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하 마이크로소프트 · 기타
#COMEUP 2022
혹한의 겨울 속 308억 투자 받은 서울로보틱스의 비결

본 아티클은 2022년 11월 10일 COMEUP 2022 라이브 세션에서 진행된 서울로보틱스  CEO 이한빈 대표와의 인터뷰를 담은 글입니다. 
 

얼어버린 투자 시장, 

서울로보틱스는 어떻게 밸류에이션을 낮추지 않고도 308억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을까?

 



Story 1. 서울로보틱스의 역사


 

 

어렸을 때부터 로봇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이한진 대표는 중학교 때 미국으로 건너간 후에도 기계공학을 전공할 만큼 열정의 대상이 뚜렷했다. 하지만 그는 하드웨어 중심으로 발전해 왔던 로봇 산업의 중추가 소프트웨어로 옮겨질 것을 미리 예견했고 100명 남짓의 사람들과 온라인 스터디그룹을 결성해 인공지능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자율주행 경진대회에 참가했다가 2000여 명의 팀 중 10위라는 대단한 성과를 거두게 되면서 서울로보틱스를 창업하게 된다.

재미난 탄생 비화보다 더 유명해진 계기는 작은 스타트업이 보여준 놀라운 기술력이었다. 레이저 광선을 이용해 차와 사물 간 거리를 측정하는 3D 센서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하는 서울로보틱스의 라이다(LiDAR) 기술은 출범 당시부터 세계적인 기업들의 인정과 관심을 받게 되었고 독일 컨설팅 업체로부터 SW 기술력 1위 업체로 선정되기까지 했다.

 


 

Story 2. 피봇팅의 시작
 

그리고 최근 서울로보틱스는 더욱 견고하고 스케일 업 할 수 있는 사업 모델로 피봇팅(piovoting)을 시도했다. 원래 서울로보틱스가 개발하던 라이다 기술은 공도로에서 달리는 일반 자동차에 탑재되는 기술이었으나, 당장에 자금을 조달하기엔 상용화 시점이 불분명하고 규모있는 성장을 이루기엔 한계가 있었다. 기술이 좋아 창업했지만 혹독한 시장에서 생존하면 확실한 먹거리가 필요했다. 

그리고 찾아낸 새로운 기회는 바로 ‘인프라 기반의 자율주행 SW’이다.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센서의 개수와 기술의 규모에 있다. 이제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3D 센서를 자동차가 누비는 인프라 전역에 설치하고 하나의 컨트롤 타워에서 모든 정보를 유기적으로 처리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아래 사진과 같이 자동차 공장, 주차장 등 변수가 최소화된 환경에서 자율주행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바로 서울로보틱스의 새로운 사업 모델이다.

 

자동차가 누비는 인프라 전역에 설치된 센서로 수집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컨트롤 타워(LV5 CTRL TWR)의 구성도 (출처: 서울로보틱스)

 

예를 들어, BMW는 서울로보틱스를 만나기 전까지 생산된 차량을 이동시키는 데만 천문학적인 자본과 인력을 투입해왔다. 한 공장당 9000만 대의 차량을 반복적으로 이동시켜야 하는데 특히나 시간당 인건비가 높은 나라에서 이 작업을 하려면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만 했다. 하지만 서울로보틱스의 자율주행 인프라 덕분에 단순 반복적인 노동을 줄이고 인력을 핵심적인 기술에 배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비용 절감의 가능성까지 바라보게 되었다. 이처럼 인프라 자동주행 시스템이 가져올 산업적 가치는 무한하며 이미 20~30조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공도로에서 달리는 모든 자동차에 라이더 기술이 탑재되려면 여전히 i) 기술의 한계 ii) 가격의 한계 iii) 제도의 한계가 있을 텐데 여러 변수가 통제된 B2B 제조/유통 시장에서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자율주행의 상대적인 가치를 높임으로써 시장을 넓혀간다는 건 매우 탁월한 전략이 아닐 수 없다. 이제는 새로운 무기와 함께 Mercedes-Benz, Volvo, BMW 등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을 고객으로 두면서 무서운 성장세로 달려나가기만 하면 될 텐데 서울로보틱스는 창업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Story 3. 회사 망할 뻔한 이야기와 살아남은 비결
 

이렇게 대단한 회사가 망할 뻔 하다니. 


이한빈 대표의 말에 따르면 올해 1월 시리즈 B를 오픈할 당시 금리 인상과 여러 글로벌 경제 위기 여파에도 불구하고 국내 벤처 투자의 열기는 여전히 뜨거웠다고 한다. 하지만 단 3개월 만에 믿기지 않을 만큼 빠르게 식어버린 시장은 식다 못해 꽁꽁 얼어버렸고, 투자를 약속했던 투자자들 마저 연락이 두절되었다. 

