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전략 #운영 #마인드셋
결정의 순간, 논리보다는 직관으로

사업을 시작하고 결정장애가 된 나

 

저는 선택을 잘 내리던 사람이었습니다.

 

남들 눈에는 무모해 보이는 선택도 과감히 내렸고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선택 이후에 다가올 미래에 대해 걱정하거나 과거에 내렸던 선택을 후회한 적도 없었습니다.

 

노래, 연기, 춤 하나도 할 줄 아는게 없던 공대생이었지만 

대학생 때 우연히 학교 뮤지컬 동아리의 공연을 보고 무작정 지원해서 들어가 결국엔 주인공까지 맡게 된 적이 있습니다.

뮤지컬 ‘피핀’의 주인공을 맡아 2천 명의 관객에게 공연했던 사진

 

또, 여유롭지 못한 형편에도 과감히 세계 여행을 떠났습니다. 

나중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확신했기에 큰 고민 없이 실행에 옮겼고 

알바와 생활비 대출, 친구에게 빌린 돈으로 여행 경비를 마련했죠.

 

홀로 배낭여행을 가서 해발 4500M 산 정상에 올라가 찍은 사진

 

커리어의 시작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대학교 막학기에 인턴으로 일했던 IT 스타트업에서

저는 졸업과 동시에 바로 정규직으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다른 친구들처럼 더 나은 회사를 알아보거나, 별다른 구직활동 하지 않았죠.

더 나은 결정을 하기보다는, 내가 내린 결정을 좋은 결정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창업을 한 이후부터는, 저는 매일 더 나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루에도 사업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결정의 순간이 몇 번씩 찾아왔기 때문이죠.

 

회사가 성장할수록 내 결정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사람이 늘어났고,

결정의 무게는 점점 더 무거워졌습니다.

 

팀원이 퇴사 날 주었던 편지

 

앞만 보고 달리던 제가 자꾸 뒤를 돌아보았고,

새로운 도전이 삶의 즐거움이었던 제가 발걸음을 떼고 나아가는 것을 두려워하기 시작했습니다.

 

 

 

신중한 결정으로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다

 

정말 좋은 크리에이터분이 저희 소속사에 들어오고 싶다고 직접 제안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저희 팀은 더 나은 타이밍, 더 나은 그림을 찾아 헤맸고 결국 영입은 무산되었죠.

 

크리에이터를 어떤 컨셉과 방향성으로 브랜딩해야 하는지, 어떤 콘텐츠를 만드는 게 좋을지, 어떤 이벤트를 언제 진행할지

최선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 논리의 완벽성을 따지다가 모든 일들이 시작조차 되지 못했습니다.

 

완벽한 논리를 만드는 데 집착하다 보니

가능성보다는 리스크를 보고, 장점을 강화하기보다는 단점을 보완하려 했습니다.

서로의 결정을 믿고 따라주는 사람들이 아닌 논리의 허점을 짚어줄 수 있는 사람들을 모셔 왔고,

모든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완벽한 로직을 만드는 데에 많은 시간을 쏟아부었죠.

 

그렇게 하면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내부 의견을 좁히는 시간만 더 길어졌습니다.

 

“실제로 살다 보면 90퍼센트 이상으로 여러 조건이 맞고 확신이 드는 경우는 극히 적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확신이 들면 우선 실행에 옮길 필요도 있습니다. (중략) 미국 해병대에는 ‘70퍼센트 룰’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70퍼센트 정도 확신이 들면 95퍼센트 확신이 들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일단 의사결정을 하고 실행에 옮기라는 겁니다.”

 

100% 확신이 드는 결정만 하려다 보니 많은 결정들을 놓쳤고, 사업은 정체되기 시작했습니다.

 

점심 메뉴조차 결정하고 싶지 않아진 저는 과거의 저를 떠올렸습니다.

더 옳은 결정을 내리려 하기보다는 내가 내린 결정을 옳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제 모습을요.

 

결국, 완벽한 결정을 내리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100% 완벽한 논리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렇다면 나는 앞으로 어떻게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인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논리만큼이나 중요한 ‘직관’

 

해결의 실마리는 뜻밖에도, ChatGPT를 보며 깨달았습니다.

ChatGPT가 기존의 서비스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아웃풋을 낼 수 있는 비결은

딥러닝 기반의 알고리즘’에 ‘양질의 학습 데이터’를 엄청나게 많이 넣었던 것이었죠.

 

딥러닝 알고리즘이 정확히 어떤 논리 구조를 거쳐 아웃풋을 도출하는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그 논리 구조를 뜯어보는 것이 아닌,

단지 최대한 좋은 학습 데이터를, 최대한 많이 학습시키는 것뿐이죠.

 

우리의 뇌가 작동하는 원리는 딥러닝과 같습니다.

