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비주류VC의 이상한 뉴스레터]에서 발행되었습니다.
이 뉴스레터를 통해 약간은 이상하고 솔직한 VC와 스타트업 세계를 소개해드립니다.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를 모르시는 분이 없으시겠죠?
1984년생으로 풀 네임은 "Mark Elliot Zuckerberg"예요. 주커버그는 미국 하버드대학교의 심리학과를 다니던 중 2004년 2월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소셜 미디어인 "페이스북(Facebook)"을 창업했어요.
재산은 약 307조원으로 알려져 있고 아내가 한국계 미국인인 "프리실라 챈"이예요.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여동생과 놀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프로그래밍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페이스북 창업의 기반에는 이러한 호기심과 집중력이 있었음을 알 수 있죠.
"조 로건(Joe Rogan)"은 1967년생으로 코미디언 겸 배우이며 팟캐스터로 알려져 있어요. 사실상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팟캐스트인 "The Joe Rogan Experience(이하 JRE)"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The Joe Rogan Experience"의 모든 독점 유통권을 "스포티파이(Spotify)"에 2억 달러에 매각한 바 있어요.
이 둘이 2025년 1월 11일자 JRE의 2255번째 에피소드에서 만나게 되었어요.
사실 주커버그는 여러 번 이 팟캐스트에 출연한 바 있어서 처음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방송 시간이 평균 2시간 30분이나 되고 질문 수위도 결코 무디지 않은 이 쇼에 출현할 때마다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되곤 했었죠.
저도 투자자로써 마크 주커버그의 오랜 팬이었고, 글로벌 팟캐스트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JRE를 애청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둘의 만남은 저에게도 큰 이벤트였어요.
특히나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주커버그가 직접 "애플"에 대한 문제점과 한계점, 그리고 불만 사항에 대해서 언급하는 부분이 나와서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죠.
우리 모두 알다시피 메타의 매출이 애플의 정책들 떄문에 상당부분 꺾였었고 이로 인해 주커버거가 애플에 좋은 감정이 없다는 것 쯤은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저에게는 더욱 이번 팟캐스트가 흥미로울 수 밖에 없었어요.
오늘은 "The Joe Rogan Experience #2255"의 주요 내용을 소개해드리도록 할께요.
메타의 최근 정책 변화가 화제인데요. 먼저 콘텐츠 모더레이션 정책이 크게 바뀌었다고 들었어요.
네, 메타가 최근 몇 가지 중요한 정책 변화를 발표했어요.
가장 핵심적인 것은 팩트체크 시스템을 커뮤니티 노트로 전환하는 거예요.
기존에는 소수의 팩트체커들이 콘텐츠의 사실 여부를 판단했는데, 이제는 X(구 트위터)처럼 커뮤니티가 직접 판단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요.
메타의 서비스를 매일 32억 명이 사용해요.
이런 규모에서 모든 콘텐츠를 완벽하게 검토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죠. AI 시스템을 사용해 자동으로 탐지하지만, 정확도와 신뢰도 사이에서 늘 고민이 있어요.
예를 들어 90% 정확도로 설정하면 10%의 오류가 발생하는데, 수십억 사용자 규모에서는 이것도 엄청난 숫자가 되죠.
왜 이런 변화를 결정하게 됐나요?
2016년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와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정부와 여러 기관들로부터 콘텐츠 검열 압박을 받았어요.
특히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는 백신 부작용 관련 정보까지 삭제하라는 압박이 있었죠. 하지만 이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었고, 결과적으로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졌어요.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들이 저희회사의 특정 팀에 전화해서 소리를 지르고 욕설을 하면서 압박했다고 해요. 이메일 증거도 있고, 짐 조던 하원의원이 주도한 조사에서 모든 문서가 공개됐었죠.
심지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백신 관련 밈을 올렸을 때도 삭제하라고 요구해 왔었어요.
앞으로의 소셜미디어는 어떻게 변화할까요? AI 시대에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앞으로 소셜미디어는 두 가지 큰 변화가 있을 거예요.
첫째는 AI와의 통합이예요.
2025년에는 중급 엔지니어 수준의 코딩이 가능한 AI가 등장할 거예요.
둘째는 AR/VR 기술과의 융합이죠.
메타는 레이밴과 협력해 AI 안경을 출시했는데, 실시간 번역이나 AI 비서 기능을 제공해요.
