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전략 #트렌드 #기타
왜 다들 자기가 성공했다고 할까?

요자와 츠바사와 경제 트렌드로 보는 ‘성공팔이’에 대해

 

 

자기계발을 빙자한 성공 컨텐츠를 판매하는 분들이 등장하는 글입니다. 사실 이번 글은 어느 정도 미리 써뒀던 글입니다. 하지만 제 글을 보시는 분들께 불쾌감을 드릴 수도 있을 것 같아 쉽사리 쓰기 어려웠는데요, 이후에 ‘성공팔이’, ‘성공 포르노’라는 단어로 이들이 메이저 언론에까지 등장해 버리기도 했고, 그 시기에 이런 비판 글을 쓰면 흐름에 편승하려는 것처럼 보일 것 같아 여차저차 미뤘던 글입니다.

이슈가 지난 지금이 적당한 시기인 것 같아 이렇게 발행합니다.

 


⚠️ 이번 글은 자기계발 강연가, 자기계발 서적을 무작정 비판하려는 목적이 아닙니다. 해당 글에 카타르시스는 없습니다.


목차

  1. ‘성공팔이’의 시초, 요자와 츠바사
  2. 다단계의 왕은 어떻게 탄생했는가
  3. 2000년대 일본과 지금 한국의 공통점
  4. 감성팔이는 죽고, 성공팔이가 왔다
  5. 이들은 ‘구원자’가 아니라 ‘판매자’이다
  6. 물질적인 성공만이 성공인가?

 


‘성공팔이’의 시초, 요자와 츠바사

다단계의 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요자와 츠바사

성공팔이로 불리는 이들을 보기 전 먼저 봐야 할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일본 다단계의 왕이라고 불리는 요자와 츠바사입니다. 그는 오늘날의 성공팔이의 방식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인물입니다. 그가 돈을 번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실제로는 그렇지 않지만, 성공한 사람처럼 보이는 모습 연출(스포츠카, 고급 저택 사진 등)
  2. 소셜 미디어에 자극적인 워딩 사용 (e.g. 월 1억을 벌기는 쉽다, 인터넷으로 돈 못 벌면 바보다 등)
  3. 당신만 모르는 ‘돈을 버는 비법’이 있고, 본인의 고액 강의를 들으면 이것을 알 수 있다고 홍보.
  4. 이 강의에 다른 사람을 소개해서 가입하게 할 경우, 강의료 일부 환급. 더 많이 데려올수록 돈을 많이 받음(피라미드 다단계 방식)
  5. 수강생들은 이렇게 하면 요자와 츠바사처럼 부자가 되리라 믿고, 위 과정 반복. 결국 ‘Little 츠바사’가 됨.
  6. 요자와 츠바사는 강의 몇 번으로 수많은 Little 츠바사를 양산, 결국 이들의 수강료로 떼부자가 됨.
‘혼자서 50억을 벌었다’라는 카피로 당시 일본 지하철에 붙은 광고. 책 제목은 ‘초속으로 10억을 버는 조건’이다. 초속이라니!

만화 <사채꾼 우시지마>에서 요자와 츠바사가 등장하는데요. 돈이 없는 만화 속 캐릭터가 돈을 벌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냐고 요자와 츠바사에게 묻자, 그는 대출을 해서 스포츠카부터 사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스포츠카로 부자인 척 행세를 하여,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을 팔라고 말하죠. 그렇게 진짜 부자가 되라는 것입니다(Fake it till you make it 이라는 격언이 생각나네요)

이 만화를 픽션이라고 하기에는 요자와 츠바사의 적극적인 협조를 받아 제작되었기에 만화 캐릭터의 말은 실제 그의 말이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악명도 유명해지는데 도움이 되기에 만화 제작에 적극 협조했다고 하네요)

만화 <사채꾼 우시지마>에서 요자와 츠바사

어떻게 보면 뻔하고 황당한 수법으로 부자가 된 요자와 츠바사. 과연 당시 일본 사람들이 바보였고, 요자와 츠바사가 마케팅과 언변에 능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걸까요?

큰 성공을 위해서는 대체로 시기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혹자는 그것을 운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요자와 츠바사의 탄생도 당시의 시기를 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단계의 왕은 어떻게 탄생했는가

일본 GDP 그래프. 버블경제가 터지고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일본 경제의 모습. 2008년도에는 리먼 브라더스 사태까지 터졌다.

요자와 츠바사가 활동했던 일본의 2000년대는 경제적으로 매우 불안했던 시기입니다. 1980년대 붕괴된 버블 경제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2000년대까지 장기적인 경제 불황으로 이어졌죠. 고용과 소득은 늘지 않고 제자리였습니다. 더군다나 2008년도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터지면서 일본 IT 시장까지 붕괴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경제가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네오힐즈족’이 등장하게 됩니다. 인터넷을 활용해 단기간에 부를 만들고 명품과 스포츠카 등의 사치스러운 삶을 추구한다는 이들을 말하는데요, 이들을 상징하는 자가 바로 요자와 츠바사였습니다.

