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봇 #사업전략 #마인드셋
'J커브 성장 곡선'에 대해 창업가/스타트업이 오해하는 것

J커브. 

이 단어에는 일반적으로 새로운 사업이 초기에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투자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성장이 급격하게 이루어져 결국 성공을 이룬다는 가정이 담겨있습니다. 창업가라면 매우 익숙한 표현이죠. 

하지만 ‘J커브’라는 개념으로 인해 창업에 대한 오해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로 인해 창업자가 예기치 못한 함정에 빠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번 아티클은 J커브에 대한 오해와 창업 초기에 회사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창업가가 5년, 10년 뒤에도 하고 싶은 일을 지금 찾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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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Vention Teams


 

1. J커브는 금방 오지 않는다 

2000년대 IT 버블부터 스타트업 전성기까지. 그 구비마다 가파른 성장 곡선을 기대하며 출발선에 서는 창업가를 쉽게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J커브 자체에 지나치게 매달리면 높은 확률로 빠르게 포기하게 됩니다. 오히려 계단식으로, 혹은 추락과 상승을 반복하면서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 놓치는 겁니다. 

위 그래프는 J커브에 대한 섣부른 기대감에 반대되는 좋은 예시입니다. [각 국가에서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이 되기까지 걸린 평균 기간]을 나타내고 있거든요.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인도네시아 : 5.1년
  • 중국 : 6.1년
  • 일본 : 6.7년
  • 싱가포르 : 7.0년
  • 미국 : 7.3년
  • 이스라엘 : 7.4년
  • 인도 : 7.9년
  • 영국 : 8.2년
  • 브라질 : 8.2년
  • 독일 : 8.3년
  • 프랑스 : 8.4년
  • 대한민국 : 9.7년
  • 캐나다 : 10년
  • 스웨덴 : 11.3년

 

2016년 무렵 [가장 빠르게 성장한 유니콘 기업에 대한 조사]에선 스냅챗은 2년차에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오른 반면, 슬랙은 5년차에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15년 이상 걸린 스타트업(인타키아 테라퓨틱스)도 눈에 띕니다. 시장 상황, 산업군, 팀 현황에 따라 초기 기업의 성장 속도는 그야말로 천차만별입니다. J커브의 패턴을 마냥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출처 : CB인사이트

 

우리가 익숙하게 쓰는 서비스를 만든 회사들도 ‘유니콘 기업’으로 분류되기까지 다음과 같은 시간을 쌓았습니다. Fleximize에 따르면 여행 플랫폼 스카이스캐너는 15년이 걸렸다고 하네요. 

  • 스카이스캐너 : 15년 (2001년 설립)
  • 아틀라시안 : 12년 (2002년 설립)
  • 도큐사인 : 11년 (2003년 설립)
  • 스페이스X : 10년 (2002년 설립)
  • 쇼피파이 : 9년 (2004년 설립)
  • 핏빗 : 8년 2개월 (2007년 설립)
  • 징둥 : 8년 (2012년 설립)
  • 글래스도어 : 8년 (2007년 설립)
  • 깃허브 : 7년 6개월 (2008년 설립)

 

이렇게 초기 기업은 저마다 성장의 속도와 타이밍이 다르기 때문에 ‘J커브’가 아닌 구간이 더 많은 스타트업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혹은 매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J커브를 그리기 때문에 그 자체를 바로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기술 기업은 1년도 안 돼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지만, 어떤 스타트업은 버티고 버텨 성장의 발판을 마련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장 J커브를 만들지 못한다고 해서 낙담하긴 이릅니다. (‘스타트업 = J커브’라는 통념과 달리) 창업은 5년, 10년을 바라보고 임하는 도전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빠르게 성장하는 모멘텀을 만들지 고민할 순 있어도 (미래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과 끈기 없이) J커브의 유무만으로 창업의 여정을 단정할 순 없습니다. 


 

2. 핫한 것 말고 진짜 원하는 것

허나 창업가들은 자주 J커브를 만들어 내라는 요구를 받습니다. 그렇다 보니 ‘핫한 트렌드에 맞춰 빨리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을 받기도 합니다. “태풍이 불면 돼지도 날 기회를 얻는다”고 하잖아요. 그러면서 초기 창업가들은 투자 받기 좋은 ‘그림’을 만드는 데 골몰하기도 합니다. 지금 유행하는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사업 소개자료에 덧붙이는 식입니다. 

하지만 와이콤비네이터의 창업자 폴 그레이엄은 “확장 가능하지 않은 일을 하라”(Do things that don’t scale)고 강조했어요. 저절로 성공하는 스타트업은 없다는 뜻입니다. 초기 창업가들이 프로덕트를 만들어놓고 ‘유저가 없는 건 시장이 아직 없어서’라고 착각하지만, 벤처의 성장 동력은 창업자가 발로 뛰고 노가다를 해서 고객을 만날 때 생깁니다. J커브도 거기서 비롯됩니다.

 

‘실리콘밸리의 바퀴벌레’ 에어비앤비가 초기에 판매했던 대통령 시리절, 출처 : Airbnb

 

비슷한 맥락에서 에어비앤비 창업자들은 ‘바퀴벌레처럼 살아남으라’고 강조합니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어떻게든 고객이 원하는 걸 만드는 데 집중하라는 겁니다.

실제로 2008년 갓 설립된 에어비앤비는 초기 자금이 없어 고생했습니다. 그래서 2009년 당시 대통령 선거에 맞춰 후보자들의 캐릭터 이미지를 넣은 시리얼을 판매하기도 했어요. 덕분에 3만 달러의 창업 자금이 모였습니다. 

