로 시작해서 지금은 700대 넘게 운용하며 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항공사 중 한 곳이 된 것을 보며 저도 ‘한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둘째는 조종사 교육을 받을 때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져서 현실적으로 한국에서 조종사로 취업을 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에 여러 방향을 생각해 보아야 했어요. 항공업계에 계속 머물고 싶었거든요.
10년 동안 이 업계에 종사하며 큰 매력을 느꼈죠. 조종사 교육을 받을 때는 직접 비행기를 이착륙시키며 창문 너머로 세상을 바라볼 때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사람이 하늘을 난다는 게 참 낭만적이잖아요. 그래서 항공업계에 최대한 오래 머물고 싶은 생각으로 다양한 길을 모색하다 보니 창업도 생각하게 됐습니다.
셋째는 실리콘 밸리에서 조종을 배우면서 전기비행기 회사를 정말 많이 접할 수 있었어요. 그것을 보며 UAM 산업이 이미 세계적으로 성장추세고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믿게 됐습니다.
이후 귀국을 해서는 운 좋게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에 스카우트가 되어 미래 항공 모빌리티 사업을 총괄했고요. 그러면서 국토부, 대기업 및 여러 유관 기관과 네트워크를 쌓으며 창업의 기반을 닦았습니다.
처음에는 주변의 우려가 많았어요. 저 스스로도 가정이 있다 보니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경험해보지 않고 행동해보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행동하는 사람들의 작은 발걸음보다 힘이 약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려는 있더라도 용기와 신념을 가지고 한국의 전기비행기 분야를 개척해 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Q. 어렵게 사업을 시작하고서도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나가며 우여곡절이 많았을 것 같아요. 혹시 고생한 에피소드가 있나요?
일단 비행기를 구매하는 것부터 어려웠어요. 제조사 피피스트렐(Pipistrel) 입장에서는 전기비행기를 가져다 판매하는 회사가 사고를 내지 않고 잘 운용하는 게 중요하잖아요. 그런데 초기 스타트업인 토프모빌리티가 대뜸 비행기를 사겠다고 하니 허락하기 어려웠겠죠. 처음에는 연락도 잘 안 받아줬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2023년에 피피스트렐 본사가 있는 슬로베니아로 직접 찾아가서 설득했습니다. 앞으로 전기비행기를 어떻게 운용할지,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어떤 장점이 있을지, 한국 정부는 얼마나 적극적인지 어필하는 프레젠테이션을 했어요.
그때는 확답을 받지 못했지만, 이후 그들이 시카고에 전기비행기 전시를 할 때 그곳으로 오라고 먼저 연락을 주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전시장까지 어렵게 찾아가 다시 설득했고 결국 비행기 구매가 성사됐습니다.
그런데 전기비행기를 슬로베니아부터 한국까지 뱃길로 들여오는 데도 문제가 생겼습니다. 2023년 11월에 그쪽에서 한국으로 출항을 했는데 중간에 저희 비행기가 탄 배가 해적 떼(!)를 만난 거예요.
그래서 배가 회항할 수밖에 없었고 보내는 쪽도, 받아야 하는 저희도 기약없이 기다려야 했습니다. 보통 배송이 길어야 40일 정도 걸리는데 자그마치 5개월이 걸려서 2024년 4월에 한국에서 전기비행기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안전성 검증 기간도 (다섯 달이면 될 줄 알았는데) 기약없이 길어졌어요. 국토부도 첫 사례다 보니 굉장히 신중하게 안전성 검증을 했어요. 해외에서 부품 및 안전성 검증을 제대로 했는지, 비행기 정비는 어떻게 할 것인지, 보험은 들었는지 등 수만 가지 검사를 꼼꼼하게 확인했습니다.
저희도 처음이니 이런 변수들을 예측할 수 없어서 검증 과정을 진행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했어요. 당시 회사의 목표는 하반기에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이었는데요. 일정을 물어도, 인증하는 기관에서는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처음이다 보니 언제 될지 알 수가 없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Q. 그럼 올해 안전성 인증이 나오기까지는 무엇을 하셨나요?
안전성 인증이 나오기까지 버티고 살아남아야 하니 저희는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비행기 전시 및 컨설팅을 하며 매출을 올렸습니다. 비행은 못해도 지상에서 할 수 있는 데이터 축적과 기술개발에 좀 더 시간을 투자 했습니다. 배터리가 어떻게 소모되는지, 효율은 어떤지도 분석했고요.