경제적으로 매우 혼란했던 이 시기에 요자와 츠바사라는 인물의 등장은 굉장히 파격적이었습니다. 그를 따르면 자신도 부를 거머쥘 수 있을 것 같았죠. 그렇게 그는 사람들의 마음을 현혹하여 부자가 되었습니다.

그럼, 오늘날의 한국을 봅시다.

 


2000년대 일본과 지금 한국의 공통점

Oxfam에 따르면 2020년 말까지 전 세계 억만장자의 부가 3조 9천억 달러 증가했지만, 국제노동기구에 따르면 같은 시기 전 세계 근로자의 총소득은 3조 7천억 달러 감소했다고 한다. 출처 : Inequality

팬데믹이 오면서 중앙은행은 양적완화로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불어넣었고, 그렇게 시장에 돈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자산의 가치는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주식 시장에는 순풍이 불기 시작했고, 땅값이 오르기 시작하며 부의 간극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오마카세를 즐기고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데, 다른 사람들은 임대료와 오르는 생활비를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자산을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차이가 더욱 극명해 지면서, 투자와 부업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였습니다.

코로나 이후로 주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모습. 출처 : 자본시장연구원

실제로 주식 투자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경제에 대한 FOMO가 생기기 시작하였죠.

*FOMO란? Fear of Missing Out의 약어. ‘놓치거나 제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또는 '자신이 해보지 못한 가치 있는 경험을 다른 사람이 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불안감’을 뜻함.

하물며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상대적 빈곤감을 느끼게 된 무주택자를 뜻하는 ‘벼락 거지’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때 바로 등장한 이들이 있습니다. 흙수저였고, 고학력자도 아니고,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는데 지금은 경제적 자유를 이뤄냈다는 사람들 말입니다.

 


감성팔이는 죽고, 성공팔이가 왔다

베스트셀러의 대부분이 감성 에세이로 분류되는 책인 것을 볼 수 있다

한때 ‘감성팔이’라는 단어가 유행했던 시기가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힐링을 주는 컨텐츠를 비판하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단어였습니다. 한때 유행했지만 무조건적으로 감성에만 호소하는 것에 대해 사람들은 염증을 느끼기 시작했죠.

2018년과 대비되어 감성과 반대되는 성공에 관한 책이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후로 코로나가 나타나고, 경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사람들의 관심 트렌드는 변화하였습니다. 교보문서 베스트셀러만 봐도 2018년이 감성을 자극하는 책이 많이 있었던 반면, 2023년은 ‘성공학-자기계발’로 분류되는 책이 많아졌습니다. 이는 사회 전반적인 관심이 ‘성공’에 있었다는 증거로 볼 수 있겠죠.

문제는 이런 성공에 관한 컨텐츠를 만드는 사람 중 일부입니다. 자신이 흙수저였고, 고학력자도 아니며 그저 평범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경제적 자유를 이뤄냈다고 ‘주장’하죠. 그리고 자신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비법을 수십만 원, 수백만 원의 가격대로 형성된 자신의 전자책 또는 강의에 담았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성공을 판매한다는 뜻으로 ‘성공팔이’라는 단어가 생겨난 것인데요, 이들은 결국 자신의 강의 영상과 책을 보면 자신처럼 성공할 수 있다는, 요자와 츠바사의 재탄생인 것입니다.

이들은 감성이 아닌 이성을 추구하고, 계산과 물질적인 성공을 강조합니다. 동시에 자신이 흙수저 출신에 힘들었던 과거를 가지고 있거나, 남들과 다를 바 없이 평범했다는 스토리 라인을 만듦으로써 감성까지 적절하게 섞죠(고학력자와 금수저는 감성이 자극되지 않아 인기가 덜합니다)

저는 이 ‘성공팔이’들을 보며 기존에 있던 ‘감성팔이’에서 한 단계 진화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들은 ‘구원자’가 아니라 ‘판매자’이다

위에 설명 드렸듯, 요자와 츠바사가 나타났던 일본의 시기와 한국의 지금 시기는 맥락을 보았을 때 매우 흡사합니다. 그리고 돈을 버는 방식도 흡사하죠.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자신을 따르면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다며, 강한 어조로 확신에 찬 마케팅을 합니다. 이들을 보다 보면 마치 종교를 보는 것 같습니다.

혹자는 이들을 비판하며 결국 모든 자기계발 서적 자체가 쓸모가 없다는 말을 합니다. 실제로 매거진 <스켑틱 vol.33> 에서도 자기계발 심리학의 많은 부분이 거짓이라는 내용을 다루기도 했었죠(링크).

하지만, 누군가는 성공팔이의 컨텐츠를 통해 실제로 경제적 자유를 이뤄냈을 수도 있고 이로운 점을 얻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가짜임에도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자기계발 컨텐츠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에는 많은 종류의 자기계발이 있고, 이것 중에는 깊은 가치를 가진 것도 많습니다. 실제로 쓸모가 있냐 없냐는 소비자가 느끼는 것이기에 다른 이가 이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점으로 저는 자기계발과 성공 컨텐츠의 가치를 섣불리 폄하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제가 비판하고자 하는 이들은 자기계발이라는 탈을 쓴, 무책임한 판매자들입니다.

