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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생활 10년만에 로맨틱한 사람이 냉소적인 사람이 된 이야기(5)

이 글은 [비주류VC의 이상한 뉴스레터]에서 발행되었습니다.

이 뉴스레터를 통해 약간은 솔직한 VC와 스타트업 세계를 소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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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비주류VC (Non-mainstream VC / NMSVC) 입니다.

오늘은 다섯 번째 이야기에요.

 

VC를 하면서 겪은 속 터지는 얘기들을 풀어놓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알기 어려운 투자 업계와 스타트업 업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써보려고 합니다.

보시는 분이 불편하시거나 본인이 등판할 일 없으시도록 사실관계를 각색하거나 변경한 부분들이 있으니 양해를 바랍니다. 

시작합니다!

 

다섯 번째 이야기는 제가 첫 번째로 발행하는 뉴스레터라서 더 설레요!
그 동안 몇몇 분이 뉴스레터 구독을 해주셔서 다행히 발행할 수 있게 되었어요.

아직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한분 한분이 너무나도 소중해요.

괜히 이메일에 용량이나 차지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쓸게요.

이 글을 쓰게 된 동기이기도 하지만, 사람이 실망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계속 말씀드리지만, 그냥 한 명의 씨니컬한 사람만 남게 되는거예요!

(너무 실망해서 “한니발 렉터”가 되어버린 “비주류VC")

 

여러분은 Reference가 무엇인지 잘 아시지요?

맞아요. 레퍼런스는 "평판"이라고 바로 해석할 수 있어요. 현대사회는 신용사회에요.

신용이란 누군가를 "믿는" 행위인데 이 신용이 깨지면 "평판"도 깨지고 사실상 현대사회에서는 살아가기 힘들 정도로 큰 타격을 입어요.

이런 레퍼런스를 잘 쌓아가는 것이 현대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기본적인 소양이겠죠?

레퍼런스가 잘 쌓이면 신용도 쌓이고 금융권에서는 이 신용도를 가지고 대출의 척도로 사용하기도 해요.

그렇다면 VC 씬에서는 이 레퍼런스를 어떻게 인식할까요?

너무 중요하게 인식해요.

투자를 좌지우지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요소 중 하나에요.

투자자는 투자 전에 가능한 한 가진 모든 네트워크를 동원해서 투자하고자 하는 회사의 대표이사에 대한 "Reference Check"을 진행해요.

그 사람의 대학이나 전 직장, 혹은 사는 곳까지도 파악해서 최대한 알아보려고 하는 게 VC들의 속성이에요. 

저 같은 경우에도 정말 최대한 알아보는 편이에요.

왜냐하면 제 앞에서는 너무나도 좋은 사람인데 실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에요!

그것도 정말 너무나도 놀라 정도로 말이죠.

 

오늘은, 이 Reference Check에 대해서 써볼께요.

2018년쯤이었을 거에요.

당시 저는 4년 차 VC로써 슬슬 자기 딜을 하나하나 찾아나가고 있을 때였어요.

당시 제가 속한 회사에서 주력으로 운용하던 콘텐츠 펀드가 프로젝트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상태였어요.

VC 씬에서 말하는 "프로젝트 투자"는 기업의 지분을 매입하는 것이 아닌, 개별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을 말해요.

대표적으로는 영화, 드라마, 게임, 뮤지컬 등이 있고 간혹 전시회나 출판프로젝트 등에 투자하는 경우도 있어요.

저 같은 경우는 당시 영화 투자를 주로 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프로젝트 투자의 장점은 결과가 빨리 나온다는 것이에요.

그러면 그 결과물이 플러스이든 마이너스이든 다시 다른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 있어요.

이론상 조금 따고, 조금 잃고 하다 보면 결과적으로는 원금보다 조금 더 남는 수준으로 수렴하는 게 맞아요. 

뭐... 맞을 거에요. 과거에는 그래왔다고 해요.

