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검증 #피봇 #사업전략
AI SaaS 소프트뱅크 런칭 성공기: 오픈 이노베이션, 네트워크의 힘

최성안 대표 인터뷰

現 2080 Ventures 공동대표

前 Mind The Bridge 아시아 총괄 대표

SpaceX, 세라브라스 외 LP & 엔젤투자자

<실패하는 VS 성공하는 기업> 공동 저자 

 

Q1. AI 세일즈 SaaS 프로덕트를 소프트뱅크에 런칭하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요?

 당시 저는 일본에서 10년간 거주하며 컨설팅 회사에서 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일본의 비즈니스 매너 문화와 주요 의사결정 프로세스 등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던 것 같습니다. 소프트뱅크와 같은 글로벌 기업에 저희 제품을 런칭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저희 대표님께서 보유한 일본내의 IBM,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 등 IT 산업의 많은 인맥이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과 미국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관련업계의 네트워크는 영업과 비즈니스에 있어 여전히 큰 역할을 합니다.

 소프트뱅크와의 PoC(Proof of Concept, 신기술과 아이디어를 도입하기 전에 이것을 미리 검증하는 것)가 말씀드린 대로 탑다운 방식으로 시작되었지만, 완전한 도입을 위해서는 실무팀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이었습니다. 소프트뱅크가 직면한 문제와 현재의 상황을 면밀히 이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고 이후 문제해결을 위해 다양한 요소를 맞추고 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이러한 협업과 지속적인 조율 끝에, 저희는 소프트뱅크에 성공적으로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납품할 수 있었습니다.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글로벌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도 오랜 기간 동안 구축된 업계에서의 인맥은 매우 중요하고, 이 부분이 영업에 성공할 수 있는 주요한 요소라는 점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저는 이 프로젝트에서 대표자의 IT 분야 커넥션이 고객에게 접근하는 데에 매우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모든 스타트업이 오픈 이노베이션에서 이러한 탄탄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사업을 시작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좌절하기 보다 새로운 전략을 통해서 원하는 기업과의 협력 접점을 만드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 일본에서 학업과 커리어를 쌓아왔기 때문에 실리콘밸리에 처음 갔을때 정말 아는 분이 단 한 분도 안 계셨습니다. 하지만 여러 스타트업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 끝에 현지 액셀러레이터 회사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어려운 장벽이 있겠지만 스타트업의 기민한 전략과 노력을 통해 반드시 필요한 비즈니스 인맥과 고객을 찾을 수 있으리라 저는 생각합니다

포춘 500대 금융기업의 데모데이에서 스타트업 피칭 심사

 

Q2. SpaceX와 세레브라스 등 현재의 글로벌 기업에 초기 투자 경험을 가지고 계신데요, 경쟁이 치열하고 자본이 많이 필요한 산업에서 스타트업이 성공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은 무엇일까요? 

 실리콘밸리에서는 오직 실력, 오직 실적으로만 기술과 사업성을 증명해야 합니다. 그리고 실행 과정에서 반드시 겪게 되는 실패의 경험을 통해서도 빠르게 학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동일한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것, 그리고 피봇을 통해 시장에 맞도록 제품과 서비스의 개발 방향을 변경해 가는 이 두 가지가 모두 중요합니다.

 저는 액셀러레이터 배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많은 스타트업들을 관찰한 결과 같은 프로그램 안에서도 빠른 학습 능력을 가진 기업과 조직이 성공의 길로 나아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나만의 경험과 시각에만 의존하지 않고 실패를 통해 현실을 직시한 후 빠른 방향 전환을 시도하는 것, 그리고 그러한 판단과 실행의 속도가 결국 한 기업의 성공을 좌우한다는 것을 직접 목격하며 배울 수 있었습니다. 

 

Q3. 일본에서 대기업-스타트업의 오픈이노베이션이 활발한 이유는 무엇이고 성공적인 협력을 만들기 위해 어떤 부분이 먼저 준비되어야 할까요?

 일본의 대기업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오픈이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기업 성장의 동력으로 활용해 왔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을 가장 적극적으로 실행하는 곳 또한 바로 일본기업입니다. 

 일본 대기업에는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의 향후 활용 방안과 계획들이 내부적으로도 명확히 정리가 된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이 AI 분야에서 어떤 기술을 도입해야 할 지에 대한 부분은 이미 결론이 내려져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스타트업이 제품과 서비스를 대기업에 제안하는 방식보다는 협력하고자 하는 대기업이 현재 어떤 미래의 비즈니스와 기술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일입니다. 

 ‘프론티어 테크’라고 부르기도 하는, 아직 시장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대기업에서 관심을 가지는 이러한 기술들은 PoC 단계에서부터 스타트업과 함께 기술 개발을 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대기업에서 이미 개발한 기술과 서비스를 테스트하는 단계에 스타트업이 참여하는 좋은 기회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때 시장에서 아직 검증이 되지 않은 기술을 보유했거나 해당 분야에서 실적이 없는 스타트업의 경우 대기업과 논의조차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일본 대기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논의하고자 한다면 해당 기술 혹은 제품에 대한 검증이 먼저 준비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나스닥 오프닝벨 & 마일스톤 매이커 졸업식 참석

 

Q4. 글로벌 기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 기회를 확대하고, 기회가 왔을 때 이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요?