미국의 유명 작가이자 독설가, 프랜 리보위츠. 출처 : Esquire

다큐멘터리 <도시인처럼>에서 프랜 리보위츠는 세상에 뭔가를 보이려면 남들보다 나은 뭔가를 보여줄 의무, obligation을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요즘에는 이런 의무감 없이 아무거나 보여준다며 비판의 메시지를 전달하죠.

프랜 리보위츠의 말을 빌리면 오늘날의 성공팔이들은 의무감과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몇백만 원의 강의와 전자책을 구매하면 인생이 바뀐다고 말하는 것과 클릭을 유도하고, 구매를 하도록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과장하고, 자극적인 컨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에 대해 말입니다. 내용을 보면 어떠한 전문적인 이야기는 없고 추상적인 이야기와 마케팅에 대한 이야기만 있는데 말입니다.

성공하지 않았음에도 성공에 관한 노하우를 판매하고, 아름다워 보이는 불로소득이라는 말로 사업을 부추기며, 자신을 거짓으로 부풀리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선동하는 이들에게 책임감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파급력은 생각하지 않고, 더 큰 이익을 좇기 위해 얄팍한 바이럴만 일으키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성공팔이는 ‘구원자’가 아니라 ‘판매자’들입니다. 이들에게 당신의 성공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들의 강연과 책은 당신의 인생을 바꿔주지 않으며, 성공 역시 돈을 주고 구매할 수 있는 것 따위가 아닙니다.

 


물질적 성공만이 성공인가?

자기계발에는 실제적인 방법을 말하는 것들(책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딥워크> 등)이 있고 다소 두루뭉술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있죠. 그리고 후자의 경우 대부분이 성공팔이가 다루는 부와 물질적 성공에 관한 책들입니다.

저는 이러한 후자의 것들은, 소비할수록 당신을 더욱 고립되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물질적 성공만이 삶의 전부라고 믿게 만들고, 현재의 자신을 초라하게 만듭니다. 무언가 거창한 ‘부자의 마인드셋’ 따위와 같은 글을 읽으면 잠깐의 희열감이 찾아오죠. 그렇게 이런 컨텐츠에 중독이 됩니다. 글이 대체로 어렵지 않아 쉽게 볼 수 있어 책을 읽고 있다는 지적 허영심까지 느낄 수 있게 되죠.

강하고 확신에 찬 어조로 적힌 글을 읽다 보면 이들에 대한 선망이 생김과 동시에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줄 것 같은 생각이 들게 됩니다. 그렇게 그들을 추종하는 ‘리틀 츠바사’가 되는 것입니다

뻔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만, 저는 성공이 물질적인 것에만 있다고 믿는 것은 굉장히 피곤하고 쉽게 지치는 삶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헤르만 헤세의 책 <싯다르타>에서 싯다르타는 자신의 친구 고빈다에게 수행을 통한 자신의 깨달음을 말합니다.

‘이보게, 고빈다, 내가 얻은 생각들 중의 하나는 바로, 지혜라는 것은 남에게 전달될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이네. 지혜란 아무리 현인이 전달하더라도 일단 전달되면 언제나 바보 같은 소리로 들리는 법이야. (생략) 지식은 전달할 수 있지만, 지혜는 전달될 수가 없는 법이야. 우리는 지혜를 찾아낼 수 있으며, 지혜를 체험할 수 있으며, 지혜를 지니고 다닐 수도 있으며, 지혜로써 기적을 행할 수도 있지만, 지혜를 말하고 가르칠 수는 없네.

돈을 주고 지식을 구매할 수 있어도, 지혜는 구매할 수 없습니다. 지혜는 스스로 깨닫는 것입니다.

 


 

이번 글은 고민이 길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글도 길어졌네요. 제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조심스레 썼는데, 잘 전달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좋은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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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

  • Pandemic creates new billionaire every 30 hours, Oxfam (링크)
  • [시사금융용어] 벼락거지, 연합 인포맥스 (링크)
  • ネオヒルズ(族)とは, biz-shinri (링크)
  • FOMO, 위키백과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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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zaki 베자키

생산성, 인사이트, 영감을 탐닉하는 클럽 Vezaki

댓글 3
잘 읽고 갑니다. 성공팔이의 의무감과 책임감이라니. 재미있는 표현이네요 :)
Vezaki 님의 아티클이 EO 뉴스레터에 실렸습니다. 이번 주 이오레터를 확인해보세요!

👉 https://stib.ee/Y0NC
글이 잘 읽히네요~ 아 정말 문자 그대로 잘 읽힌다는 의미입니다 하하
베자키님 이야기에 많이 동감합니다. 지금도 여전히 잘 팔리고 있지 않습니까 ?
삶의 중심이 자신에 있지 않아서 그런 것 아닐까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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