또 그때부터 규제 관련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전기비행기 안전성 인증을 받아도 사업법에 적합하지 않으면 비행기를 띄우지 못하는데요. 그래서 저희는 일주일에 몇 번씩 세종시에 가서 국토부 국장님, 과장님을 설득했어요. 다행히 그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인증을 일단 받으면 사업까지 할 수 있도록 검토를 다 완료했어요. 그래서 저희가 인증을 받고 바로 사업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은 것입니다.
물론 오랜 기다림과 어려움 속에서 저희 팀원들도 의기소침한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당장 맞닥뜨린 이슈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며 우리가 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많이 배웠고 성취감을 얻을 수 있었어요. 또 전기비행기 사업을 이렇게 도전하기 쉽지 않다는 걸 실감하면서 토프모빌리티가 길을 열고 있다는 것, 국내 다른 회사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됐어요.
Q. 전기비행기를 지금 이 시점에 서비스화하려는 이유가 따로 있었나요?
UAM 산업이 분명히 커질 텐데 아직 변수도 많고 인프라와 솔루션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전기비행기를 앞서 활용하면 먼저 이 산업을 선점할 수 있겠다고 봤습니다.
만약 토프모빌리티를 2~3년 후에 시작했다면 이미 산업이 성장한 상태에서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이 들어올 것이고, 더 큰 전기비행기가 필요했을 겁니다. 그러면 스타트업이 들어갈 수 있는 스케일이 아니었을 테고요. 그래서 얼리(early) 단계였던 2023년에 토프모빌리티를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산업이 성장하는 만큼 저희 회사도 성장하고 있어요.
한국에서 전기비행기 서비스가 잘 될 이유
Q. 전기비행기가 진입할 국내 소형 항공사 시장은 어떤가요?
제가 봤을 때는 (현재 한국의 소형 항공사 시장은) 사업성이 없고,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항공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소형 항공사 약 10곳이 있었는데요. 모두 내연기관 비행기를 사용했고 사업이 잘 풀리지 않았습니다. 좌석당 단가 측면에서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브랜드 측면에서 소형 항공사들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보다 불리할 수밖에 없고요.
그러면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있어야 하는데, 최소운용비 때문에 가격을 낮추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2~3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국가들로 주로 비행기를 띄웁니다. 효율이 크고 비용을 줄일 수 있어서 항공사가 마진을 가져갈 수 있는 수익구조가 나오거든요.
더불어 국내에서 비행기는 (다른 교통수단과 달리)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의 경우 버스, 승용차, 트럭 등 다양한 종류의 차로 리스, 렌터카, 차량공유, 지역간 버스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데요. 항공 서비스는 단일한 비행기로 정해진 시간에 공항을 왔다 갔다 해주는 노선 뿐입니다. 그런 노선조차도 서울-부산, 서울-제주만 활성화되어 있고 다른 공항에는 국내선 비행기가 많이 다니지 않아요.
한편 수요는 확실히 늘고 있습니다. GDP와 개인 소득의 증가와 함께 개인의 여가 시간도 늘었고요. 다들 새로운 취미를 발견하거나 취미 생활에 시간을 쏟고 싶어하는 욕구가 커졌기 때문에 경비행기 조종 등과 관련한 수요가 늘어났어요. 이런 상황에서 토프모빌리티는 전기비행기가 해결책이 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Q. 전기비행기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사용자들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보시나요?
우선 전기비행기는 경제성이 좋습니다.
토프모빌리티는 내연기관 소형 비행기를 활용한 기존 동급 대비 탑승권을 약 40% 이상 저렴하게 운영할 예정입니다. 내연기관 소형 비행기의 경우 기름값, 인건비(정비사 등), 유지 관리(엔진 및 프로펠러 교체 등) 등에 큰 비용이 들어갑니다.
반면 전기비행기는 전기차처럼 부품도 간소화됐고 시스템도 단순하게 개발됐습니다. 따라서 기름값은 들어가지 않고 정비사 수도 줄어서 운용비가 절감되고 소비자가 지불할 가격도 줄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유가 변동의 영향도 받지 않으니 탑승권 가격도 변동이 없을 것으로 봅니다.
또한 전기비행기는 친환경 서비스입니다.
일반 내연기관 비행기는 100마일(160km)에 500파운드(226kg)의 탄소를 배출하는 반면 전기비행기는 비행시 탄소배출량이 없습니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내연기관 비행기를 이용할 때보다 환경보호에 기여하면서 이곳저곳 움직일 수 있다는 효용감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소음도 크게 줄어듭니다.