AI 시대에 대해서도 메타는 두 가지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어요.
첫째는 오픈소스 전략이예요.
AI가 한 회사나 정부에 독점되면 위험하기 때문에, 다양한 주체들이 AI를 개발하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해요.
둘째는 AI를 실생활에 통합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메타의 AR 안경은 실시간으로 대화를 번역하고, AI와 대화할 수 있게 해줘요. 미래에는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가 더욱 자연스럽게 융합될 거예요.
AI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도 많은데, 어떻게 보시나요?
AI는 지능, 의지, 의식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구분해서 봐야 해요.
현재의 AI는 높은 지능을 보여주지만, 독자적인 의지나 의식은 없어요. Chat GPT나 메타 AI는 질문에 답하고 꺼지죠.
물론 AI가 발전하면서 위험도 증가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는 총기와 비슷한 상황이에요. 한 집단만 총을 독점하면 위험하지만, 균형있게 분산되면 서로를 견제할 수 있죠. 그래서 AI도 오픈소스로 개발하고, 많은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메타의 AR 기술은 구체적으로 어떤 단계까지 왔나요? 그리고 개발 중 어려운 점이 무엇인가요?
AR 기술도 현재 두 가지 방향으로 개발하고 있어요.
하나는 레이밴 메타 스마트 글래스인데, 일반 안경처럼 생긴 제품에 최대한 많은 기술을 넣은 거예요. 수백 달러 정도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죠.
다른 하나는 오리온이라는 프로젝트예요.
이건 우리가 원하는 미래 기술을 모두 넣은 제품인데, 아직 제작 비용이 1만 달러가 넘어요. 10년 동안 개발해왔고, 10-20년 전에는 슈퍼컴퓨터급이었던 성능을 안경 크기로 줄였어요.
AR 관련 개발 중에서도 '프레즌스(presence)'를 구현하는 게 가장 어려워요.
실제로 다른 사람과 같은 공간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거죠. 이를 위해서는 시각, 청각, 촉각 등 여러 요소들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뤄야 해요.
예를 들어 손 동작을 인식하는 것만 해도 매우 복잡해요. 팔꿈치 위치를 정확하게 추정하지 못하면 부자연스러워 보이거든요. 그래서 처음에는 손만 보여주고, 팔은 보여주지 않는 방식을 선택했죠.
현재는 휴대폰 화면이라는 작은 창을 통해 디지털 세상과 소통하고 있어요.
하지만 미래에는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가 자연스럽게 섞일 거예요. 예를 들어 포커를 칠 때 실제 카드를 쓸 수도 있고, 홀로그램 카드를 쓸 수도 있어요. 멀리 있는 친구는 홀로그램으로 참여할 수 있고, AI 동료들도 함께할 수 있죠.
이런 방식이 지금처럼 화면을 들여다보는 것보다 훨씬 자연스러울 거예요.
메타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들었어요.
애플의 30% 수수료 정책은 메타뿐만 아니라 많은 개발자들에게 큰 부담이에요.
대략 계산해보니 이런 정책들이 없었다면 메타의 수익이 2배는 될 것 같아요. 작은 회사들은 아예 시작조차 못 하는 경우도 많고요.
더 심각한 건 애플이 자사 제품을 유리하게 만드는 방식이에요.
예를 들어 에어팟은 아이폰과 특별한 연결 프로토콜을 사용하는데, 다른 회사들은 이 프로토콜을 사용할 수 없어요. 보안상의 이유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자사 제품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죠.
최근 애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세요.
우선 애플에서 안드로이드로 전환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이야기하고 싶어요.
애플은 사진, 캘린더 등 모든 것을 통합해서 사용하기 쉽게 만들었지만, 저는 한 회사에 이렇게 묶여있는 게 싫어요. 안드로이드로 전환하려고 하면 전체 시스템을 다시 구축해야 해서 매우 번거롭죠. 앱스토어에서 30%를 수수료로 가져가는 것도 말도 안 되는 것 같아요.
아이폰은 아마도 역사상 가장 중요한 발명품 중 하나죠.
스티브 잡스가 2007년에 출시했을 때, 저는 2004년에 페이스북을 시작했었어요. 한편으로는 스마트폰 플랫폼 덕분에 40억 명이 우리 앱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지만, 애플이 그 플랫폼을 이용해 많은 임의적인 규칙들을 만들어냈어요.