결국 개인 신용을 끌어다 직원들 월급을 주고, 당장 다음 달 월급 정산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한 대표는 ‘이 점을 알았다면 창업을 했을까..?’라는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하지만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개인의 신용을 포기하더라도 회사의 밸류에이션만큼은 포기할 수 없었다고 한다. 다행히 몇몇 지원군으로 나서준 투자자분들 덕분에 목표했던 6월로부터 3개월이 지난 9월이 돼서야 308억의 투자 유치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쉬어가는 Tip. 이한빈 대표가 말하는 3가지 나스닥 상장 루트

 

  1. 스펙상장  🔥🔥
    이미 상장을 한 회사가 상장하려는 회사를 인수하는 방법이며 가장 쉬운 루트로 여겨진다.
     
  2. 플립 🔥🔥🔥
    미국회사를 설립하고 한국회사를 인수하여 나스닥에 상장하는 방법으로, 직상장보단 쉽지만 세금율이 높다고 한다. 
     
  3. 직상장 🔥🔥🔥🔥🔥
    가장 좋지만 가장 어려운 방법으로 아직까지 한국 스타트업 중에 성공한 사례는 없지만 서울로보틱스가 가장 원하는 상장 방법이다. 

 


 

그렇다면 서울로보틱스는 이 혹독한 겨울을 어떻게 견뎌낼 수 있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이후 이어진 Q&A에서 찾을 수 있었다. 

 

Q. 서울로보틱스 채용이 굉장히 까다롭다고 들었는데, 채용기준이 어떻게 되나요?

이한빈 대표는 이 질문에 크게 공감했다. 본인도 지금 지원을 했다면 합격할 자신이 없다고 넉살스레 답변하며 최고만 영입하겠다는 서울로보틱스의 진심을 비춰냈다. 물론 14개국에서 글로벌 사업을 수주하다 보니 모든 직원이 영어로 소통하는 점에서 엔지니어 역량과 언어 역량을 두루 갖춘 인재를 찾기 힘든 부분도 있지만 그저 그런 5명보다 한 명의 뛰어난 인재를 영입하겠다는 서울로보틱스의 채용 철학은 변함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의 까다로운 인재 영입 전략은 이미 70명 남짓의 직원들이 일궈낸 놀라운 성과로 증명되고 있다. 

 

Q. 첫 B2B 고객을 어떻게 만드셨나요?

이한빈 대표는 초기 고객 확보를 위해 190개 이상의 도시를 다니며 자동차와 관련된 모든 행사에 참석하는 아날로그적인 방식을 사용했다고 한다. 사업 초기 단계에선 홈페이지에서 설명하기 힘든 부분을 직접 만나 설명하는 번거로운 과정이 있었지만 시장의 인정을 받은 지금은 진정성 있는 고객을 선별하는 수준이 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전략으로 업계에 탄탄한 네트워크를 가진 인재를 영입했다고 한다. 애초에 그들이 가진 네트워크 그 자체를 회사의 자산으로 여기면서 업계에서의 입지를 다져나갔다고 한다. 
 

Q. 창업을 위해 스타트업 직장 경험이 꼭 필요한가요?

자신도 대학 졸업 이후 직장 경험 없이 창업했기 때문에 직장경험이 필수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industry experience는 꼭 필요하다는 게 이한빈 대표의 설명이다. 자신이 믿고 갈 수 있는 한가지 스킬셋을 위해 직장 경험이 필요하다면 마다할 필요가 없지만 어떤 방식이 되었든 간에 자신을 알고 산업을 아는 것이 첫번째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이한빈 대표는 자기가 하고자 하는 아이템에 대한 진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진심을 다해 시장의 문제를 푸는 자 만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으니 진정성을 가지고 industry 경험을 쌓아나가기를 격려했다.

 


 

Story 4. 앞으로 가야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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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진 대표와 서울로보틱스 (출처: 서울로보틱스)


마지막으로 서울로보틱스의 미래 청사진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한빈 대표는 지금 집중하고 있는 인프라 자율주행 섹터도 풀어가야 할 많은 숙제들이 있는 만큼 당분간은 B2B 솔루션에 집중하되, 결국엔 자동 발렛파킹 등의 B2C 영역으로 넘어가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B2C 시장의 치열한 경쟁 양상을 설명하면서 중국과의 경쟁이 또 다른 숙제라고 했다. 생활로봇의 절대강자가 중국인 만큼 자율주행의 영역에서도 빠르게 치고 올라올 가능성이 있기에 1위 기술력의 입지를 보다 탄탄히 다져나갈 것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한빈 대표는 서울로보틱스의 성공을 통해 한국 스타트업의 저력을 세계에 증명하겠다는 사명감을 다지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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