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는 ‘AI 대장주’로서 2024년 최대 수혜주입니다. 이는 조직 문화와 젠슨 황 CEO의 리더십을 향한 관심으로도 이어졌어요.
엔비디아는 HR 플랫폼 글래스도어가 선정한 ‘2024년 일하기 가장 좋은 직장’ 2위에 올랐고요. 포춘(Fortune)과 GPTW(Great Place to Work)가 발표한 ‘일하기 좋은 미국 100대 기업’ 3위를 차지하기도 했어요.
그중에서도 젠슨 황 CEO의 소신이 담긴, 독특한 리더십 방법론이 단연 화제죠. 그는 대부분의 인터뷰 자리에서 확신에 찬 반짝이는 눈으로 이에 관해 이야기하는데요. 이번 아티클에서는 그 내용을 한번 살펴볼게요.
[아티클 미리보기]
정보는 파워가 아니라 임파워먼트
1. 60명의 리더에게 직접 받는 보고
2. 1:1 미팅은 결사 반대
3. 해고는 금물
4. 정기 운영회의, 보고회는 스킵
정보는 파워(power)가 아니라 임파워먼트(empowerment)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리더십 및 조직운영 방법론을 겉핥기로 보면, ‘빡세다’는 느낌이 먼저 드는데요.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하나의 공통점이 보입니다. 바로 ‘신뢰’입니다. 모든 방법론의 기반에는 젠슨 황 CEO의 엔비디아 구성원들을 향한 믿음이 깔려 있습니다.
그는 엔비디아의 리더십 팀이 업계 최고이기 때문에 자신을 포함한 어느 누구의 관리도 필요하지 않다고 자부합니다. 또 엔비디아의 리더십 팀은 스스로 역할을 알고 방향성이 명확한 사람들로 이뤄졌기 때문에, CEO가 1:1 미팅을 통해 인생 조언이나 커리어 가이던스를 제공할 이유가 없다고도 해요.
나아가 엔비디아의 모든 구성원이 잠재력을 지녔기 때문에, 그들을 해고할 것이 아니라 훈련을 시켜야 한다고 젠슨 황 CEO는 이야기하고요. 정기적인 운영 회의나 보고회 또한 그보다 훨씬 잘 진행하는 구성원들이 있기 때문에 자신은 한번도 들어간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젠슨 황 CEO는 구성원들에게 이렇게 큰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직 내 모든 정보가 동시에 모두에게 전달돼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해요. 모두가 의사결정 과정과 근거를 속속들이 알고 있어야만 전부 업무에 제대로 헌신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죠.
다시 말해, 엔비디아에서 정보는 조직 내 특정 개인이나 팀이 권력을 모으는 도구(power)가 아니라, 구성원 모두가 더 일을 잘할 수 있도록 권한을 주는 도구(empowerment)입니다.
젠슨 황 CEO는 이런 그의 원칙을, 4가지 방법론으로 실행에 옮깁니다.
1. 60명의 리더에게 받는 직접 보고
젠슨 황 CEO는 일단 60명에게 직접 보고(direct reports)를 받는다는 충격적인 방법론으로 많은 이들을 놀래킵니다. 보통의 CEO라면 6명~10명으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는다고 하니, 듣는 사람들은 일단 60명으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는 일이 가능할까 싶죠.
젠슨 황 CEO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리더십 팀들을 보살필(pampering)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CEO로서 리더십 팀을 일일이 들여다 봐주고 관리하는 일을 절대 하지 않는다고 해요.
젠슨 황 CEO는 엔비디아의 리더십 팀은 업계 최고이고 자신이 하는 일, 만드는 제품과 서비스에 장인 정신이 있다고 자부합니다. 따라서 그의 관리감독은 전혀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죠.
그는 자신에게 직접 보고하는 사람이 60명이라는 것이, 조직 내 위계의 층위를 7단계 정도는 없앴다는 의미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이것은 또한 조직 내부에서 정보를 최대한 공평하게 흐르게 만드는 조치라고도 강조하죠.
젠슨 황 CEO는 또한 리더십 팀 60명 모두가 직원 미팅에서 엔비디아의 현안, 직면한 문제, 해결책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경청한다고 말합니다.
젠슨 황 CEO 주도로, 어떤 문제를 짚어낸 의도와 그 문제를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특정 방식으로 말하는 이유, 특정 해결책을 내놓은 추론 과정과 방법, 로직 트리, 시뮬레이션과 계산 결과, 지난 해결책이 잘 들어맞았는지 아닌지, 아니라면 왜 그런지 등을 모두 투명하게 공유하는 겁니다.
