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전략 #운영 #트렌드
티메프가 떠난 빈자리, 과연 누가 채웠을까요?

사실 알고 보면, 빈자리가 자체가 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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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2024년 10월 9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를 보시려면 옆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뉴스레터 보러 가기]

 

'티메프 사태'가 끝나고 난 뒤

 

 지난 7월, 티몬과 위메프(이하 '티메프')에서 대규모 판매자 대금 미정산 문제가 발생하며 촉발된 '티메프 사태'가 벌어진 지 어느덧 두 달이 넘었습니다. 연간 거래액이 조 단위를 훌쩍 넘기던 거대 플랫폼들이 갑자기 위기에 봉착하자, 사람들은 그 빈자리를 누가 채우게 될지 궁금해했죠. 특히 쿠팡의 독주 체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 구도가 바뀔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데이터를 종합해 보면, 생각했던 것만큼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우선 모바일인덱스 Insight 소비 인덱스의 결제 데이터 기준으로 보면요. 올해 상반기 기준 주요 오픈마켓 및 소셜커머스 6개 플랫폼(쿠팡, 11번가, G마켓, 옥션, 티몬, 위메프)을 비교했을 때, 티메프 사태 이전까지 쿠팡은 유일하게 성장을 이어가고 있었고, 나머지 기업들은 전년 대비 역성장하고 있었습니다.

 

전년 대비 성장률 추세를 볼 때, 티메프 사태 이후 결제금액 측면에서 큰 변화는 없었던 걸로 확인됩니다
전년 대비 성장률 추세를 볼 때, 티메프 사태 이후 결제금액 측면에서 큰 변화는 없었던 걸로 확인됩니다

 

 그리고 티메프 사태 이후인 8월과 9월에도 이러한 흐름은 그대로 이어졌고요. 단지 티메프의 부재로 인해 이들 플랫폼들의 전체 거래액은 총합이 전년 대비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 다였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누구도 티메프의 부재로 인한 반사이익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 거죠.


 

단지 상품권 매출이 사라졌을 뿐입니다   

 

 물론 네이버 쇼핑이 티메프의 거래액을 일부 흡수했을 가능성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온라인 쇼핑 동향 데이터를 보면, 이러한 영향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음식 배달을 제외한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8월에 전년 대비 거의 제로 성장에 그쳤고요. 특히 티메프가 강세를 보였던 전자제품, 여행, 상품권 카테고리만 떼서 보면 오히려 거래액이 감소했습니다. 이로 미루어 보아, 티메프의 이탈은 시장 전체 거래액의 축소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티메프 사태 이후, 온라인 상품권 거래액이 급감하면서 시장 전체 규모가 실질적으로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티메프 사태 이후, 온라인 상품권 거래액이 급감하면서 시장 전체 규모가 실질적으로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변화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상품권 거래액입니다. 올해 상반기 월평균 약 9천억 원에 달하던 상품권 거래액은 7월과 8월 각각 5천억 원, 4천억 원으로 반토막 났습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티메프에서 상반기에 판매된 상품권 규모가 무려 1조 원에 달했으며, 이는 전체 온라인 상품권 거래의 58.7%, 그리고 티메프 전체 결제금액의 약 30%를 차지하는 수치입니다.

 

 이를 해석해 보면, 티메프는 정산 대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리하게 상품권 거래를 늘려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결과 전체 거래액 중 상당 부분을 상품권이 차지하게 되었고, 이는 대단히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었음을 뜻합니다. 결국 티메프가 운영을 중단하면서 이러한 거래들도 자연스럽게 사라졌고, 다른 플랫폼의 추가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겁니다.


 

티메프 '만의' 고객도 없었습니다

  

 물론 장기적으론 티메프의 충성 고객들이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여 시장 경쟁 구도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들도 있었을 텐데요. 하지만 실제 데이터를 보면 상황은 달랐습니다. 모바일인덱스 Insight 사용량 인덱스 데이터를 보면, 오픈마켓/소셜커머스 카테고리에서 티몬 앱만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고객의 비율은 사태 직전인 2024년 6월 기준으로 고작 2.1%였고, 위메프도 2.6%에 그쳤습니다. 대부분의 고객들이 필요에 따라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었던 것이죠. 이처럼 충성 고객층이 부족했던 것이 티메프의 몰락을 초래한 주요 원인 중 하나였으며, 순수 티메프 고객 자체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다른 플랫폼들의 고객 지표도 큰 변화가 없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티몬과 위메프의 순수한 충성 고객은 거의 없다시피 했기에 사태 이후 큰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었습니다
티몬과 위메프의 순수한 충성 고객은 거의 없다시피 했기에 사태 이후 큰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었습니다

 

 더욱이 이러한 충성 고객 부족 문제는 티메프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같은 기간 G마켓(5.6%), 11번가(8.7%)도 마찬가지로 낮은 단독 이용률을 보였거든요. 티메프 사태 이후인 올해 9월 기준으로도 G마켓(5.5%)과 11번가(9.4%)의 지표는 거의 변화가 없었죠. 반면 쿠팡은 6월 기준으로 50.5%라는 압도적인 단독 이용률을 자랑했으며, 9월에는 그 비율이 56.7%까지 상승하면서 티메프의 퇴장으로 그나마 가장 큰 수혜를 본 곳으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티메프의 퇴장은 이커머스 시장에 큰 변화를 일으키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쿠팡의 '1강' 구도를 더욱 공고히 만드는 결과로 이어졌죠. 고객 규모뿐만 아니라 충성도 측면에서도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는 쿠팡은 앞으로 꽤 오래도록 그 자리를 쉽게 내주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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