한편으로 에어비앤비 창업자들은 ‘전당대회 참석자 숙소 부족 상황’에 대한 기사를 쓴 모든 기자들의 이메일 주소를 알아내 연락했습니다. 에어비앤비 서비스를 소개하기 위함이었죠. 약 1000명에게 연락을 돌려서 회신이 올 때까지 고객 유치, 제품 홍보에 열을 올렸습니다. 

이렇게 에어비앤비가 초기 고객 100명을 모으기까지 1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주식 시장에 상장하기까지는 설립일로부터 12년의 세월이 필요했고요. 창업 초기 신용불량자 수준으로 살아야 했던 ‘적자 기업’은 10년 이상 버티고 성장한 끝에 지금은 전 세계 700만 개 이상의 숙소가 등록돼 있는, 시가총액 100조 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에어비앤비는 어떻게 바퀴벌레 같은 생존력을 발휘해 버틸 수 있었던 걸까요? 2016년 인터뷰에서 에어비앤비 CEO 브라이언 체스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핫(hot)한 것을 시작하려는 분들께 당부하고 싶습니다.”

기업가의 길은 몹시 긴 여정이 될 겁니다. 이 길은 5년이나 10년, 성공한다면 10~40년까지도 갈 수 있습니다. 얼마나 길지 누가 알겠어요?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유행들을 접하게 될지 생각해본다면 결국 본인이 진정 열정을 느끼는 것에 집중하는 게 맞다는 걸 깨달으실 겁니다.”

“결국 본인이 풀고자 하는 문제에 집중하는 것, 그것이 최고의 접근법이라고 봅니다.”

 

창업 3년차였던 2010년 에어비앤비 CEO 인터뷰 중에서, 출처 : 유튜브

 

3. 장기적인 관점의 중요성 

그러니 창업가는 J커브를 넘어 5년, 10년 뒤에도 내가 꼭 풀고 싶은 문제를 비즈니스로 풀어내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문제에 골몰하고 실마리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한 만큼 J커브에 다가갈 테니까요. 성공한 창업가들이 공통적으로,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지점도 동일합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인이 포기하지 않을 ‘비전’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예컨대 클라리스의 공동창업자인 랜디 코미사(Randy Komisar)는 <승려와 수수께끼>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만약 지금 하는 사업에 실패하면 어떤 생각이 들 것 같나요?

수년의 시간, 막대한 에너지를 갈아 넣었던 사업이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보통 창업가의 반응을 2가지로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1. 의미 있는 일을 했어. 많이 배웠어.
  2. 실망스러워. 시간 낭비였어. 

 

창업에 실패하는 미래를 상상했을 때 1번과 같은 답변을 할 것 같다면 지금의 사업을 이어가도 좋습니다. 하지만 2번째 답변이 나올 것 같다면 아예 창업을 하지 않거나 과감하게 포기하는 게 나을지도 모릅니다. J커브라는 성장 곡선 이면에 가려져 있는 창업의 괴로움을 직시하고, 그럼에도 본인이 5년, 10년간 하고 싶은 일인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되짚어 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참고 : 에어비앤비 CEO가 말하는 생존력의 중요함과 그 원천)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의 ‘후회 최소화 프레임워크도 장기적인 관점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 합니다. 

후회 최소화 프레임워크는 “80살이 됐을 때 후회할 짓을 하지 말자”는 기준으로 지금의 도전을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특히 창업가의 경우 지금 본인이 앞둔 도전을 시도하지 않은 것을 80살이 됐을 때 후회할지 솔직하게 자문해야 한다는 맥락이 담겨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베조스는 월스트리트를 벗어나 인터넷 서점을 차리는 큰 결정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당시 베조스는 스스로 ‘범생이라고 떠올릴 법한 발상’이라며 후회 최소화 프레임워크를 소개했는데, 이제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간단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이야기로 남았습니다ㅎㅎ)

 

후회 최소화 프레임워크를 통해 창업을 단행했던 제프 베조스, 출처 : 유튜브

 

이처럼 창업가에게는 J커브 못지 않게 장기적인 관점이 중요합니다. 장기적인 관점은 창업이라는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고, 업다운이 심한 창업의 여정에서 지치지 않고 끝끝내 성공하도록 지탱해주는 기반이 돼 줍니다. J커브라는 성장 곡선이 스타트업에 핵심적이지만, 장기적인 관점 없이 J커브에 도달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여러분은 창업을 할 준비가 됐나요?

5년, 10년 뒤에 어떤 일을 하는 창업가가 되고 싶나요?

예비/초기 창업가를 위해 이오스쿨이 오는 7월 31일 <그로스 프로덕트> 저자이자 비욘드날리지 이준형 대표님과 함께 ‘비전 수립’ 워크샵을 웨비나로 진행합니다. 

이준형 대표는 엑싯 경험이 있는 연쇄 창업가로, 현재 비욘드 날리지라는 지식교육 스타트업의 공동대표로 일하고 있습니다. 철학 책을 다수 집필한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신사업을 위한 논리’를 집대성하고자 책을 쓰고 온라인 워크샵을 열게 됐습니다. 

 

 

31일에 진행되는 온라인 워크숍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 그때 나는 왜 성공/실패했나?
    • 앞서 2번의 창업 사례를 바탕으로 한 스타트업의 성공/실패 정의
  • 이론 : 비전 수립의 3요소 이해하기 (나 - 우리 - 고객)
    • 비전 수립 과정의 필요성과 우선순위 설정
  • 실습 : 개인/우리 팀/회사의 비전 수립해보기
  • Q&A
    • 워크샵 진행 내용을 기반으로 한 자유로운 질의응답 진행

 

이번 웨비나를 통해 “꼭 창업을 해야 할까, 어떻게 포기하지 않고 창업을 이어갈까”라는 질문에 답해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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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eo ·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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