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셋 #커리어 #기타
대리운전 기사님에게 배운 스타트업 인생의 인사이트(feat.공황장애)

출처: 운수오진날 / 대리운전 기사님 사진 가져올 수 없어서 가져와봤습니다 :)

 

저는 공황장애를 대리운전으로 극복한 셈이에요.

우선 놀라지 마시라…! 초장부터 대리운전 기사님께서 이런 이야기를 꺼내신 건 아니고, 9월말에 결혼하는 찐친의 혼인신고를 위해 증인이 직접 가야하는 건지 아니면 바뀌어서 인적사항만 알려줘도 되는건지 차안에서 남자친구랑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대리운전 기사님은 자기 결혼할 때는 필요했는데, 한 10년전인가 없어도 되는 걸로 바뀐 것 같다고 하시면서 3인의 토크가 시작되었다. 내 찐친의 결혼식에 가려면 양복을 입기 위해서 살을 빼야한다는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흘러갔고, 나와 남자친구가 만나면서 너무 행복하고 잘먹는 돼지가 되어 다이어트를 해야겠다고 말하니까 대리운전 기사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매일 20~30km씩 걸었더니 살이 20~30kg 빠지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공황장애 극복에 도움이 되었어요.

일단 기사님이 정말 슬림해보이셔서 1차 당황했고, 그 이야기가 갑자기 공황장애를 가지고 있었다는 고백으로 이어져 2차 당황을 했다. 하지만 내가 누구랴, 나는 호기심을 잘 못참고(아 물론 상황에 따라서 참기도 한다) 사람들의 숨은 인사이트를 싹싹 발굴하는 질문에 특화된 천생 ‘이야기 끌어내기 장인’이다.

그래서 바로 대리운전 기사님에게 역질문을 했다.

운동만으로 극복하신 건 아닐 것 같은데, 
어떻게 공황장애를 극복하신 건지 궁금한데 여쭤봐도 될까요?

내 질문을 받고 곰곰히 생각하시다가 이내 말을 이으셨다.

그러게요, 이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나만 이렇게 힘들었던 건 아니구나, 나를 내려놓는 과정이 필요하구나

대리운전을 하면서 운동도 하고 그래서 살도 빠지고, 손님으로 태운 분들의 취중진담을 들으면서 공황장애를 극복한 셈이네요.

원래는 제가 90kg까지 나갔었는데 큰 실패를 맛본후 공황장애가 와서 대리운전 일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바로 바로 대리 일이 잡히는 게 아니고, 또 주택가에 손님을 내려드리고 나면 저는 다시 걸어나와야 하잖아요. 새벽에는 대중교통도 없고요. 원래는 이동수단으로 휠을 탔었는데 타다가 넘어져서 6개월 병원에 입원했었어요.

제 다리는 부러졌는데, 그 휠은 아주 멀쩡하더라고요? 그때 생각했어요. 아 다시는 타지 말아야지. 느리더라도 내 발로 걸어야겠구나.

그렇게 대리 1번에 2~3km를 걷고, 밤부터 새벽까지 일하고 나면 어느새 하루 20~30km를 걸었어요. 식단 조절 할 필요가 없었어요 바로 소화가 되니까요. 그렇게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것도 도움이 되었지만, 제일 저를 공황장애에서 벗어나게 해준 건 대리운전 하면서 만난 사람들 때문이었어요.

 

회사가 어려워져서 사직하게 된 사람, 승진해서 회식하게 된 사람

대리운전 기사일을 하면서 처음에는 피해의식도 많았고, 부정적이었는데 손님들이 취중진담으로 자신의 상황에 대해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들으면서 깨달았어요. 어느 날 코로나 때문에 회사가 어려워져서 권고사직을 받고 그만두게 되신 분을 태웠는데, 같은 날 코로나 관련 업종에 일하면서 승진하게 되서 회식하게 된 손님을 태운 거예요. 그때 든 생각은

세상사 정말 알 수 없구나. 우는 쪽이 있으면 웃는 쪽도 있고, 늘 좋을 수는 없구나. 나만 유별나게 힘든 게 아니었구나. 다들 이렇게 살아가는구나.

그렇게 그날부터 서서히 나 자신을 내려놓게 되었다고 대리운전 기사님은 말씀하셨다.

 

사실 제일 어려운 것이 바로 ‘나 자신을 내려놓는 것'이다. 

내 찐친도 공황장애 초기 증상을 보인 적이 있다. 책임감이 매우 강한 친구였는데, 사수 없이 일하다가 주말에도 일하고 하루종일 마감 기한 생각하며 시달리다가 공황장애 초기증상까지 오고만 것이다.

나와 회사를 분리해야하고, 일은 곧 내가 아닌데도 그게 잘 안되기도 한다. 

심지어 회사에 엄청나게 진심이 아닌 친구였는데도 ‘본인이 마감 기한을 맞추지 못해 회사에 폐를 끼지는 상황’을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자신을 내려놓지 못하고 계속 눈물을 흘리는 날이 많아진 것이다.

그 친구는 내가 찾아가서 그 회사에서 퇴사하게 하고, 약간의 휴식기를 거친 후 더 좋은 외국계 회사로 이직했다. 지금 결혼 준비를 하고 있다는 찐친이 바로 그 친구다. 

 

어쩌면 스타트업하는 우리도 똑같다.

나도 졸업 후 지금까지 약9년이라는 시간 동안 스타트업씬에서 있다 보니, 창업도 4번째인건 안비밀…! 나 자신을 내려놓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다. 공황장애까지는 아니었어도 가슴이 답답하고 미치겠고 회사는 거들떠도 보기 싫은데 책임감 때문에 꾸역꾸역 일을 해내던 순간들도 많았다. 

그냥 시간이 해결해주는 일도 살다 보면 많았지만…

그걸 기다리다가 내가 죽을 것 같으면 병 걸릴 것 같으면 고민만 하면서 허송세월을 흘려 보내지 말고, 작별 인사를 하는 게 맞았다. 그래서 내가 9번 넘게 퇴사했는지도 모른다.

스타트업씬에 있다 보면 다같이 힘들고 으쌰으쌰 전우애를 느끼기 쉬운 환경이지만, 대리운전 기사님의 말씀처럼 큰 실패나 큰 고비를 맛보면 무너지기 쉽다. 그때는 정말 모든 게 싫어진다 사람 회사 돈 전부다…

그때마다 나는 나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 읽었다. 
읽으면서 아 혼자가 아니구나, 나만 힘든 거 아니구나.

그러면서 뭔가 조금 해소가 되는 것 같았고, 나 자신도 그때만큼은 조금 내려놓았던 것 같다. 알게 모르게 공황장애를 이렇게 예방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앞으로도 이런 글을 쓰기 위해서, 우선 나의 이야기를 엮어 에세이를 출간했다. 그게 <ㄸ 마이 라이프> 책인거고, 계속 글을 쓰기 위해 내 이름을 따서 ‘아임주아 출판사'를 창업했다. 앞으로도 꾸준히 글을 쓸 것이다.

결론: 
계속해서 이런 스타트업 워커들의 이야기를 읽고 
공황장애도 예방하고 나 자신도 가끔씩 내려놓자. 
건강하게  유지해야 계속 할 수 있더라.

건강한 여러분들의 롱런을 위해 응원합니다 :)

링크 복사

임주아 아임주아 출판사 · CEO

IT AI data 리터러시& 센스 가득한 대표 작가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추천 아티클
임주아 아임주아 출판사 · CEO

IT AI data 리터러시& 센스 가득한 대표 작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