기존 소형 항공기는 70~80데시벨인데 전기비행기는 60~65데시벨로 인증받았습니다. 숫자상으로는 10데시벨 밖에 차이나지 않지만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보시면 돼요. 참고로 60데시벨은 독서실에서 대화하는 소음 정도입니다. 제가 실제로 조종해보니 정말 조용하더라고요. 승객분들이 기존에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비행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전기비행기는 단거리에 유리하기 때문에 국토 면적이 크지 않은 한국에 적합합니다.
현재 전기비행기 배터리는 한번 완충하면 1시간 주행이 가능하고 올 연말에는 기술 발전 덕분에 2시간 주행까지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그랬을 때 미국은 동부에서 서부를 갈 때 6시간이 걸리는 반면 한국은 모든 지역이 전기비행기를 운용할 수 있는 허용권 거리 안에 있습니다.
Q. 그럼 어떤 서비스를 주력해서 제공하실 예정인가요?
크게 세 가지로 보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관광, 훈련, 교육 서비스고요. 두 번째는 기술 개발 솔루션 서비스입니다. 세 번째는 사용자가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시간에 항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예약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훨씬 나중 이야기지만, 지금처럼 한 곳에서 정해진 시간에 제공하는 것과 다르게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고 싶습니다.
올해와 내년에는 첫 번째 서비스에 주력해서 대중이 전기비행기를 익숙하게 느끼실 수 있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두 번째 서비스인 기술 개발은 단기간에 달성할 것은 아니고 몇 년 간 성숙해지면서 완성해나갈 것 같고요.
그래서 전기비행기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고 많은 대기업들이 이 분야에 진입할 때, 토프모빌리티가 이미 기술을 잘 개발해 놓아서 그들이 저희 솔루션을 쓸 수 있도록 입지를 잘 닦아놓으려고 합니다.
Q. 당장 집중하실 관광, 훈련, 교육 서비스는 어떻게 운영할 예정인가요?
관광의 경우 사용자들이 전기비행기를 타고 저렴하게, 효율적으로 지역간 이동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하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2인승, 4인승 비행기로 먼저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고요. 이를 토대로 9인승, 19인승으로 확장하려 합니다. 또한 울릉공항이 개항하면 저희가 여기 취항을 해서 배가 아닌 비행기를 타고 울릉도로 오갈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곧 시작할 저희 관광 사업의 현재 목표는 2030년까지 50대의 전기비행기로 국내 모든 공항에서 비행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고요. 궁극적으로는 항공사를 운영하는 게 목표입니다.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산업 트렌드 속에서 저희는 인증, 사업권 등을 차근차근 받으며 사업을 진행해 나가려고 합니다.
훈련의 경우 2인승 경량항공기 조종사 자격증은 일반인 분들도 취득하시기 어렵지 않거든요. 그래서 그런 분들을 위해 훈련 사업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또 많은 분들이 전기비행기를 익숙한 교통수단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체험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입니다.
교육의 경우 작년에 지자체를 초청 받아 다니며 전기비행기를 소개하는 자리가 있었고요. 하반기에는 조종사, 정비사, 운항관리사, 전기전자공학과, 배터리학과를 대상으로 미래 항공 모빌리티 교육 학과를 개설해서 운영했습니다. 학생들이 여기서 전기비행기를 만져보고 체험하는 교육을 받았어요. 올해에는 교육 대상자 분들이 실제로 전기비행기에 탑승해서 운전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확장하려고 합니다.
추가로 대학생, 고등학생 대상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인데요. 2024년 말 전문가, 일반인 과정을 나눠서 프로그램을 출시했는데 많은 분이 신청하셨어요. 올해에는 더 구체적이고 정기적인 교육을 통해서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전기비행기가 한국에 처음 들어온 만큼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보이고 신기해 하는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이것이 정말 잘 날지 궁금해 하기도 하시고요.
비행기는 정말 안전한 교통수단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특히 전기비행기는 배터리에서 추진된 전력 시스템이 프로펠러로 이동하기 때문에 더 안전합니다. 또 배터리가 여러 개 탑재되어 하나가 꺼져도 다른 배터리가 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추락하거나 엔진이 꺼지는 기존 비행기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안전한 비행을 할 수 있습니다.
Q. 아까 언급하신 전기비행기 기술 개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우선 유지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전기비행기는 정해진 시간 안에 전체적인 부품 등을 교체해주어야 하는 법이 있습니다. 하지 않으면 운용 금지 등 큰 패널티를 받게 돼요. 그래서 들어가는 모든 부품 등 내역의 전체적인 라이프타임(생애주기)을 리스트업해서 해당 서비스를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기비행기 화재 예방 관련 특허 출원을 완료했고요. 우리나라 권역의 비행 환경에 최적화하는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요. 팁스에 선정돼서 받은 투자금으로 날씨, 고도, 환경에 따라 비행기 배터리 효율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데이터를 쌓고 있습니다.