이렇게 엔비디아에서는 누구 하나 특별한 정보를 점유하지 않고 조직 내 모두가 정보 접근 권한을 동등하게 소유하기 때문에 젠슨 황 CEO는 구성원들이 민첩한 정보습득력(agility)과 자율적인 정보활용력(empowerment)을 지녔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그들이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도 하죠.
“구성원들이 엔비디아의 성공에 헌신하려 할 때, 이것이 정보 격차에 의해서 좌지우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모두가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엔비디아의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모든 정보는 투명하고 공평하게 흘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 1:1 미팅은 결사 반대
모든 정보가 동시에 모두에게 전달돼야 한다는 젠슨 황 CEO의 원칙은 ‘1:1 미팅을 절대 하지 않는다’는 그의 또다른 리더십 방법론에도 적용됩니다.
그는 엔비디아 구성원 중 누군가 조용히 와서 “저희 팀이 이번에 이런 일을 준비 중인데요”라고 말을 시작하면 미쳐버릴 것 같다며, 절대 그렇게 하지 못하게 한다고 말했어요. 다른 사람이 아닌 그에게만 정보를 줄 필요가 없다는 취지예요. 한편 젠슨 황 CEO 역시도 특정 임원에게만 비밀스럽게 정보를 전달하는 일은 절대 없다고 못박았고요.
그가 이토록 1:1 미팅을 결사 반대하는 이유는 2가지로 추려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1:1 미팅 자체를 하지 않음으로써 임원의 목표와 공동의 목표를 자연스럽게 일치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직 내에서 어떤 임원이 맹목적으로 자신의 자존심을 부리거나 자기중심적으로 실적을 내려고만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죠. 젠슨 황 CEO는 이를 방지하고, 임원들의 권한을 오직 엔비디아 조직을 위해 쓸 수 있게 유도합니다.
그는 임원들이 큰 그림에서 회사 목표에 기여한 구성원 개개인에게 보상을 해줄 수 있고 그 결정을 책임질 수 있는 권한을 지녔다고 생각합니다. 그랬을 때 임원들이 해당 역할과 업무를 잘 해낼 수 있게, 팀을 공정히 운영할 수 있게 젠슨 황 CEO는 1:1 미팅을 지양하는 구조를 설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모두의 앞에서, 필요한 그 자리에서 피드백과 리뷰를 제공하기 위함입니다. 일반적인 조직에서는 피드백과 리뷰는 과오가 있는 개인에게 1:1로 주는 경우가 많은데요. 젠슨 황 CEO는 피드백과 리뷰가 구성원들에게 학습이고, 모두에게 학습의 기회가 돌아가야 한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아요.
그는 어떤 구성원이 한 순간의 그릇된 판단이나 실수로 일을 그르쳤다면 모두가 거기서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해요. 만약 대표가 1:1로 그를 만나 이에 관해 이야기한다면 그 사람을 향한 질책밖에 되지 않고 대표 자신이 하는 얘기도 틀릴 수 있기 때문에, 그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하죠.
대신 모두 앞에서 (강연처럼 만들어서) 젠슨 황 CEO 주도로 그 실수와 잘못에 관해 추론해서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하는 방법, 다음에는 이를 반복하지 않는 방법을 해부해서 설명한다고 해요. 다른 구성원들은 그의 추론 방법과 문제의 해결책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요.
그러면 피드백 또는 리뷰를 받는 구성원은 그냥 조건을 만들었을 뿐이고 젠슨 황 CEO는 그 조건에서 다른 구성원들의 학습 기회를 만든다는 이야기예요.
더불어 그는 농담처럼 “왜 자신의 실수에서 배우나요? 다른 사람의 실패, 다른 사람의 당혹감에서 무언가를 배울 때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으로 제일 잘 학습할 수 있습니다”라고 합니다. 사실상 우리가 비즈니스 사례 연구를 하는 이유가 그것 아니냐면서요.
“엔비디아의 리더십 팀, 임원들은 저의 인생 조언이나 커리어 가이던스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1:1 미팅은 하지 않습니다. 대신 그들이 저에게 개인적으로 도움을 요청할 땐, 저는 열일을 제쳐두고 그들의 말을 들으려고 합니다”
3. 해고는 금물
미국의 IT 회사들은 정리해고를 자주, 많이 합니다. 해고가 이렇게 잦은 비즈니스 환경에서 젠슨 황 CEO가 “해고를 정말 싫어하고, 웬만하면 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말을 공식성상에서 자신있게 발언했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 있는데요.
이는 젠슨 황 CEO의 개인적인 배경 때문은 아닐지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안 그래도 그는 해고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자신이 화장실 청소부터 시작해서 CEO가 됐다고 강조했어요.
