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앤파이낸셜인베스트먼트 김철중 대표 인터뷰
現 수앤파트너스, Managing Partner
現 한양대학교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Q1. 한국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M&A시장이 어느 정도 활성화 되어 있나요?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은 M&A 보다는 IPO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한국에서 EXIT 전략으로 IPO를 고려하는 비율은 80~90%이라면 M&A는 그 비율이 10%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자본시장이 가장 발달한 미국의 경우 M&A를 통해 EXIT를 하는 경우가 80~90%, 나머지 10% 정도가 IPO를 선택합니다. 일본이나 유럽 시장도 거의 비슷한 상황이라고 보실 수 있습니다. 가까운 중국도 사실 우리나라보다는 M&A 비중이 훨씬 더 높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2. 한국의 초기 기업들이 EXIT 전략으로 IPO를 선호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중소기업의 경우에 회사를 매각하게 되면 30% 이상 양도세 뿐만 아니라 다른 세금들이 추가적으로 부과되기도 합니다. 한편 인수를 하는 중소기업 대상 기술탈취와 같은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강한 규제로 인해 대기업의 입장에서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M&A를 쉽게 고려하지 못하는 부분들도 있습니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규모에서 이루어지는 마이크로 M&A 시장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세금 부분과 규제에 있어 일정 규모 이하의 소규모 M&A에 규제 샌드박스, VC 생태계에 재투자를 조건으로 세금 100% 감면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Q3. M&A가 EXIT과 자본조달 측면에서 특별히 유리한 산업 분야는 어디일까요?
일단 한 기업이 IPO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주식시장 상장에 필요한 정량 요건이나 정성 요건들을 갖추어야 합니다. 좀 더 거시경제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큰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에게는 IPO가 더 적합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메타를 창업한 마크 주커버그도 창업을 한 이후 M&A에 대해 거의 매일 고민했다고 합니다. 결국 IPO를 선택하게 된 것도 기존의 페이스북 소셜미디어 플랫폼 사업에서 메타버스 시장으로 전환을 고려한 장기적인 경영 관점과 투자자의 기대가 작용하지 않았나 합니다.
이에 반해 딥테크나 테크기반의 ICT 서비스 기업과 트렌드에 민감한 B2C 소비재 기업들은 M&A가 적합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애플의 스마트폰, Open AI의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장이 생겨났고 또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 속에서 신사업을 빠르게 추진하여 시장을 선점하고자 하는 기업에게 M&A는 전략적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4. 스타트업이 크로스보더 M&A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도 스타트업 중심으로 M&A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기업의 우수한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에도 불구하고 기업가치에 있어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게 되는 이유는 기업들이 1차적으로 타겟하는 한국의 협소한 시장 규모에 있습니다.
카카오톡과 왓츠앱 등 거의 모든 메신저에서 쓰고 있는 보이스톡 기술은 한국에서 최초로 개발 되었습니다. 그리고 페이스북보다 SNS 플랫폼인 싸이월드가 먼저 시장에 출시 되었으나 미주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타겟해 성장한 페이스북에 결국 그 자리를 내어주고 말았습니다.
이처럼 한국 기업은 혁신적인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습니다. 적극적인 크로스보더 M&A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더 빨리 점유할 수 있으리라 예상합니다.
Q5. 한국의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업과의 M&A에 성공한 사례를 설명해 주신다면?
가장 먼저 소개해 드릴 사례는 글로벌 코스메틱 기업 로레알이 인수한 ‘스타일난다’입니다. 이 회사는 처음에 동대문 시장에서 의류를 소싱해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판매를 하다가 자체 플랫폼을 통해 본격적으로 성장하게 된 기업입니다. 의류에서 시작했지만 화장품, 미용 콘택트렌즈, 패션뷰티 전문서적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사업영역을 확장했고 3CE라는 뷰티브랜드를 로레알에 6천억에 매각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두 번째로 소개해 드릴 기업은 ‘배달의 민족’이라는 배달 서비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입니다. 딜리버리 히어로라는 독일 기업은 10년간 배달 플랫폼 회사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우아한 형제들’은 최종적으로 4조 7,500억에 딜리버리 히어로에 인수가 되었습니다.