특히나 영화펀드는 펀드 금원 전액이 프로젝트 투자에 투자되기 때문에 이런 "재투자"는 상당히 파워풀한 도구에요.

실제로 프로젝트 투자가 허용되지 않는 일부 VC 펀드는 재투자가 되지 않아요.

100억원짜리 펀드라면 전액 지분을 매입하는 데 써야 하고, 펀드 운용 기간(주로 8년) 중 일부가 회수되더라도 그 돈을 다른 지분 매입에 쓸 수가 없고 바로 LP(출자자)들에게 배분해 줘야 해요.

 

프로젝트 투자의 단점은 결과 빨리 나온다는 것이에요.

어... 프로젝트 투자의 장점과 같네요?

자세히 설명해 드릴게요. 일단 프로젝트 투자는 장점과 단점이 모두 "빠르게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에요.

프로젝트가 성공적일 경우에는 빠르게 결과가 나오면 너무 좋아요.

근데 반대로 잘못된 경우에는 프로젝트 투자로 인한 손실이 펀드에 "감액"으로 처리돼요.

"감액"은 펀드의 총자산에서 회계적으로 마이너스(-)가 된다는 것이에요.

 

아주 간단하게 예를 들면 이래요. 
100억 짜리 펀드가 막 만들어졌어요. 따끈따끈하죠?

이 중 5억 원을 영화에 투자했어요.

이러면 회계적으로는 "투자실적자산"이라는 계정에 5억 원이 기재되고 펀드의 총 자산은 여전히 100억 원이에요.

그리고 6개월 만에 결과가 나왔는데,

얼레? 영화가 망해버렸어요...

(뭐 이런 경우 있을 수 있잖아요...? 정지훈 형...형은 열심히 한 죄 밖엔 없....)  

 

좌우지간 이렇게 잘 안된 영화에 투자할 경우에는 투자한 5억 원에 제대로 돌아올 리가 없죠.

예를 들어, 이렇게 망한 영화가 결국 2억 원만 돌아오게 됐다고 해볼게요.

그럼 3억 원이 손실이에요.

이러면 회계적으로 투자실적자산이 5억 원→2억 원으로 줄어들어요.

이걸 "감액" 이라고 해요.

그럼 총 자산은 100억 원→97억 원으로 줄어들게 돼요.

VC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게 이거에요.

VC들은 펀드의 총자산에서 약 2%를 운용보수로 수취해요.

100억 원의 자산이었을 때는 연 2억 원의 운용보수를 수령했는데, 영화 하나 망했더니만 갑자기 1억 9천 4백 만원으로 600만 원이 줄어들어 버리는거예요.

그래서 프로젝트 투자의 단점이 이렇게 빠르게 감액이 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자 다시 얘기로 돌아와서...
저는 프로젝트 투자를 많이 하던 당시에도 계속 "지분 투자"를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프로젝트 투자는 잘 해봤자 3배 정도가 최대 수익이라는 인식이 있어요.

실제로 제가 투자한 영화 중 정말 제대로 흥행한 영화도 3배가 최대 수익이었거든요.

하지만 지분 투자는 얘기가 완전히 달라요. 3배가 될 수도 있고 50배가 될 수도 있어요.

극단적인 경우로는 70배로 수익이 돌아오기도 해요.

그래서 저는 당시 눈에 불을 켜고 지분 투자 건을 찾아다녔던 기억이 나요.

그러다가 한 업체를 만나게 돼요. 저에게 연락이 온 업체가 아니고 제가 직접 알아내서 찾아간 케이스였어요. 

이하 A사라고 칭할게요.

 

첫인상

처음 만난 A사 대표님의 인상은 정말 좋았어요.

외모로는 키도 크고 멀끔하고, 뭐랄까요... 일단 사람이 매너가 있었어요.

교양과 매너를 두루 갖춘 말투였고 사업에 대한 이야기도 아주 논리적이고 깔끔했어요.

