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The Asker 뉴스레터를 통해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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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누틸드 데이나입니다.
지난 6월 21일 <이코노믹리뷰 24주년 기업희망포럼>에서 'AI 시대, 조직이 스스로 물어야 할 질문들'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IT 기업을 고객으로 많이 만나긴 하지만, AI 기술은 제 전문성과 거리가 아주 먼데요. 그래서 연단에 오르기 직전까지도 이게 가치있는 이야기일까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현장의 반응이 꽤 좋았고, 이후 창업교육기관 METES에서도 같은 주제로 강연을 요청받아 진행했는데 두 현장 모두에서 청중들의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비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자리였지만, 이 정도로 관심을 보여주신다면 한 일반인의 생각으로 남겨볼 만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직접 글을 써보네요. 전체 강연은 약 50분 정도였고, 이를 몇 편으로 나누어 글로 옮기려고 합니다. 리서치와 주변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완성된 내용이니 편하게 읽어주시고, 정정할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의견 주시기 바래요.
일상으로 다가온 AI,
우리의 해상도는 아직 흐림?
창업 이후 제 인생 단어장에 본격적으로 들어온 용어가 있습니다. 바로 비저닝(Visioning)인데요. 이는 미래상을 상상해 그에 맞는 계획과 전략을 세우는 행위를 말합니다. 잘 아시겠지만 비저닝의 핵심은 해상도 높은 상상력을 갖는 것이죠.
물론 모든 상상이 현실이 되진 않고, 현재 시점에서는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없지만, 대부분의 경제 시스템이 미래 가치에 지불하는 메커니즘으로 돌아가다 보니 비지니스에서는 누가 해상도 높게 그 미래를 먼저 그리느냐가 중요합니다.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 이 해상도(Resolution)가 무엇인지를 던져보려 해요. 이걸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유명한 밈(meme)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 트라우마는 징그러울 정도로 해상도가 높은데, 어제 내가 뭘 먹었는지도 기억이 안나는 상황. 이 밈은 해상도라는 개념을 아주 명확하게 보여주죠.
AI 이야기는 안하고 왠 짤 이야기인가 싶으시죠? 여러분께 궁금한 점이 있거든요. AI 시대에 대한 나의 상상력이 왼쪽과 오른쪽 중 어디에 가까우신가요? AI가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꿀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신 적이 있나요?
아마도 많은 분들의 해상도가 왼쪽처럼 아직은 흐릿할 것 같습니다. 기껏해야 언론이나 커뮤니티에서 이야기하는 ‘인턴이 필요없겠지.’ ‘문서 작업은 안하겠지’ ‘언젠가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내 옆자리에 있을까’ 정도겠죠.
AI 기술에 대한 논의는 뜨거워지고 있지만, 실제로 우리가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막연한 상태입니다. 해상도 높게 상상을 하는만큼 우리는 효과적인 준비와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텐데요. 앞으로 3편까지 이어질 시리즈를 통해, AI 시대 일터를 중심으로 해상도를 높이는 단서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방콕에서 만난 사업가 친구의
Virtual Assistant 이야기
제 입장에서 해상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던 에피소드부터 전해볼게요. 현재 저는 태국 방콕에 거주 중입니다. 4개월 차에 접어들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평생 한국에서만 살다가 인터내셔널한 도시로 거주지를 옮기니 정말 다양한 측면에서 자극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이곳에서 사업을 하는 친구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죠.
한 태국인 친구는 글로벌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하는데, 늘 새벽까지 놀다가 점심쯤 일어나 잠시 업무를 보고 저녁이면 또 친구들을 만나 노는 모습이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여기가 방콕인지 서울인지 모를 정도로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눈코뜰새없이 바쁜데, 이 친구는 언제 일하고 어떻게 사업을 운영하는지가 늘 미스터리였죠. 궁금해서 물어보니 자기만의 비밀이 있다며 그건 원격 어시스턴트 Virtual Assistant(VA) 덕분이라고 하더군요.
“너네는 Virtual Assistant 안써?”
VA는 비즈니스 업무부터 일상적인 일까지 원격으로 보조해주는 사람입니다. 한국에서는 생소할 수 있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죠. FullybookedVA 와 Movevirtual 같은 곳이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사례인데요. 특히 영어로 업무를 하신다면 저렴한 비용으로 필리핀 VA를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그 친구 말로는 이제 VA와 호흡을 맞춘 지 꽤 되어서 목적만 제대로 설명하면 본인이 작업하는 것보다 훨씬 더 퀄리티 높은 결과물을 만든다고 했는데요. 실제로 친구의 VA가 작성한 발표 자료나 문서들을 보니 정말 놀라운 수준이었습니다. 보통 글로벌 기업에서 근무했던 필리핀 시니어들이 이런 일을 많이 하다보니 정말 뛰어난 결과를 내는 것도 문제 없더라고요.
또한 지난 4월 X(구. 트위터)에서 화제가 된 소식이 있었습니다. 한 AI 스타트업 창업자가 뉴욕의 일본 음식점을 방문했는데, 계산원이 화면으로 나타났다는 이야기였죠. 놀랍게도 그 점원이 필리핀에서 Zoom을 통해 계산을 해주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동안 뉴욕에서 대면으로 만난 그 어떤 점원보다 친절했다는 후기에 웃음이 나기도 했는데요.