세 번째로는 뷰티 기업의 사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닥터자르트라는 브랜드로 유명한 ‘해브앤비’의 사례입니다. 이 회사는 ‘세포라’라는 미국의 화장품 멀티샵에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지속적으로 컨택을 했고 입점에 성공하였습니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기업을 홍보했고 기업가치 2조원이었을 때 에스티로더와 M&A 계약을 체결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30%의 지분만 인수하였고 이후 Earnout (인수 후 비즈니스 성과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지분을 추가 매입하는 방식) 형태로 최종적으로 지분의 70%를 인수하게 되는 성공적인 M&A 사례 중 하나입니다.
Q6. 성공적인 M&A를 위해 기업은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실무적이고 디테일한 사전 준비보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기업은 자본시장과의 소통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스타트업은 씨드투자부터 프리A, 시리즈 A~C 등 단계별로 투자를 유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회사가 보유한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 등을 기업 운영 초기부터 자본시장 즉 투자자과 소통을 통해 적극적으로 기업을 알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해외 글로벌 기업과의 크로스보더 M&A를 목표로 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CES, SWSX, MWC 등 내 기업이 속한 분야가 관련된 스타트업, 기술 전시회에 꾸준히 참여해 글로벌 투자자와 글로벌 대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을 홍보를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기업의 이러한 전시회 참여를 통해 해외 기업과의 소통을 늘리고 언론 홍보를 통해 기업을 알리는 활동이 이루어진 후 투자자를 대상으로 IR을 진행한다면 투자유치라는 목표에는 훨씬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7. 크로스보더 M&A를 고려하는 기업이 알아야 할 각 나라의 문화적, 제도적 특징이 있다면?
가까운 일본부터 살펴본다면 일본은 M&A에 있어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편입니다. 일본 문화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개념 중에 ‘和’(화)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그만큼 비즈니스에서도 협업과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흔히 M&A에 있어 지분과 인수합병 후의 수익을 판단하기 보다 비즈니스 관계를 우선시 하기 때문에 협업이라는 단계를 거친 후 비로소 M&A를 검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략적 제휴를 통해 사업적인 관계가 설정되더라도 대부분 소수 지분 거래가 이루어질 뿐 경영권이 넘어가는 큰 지분이 거래되는 경우는 일본에서는 많지 않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중국 기업의 유무형 자산의 매각과 매수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러한 자산의 소유권은 정부에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정치적인 정부 운영 방향에 따라 갑작스런 변화나 제재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그리고 제가 경험한 바로는 M&A 프로세스가 완전히 마무리 되기 위해서는 계약상에 명시한 조건들을 이행해야 하는데 중국 기업들은 이러한 부분을 의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언제든 바꿀 수 있는 항목이라고 유연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홍콩과 싱가폴의 사모펀드가 실제 인수 기업을 대신해 계약을 체결하고 종결을 위한 조건을 충족한 후 M&A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도 합니다. 저도 실제로 홍콩의 사모펀드사와 계약을 체결해 결과적으로는 중국과 한국 기업간의 M&A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경우 자본 시장의 역사가 오래되다 보니 오히려 간단 명료한 부분이 있습니다. 일본에서 협력적 비즈니스 파트너 탐색과 이후의 신중한 지분 거래를 통한 전략적 파트너십이 특징이라면 미국은 좀 다른데요
미국의 자본시장을 표현하는 ‘Money talks'라는 말처럼 M&A 과정에서 지분율, 인수 가격과 인수 후 미래의 이익 추정 등의 거의 모든 협상에서 이 ‘돈’과 관련된 숫자들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문화, 제도적인 부분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좀 더 객관적인 숫자와 지표들이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Q8. 유럽, 미국의 해외 기업이 국내 기업을 인수 합병할 때 특별히 선호하는 방식이 있을까요?