평상시 학습과 고민을 충분히 했다면

우리의 뇌는 선택의 순간에 수많은 변수를 고려한 최선의 답을 직관적으로 떠올릴 수 있습니다.

 

“사회적 성취를 이룬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은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매우 성실히 모은다는 겁니다. 가만히 있으면 알게 되는 정보를 수동적으로 쌓아놓는 게 아니라, 꼭 필요한 정보들을 적극적으로 모은다는 거예요. 그래야 가장 적절한 시기에 의사결정을 할 수 있거든요.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기 전에,

한동안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책장에 쌓아 놓았던 책들을 다시 꺼내 읽기 시작했습니다.

논리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줄이고, 일의 현황을 파악하고, 관련된 정보를 모으는 데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았습니다.

 

평상시 치열하게 학습하고, 고민하고, 논의하다가

결정의 순간이 오면 결정을 미루지 않고 저의 직관을 믿었습니다.

 

‘좋은 선택이 아니면 어쩌지’라는 불안감에 마음이 흔들릴 때는

이제까지 내가 쏟아왔던 노력을 믿자며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그러자 숨을 조여오던 결정의 순간들이 점차 편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우유부단한 사람에게는 ‘자신의 직관을 믿으세요’라고 말해줍니다. 신중하게 고민할 때보다 직관을 따를 때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해서가 아니라, 의사결정을 안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직관을 믿고 결정하는 편이 낫다는 뜻입니다.”

 

 

 

나에 대한 믿음이 우리에 대한 믿음으로

 

완벽한 논리에 대한 집착을 버리기 시작하면서,

저뿐만 아니라 다른 실무자들의 결정 또한 더 존중해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팀원들 또한 ‘스스로 믿을 수 있는 결정’이 아닌

‘논리적으로 좀 더 말이 되는 것 같은 결정’을 내려왔고,

 

그러다 보니 프로젝트가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을 때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 사람이 아무도 없게 되어

결국 이도 저도 아닌 결과가 나와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실무의 최전선에서 꾸준히 학습해오던 팀원들의 직관을 믿어주자,

실패하더라도 계획을 수정하여 끝까지 완수해내는 추진력이 그들에게 생긴 것입니다.

 

최근에 너무 많은 일들이 진행돼서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동시에 그 감정이 매우 감사했습니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계획만 넘쳐나고 정작 아무 일도 진행이 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 견디기 어렵게 힘들었었거든요.

 

드디어 정체기를 벗어나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습니다.

 

사무실 근처 공원에서 진행했던 인터널 브랜딩 워크샵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미래를 위해 결정 사항을 바꾸는 리더를 우리는 훨씬 더 존경합니다. 의사결정을 쉽게 바꿀 수 있는 리더란 주변 사람 혹은 부하 직원과 의사소통을 많이 하는 리더라는 뜻입니다. 밀실에서 혼자 의사결정을 하는 리더는 대개 의사결정을 바꿀 수가 없어요. 그 의사결정 메시지 자체가 유일한 소통이었기 때문에, 그걸 바꾸면 문제가 커지지요. 중요한 건 의사결정을 관철시키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완수하는 것임을 훌륭한 리더들은 알고 있습니다.”

 

직관이 항상 옳은 결정을 알려주진 않을 것입니다.

저를 포함한 우리 황금고래 군단은 앞으로도 무수히 많은 실패를 경험하겠죠.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팀은 실행을 통해 얻은 배움들로 계속해서 방향을 수정하고 더 나은 결정들을 해나갈 것입니다.

결정을 하지 못했다면, 직관을 믿지 못했다면 이런 배움을 얻을 기회조차 없었을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정재승의 <열두 발자국> 속에 나오는 문장들을 인용했습니다.

 

결정에 관한 고민을 하고 계실 많은 분들께

<열두 발자국>의 첫 번째, 두 번째 챕터를 함께 읽어보시는 걸 추천해 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처음 해보는 일은 계획할 수 없습니다. 혁신은 계획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혁신은 다양한 시도를 하고 계획을 끊임없이 수정해 나가는 과정에서 이루어집니다. 중요한 건 계획을 완수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완수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목표를 완수하기 위해 계획을 끊임없이 수정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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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골든웨일즈 채용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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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홍규 주식회사 골든웨일즈 · CEO

뷰티 시장에서 키워드 기반 소비 생태계를 만듭니다

댓글 4
가슴이 뛰게 만드는 글입니다. 인상 깊게 잘 읽었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가슴이 뛴다니 정말 기쁘네요!
학습은 성장의 핵심인 것 같습니다.
결국 학습을 통해 기본기를 다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네요
맞아요! 평상시의 꾸준하고 치열한 학습이 직관을 기반한 결정의 필수 전제 조건이 되는게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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