이야기를 해보면 할수록 회사에 대한 확신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또다시 이례적으로 빠르게 일을 진행하기 시작했고 제가 몇몇 다른 VC들을 인바이트 하기도 했어요. VC계의 금사빠 같으니....

VC들은 클럽딜(혼자 하지 않고 다른 VC들과 함께하는 딜)을 상당히 선호하는데 이러면 좀 더 레퍼런스체크 차원에서도 좋고 리스크도 분산된다고 생각해서 그래요.

한가지 마음에 걸렸던 점은 이 회사의 업 특성상 중국과 거래가 꽤 빈번하다는 점이었어요.

당시에는 2016년 이전까지 불었던 중국 열풍이 "한한령"으로 인해 차갑게 얼어붙고 있던 시기였어요.

전능하신 네이버에 "한한령"을 물어봤어요.

한국의 싸드 배치 이후로 중국의 문화산업 제한이 이어졌고, 이는 한국 콘텐츠 사업에 정말 크게 영향을 끼치게 돼요.

거의 6년 이상 이런 어려움이 이어졌고 한국 문화콘텐츠 산업에 투자하는 저 같은 문화콘텐츠 심사역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은 시기이기도 했어요.

좌우지간 한한령과는 별개로 저는 중국기업에 대한 불신이 기본적으로 있어요.

왜냐하면 정부의 정책적 변화에 너무 쉽게 흔들리거든요.

계약까지 다 해놓고도 정부가 말을 바꾸면 중국 기업들은 정산을 안 해주기도 했어요.

그런 걸 너무 많이 봐서 그런 것도 있고, 탈세나 리베이트가 너무 쉽게 중국에서 이루어지는 걸 봐서 그런지 중국과의 거래 규모가 크다고 하면 일단 색안경을 쓰게 되더라고요.

 

(출처 : Canon , EOS 200D, "머리에 선글라스를 낀 남자가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얼굴 및 머리을(를) 촬영한 Abdullah Arain의 무료 HD 사진 다운로드)

 

Reference Check

이 찝찝함을 뒤로 하고 저는 본격적으로 Reference Check을 시작했어요. 일단은 동종 업계의 대표님들께 몇 번 전화로 문의를 해봤죠.

신기한 게 다들 좋은 얘기만 하는 거에요!!

이 회사의 대표이사에 대해서 아무도 나쁜 애기를 안 하니까 덩달아 VC들은 기분이 좋아졌어요.

'아아아!! 내가 정말 좋은 회사를 찾았구나!! 산삼이라도 찾은 기분이로구나!!!'

회사 숫자도 좋은데 대표이사까지 좋은 분이란 얘기를 들으니 자연히 신이 날 수밖에 없었죠.

저의 직감이 맞았다는 생각에 쾌재를 불렀네요.

그런데 정확히 세 번째 레퍼런스 체크에서 문제가 발생했어요......

정말 우연히 이 회사를 퇴사한 직원을 만날 기회가 생긴 거에요.

지금도 어떻게 그런 인연인 생겼었는지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좌우지간 퇴사한 직원 두 명을 차례대로 만나게 되었어요.

B직원은 A사를 3년 정도 다니다가 퇴사했대요.

퇴사한 지 약 3달 정도 지난 시점이었는데 A사 대표만 생각하면 이가 갈린다고 했어요.

솔직히 약간 어리둥절했는데...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대표이사가 직원들을 노예 부리듯 한다는 거예요.

전 솔직히 이때까지는 퇴사한 직원이 전 회사를 좋게 얘기하긴 힘들다는 생각에 더 자세한 사례를 얘기해달라고 졸랐던 것으로 기억해요.

B직원의 말에 따르면 대표이사는 매일 밤 직원들에게 야근을 시키고 이상한 과자 쪼가리 몇 개 사와서 생색을 낸다고 했어요.

과자도 멀쩡한 게 아니고 마트에서 문 닫기 전에 막 몇 묶음씩 묶어서 판매하는 그런 질 낮은 거라고 열변을 토했죠.

