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지난 1년 동안 약 7,000명의 창업자 분들께 이용된 <사업계획서 AI>를 운영해왔습니다.
그리고 그 덕에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한 해를 보냈습니다.
제목을 보고 에걔?라고 생각하신 분도 있을텐데요.
창업 후 3년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던 제게는 너무나도 감사한 고객 분들이었습니다. 덕분에 2024년이 인생에서 가장 빠르게 지나간 한 해가 되었습니다.
제가 <사업계획서 AI>를 만들기 시작한 이유는 문서 작성 스트레스였습니다.
많은 초기 창업자 분들은 공감하실겁니다.
창업 후, 어느 순간부터 프로덕트보다 지원사업 문서, 사업계획서, 보고서 등 각종 문서를 준비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는 제 자신을 볼 수가 있죠.
자금이 없음 > 지원사업 준비 > 선정되고 서류 폭탄 > 프로덕트 진행은 미미 > 지원사업 끝남 > 자금이 없음
이런 악순환 속에서 저 역시 허우적대고 있었습니다. 마치 “문서의 늪” 에 빠진 기분이었습니다.
전 우리나라 창업 생태계가 참 좋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웃나라들과 비교해봐도 아무 것도 없는데 창업을 도와주는 나라는 한국 뿐이거든요.
다만 한국 스타트업이 나아가기 힘들 게 만드는 상황 역시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 대표적으로,
규제/불편 투성이 국내 PG : 국내 스타트업에게 결제는 MVP 개발부터 글로벌 진출까지 많은 부분에 강력한 허들이 되고 있다 생각합니다.
문서의 늪 : 해치우면 해치울수록 자꾸 증식하는 문서들, 마치 바퀴벌레같은 느낌입니다.
GPT3.5가 나왔을 때, 저는 두 문제 중 문서의 늪은 해결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창업 문서들은 쓸 내용은 비슷한데 양식만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보니 더욱더 해결해볼만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만들기 시작한 솔루션은 정말 정말 어려웠습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내 비즈니스 데이터 저장 > 작성해야하는 양식 넣기 > 쨘! 문서 생성!
이런 걸 생각했었는데, 제 능력도, GPT3.5의 퀄리티도 부족하다보니 제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더라고요.
팀원들한테 실망도 많이 안겼습니다.
스타트업에서 팀이 가장 중요한 이유는, 대표가 못나도 답을 찾아오는 팀원이 있어야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우왕좌왕하고 있는 와중에, 팀원이 돌파구를 찾아오더라고요.
계속된 시도 끝에 만족스러운 생성 결과물을 가져온 것이었죠. 문서의 아주 작은 부분에 대한 것이었지만, 다행히 그걸 보고 확신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고객의 니즈 중 하나였던 ‘사업계획서 초안 생성’으로 방향을 틀었고 딱 한 달 만에 MVP 런칭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게 올해 24년 1월이었습니다.
고객의 사업 아이템 정보를 받아, 24시간 이내에 사업계획서 초안을 제공하는 서비스.
서비스 이름은 맨 처음 가졌던 의도를 담아 ‘문서(Documents)에 사냥(Hunt)’, <독스헌트ai>가 되었습니다.
창업자들의 문서를 모두 해결해버리겠다는 의미입니다. 당장은 사업계획서, 그것도 초안 밖에 해결하지 못하지만 결국엔 전부 해내겠다는 생각으로 이름을 그대로 가져간 것이었죠.
독스헌트ai의 출시 당시 모습 (노션, 우피 기반 노코드 홈페이지)
그렇게 출시한 독스헌트ai는 저와 저희 팀에 앞으로 나갈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해주었습니다. 7,000명의 창업자 분들이 이용해주셨고, 피드백을 제공해주셨습니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하는지 방향성이 생겼고, 연쇄적인 성과들이 생겼습니다.
매일매일을 고객과 독스헌트에 대한 생각만 가득이었습니다.
창업 4년 만에 처음으로 1,000만원이 넘는 월 매출을 기록해보았습니다. 매달 버틸 수 있는 작은 매출이 만들어졌습니다.
없으면 안되는 좋은 팀원들을 만나게 해주었습니다.
의미있는 수상들을 하였고 이를 계기로 어려운 시기에 내년 자금도 만들었습니다.
25년이 되자마자 팀원 모두가 미국으로 떠납니다. CES 전시를 하게 되어서 최대한 즐기고 올 생각입니다.
그래서 전 굉장히 행복한 한 해를 보냈습니다.
창업을 하다보면 서로의 목표를 물어볼 때가 있습니다. 사실 예전엔 이런 질문을 들으면 어떤 대답을 해야할지 애매했습니다.
창업을 한 이유가 어떤 목표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전 제 맘대로 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고,
싫은 사람과 함께하는 게 싫었고, 그래서 취업을 정말 하기 싫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무언가 목표로 해서 한 창업이 아니다보니, 대충 ‘돈 많이 벌고 싶어서’ 같은 대답을 하곤 했죠.
그런데 이 행복한 한 해 덕에 이젠 어느정도 명확한 목표를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저와 저희 팀원 개개인이, 그리고 고객이 행복할 수 있는 회사와 프로덕트를 만들고 싶습니다.
모두가 한 방향으로 도전하고, 돈도 벌고, 나중에 되돌아봤을 때 참 즐거웠다고 회상할 수 있는 뭐 그런..?
저희 팀원 개개인에겐 다양한 니즈가 있습니다. 자아 실현, 해외 근로, 고정 불로소득 등등.. 이런 거 하나하나 다 이뤄나가고 싶습니다.
고객 분들이 저희 프로덕트를 이용하셨을 때도, 고객 분들의 큰 목표를 이뤄내는데 도움이 되고 싶고요.
그럴려면 앞으로 7만명, 70만명, 그 이상도 바라봐야겠지만,
그 때 가서도 24년의 고객 7000명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저와 저희 팀을 누구보다도 풍족하게 만들어준 고객님들이었습니다.
독스헌트ai는 25년 1월, 리뉴얼 오픈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고객 분들께서 요청주신 그동안의 피드백들을 최대한 반영하였습니다.
대표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문서 내 다양한 차트의 손쉬운 수정.
원하는 사업계획서 양식에 맞춘 문서 생성
IR 프레젠테이션 생성. (아래는 실제 예시입니다.)
기존 문서 도구(구글 독스)와 100% 연동되는 문서.
이외에도 다양한 니즈를 반영하고 싶었으나, 리소스의 한계로 그러지 못한 점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더 빠르게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하려고 합니다.
2024년 한 해 동안 함께해 주신 모든 고객님들과, 앞으로 이용해주실 모든 고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고객님의 성원 덕분에 더 나은 서비스로 발전하며 내일을 꿈꿀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고객 여러분의 시간과 리소스를 절약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