이 두 에피소드를 보며 든 생각은, 이 Virtual Human Resource가 지금 자리 잡고 있는 곳이 순식간에 AI로 대체될 공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대면하지 않는 대상과도 이미 서비스를 주고받을 수 있을 정도로, 비대면 환경에 대한 신뢰가 높게 형성되어 있다고 보이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사태가 이러한 변화를 더욱 가속화시킨 것은 물론이고요.
쉽게 상상해보시죠. 이 정도로 비대면이 일상화된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원격 인간이 있던 자리를 AI 휴먼이 대체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지 않나요? 사실 이미 대상을 만질 수 없는 환경이다 보니 구분하기도 어려울 겁니다. 특히 현재보다 저렴한 비용에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 사용자 입장에서는 점점 더 상관없어지겠죠. 머지 않은 미래에는 AI도 훨씬 더 자연스러워 질테고, 이대로 간다면 우리도 거부감을 적게 느낄테니까요.
그만큼 AI 시대의 일상화 또한 아주 가까이 왔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개인보다 미래에 대한 해상도를 공격적으로 높여야 하는 기업을 살펴보면 이를 실감할 수 있는데요. 벌써 여러 산업군의 글로벌 기업들이 AI 대전환을 공격적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AI 전문 기술을 가진 기업들의 소식만이 아니랍니다.
AI 기술로 일하는 미래의 일터,
어떻게 바뀔까요? (feat. Sanofi)
2023년 매출액 기준 전 세계 바이오메디컬 업계에서 8위를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제약회사 Sanofi(이하 사노피)를 아시나요? Sanofi의 CEO 폴 허드슨은 지난 2월 Leadership in the Age of AI라는 TED 강연에서 "대규모 AI를 사용하는 세계 최고의 제약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선언했습니다. 사노피에서는 이미 매달 23,000명의 직원, 매일 9,000명의 직원이 AI를 사용하며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폴 허드슨 대표는 특히 문서 작업에 파묻혀 있는 분들이 박수를 칠 만한 생각을 공유했는데요. 사람들이 집중해야 할 것은 Excel, PowerPoint, Word가 아닌 인사이트와 실행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진정한 의사결정의 모멘텀을 만들고, 기업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밝혔죠.
실제로 AI 기술을 조직에 대규모로 적용해보며 깨달은 점들도 공유했는데요. 여기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이 기술로 인해 의사결정 구조와 조직문화가 바뀐다는 것입니다.
now the younger talent are saying, ”you didn't see AI, old man."
요즘 젊은 인재들은 이렇게 말해요. “나이 많은 분들은 AI를 모르잖아요.”
Paul Hudson, CEO @Sanofi
“나이많은 분들은 AI를 모르잖아요"라고 말하는 요즘 젊은 인재들은 AI에 대해서만큼은 선배들보다 뛰어난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해요. 상사에게 보고하기보다 직접 대표에게 리포트하길 원하게 될 만큼 말이죠. 이에 사노피는 기존 피라미드 구조를 뒤집어서 재구성하고, 2~4년차 경력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을 미팅에 참여시켰다고 합니다.
결국 조직 전체가 AI 기반으로 일한다는 것은 지금과는 아주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는 일터가 될 거라는 의미인데요. 그러니 CEO 폴 허드슨은 AI 기술로 일하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AI 조직을 이끄는 차세대 리더십이 필요하다고까지 주장합니다.
우리의 삶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영역인 직장이 AI를 통해 어떻게 바뀔지. 이미 해상도 높게 달리고 있는 사노피의 이야기만으로도 큰 변화가 예상되시죠?
다음 편 예고 :
AI 시대의 인재 전쟁과 조직 패러다임 변화
AI 기술의 발전은 단순히 업무 방식의 변화를 넘어, 인재들이 조직을 바라보는 시각까지 바꾸고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AI 시대의 인재들을 유치하기 위해 조직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탐구해 보겠습니다.
AI 가 가져올 ‘혁신’과 ‘신뢰와 권한’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살펴볼 예정인데요. AI 맥주 개발 사례부터 AI가 뒤집어 놓은 조직 구조의 예시까지, 흥미진진한 사례들을 통해 여러분의 해상도를 한층 더 높이겠습니다.
AI 시대의 인재들이 꿈꾸는 조직은 어떤 모습일까요? 이어질 두 편에서 그 해답을 함께 찾아보시죠.
🔎 The Asker's Lens
영감에서 실행으로 나아가는 조직을 위해,
The Asker가 제시하는 질문들
- AI 시대에 대한 당신의 '해상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구체적으로 내가 상상하는 그림을 서술해보세요. 그리고 그 변화에 대해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신지 생각해보세요.
- Virtual Assistant나 원격 근무자들이 AI로 대체되는 시나리오를 상상해봤을 때, 당신의 일상이나 업무 영역에서는 어떤 부분이 가장 먼저 AI로 대체될 수 있을까요?
- Sanofi(사노피)의 사례처럼 AI가 조직 구조와 의사결정 과정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봤을 때, 당신의 조직은 이러한 변화를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나요? 어떤 점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예상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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