저희는 배터리 기술 연구개발도 하고 있어요. 한국처럼 여름과 겨울의 온도차가 50도 이상 나는 곳에서는 전기비행기가 잘 운용되려면 서브 시스템이 필요합니다.전기비행기 목적지까지 가기위한 에너지 필요량과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과 겨울철에는 배터리 온도가 차가우면 충전 속도가 3시간 이상 느려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전기자동차에는 난방시스템을 설치할 수 있는데 전기비행기에는 무게 때문에 시스템을 설치하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저희가 스마트 충전기를 포함해 냉방과 난방이 가능한 충전기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는 공항에 설치하는 충전 시스템 기술력도 보유했습니다. 지하에 전력선을 매립해서 충전기가 잘 작동하게끔 하는 시스템인데요. 저희가 한번 구축한 경험이 있어서 다른 비행장과 공항에서도 잘 돌아갈 수 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7건의 특허와 PCT를 출원했어요. 국내 특허 등록 1건, PCT 출원 1건이 있고요. 국내 특허 출원은 3건입니다. 2월 현재 총 2건의 출원을 진행 중입니다. 이중 1건을 등록 완료했습니다.
| *PCT에 의한 출원방법(PCT System): 국적국 또는 거주국의 특허청에 하나의 PCT 출원서를 제출하고, 그로부터 정해진 기간 이내에 특허획득을 원하는 국가(지정(선택) 국가)로의 국내 단계에 진입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PCT국제출원의 출원일이 지정국가에서 출원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
Q. 진행하실 서비스들 모두 다양한 파트너십이 필요할 것 같아요. 어떤 파트너들과 함께하고 있나요?
토프모빌리티의 강점이기도 한데요.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미래 초격차라고 하는 우주항공산업 및 UAM 산업을 성장시키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특히 국토교통부와 함께 전기비행기 인증, 규제 개선에 대해서도 협력을 하고 있어요. 또한 토프모빌리티가 현재 한국공항공사에 창업보육 기업으로 입주해 있기도 하고요.
지자체와는 인프라 구축을 함께 도모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전기비행기 전용 비행장을 건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항공대학교와도 MOU를 맺어서 같이 다양한 사업을 시도해볼 예정입니다. 저희 비행기가 지금 항공대학교에 있어요.
해외 파트너도 많습니다. 국내에서는 전기비행기가 생소해서 저희는 충전기부터 솔루션, 배터리, 데이터 등 서비스를 해외 파트너와 같이 하고 있어요. 또 저희는 피피스트렐, 다이아몬드의 전기비행기 독점권도 보유해서 추후 판매도 할 수 있습니다.
세계 400개 이상의 전기비행기 제조사가 있는데 모든 회사가 다 인증을 받고 출시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시간과 자본이 많이 드는, 어려운 제조업이어서요. 하지만 저희의 협력사들은 이미 글로벌 탑 플레이어들입니다.
세계 전기비행기 산업 성장, 한국도 같이 뜰 준비
Q. 한국 전기비행기 산업은 어디까지 왔나요?
한국에서는 전기비행기가 아직 너무 생소합니다. 하지만 유럽, 미국에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요. 컨설팅 그룹들은 전체 미래 항공 모빌리티 사업이 2040년 기준 1조 4천억 달러(약 2,046조 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이미 그런 움직임이 보여요.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는 비행기의 탄소 배출량이 기차의 20배가 되는 현실을 반영해서 항공사들에게 내연기관 비행기의 비행을 제한하고 노선을 단축하며, 친환경 관련 액션을 취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는 제도를 만들고 있어요. 그래서 전기비행기 사업이 커지고 있습니다.
2026년, 2027년에는 기후변화 관련 규제, 항공산업 규제, 운용 비용 감축, 배터리 기술 발전 등의 이유로, 저는 전기비행기가 더 빠르게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토프모빌리티는 이를 준비하기 위해 열심히 사업을 하고 있어요.
한국 역시 국가에서 UAM 산업을 많이 지원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GS건설, SK텔레콤, 하나시스템 등 대기업도 주목하고 있어요. 현대자동차는 미국에 법인을 만들어서 수직 이착륙 전기비행기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Q. 한국 전기비행기 산업에서 토프모빌리티가 풀어나가고 있는 과제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첫째는 사업의 지속성입니다.
