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프로덕트 기획 전에 이미 게임은 끝났다.
· 대표가 풀타임 PM을 해야 하는 이유.
1️⃣ 현 시대 Scalability는 더 이상 큰 문제가 아니다.
초창기 1세대 인터넷 회사들이 창업하던 시절엔, 제한된 인프라와 네트워크 대역폭 등이 스타트업의 성장을 실질적으로 가로막아, 기술적 확장성이 실존적인 문제였던 때가 있었다. 기술의 확장성이 제한되다 보니 자연스래 사업모델(유료화, 고객 온보딩 등)에도 확장성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었고 이는 당연히 투자유치에도 악영향을 끼쳤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AWS, Snowflake, GCP 같은 클라우드 솔루션이 제공하는 인프라 덕분에 스타트업은 필요에 따라 기술적 자원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으며, Stripe, Paypal, 카카오페이 같은 결제 서비스는 사업모델을 덧붙이는데 필요한 유연성을 제공한다. 덕분에 사용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더라도 기업은 안정적으로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어, 더 이상 기술 자체가 성장과 유료화를 막는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Slack의 예를 보면, 원래 작은 팀의 의사소통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했지만 유연한 클라우드 인프라 덕분에 다양한 팀 규모와 산업에서 쓰이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확장할 수 있었다. Airbnb 역시 초기에는 소규모로 시작했으나, 확장성 높은 인프라 덕분에 전 세계에서 이용 가능한 숙박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결국, 확장성만을 강조하는 오늘날의 시장에서, 스타트업의 성공 열쇠는 더 이상 기술적 한계를 해결하는 것이 아닌,
다른데에 있다고 본다.
2️⃣ 이유불문, PMF를 기어코 찾아내는 스타트업들의 5가지 특징.
기술적 백그라운드가 없었지만, 나는 지금까지 몸담았던 모든 스타트업에서 우리가 새롭게 런칭한 다양한 프로덕트의 수요를 찾고 유료화 하는데 100% 성공했는데, 여기엔 물론 운도 작용했겠지만 가장 강력했던 비밀은 바로 내 ‘호기심’이었다.
나는 호기심 그 자체가 가진 힘을 알았고 지금도 직접 경험하고 있는데, B2C, Fintech, B2B, B2G, 그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고객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은 모든 형태의 산업과 시장에서 먹힌다. 심지어 VC 되고난 뒤 오늘날에도, 파운더와 서비스에 대한 호기심은 내 가장 큰 원동력이자 시장에서의 유니크한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PMF를 찾기 위해 호기심을 활용하는 다섯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1/ 고객을 만나러 가는 길, 파운더와 영업팀은 고객에 대해 10가지 이상의 새로운 사실 배우겠다는 목표를 세워라.
고객의 생일이나 자녀 이름, 그들이 좋아하는 카페 등 어떤 정보라도 좋다. 우리는 그들을 관찰하고 배우기 위해 만나는 것이다.
2/ 고객의 요구사항을 파악하려 하지 말고, 그들의 ‘반응’을 캐치하라.
그들이 현재 쓰고 있는 도구나 시스템에 불만을 느끼는 순간, 무의식적으로 하는 제스처, 표정 변화를 놓치지 말라. 반응은 고객이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필요를 드러내는 중요한 신호다. 가급적 초기엔 대면 미팅을 추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노트테이킹 심지어 녹화/녹음도 허락한다면 더더욱 좋다.
3/ (강추) 가능한 많은 팀원, 특히 주니어 팀원들을 고객 미팅에 함께 데리고 가라.
그럴시간에 오피스에서 일 시키는게 낫다고? 전혀. 고객사에 방문해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는 경험은 5-10배의 시간을 단축한다. 이런 경험을 위해 이들은 당신의 스타트업에 조인했다. 맘껏 경험하게 하라.
3번은 특히나 중요해 조금 더 설명을 보태면, 이렇게 많은 팀원들을 데리고 가면 서로 인터뷰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고, 각자 전문 분야에 맞춰 돌아가며 답변할 시간을 벌 수 있다. 고객사에서도 여러 팀원들의 참여를 긍정적으로 본다. 나는 특히 개발자들을 데려가는 것을 추천하는데, 초기 스타트업은 프로덕트 개발보다는 문제정의와 방향에 대한 Align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어차피 우리가 지금 애쓰며 만드는 프로덕트는 또 바뀌며, 수십 번 뒤엎어져야 한다.
4/ 파운더가 초기 1-2년 동안 PM 역할을 맡아라.
대표가 직접 PM 역할을 맡으면 고객의 피드백을 가장 가까이서 듣고 빠르게 제품에 반영할 수 있다. 이는 PMF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차이를 만들어낸다. 대표의 역할을 처음부터 영업, 네트워킹, 투자유치 등으로 빼는 경우가 한국에선 대반사인데, 용기를 무릎쓰고 얘기하면, 이는 제대로 망하는 지름길이다.
대표는 배경과 전공, 나이와 경험을 불문하고, PM이라는 타이틀이 아니더라도 실제적인 PM의 역할을 조직내에서 자청해야 한다.
- 개발자들과의 소통 및 전반적인 스케쥴 관리
- 사업조직의 기술영업 및 고객 온보딩 프로세스 기획
- 프로덕트 로드맵의 주기적이고 총괄적인 업데이트
- 기술 부채 및 고객사 버그/요구사항 정리
다 파운더 몫이다.
부탁이니 타이틀만 CEO인, 사실상 PM으로 1~2년 남길 바란다.
결론.
5/ 고객을 탐구하는 문화를 팀 전반에 심어라.
호기심은 특정 개인만의 특권이 아니다. 팀 전체가 끊임없이 고객에 대해 궁금해하며, 발견한 사실을 공유하는 문화를 만들면 훨씬 빠르게 PMF를 달성할 수 있다.
고객사에 대해 새로운 사실들을 알아가는 것이 재미있고, 이들을 어떻게 더 잘 충족할수 있을지, 이들이 경험하는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과 컨텍스트를 파악하는데에 집중, 아니라 병적으로 집착하는 문화를 만들면, 단언컨데 런칭하기도 전에 게임은 끝이다.
스타트업의 본질은 확장성 즉, 미래 꿈의 높이, 비젼의 넓이가 아니라 지금 아는 것의 깊이에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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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내가 좋아하는 PM, Elon의 Cybertruck.
· 실리콘벨리를 품는 창업가들을 위한 영어 뉴스레터 - https://lnkd.in/gK67Fw_u
· 프로덕트 없이 시장수요 10배 더 효과적으로 확인하는 법. - https://lnkd.in/gdvWh4k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