애플은 최근 몇 년간 혁신적인 것을 별로 내놓지 않았어요.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발명하고 20년이 지났는데, 그들은 그저 거기에 안주하고 있죠. 실제로 아이폰 판매량은 정체되거나 감소하고 있어요. 각 세대별 제품이 그다지 좋아지지 않다보니 사람들이 업그레이드를 미루고 있죠.
그래서 어떻게 더 많은 돈을 벌까요?
개발자들에게 30% 세금을 부과하고, 주변기기를 더 많이 판매하려고 하죠. 에어팟같은 제품은 멋지지만, 다른 회사들이 아이폰과 연결되는 제품을 만드는 걸 철저히 막아놨어요.
우리가 레이밴 메타 안경을 만들었을 때 에어팟처럼 쉽게 연결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그들은 "프라이버시와 보안" 문제를 핑계로 거절했죠. 실제로는 자신들이 보안을 제대로 구축하지 않았으면서 말이에요.
iMessage도 마찬가지예요. "파란 말풍선/초록 말풍선" 구분으로 특히 아이들 사이에서 따돌림이 일어나고, 이것도 보안을 핑계로 대고 있어요. 구글이 암호화된 문자 메시지용 프로토콜을 만들었는데도 애플은 이를 도입하지 않았죠.
기술 산업의 좋은 점은 매우 역동적이라는 거예요. 10년 동안 제대로 된 혁신을 하지 않으면 결국 다른 누군가에게 밀리게 되어 있죠.
일례로 중국의 딥시크(Deep Seek)라는 회사가 최근 매우 발전된 AI 모델을 내놓았어요.
시진핑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물어보면 아무것도 답변하지 않고, 천안문 사태에 대해 물어보면 부인하죠.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미국의 모델이 이기길 원해야 하는데, 정부가 도움이 되기보다는 계속 방해가 되고 있어요.
Vision Pro가 영화 보기에 정말 좋다고 들었어요. 어땠었나요?
네, 매우 선명한 스크린이 장점이에요.
VR에서 많이 움직이지 않고 가장 선명한 스크린을 원한다면, Vision Pro가 우리의 Quest(메타의 혼합현실 헤드셋)보다 더 나을 수 있죠.
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 많은 트레이드오프가 있었어요. 고해상도 스크린을 구동하기 위해 더 많은 컴퓨팅 파워가 필요했고, 그러다 보니 더 큰 배터리가 필요해져서 기기가 매우 무거워졌죠. 그래서 착용감이 불편하구요.
또 선택한 스크린 특성상 머리를 움직일 때 이미지가 약간 흐려지는 문제가 있어서, 게임처럼 움직임이 많은 활동에는 오히려 더 안 좋아요. 하지만 비행기에서 3,500달러짜리 기기로 영상을 보는 것과 같은 용도라면 Vision Pro가 그 용도에는 더 낫죠.
오늘 배우게 된 점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볼께요.
- 현재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는 콘텐츠 모더레이션이 중앙집중적으로 이루어졌지만, 앞으로는 커뮤니티 기반의 자율규제 방식으로 전환될 것 같아요.
- 미국의 기술 기업들은 정부의 과도한 규제와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는 오히려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미국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는 요소가 돼요.
- 메타가 추구하는 미래는 단순히 더 나은 소셜미디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자연스럽게 융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어요.
- 아이폰은 혁신적인 발명품이었지만, 현재의 애플은 진정한 혁신 없이 기존의 플랫폼 지배력을 이용해 개발자들과 사용자들을 착취하고 있다고 봐요.
- 주커버그는 애플이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내세우며 자사 생태계를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실제로는 경쟁을 제한하고 자사 제품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있어요.
- 이러한 반경쟁적 행태 때문에 메타를 비롯한 다른 기업들의 수익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작은 기업들은 아예 생존이 불가능해지는 등 기술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있어요.
* 솔직히 인터뷰 내내 마크 주커버그가 애플에 맺힌 게 많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하지만 역시나 주커버그는 감정적이지 않고 논리적으로 애플 생태계가 계속 발전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었어요. 애플이 만든 왕국이 언제까지 생존할지 제 남은 생애 동안 지켜봐야 할 관전꺼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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