 먼저 대기업과의 접점을 만들어 우리회사의 기술이나 제품이 향후 기술개발과 비즈니스 전략에 필요한 지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해외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에 대한 기회를 찾는다면 특정 분야에 집중적인 전문성을 가진 액셀러레이터의 지원을 받거나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아 대기업과의 루트를 만드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또한 글로벌 기업이 직접 스타트업의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크런치베이스, 피치북과 같은 기업 데이터 정보 플랫폼에 기술과 서비스, 제품에 대한 정보를 상세히 기록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다소 수동적이긴 하나 대기업에서 해당 기술과 제품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플랫폼인 링크드인을 통해서 네트워크를 확충해 오픈이노베이션과 관련 부서 담당자를 직접 컨택하거나 소개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와 같이 스타트업 스스로 다각적인 루트를 동시에 개발한다면 오픈이노베이션 기회를 좀 더 빨리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Q5. 스타트업이 글로벌 대기업의 다양한 지사에 접근할 때, 지역적 문제나 규제적으로 유리한 곳을 타겟팅하는 것이 더 좋은 전략일까요?

 스타트업이 어떤 솔루션을 제공하는가에 따라서 조금씩 다를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바이오 분야의 경우 나라마다 FDA와 같은 허가와 규제의 허들을 넘을 수 있는지의 여부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하드웨어의 경우, 진출하고자 하는 지역의 유통 공급망이 우리 제품 수출에 활용 가능한지 혹은 적합한지 여부를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한국의 30대 사무직 직장인의 업무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솔루션은 다른 나라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시다시피 챗GPT, 노션, 슬랙 등의 어플리케이션은 글로벌 사용자들의 공통적인 니즈와 수요를 충족시켜주었기 때문에 현재의 큰 성공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이 때 소프트웨어 제품을 사용자에게 맞는 언어로 변경하는 현지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정확하게 이해함과 동시에 글로벌 고객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솔루션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오히려 지역별 규제를 이해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석. 실리콘밸리 VC, PE, 기자 등 현지 지인들과 함께

 

Q6. 실리콘밸리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는 어떻게 진화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창업가들이 주목해야 할 오픈 이노베이션의 주요 트렌드는 무엇일까요?

 오픈이노베이션은 현재까지 글로벌 기업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시도되어 왔습니다. CVC, 기업형 액셀러레이터, 사내벤처 모델 외에도 현재의 주된 트렌드는 단연 ‘벤처 클라이언트 모델’ 즉,  스타트업이 대기업의 클라이언트가 되는 형태입니다.

 전략적 파트너십, 장기계약을 바탕으로 한 공동개발을 통해 스타트업은 대기업과의 실제적인 연구 협력 경험을 할 수 있고 이에 대한 실적을 보유할 기회도 얻게 됩니다. 

 한편 대기업은 스타트업의 이러한 좋은 솔루션을 통해 매출상승과 비용절감의 실질적인 문제가 해결이 되기 때문에 현재 많은 기업들이 벤처 클라이언트 모델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오픈이노베이션 과정을 통해 대기업 제품에 자신들의 기술이 적용되어 실제 판매로 이어진다면 스타트업에게 미칠 긍정적 파급력은 상상 그 이상이 될 것입니다. 
 

Q7. 대기업에서 직접 스타트업의 기술과 제품을 찾는 경우도 있나요?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국과는 달리 해외에서는 직접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스카우트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3M의 경우, 어떤 기술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갈 지에 대해 명확히 정의되어 있기 때문에 오픈 이노베이션에 대한 방향과 수요가 명확한 편입니다. 

 그리고 스타트업과 공동 연구, 파트너십에 관해 어느 범위까지 협력을 하고 어느 부분은 관여하지 않는 다가 모두 정리되어 있어 그동안의 많은 경험과 시도를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때 여러가지 준비가 되지 않은 경우 그 기회를 놓칠 수도 있는데요. 제가 실리콘밸리 액셀러레이터 회사에 있을 때였습니다. 당시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에서 명확한 솔루션을 찾고 있었고 저희는 그들의 요구에 맞는 기업을 리스트해서 추천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때 제안을 받은 한국의 스타트업 중 한곳은 대기업이 직접 스타트업을 찾는 일은 매우 드물었기 때문에 혹시 사기가 아닌지 의심을 하셨고 또 다른 스타트업은 대응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팅을 포기하셨습니다. 

 한국과 다른 비즈니스 문화 그리고 글로벌 기업과 협력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부분을 잘 염두에 두어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기업과의 좋은 비즈니스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실패하는 VS 성공하는 기업> 공동저자 사인회에서. 좌측부터 이주열, 송종화, 최성안 저자

 

Q8.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더 높아진 시기입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에게 이러한 상황을 돌파할 수 있도록 조언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기술로 인해 시대와 트렌드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의 수명도 예전보다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통계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 때 멈추지 않고 행동하며 성장하려는 마인드셋이 스타트업과 대기업 모두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기업에서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어떤 전략을 시행할 지, 비즈니스 성장을 위한 추가 동력이 무엇일지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반면 스타트업은 한국에서도 확대될 오픈이노베이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대기업의 기술과 비즈니스 전략에 접근할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점은 다음과 같다.

스타트업은 관련 분야의 핵심 인재들과의 교류, 접점을 늘리고 이미 관련 분야에 많은 네트워크를 보유한 투자자 등을 통해 대기업의 기술 수요와 신규 비즈니스 분야 등을 파악하는데 언제나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

 큰 비즈니스로 이어질 수 있는  글로벌 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해서는 해당 기술 혹은 제품에 대한 검증이 먼저 준비되어야 한다는 점을 꼭 염두에 두자.

이미 미국과 일본 등의 글로벌 기업에서는 스타트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도입할 신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한 프로세스가 정립되어 있다. 한국의 대기업도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기업의 생존과 성장의 동력으로 활용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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