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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라고 똥꼬쑈 안 추나요? 똥꼬쑈 추죠! (feat. 없던 투자 룸)

이 글은 [비주류VC의 이상한 뉴스레터]에서 발행되었습니다.

이 뉴스레터를 통해 약간은 이상하고 솔직한 VC와 스타트업 세계를 소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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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비주류VC (Non-mainstream VC / NMSVC) 입니다.

오늘은 월요일마다 발송드리는 "VC생활 10년만에 로맨틱한 사람이 냉소적인 사람이 된 이야기" 시리즈로 찾아뵙게 되었어요.

목요일에는 제가 관심있는 스타트업 산업의 인터뷰나 좋은 글들을 발송드리고 있사오니 많은 분들께 구독 주소를 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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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열 일곱번째 이야기를 들려드릴께요.

이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VC생활을 하면서 겪은 안 좋은 일들을 알려드리고 있어요.

그래서 독자 분들이 "비주류VC"는 맨날 안 좋은 일만 있는 줄 아시더라구요.

그래서 오늘은 좀 잘 된 일을 한번 써볼까 해요. 굉장히 희귀한 사례죠.

작년에 있었던 일인데요.

이미 투자유치가 다 끝난 회사를 찾아가서 진심 어린 설득으로 투자 룸을 얻어 낸 이야기예요.

 

 

2024년 초에 있었던 일이예요.

"비주류VC"가 운용하는 펀드 중에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하는 회사에 투자하는 펀드가 있어요.

이 펀드의 소진률이 꽤 높은 편이었는데 이유는 투자 범위가 굉장히 넓기도 하고, "사회적으로 좋은 일"이라는 정의 자체가 약간은 "코에 붙이면 코걸이, 귀에 붙이면 귀걸이" 같은 면이 있기 때문이기도 해요.

어찌어찌 하다가 이 펀드에 좋은 포트폴리오들이 꽤 담기게 되었고 그래서 다른 펀드들보다 더 신경을 쓰게 되더라구요.

그러다가 작년에 이 펀드에 담을 만한  우량한 회사를 찾다가 우연찮게 좋은 회사를 찾게 되었어요.

사실 경기침체는 작년 초부터는 확실하게 알게 된 면이 있었기 때문에, 평소의 스탠스와는 좀 다르게 매출과 이익을 기록하는 스타트업 위주로 투자 대상을 좁혀서 찾게 되었죠.

 

우연은 필연으로...

특정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 아이템을 만드는 회사였어요. 대부분 이런 아이템을 가진 업체는 만나보면 대표님이 일종의 사명감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매출이나 이익 보다는 공익적인 측면에서의 성과를 많이 말씀해 주시는 편이죠. 투자자와는 결이 맞을 수가 없는 상황이 많았죠.

그런데 이 회사는 좀 달랐어요. 2023년도에 매출액 약 140억 수준에 순이익은 10억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더라구요.

일단 숫자 자체만 보면 그다지 나쁘지 않아보였죠. 매출이 전혀 나지 않는 스타트업도 자주 검토하다 보니 이 정도 숫자면 굉장히 좋아보였어요.

정말 우연히 발견한 업체였고 각종 미디어의 기사도로 꽤 많이 회자되고 있어서 투자를 꼭 하고 싶어졌어요.

한 가지 걸리는 건 2023년 말에 대규모 펀딩을 완료한 후였기 때문에 추가 투자 니즈는 없어보인다는 거였죠. 그래도 한번 들이대 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건 "비주류VC"의 성격에 맞질 않았어요.

 

우연히 발견했지만 필연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그런 경우가 간혹 생기거든요?

이건 꼭 해야겠다! 싶은 그런 경우 말이죠.

부푼 마음을 안고 콜드콜을 했어요. 그런데 마땅한 연락처를 얻기가 매우 어렵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가진 네트워크를 가동해서 최근에 투자한 VC 하우스 중 한 곳을 통해서 연락처를 받게 되었어요.

역시나 연락처를 준 투자자는 큰 기대는 하지 말라고 하더라구요. 이미 투자유치는 충분히 받아 둔 상태여서 돈이 필요 없을 것이라는 거였죠.

 

설득에 나서다!!

우선 이 업체는 특이하게도 본사는 지방에 있었어요.

그런데 공장은 파주에 있었죠.

그런데 디자인을 담당하는 부서는 또 서울에...

그래서 총 3군데로 사이트가 흩어져 있었어요. 대표님은 주로 파주에 계신 것 같았죠. 

대표님과 첫 통화를 했는데 역시나...왜 구지 연락했냐고 물어보시더라구요.

이미 돈을 너무 충분하게 받아버려서 필요가 없다는 말씀이셨는데, 완곡한 거절이 아니고 확실한 거절이셨어요.

저는 그래도 한 번만 만나뵙고 싶다고 읍소했어요. 파주에 당장 내일 모래 아침 9시까지 가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이 포인트에서 약간 감동(?) 아닌 감동을 하신 것 처럼 보였죠.

나중에 들어보니 그간 하도 많은 VC들을 대상으로 IR을 하면서 수모를 겪다보니까 더는 만나고 싶지 않았었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갑자기 파주까지 오겠다고 해서 한번은 만나봐야겠다 싶어지셨대요. (그뤠이트!)