저희 회사든, 다른 회사든 전기비행기 사업을 정말 집중해서 할 수 있는 회사들이 많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팀원들은 ‘일이라서 한다’가 아니라 ‘진짜 전기비행기를 좋아한다’는 생각으로 일하는 ‘항덕’들이거든요. 전기비행기의 매력에 흠뻑 빠져서 토프모빌리티에 계속 계시는 거여서요. 이런 분들이 계시는 회사가 지속되려면 돈도 많이 벌고 투자도 많이 받아야 해요. 대표이사로서 제가 해내야할 가장 큰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는 규제입니다.
저희가 현재 2인승 관련 규제는 해결했는데 4인승, 9인승, 19인승, 30인승, 100인승 규제가 아직 남아있어요. 그런데 이 부분은 저희가 잘 준비해 나가고 있습니다. 2인승 규제를 해결하며 앞으로 어떤 부분을 보완하면 좋을지 정보가 있기 때문에요. 심지어 이미 국토교통부와 4인승 항공기 도입을 위해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 한번 협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2인승을 잘 운용하면서 저희가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과제입니다.
마지막은 대중의 수용성입니다.
일반 사용자 분들이 전기 비행기를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잘 다가가는 일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전기차의 경우 충전 인프라가 주요 이슈인데요. 항공기의 경우 공항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거기 인프라만 설치하면 문제가 없습니다. 토프모빌리티가 서비스를 잘 해서 일반인들에게도 전기비행기가 안전하다, 친근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앞으로 많이 선보일 예정입니다.
Q. 국내 인재풀은 어떤가요? 채용을 어떻게 하실지도 궁금합니다.
저희 팀은 글로벌 사업이사님, 기술이사님, 책임 매니저님, 운항관리사, 정비사, 조종사로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사님은 배터리, 전기전자공학, 해외 사업을 총괄하고 계시고요. 기술 이사님은 엔지니어 및 조종사로서 기술 및 전기 분야를 총괄하고 계세요. 책임 매니저님은 지자체 사업 운영을 맡으셨고요. 운항관리사님은 관리사 자격증을 보유하셔서 저희가 비행기를 잘 운용할 수 있게 봐주시는 일을 담당하고 계십니다.
이번에 저희가 안전성 인증을 받고 사업을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채용을 진행하려 하는데요. 사실 전기비행기 서비스 스타트업은 저희가 거의 처음입니다. 전기비행기를 실제로 도입한 사례도 아예 없었고요. 그래서 서비스를 하기 위한 적임자를 채용하는 과정이기는 합니다. 지금도 여러 인재들을 모시고 싶고, 실제로 토프모빌리티에 합류하고 싶어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으로서 채용을 천천히 진행하고 있어요. 추천을 받거나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의 레퍼런스와 경험을 신중하게 살펴보고 있습니다.
Q. 전기비행기 분야를 개척해나가는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이끌어가시는 입장에서 다른 창업가와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제가 지금 서른 중반대 접어들고 있는데요. 항공업계에서는 이른 나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창업하길) 잘한 것 같아요. 정말 힘들지만 많이 학습해 나가고 있습니다. 창업가 겸 대표로서 재무, 인사, 마케팅 등을 하나하나 배우고요. 특히 사람을 많이 배우고 있어요.
지금보다 더 초기에는 제가 더 빨리, 많이 해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다른 구성원들과 소통할 때 날카로워지곤 했어요. 그래서 소통이 틀어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스타트업에서 구성원 한 명이라도 없으면 일을 해내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좀 더 구성원들의 입장에서 이야기하고, 그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앞으로 인생을 살아갈 때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스타트업 창업은 한번 해볼 만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더불어 국내 스타트업 업계 전체에 하고 싶은 말로,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미국은 진기비행기를 제조하는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저희처럼 항공 서비스를 준비하는 스타트업도 많습니다. 항공분야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의 스타트업이 서로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해서 이것 저것 시도해 보며 어떤 서비스가 잘 되는지 확인하면서 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해요.
국내에서도 이제 형식화된 시스템 안에서 좋은 대학에 가야만 성공할 것이라는 생각이 바뀌어 나가는 같아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하고 싶은 것들을 해볼 수 있게 다양한 섹터, 다양한 서비스를 하는 스타트업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라이트 형제가 지금으로부터 122년 전인 1903년에 비행기를 처음 만들었습니다. 그들도 처음에 스타트업이었어요. 그들 외에도 비행기를 만들려 시도하던 대기업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라이트 형제는 비행기에 대한 열정이 컸고,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저희 토프모빌리티도 전기비행기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온 상황에서 아시아 최초의 전기비행기를 운항하는 한국 스타트업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관광 등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나하나 해나갈 예정이에요. ‘처음’으로서 널리 기억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저희는 곧 비행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잘 돼야 하고, 그러리라 기대합니다.
인터뷰|김지윤
글|장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