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리보기]
part ① "실패에 사로잡혀 도전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실패다"
part ② "성장을 위해서는 자신에 대한 객관적 시선이 필요하다"
part ③ "성장은 매 순간 새로운 도전을 선택하는 것이다"
part ④ "나의 것을 하면서, 우리를 만들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 글은 [Question Growth Club]에서 발행되었습니다.
2700번
라이트 형제가 2년간 조종술 개발을 위해 진행한 시험 비행 횟수입니다. 정확한 횟수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하루에 대략 4회의 실패를 경험한거죠.
그렇다면 여러분은 내가 세운 목표를 위해 얼마나 실패해보셨나요. 오히려 실패를 겪고 싶지 않아서 새로운 시도를 하지 못하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오늘은 10X AI Club의 Founder이자 연쇄창업가이신 용혜림님의 인터뷰를 건네드리려고 합니다. 실패를 인정하고 성장하는 방법, 실패를 성공의 과정으로 만들 수 있는 관점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Q. 성장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제가 생각하는 성장은 '실패의 연속'입니다. 마치 낙하산 없이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것과도 같죠. 지금도 저는 계속 실패하고 있죠. 제 여정을 돌아봤을 때, 실패가 없었다면 지금까지 오지 못했을 거예요.
사실 '실패'라는 단어 자체가 아직도 너무 부정적으로 쓰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미디어에서 항상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만 보잖아요.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겪었던 수많은 실패, 감내한 시간은 보이지 않죠.
더 잘 성장하고, 더 큰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 실패는 무조건 필요한 과정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실패 없이 바로 성공하는 자기의 모습을 떠올리고 생각하다 보니, 도전하는 것 자체를 더 두려워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제 인생의 가장 큰 첫 실패는 대학교에서 시작한 스타트업 '에디'였어요. 8개월 동안 운영하면서 '이걸 접어야 하나?', '이걸 실패로 인정해야 하나?' 하는 고민 때문에 정말 많이 우울했습니다. 그때 친구에게 "이걸 실패로 인정할까, 아니면 더 나아갈까?" 하고 조언을 구했어요.
친구가 해준 말이 아직도 기억나요. "실패를 인정할 줄 아는 것도 멋있는 거야. 실패 속에서도 배울 수 있는 게 너무 많아." 그 말에 용기를 얻어서 처음으로 실패를 인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 전까지는 저 또한 실패라는 걸 너무 부정적으로만 봤어요. '나는 실패자구나'라는 생각만 했죠. 하지만 에디를 경험하고 나서 처음으로 실패를 인정할 수 있게 됐고, 그 이후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실패를 통해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Q. '실패를 인정하는 것',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첫 창업이 실패한 후, 저는 다음 단계에 대해 깊이 고민했어요. 컨설팅과 VC 쪽으로 많이 지원하고 면접도 봤지만 모두 떨어졌습니다. '이제 진짜 뭐하지?'라는 생각으로 깊은 고민에 빠져있을 때, '역행자'라는 책에서 '자의식 해체하기'라는 개념을 만났어요.
자의식 해체하기는 자신을 완전히 객관화하는 과정입니다. 우리가 가진 모든 자존심과 편견을 내려놓고, 냉정하게 자신을 분석하는 거예요. '내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하는지', '어떤 성공과 실패를 했는지', '나의 진짜 장단점은 무엇인지' 정직하게 마주보는 겁니다.
이 연습을 하면서 큰 변화가 찾아왔어요. 전에는 실패하면 사회나 환경으로부터 변명을 먼저 찾았거든요. 하지만 자의식 해체 과정을 거치면서 실패의 핵심 원인이 나에게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물론 정말 환경과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를 제외한다면요. 그런 사고를 거치면서 스스로 좀 더 겸손해졌어요.
정리해보자면, 실패를 진정으로 인정한다는 건, 나를 있는 그대로 보는 일입니다. 우리는 보통 면접에서 "단점이 뭐예요?"라고 물으면 "완벽주의자라서 일을 꼼꼼히 하는 편이에요" 같은 식으로 단점을 장점으로 포장하려 하죠. 하지만 그건 결국 자기 기만이에요. 진정한 성장을 위해서는 자신의 약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그것을 개선하려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게 바로 실패를 진정으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Q. 좋은 실패란 무엇일까요?