미국과 유럽 기업들과의 M&A 시 한가지 주의 깊에 살펴보고 숙지해야할 개념 중 하나가 바로 ‘Earnout’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소개해 드렸던 뷰티기업 ‘해브엔비’도 처음에는 에스티로더에서 30%만 인수를 했고 이후 기업의 경영 활동을 지켜보며 매출 성장 목표치를 달성하는 것을 확인한 후 조금씩 지분을 추가로 사들였습니다. 최종적으로 에스티로더는 해브앤비 대주주가 보유했던 지분을 포함해 70%의 지분을 인수해 M&A가 가능했습니다.
독일기업 ‘딜리버리 히어로’에 인수된 ‘우아한 형제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딜리버리 히어로는 처음에는 벤처캐피탈 등 재무적 투자자 지분만 먼저 매수를 했고 이후 Earnout 방식을 통해 김봉진 의장의 지분을 추가적으로 매수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빠른 계약과 이행을 통한 종결을 기대하는 한국의 기업들에게는 조금 익숙하지 않으실 수 있지만 미주, 유럽권을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M&A에서는 일반적인 방식이기 때문에 미리 알아두시면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Q9.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M&A를 고려하기 어려운 실질적인 이유가 있을까요?
상대적으로 간단한 부동산 거래에도 중개인이 필요하듯이 M&A도 딜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중개자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실제로도 양수자간 직접 거래를 통해 M&A가 성사되는 경우는 상당히 적습니다.
공개입찰 혹은 제한입찰, 수의계약 등 최적의 매수자를 찾는 방법을 선정하는 것에서부터 기업의 가치를 산정하고 인수 후 리스크를 점검하기 위한 법률, 회계, IP 등 실사, 계약서 검토에 이르기까지 M&A 전문가들의 컨설팅은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M&A 거래에 의해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이해관계는 무엇인지 그리고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수 있는 딜브레이커 요소들을 파악하기 위해서도 이 분야의 자문은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한국은 M&A가 완전히 이루어진 다음에 비로소 자문료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고 다른 나라에 비해 M&A 자문사의 역할에 대해 그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1990년대 후반 IMF 때 M&A 자문을 담당하는 글로벌 투자회사들이 한국에 진출 했으나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해 설립한 한국의 지사를 모두 철수해 현재는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리고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경우 해외 기업과의 M&A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거나 글로벌 진출을 원하지만 이러한 컨설팅 비용이 부담이 되어 고려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현재 KITIA(한국소재부품장비투자기관협의회)는 이러한 중소 기업의 해외 기술 도입과 시장진출을 위한 크로스보더 M&A를 지원하고 있는데요. 해외 합작법인 설립, 지분투자, 기술이전 컨설팅과 회계, 법률, 특허와 같은 기업 실사 관련된 비용을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M&A 관련된 지원이 더 확대된다면 해외기술 도입과 기업인수 등을 통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성공적인 글로벌 진출 사례가 더 많아질 수 있을 것입니다.
Q10. 마지막으로 현재의 어려운 자본시장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기업인과 투자자들에게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현재의 GE,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언급해드린 메타까지 M&A라는 전략을 통해 현재의 기업으로 성장했고 계속해서 새로운 분야의 글로벌 비즈니스를 영위해 오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회사가 성장을 위해서 자체적으로 CAPEX를 투입해서 공장을 짓고 인력을 뽑고 직접 사업을 하나하나 늘려나가는 Greenfield Approach를 했다면, 이제는 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서 타기업 인수합병 뿐 아니라 J/V(조인트벤처), 자체기업 매각, 분할 등의 다양한 M&A를 통해 기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좀 더 적극적으로 M&A를 고려하시는 것이 기업의 영속과 성장에 큰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현재의 어려운 자본 시장에서도 글로벌 기업 성장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깨달은 점은 다음과 같다
급변하는 시장과 기술변화 속 M&A를 통해 빠른 성장을 선택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100억 미만의 마이크로 M&A 시장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 규제와 세금 제도의 개선이 꼭 필요해 보인다.
한국의 혁신적인 스타트업과의 M&A를 통해 해외 기업들이 시장을 점유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대기업을 포함한 한국의 기업들도 크로스보더 M&A를 통해 빠른 기술도입과 해외시장 진출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