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발표하라 1, 2, 3 시리즈]의 외전입니다
유튜브 덕분에 스피치를 잘하는 사람들을 많이 접할 수 있습니다.
수학 수업의 정점 현우진 선생님, 따뜻하지만 단단한 강연의 김미경 선생님, 그 외에도 많은 유튜버들, 그리고 EO 채널에서도 많은 분들이 발표를 하십니다.
모두 각자의 주제를 각자만의 기술로 발표하는 대가들입니다.
저도 그 사람들처럼 스피치를 잘 하고 싶었습니다.
저도 저렇게 말 솜씨가 좋으면 제 업계에서 훨씬 더 경쟁력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 사실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자기 PR이 중요하다는 것은 요즘에는 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
말솜씨만 좋으면 사기꾼이라고 매도당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입니다. 마치, 헬스장 등록도 전에 이런 생각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나는 근육질이 되긴 싫은데’
말을 잘한다 싶은 사람들의 영상을 열심히 찾아보았습니다.
목적은 하나였습니다. 발표라는 분야를 관통하는 어떤 비기를 갖고 싶었습니다. 모든 달변가들이 가진 실버불렛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 모든 발표를 관통하는, 갖게 된다면 누구나 달변가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마법의 무기를, 저도 갖고 싶었습니다. 오프라인 강연, 정보성 유튜브 채널, 인터뷰 채널 등등에서 말을 잘하는 것 같은 사람들의 공통 스킬을 열심히 찾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건 없었습니다
가설 1. 두괄식으로 말해야 하는가?
두괄식으로 말하는 건 좋은 무기입니다. 하지만, 마치 소설 [동급생]과 같은 전개를 발표로 해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차근차근 빌드업을 해나가면서도 사람들이 흥미를 잃지 않도록 할 줄 압니다. 그런 사람은 클라이맥스에서 터트려 사람들을 휘어잡을 줄 압니다.
가설 2. 말에 핵심이 있어야 하는가?
허울뿐인 말로도 청중을 홀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좋은 건 아니지만, 이 사람들도 발표를 잘하는 사람인 건 맞습니다.
가설 3. 프리스타일을 잘 해야하는가? /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발표해야 하는가?
둘 중에 하나만 잘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둘 다 잘하는 경우도 있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닙니다. 10분정도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말하는 사람도, 한 시간의 정해진 발표를 준비해서 말하는 건 잘 못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스크립트를 찬찬히 준비해서 발표를 굉장히 잘 하는 사람도 5분간의 즉석 발표는 쩔쩔매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든 가설은 좋은 스킬이었지만, 모두가 가진 실버 불렛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발표를 잘하는 실버불렛은 없습니다.”
대신 한 가지를 알게 됐습니다.
나의 스피치를 잘 알아야 한다.
예술에서도, 공부에서도, 신체 건강에서도 각자 강점과 약점이 있습니다. 발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사람은 공감을 굉장히 잘 하고, 어떤 사람은 비유가 탁월합니다.
그렇다면, 나의 스피치 강점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저는 김미경 선생님의 말씀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 커버 댄스를 하면 춤이 늘 듯이, 커버 스피치를 하면 스피치가 는다. ”
속는 셈 치고 한 번 해봤습니다. 대충 유튜브 영상 3분정도 따라하면 돼서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니까요. 현우진 선생님, 김미경 선생님, 신사임당 채널, 여러 학원 강사 유튜버 분들… 최소 10명은 넘게 커버 스피치를 해본 것 같습니다.
일단 느낀 점은,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됩니다. 스피치를 잘하고 싶다면 꼭 권해드립니다. 다양한 문장 스타일, 말투, 잡기술들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내 스타일과는 너무 안 맞는 스피치도 있습니다
내 입으로 똑같은 말을 해보면, 그냥 따라하는 건데도 입에 안붙는 스피치가 있습니다.
그냥 들을 땐 사실 잘 몰랐습니다. 말을 잘하는 사람의 스피치는 편안하게 듣게 되니까요. 그런데 나랑 안 맞는 스피치를 할 때는 직접 말하면 별 생각이 다 듭니다.
무슨 억양을 이렇게 하지?
이 문장은 너무 [건방진 거 / 겸손하게 말하는 거] 아닌가?
방금 말한 거 이거 비문인데 이거 어떻게 알아듣지?
지금 말을 너무 쉬는거 아니야? 빨리 오디오 채워야될 것 같은데
만약에 너무 안 맞는 스피치가 있다면, 그런 스피치는 따라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왜냐하면,
내 스타일에 맞는 스피치도 있습니다
물론 100% 맞는 스피치는 없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편하게 따라하게 되는 스피치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런 억양으로 말하니까 전달력이 훨씬 좋은 것 같네
이 문장 좋다. 나도 써먹어야지
여기는 차라리 비문으로 말하는 게 낫네
이 정도는 쉬어야 내용 환기가 되는구나
이런 스피치를 찾아서 계속 연습하시면 됩니다. 빠르게 스피치의 중요한 많은 스킬들을 흡수하실 수 있을 겁니다.
끝내기 전에, 혹시 이런 걱정이 들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 말투 따라하는거 들키는 거 아냐?
생각보다 그렇지 않습니다. 스피치 중에 ‘어 방금 OO말투 따라했다’ 싶어도, 생각보다 다른 사람들은 이것에 둔감합니다. 필자의 경우에는 최근에 하루에 10번은 ‘어 방금 OO말투였다’ 싶은 순간이 있는데, 사람들은 전혀 눈치를 못챕니다.
정리:
- 스피치의 실버불렛은 없다
- 커버 스피치로 나의 스피치 스타일을 찾아라
- 모든 잘한 스피치가 나와 잘 맞는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