사실 '좋은 실패'라는 개념 자체가 잘못된 것 같아요. 그런 걸 생각하면서 시작하면 안 됩니다. 실패는 대부분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지점에서 발생하거든요. 내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하는 것이고, 거기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거죠.
실패를 하면서 겪는 감정들은 정말 고통스러워요. 저도 창업 실패를 겪으면서 정신과도 다닐 만큼 힘들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너무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게 제게 꼭 필요했던 시간이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중요한 건 실패의 좋고 나쁨을 따지는 게 아니라, ‘그 실패를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드느냐’ 입니다. 단순히 실패하고 끝나는 것과, 그 실패를 양분 삼아 성장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거든요.
예를 들어, 에디가 실패했을 때도 글을 썼어요. PMF(Product Market Fit)가 맞지 않았던 점,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어려웠던 점, MVP 개발에 시간이 오래 걸렸던 점 등을 구체적으로 분석했죠. 이걸 담당 교수님께 보냈는데, 교수님께서 "이런 걸 깨달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배움이고, 다음 스타트업의 좋은 발판이 될 거야"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결국 실패를 대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아요. '좋은 실패'를 고민하면서 시도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실패했을 때 그걸 어떻게 내게 도움이 되게 만들지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실패할 때마다 왜 실패했는지, 어떻게 이런 과정을 겪게 됐는지 깊이 생각해보고, 보완점을 찾아가는 시간을 가집니다. 이런 재정립의 시간을 거치게 되면서 결국 실패가 성장의 밑거름이 되는 것 같아요.
Q. 성장, 즉 실패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중요한 것은, 편하고 안정적인 상태가 되었을 때 과감히 지금까지 쌓아온 것을 다 버리고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는 거예요.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면 바로 실행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자주 하는 말로는 "절벽에서 뛰어내리기"가 있어요. 풀어서 말하면 제가 가장 두려움을 느끼는 길을 항상 선택하겠다는 의미죠.
물론 이런 선택을 해나가는게 쉽지 않습니다. 때로는 도망치고 싶거나, 안주하게 되는 상태에 빠져버리기도 하죠. 개인의 의지만으로 이를 극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도하고, 실패할 수 있는 환경을 함께 구축해줘야 합니다.
이것과 관련해서 제가 최근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됐는데, 지난 1년간 10XAI 클럽을 운영하면서 전혀 성장하지 못했다는 거에요. 저는 지금까지 해온 모든 선택들은 사회가 정해놓은 매트릭스에서 벗어나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최근 큰 이유 없이 대학원을 준비하려는 제 모습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어요. 제가 스스로 그 틀 안으로 들어가려는 선택을 해버린거죠. 10X AI 클럽을 통해서 안정된 수입이 생기고 편안해지다 보니, 어느새 성장을 위한 노력을 멈추고 시스템에 안주하려 했던거에요. 더 무서운 건, 제가 이런 변화를 1년 동안 인지하지도 못했다는 거에요.
그래서 저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1월부터 강의를 모두 중단하기로 했어요.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 안정적인 시스템을 다 버려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제가 첫 번째 질문에서 "낙하산 없는 스카이다이빙"이라고 답한 이유가 바로 이거에요. 지금까지 쌓아온 안정적인 시스템을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내 성장을 위한 환경을 세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실패하는 과정을 버텨내기 위해서는 자신에 대한 신뢰가 필요할텐데, 자기 신뢰는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을까요?