약속한 날 아침에 곧바로 파주로 날아갔죠.

솔직히 이 때까지는 "돈 필요 없는 회사가 어딨어? 많으면 많을 수록 좋으니까 잘 얘기해보자!"라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리고 첫 미팅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투자 받은 VC들 면면을 보니 정말 대표님이 돈이 전혀~ 필요 없다고 하신 말씀에 동의할 수 있었어요.

일견 너무 많이 받으신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많이 받으셨더라구요...

VC들의 투자 금액에서 얼마나 이 회사에 대한 기대가 큰지 눈에 보일 정도였죠.

이런 상황에서 저희가 투자한다고 크게 좋아하실 것 같지 않았어요. 지분만 희석되지 구지 돈이 더 많아진다고 회사가 더 나아질 이유가 없었던 것이죠.

하지만 "비주류VC"는 이런 상황에서 물러날 수 없었어요.

 

저희 하우스의 장점과 제가 운용 중인 펀드의 장점, 그리고 향후 시너지가 날 수 있다고 생각나는 모든 것을 다 말씀드렸던 기억이 나요.

심지어 호구조사까지해서 공통점이 안나올까 내심 기대를 하면서 끝까지 설득을...

그래요...

오버 좀 해서 "눈물의 똥꼬쑈" 한 번 시원~하게 했어요!!!

김정은을 이렇게 설득했으면 통일도(?) 가능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진심을 담아서 투자하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죠. 

원래 한 시간만 내주기로 하셨는데 거의 두 시간을 그러고 있었어요.

이 회사가 속한 산업이 너무 유니크하기도 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범위를 넓혀봐도 이렇게 IT를 접목한 기업이 거의 없다 보니 성장 가능성이 무한대로 보였기 때문에 물러날 수 없었어요.

우연히 알게 된 업체이지만 필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확신이 선다고 말씀드렸죠.

관계사들을 활용한 시너지 효과도 꼭 내보겠다고 호언 장담(?)을 했어요. (결국 별 시너지는 못 내고 있음...;;;)

일단 대표님은 투자유치에 대한 확답은 미루시더라구요. 몇 일만 시간을 달라고 말하시고는 회의를 마치셨어요.

 

똥꼬쑈의 결과는!?!?!?

몇 일을 마음 졸이고 기다렸어요.

투자 필요 없다고 하시면 어쩌나 엄청나게 마음 고생을 했었죠.

그러다 걸려 온 대표님의 전화!!!!

"비주류VC님의 정성에 감동했어요. 추가적으로 투자 받기로 했습니다."

 

(투자 가능 소식을 들은 "비주류VC"의 표정)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안 되는 걸 되게 한 거라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사실 이 단계에서는 대표님이 투자자들보다 의사결정에 있어서 주도권을 가지고 계셨던 것 같아요.

다른 투자자들을 잘 설득해 주셔서 간신히 투자할 수 있게 되었어요. 나름 제가 투자한 건들 중에서는 금액도 제법 큰 30억원 이상이었어요.

단일 건에 대개 5억~20억 정도를 편하게 투자하는데 이 건은 나름 확신이 있어서 크게 투자하게 되었어요.

내부 보고 및 투심 절차도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되어서 일정도 약속드린 바와 같이 매우 빠르게 진행했어요.

대부분 저에게 투자를 해달라고 찾아오시는 분들에게 투자를 하게 되는데, 이 건은 정 반대로 제가 투자하고 싶다고 찾아가서 하게 된 건이라서 훨씬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그 후 이 회사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최근 들은 소식으로는 2024년도 매출이 약 300억원으로 2023년도에 비해 거의 2배가 되었다고 하네요.

당기순이익도 훨씬 많이 증가했을 것으로 보여서 정말 제대로 한 투자라고 생각해요. 정말 말 그대로 "타이밍"을 제대로 맞춘 거지요.

비상장 회사는 실적에 대한 예측이 너무나도 힘들고 변수도 많은데, 이렇게 좋은 시점에 투자했을 때의 기쁨 때문에 그만둘 수가 없네요.

 

이번 에피소드를 정리해 볼께요.

1. 우연치 않게 장애인들을 위한 아이템을 만드는 회사를 알게 되었어요. 이 회사는 매출과 이익도 잘 나오고 있고 앞으로의 성장성도 굉장히 높아 보였어요.

2. 2023년도에 너무 큰 대규모 투자를 받은 후여서 투자 니즈가 더 없을 것 같았지만 "비주류VC"는 너무나도 투자를 하고 싶어서 대표님을 찾아갔어요.

3. 눈물의 똥꼬쑈를 펼치면서 구애의 춤을 춘 결과 극적으로 투자 룸을 얻어낼 수 있었어요. 

4. 늘 찾아오시는 분들께 투자하다가 내가 원해서 찾아가서 한 투자는 그 기쁨이 두배 세배는 되는 것 같아요. 현재 회사가 너무 잘 되고 있는데 이런 기쁨 때문에 VC를 그만두지 못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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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째 VC로써 스타트업에 투자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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