(마트에서 판매 중인 묶음 과자)

사실 이 얘기를 들으면서도 저는 아직도 심정적으로는 A사 대표이사의 편이었어요.

'아니 뭐 대표이사가 비용 절감 차원에서 저런 거 사 들고 갈 수도 있지 뭐...'

이게 제 솔직한 심정이었어요. 제 심드렁한 표정에 B사원이 점점 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중 B직원이 중요한 얘길 해줬어요. 대표이사가 회삿돈을 빼돌려서 회사 앞에 건물을 매입했다는 거예요.

'읭...?'

이건 과자 따위와는 레벨이 다른 문제에요.

제가 그 부분을 자세히 얘기해 달라고 했었고 B직원은 '아! 이런 거 원하셨구나???'란 표정으로 얘기해주기 시작했어요.

A사 대표이사가 방법은 잘 모르겠다만 자꾸 회삿돈을 빼서 현금으로 건물을 매입했고 그걸 숨기지도 않고 직원들한테 자랑하듯이 얘기했다는 거예요.

제 상상으로는 사람 좋아 보이는 대표이사가 그런 심각한 일을 직원들에게 얘기했다는 사실도 믿어지지 않았고 진짜로 그런 행동을 했다면 그건 배임 횡령에 해당되는 범죄행위인데 그 사람이 그럴 수 있다고는 생각이 안 돼서 일단은 그 자리를 급하게 마무리했어요. 

그날 기분이 싱숭생숭했던 기억이 나요.

저녁에 술자리가 있었는데 취소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사람을 믿어도 되는지에 대해 심각하게 반문해 봤어요.

생각해 보니 나는 A사 대표이사를 알게 된 지 한달이 채 안됬어요.

내가 그 사람에 대해서 뭘 알고 있는지 생각해 보니 그다지 많지 않았던 거죠.

사람 좋은 인자한 미소와 부드럽게 말하는 화법 외에는 그다지 아는 게 없었어요.

그래서 다른 퇴사자를 알아보게 되고 한 명을 더 소개받게 됐어요.

 

C사원은 여자분이었어요.

1년만 일했었고 퇴사한 지 1년쯤 된 분이었어요.

이분도 시작부터 A사 대표이사에 대한 욕을 시작했어요.

생긴 건 멀쩡한데 속이 시커멓다고 하기도 하고 회삿돈도 좀 횡령하는 것 같다고...그리고 회사 자체에도 문제가 많은데 관리 직원과 임원 사이의 불륜(?)도 있다고 했었죠.

점점 어질어질 해지고 있었어요. 왠 불륜...?

대표이사는 회사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등 조직 관련해서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는 다른 문제 많은 회사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거지요... 

점점 제가 알던 대표이사가 아닌 진짜 대표이사에 대해서 알아가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C사원이 정말 중요한 얘기를 하나 해줘요.

대표이사가 중국 공장에 오더를 일부러 큰 금액으로 부풀려서 주고, 자기가 중국으로 가서 실제 오더 금액과 큰 금액의 차액을 현금으로 받아 온다는 거예요.

중국과의 빈번한 거래에 대한 의문이 풀리는 순간이었어요.

대표이사는 이런 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그 금액을 수년 동안 모아서 건물을 개인적으로 매입한 거였어요.

C사원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회사로 돌아와 깊은 고민을 시작했어요.

(에반게리온 : 이카리 겐도 / 일명 팬티 고르는 것도 과하게 고민하는 남자)

 

VC의 시간

Reference Check을 통한 정보는 모였고,

앞으로는 VC의 시간이에요.

앞에 얻어낸 정보를 조합해 보면 대표이사는 보이는 것만큼 선하거나 정직하지 않아요.

그리고 저에게 얘기한 것처럼 직원들을 잘 대하는 것 같지도 않아요. 그리고 계속 비자금을 만들고 있었죠.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이런 회사가 정말 많을 거로 생각해요.