CEO가 되는 법도 이렇게 배우면 누구나, 나조차도 할 수 있는데, 세상에 어떤 일도 배우면 못할 것이 없다는 말이었어요. 그리고 그 기회를 누구나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고도 했죠.
젠슨 황 CEO는 각 팀의 코치들, 관리자들에게도 “구성원들을 믿고 그들을 위대하게 만들 방법을 고민해달라”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정말 가망이 없어보이는 구성원이라도 개선의 문턱까지 온 사람들일지도 모른다고요.
스스로가 그랬듯, 젠슨 황 CEO는 위대함은 하루 아침에 온다고 믿고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어제는 몰랐어도 오늘 갑자기 “그래, 알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는 조금만 더 열심히, 같이 노력해보면 다함께 위대해질 수 있는데 그 순간을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아쉬워했어요.
결론적으로 그는 자신도 이렇게 배우면서 성장했고 대표가 됐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믿고, 사람을 해고하며 포기하기보다 성장시키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저는 그동안 똑똑한 사람들이 많은 일을 성취해나가는 걸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60명의 능력자들과 함께 일하고 있고요. 그들 한 명 한 명에게 아직도 배웁니다. 누구든 (저처럼) 더 나아질 수 있어요. 그래서 ‘어떤 구성원을 해고하느니 차라리 그가 위대해질 때까지 일을 시켜서 괴롭히겠다’는 말을 한 것입니다”
4. 정기 운영 회의, 보고회는 스킵
마지막으로 젠슨 황 CEO는 정기적인 운영 회의나 보고회에 절대 참석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야만 그가 출근하기 전 자신의 일을 모두 끝내놓고(!) 하루 종일 회의에 발이 묶여있어도 시간이 아깝지 않다고 합니다. 그는 엔비디아에 자신보다 정기적인 운영 회의를 훨씬 효율적으로 개최하고 운영하는 리더십 팀과 관리자들이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맡긴다고 하죠.
대신 젠슨 황 CEO는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일과 삶의 균형 없이 일하는 워커홀릭으로서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회의만 골라 들어간다고 말했어요. CEO인 자신은 대타로서 조금이라도 변화를 줄 수 있는 회의에만 참석하는 것이에요.
CEO만이 할 수 있고, CEO가 노력했을 때 돌파구가 생기는 회의들 있죠. 예를 들어 젠슨 황 CEO는 지금 당장 회사가 직면한 문제가 무엇인지 도출하는 회의, 아이디어 회의, 브레인스토밍 회의, 무언가를 만드는 창작 회의(creation meeting) 등에만 들어가서 의견을 낸다고 합니다.
그가 CEO로서 선택과 집중을 해서 정체되어 있는 아이디어를 논의하는 회의라든지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데에만 관심을 둔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를 통해 젠슨 황 CEO는 아무도 하지 못한 일을 찾아내고 해내는 방법을 모색해서, 엔비디아가 정말 특별한 일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임원들의 보고회는 시간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목적있는 삶, 목적있는 운영을 추구합니다. 따라서 엔비디아도 어떤 종류의 일을 하고 싶은지 의도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시간을 관리하고, 회의에 들어가서 의사결정에 도움을 줍니다”
여기까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4가지 리더십 방법론을 살펴봤는데요. 그가 자신의 리더십 방법론을 이야기한 모든 인터뷰의 진행자가 언급했듯이 젠슨 황 CEO의 스타일은 전통적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엔비디아의 구성원 중 일부는 미디어에 젠슨 황 CEO에 대해 ‘쉽게 만족하지 않는다’, ‘완벽주의자라서 같이 일하기 어렵다’ 등의 평가를 했어요. 회사의 구조는 수평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운영 스타일은 탑다운이라는 불만도 있었죠. CEO의 신뢰가 그들에게는 부담으로 다가갈 수도 있고요.
그러나 젠슨 황 CEO는 자신의 스타일이 거대 IT 기업 엔비디아에게 최선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30년 동안 이를 고수했고 앞으로도 그렇겠죠.
여러분의 회사는 어떤가요? 젠슨 황 CEO의 리더십 스타일이 아니라도 여러분의 회사가 어떤 구조를 갖추었고 어떤 리더십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는지 한번 점검하는 시간을 마련해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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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영상 및 아티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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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Keynote by NVIDIA CEO Jensen Huang at 2024 SIEPR Economic Summit
3) NVIDIA CEO Jensen Huang Reveals Keys to AI, Leadership
4) NVIDIA,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3위에 오르다
협업 관련 문의로 커피챗 남겼는데 확인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최근 엔비디아와 젠슨황 리더십에 대해 다룬 책 '더 라스트 컴퍼니'를 읽고 궁금한 점이 몇개 있었는데, 공유해주신 아티클 덕분에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