첫 번째 요소는 작은 성공입니다. 오로지 실패만 계속된다면 누구나 포기하게 되니까요. 제가 실패를 통해서 성장한다고 얘기했지만 프로젝트,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과정 속 작은 성공 경험은 필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멘토의 존재도 매우 중요해요. 저는 매월 2-3회 멘토님들과 만남을 가집니다. 그때마다 제 고민을 나누고, 앞으로의 방향성과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요. 특히 올해는 멘토님들의 조언 덕분에 제 삶이 더 나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기적인 성찰입니다. 저에겐 일종의 루틴이 되었어요. 1년에 한 번씩 꼭 하거든요. 연말 회고 때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올해 정말 성장하는 삶을 살았나?', '새로운 도전들을 했나?', '정말 간절했나?' 이런 질문들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상태, 방향을 점검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신뢰를 단단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Q. '나의 것'을 한다는 것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나의 것'을 한다는 건 제 삶의 전부인 것 같아요. 나의 것을 하지 않는 순간 더 이상 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남이 정해놓은 일이나 제품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진정한 동기부여가 되지 않더라고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에요. 왜 이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공감할 수 없다면 진정한 '나의 것'이 될 수 없어요. 제품의 시작점에 제가 있었는지 아닌지가 몰입도와 열정에 큰 영향을 미치더라고요. 아무리 열심히 해도 누군가의 프로덕트를 위해 일하는 건, 결국 그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을 해주는 것에 불과하죠. 컨트롤하는 주체가 '나'라는 게 정말 중요해요.
나의 것을 하면서 가장 좋다고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자유를 느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면에서 저는 부자라고 생각해요.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시간과 장소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요. 하지만 이런 자유에는 막대한 책임이 따릅니다. 제가 하지 않으면 모든 일이 멈춰버리니까요. 매일 아침 일어나서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해야 하고, 끊임없이 자신과 싸워야 합니다. 당근과 채찍질을 번갈아가며 스스로를 다잡아야 하는 거죠. 끊임없이 자신과 싸워야 해요.
Q. 나만의 것을 하는 것을 하다보면, 함께 하기 어려워지지 않나요?
작년에 공동 창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여러 일들이 있었고, 그때는 '더 이상 누구와도 함께 일할 수 없겠다'는 결론을 내렸죠. 그래서 1년 동안 10X AI 클럽을 혼자서 운영했습니다.
혼자 일하는 건 장단점이 뚜렷했어요. 빠른 실행과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었죠. 하지만 그 길이 정말 외롭고 험난했습니다. 특히 고민이 생길 때마다 함께 나눌 사람이 없다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가장 큰 깨달음은 혼자서는 결코 큰 기업을 만들 수 없다는 거였습니다. 혼자 할 수 있는 일과 여러 명이 함께할 때 가능한 일은 그 차원이 완전히 달랐어요. 역할 분배와 위임의 중요성, 그리고 함께 일하는 것의 가치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누군가와 함께 일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요.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들을 끌어당기기 위해서는 제가 먼저 좋은 동료가 되어야 해요. 사람을 잘 챙기고, 일을 효과적으로 분담할 줄 아는 리더가 되는 것이 제 숙제입니다.
결국 '나의 것'을 하면서도 함께 일하는 것의 균형을 찾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혼자만의 고집이 아닌,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가는 거죠. 이건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제 목표는 단순해요, '1조 벌기'입니다. 단순히 숫자로서의 1조가 아니라, 이 목표가 제 인생의 방향을 결정하는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어요.
이 꿈의 시작은 고등학교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때는 순수하게 남을 돕고 싶다는 열망이 컸어요. 처음에는 사회학과나 영어학과 같은 전공을 고민했죠. 하지만 곧 깨달았어요. 그런 방식으로는 제가 돕고 싶은 만큼의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없겠다고요. 그래서 선택한 것이 창업이었습니다.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자본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엑시트를 통해 자본을 모으고, 그것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겠다는 계산이었죠.
이런 내재적 동기와 외재적 동기가 서로 맞물려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 모든 선택과 결정이 이 방향을 향하게 되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이 목표에 한 발짝 더 가까이 갈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저를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있어요.
Q. QGC 독자들에게 성장에 대한 질문을 한다면?
"내년의 성장을 위한 여러분의 꿈은 무엇인가요?"
이 질문을 드리는 이유는, 우리 모두 각자의 성장 이야기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패하면서 여러분 자신의 이야기와 만나셨으면 좋겠어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 안정을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시작을 하는 것, 혼자가 아닌 함께 성장하는 법을 배우는 것. 이런 이야기들이 여러분의 내년을 계획하는 데 작은 영감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오늘 이야기가 성장에 도움이 되셨다면?
QGC는 여러분의 성장을 도울 수 있는 인터뷰레터를 2주에 한 번 발행하고 있어요.
여러분의 성장과 관점의 확장에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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