특히나 오랜 기간 개인사업자로 운영하다가 법인으로 바꾼 케이스이거나, 지분이 거의 100%인 사실상 개인회사를 오랫동안 운영하면 이런 식으로 법인의 돈을 빼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게 사실이거든요.

그리고 서류도 잘 조작해 두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문제가 안 되는 배임 횡령도 꽤 되다 보니 사실 대표이사 입장에서는 그때까지도 별문제가 없다고 인식할 수도 있어요.

회계 장부상으로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었으니까요. 지인들이나 주변 사람들을 통한 투자를 받을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VC가 투자한다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져요.

일단 법적 이슈가 나중에라도 터질 수 있어요.

퇴사한 직원들의 노동청 고발 같은 사소한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그때까지 해오던 비자금 조성 과정을 누군가가 알거나 악의적으로 활용해 온다면 충분히 배임횡령 건으로 법적 조치를 받을 수도 있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가 투자 전에 이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이걸 알고도 투자한다면 저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겠죠.

더 나아가 제가 인바이트한 VC들도 나중에라도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저를 원망할 가능성이 높았어요.

 

다음날 저에게 마지막 결심을 할 수 있는 정보가 하나 더 들어왔어요.

일정을 빠르게 앞당겨야 하다 보니 이미 재무 실사를 진행하고 있었거든요.

재무 실사 보고서 초안이 도착했고 실사를 진행한 회계사와 통화를 하게 되었어요.

회계사가 망설이면서 해 준 얘기는 가히 충격적이었죠.

대표이사에게 초안을 보여주면서 이대로 투자자에게 보고하겠다고 했더니 사람이 갑자기 돌변해서는 이딴 보고서를 보고 누가 투자를 하겠냐고 화를 냈다는 거예요.

숫자를 좀 더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바꿔 달라고 굉장히 강하게 요청했고 대표이사의 태도가 180도 바뀌는 걸 보고 이 사실은 저에게 얘길 해주는게 낫겠다고 생각했다고 하네요.

제가 아는 대표이사의 이미지와 너무나도 달랐지만, 이미 두 명의 퇴사자와 인터뷰를 마친 상황에서는 일견 이해도 갔어요. 대표이사는 겉 모습과 속 모습이 너무나도 다른 사람이었던 거예요.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가 왔어요.

대표이사에게 전화해서 실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었고 딜을 더 진행하기 어렵게 되었다고 했어요.

대표이사가 굉장히 당황해하면서 왜 드랍되는 것인지 끈질기게 물어왔지만 대답하지 않았어요.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보면 안 되기 때문에 절대 말하지 않았죠.

그리고 다른 VC들도 하나둘 드랍 통보를 했는데, 그때는 또 저 때문에 다들 드랍하는 거라고 항의성 전화를 해왔어요.

저는 마음대로 생각하시라고 하고 끊긴 했는데 이런 지리한 항의성 연락이 2~3달 정도 간헐적으로 더 이어졌던 것으로 기억해요.

최근 찾아보니 회사는 매출액과 순이익이 나오는, 겉에서 보면 건실한 회사지만 속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기업"과는 거리가 너무 먼 회사였고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씁쓸한 경험이었어요.

 

이 에피소드에서 제가 배운 점은 다음과 같아요.

1. 사람은 겉과 속이 아주 많이 달라요. 살면서 많이 보는 일이긴 한데 투자의사 결정 과정에서는 정말 중요한 요소예요.

2. 투자 의사 결정 시 Reference Check이 정말 중요해요. 저도 이 경험 때문에 레퍼런스체크에 신경을 많이 쓰기 시작했는데 지금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3. 속 터지지만, 역시나 모든 건 투자자의 몫이에요. 찜찜하거나 이상하면 반드시 확인하는 습관을 지니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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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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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째 VC로써 스타트업에 투자해오고 있습니다.

댓글 2
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 내용은 어지럽네요 ㅎㅎ
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ㅡ^ 오늘 새로운 글이 업로드 됩니다! 읽어주세요!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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