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경제 위기와 관련된 뉴스들이 나오는 시기가 있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 경기 침체, 물가 인상, 소비 위축 등 실제 여파가 생활에서 나타나고 있고, 투자 환경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수십 년간 경험하지 못했던 위기의 도래를 이야기하고, 일부 기업들은 빠르게 불황과 침체기를 대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HR도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어떤 정답이 있지는 않지만,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HR이 준비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다만, 정리해고나 인원 감축 등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하는 것들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얼어붙는 채용 환경에서 HR의 고민
위기가 다가오고 채용 환경이 점점 어려워지는 데다가 리텐션의 압박이 심해지는 상황에서도 회사는 여전히 인재가 필요합니다. 경제가 어렵다고 해서 비즈니스를 멈출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구직 시장은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침체된 경제 환경에서는 회사의 채용 규모도 작아질 수밖에 없지만, 불안정한 환경에서 개인도 이직을 꺼릴 수밖에 없습니다. 즉, 구직 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감소로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HR이 할 수 있는 대응 방안을 생각해 봅니다.
내부 인력 자원의 활용
불황의 시기에는 많은 사람이 직장을 옮기는 것이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깨닫고는 움직임을 멈추게 됩니다. 좋은 조건을 제시해도 심리적으로 안정적인 환경을 선호하게 되므로 경험해 보지 못한 환경에 대해 신중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회사가 비교적 타격 없이 비즈니스를 잘 수행하고 지속적으로 인재를 필요로 하는 경우거나, 아니면 회사도 불안정한 환경에서 섣불리 채용을 공격적으로 할 수 없는 상황이 오며, 어떤 경우이든 채용 자체가 매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회사는 자연스럽게 내부 인력에 눈을 돌리게 됩니다. 외부에서 찾기 힘들지만 당장 채용만을 기다리기보다 내부에서 수행할 수 있는 인력을 찾게 됩니다. 이와 달리 비즈니스 환경이 변화하면서 현재의 사업 부문이 크게 요동칠 수 있습니다. 즉,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인력 운영의 큰 변화가 요구될 수도 있습니다.
HR은 이런 변화에 대한 대응을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겠죠. 유연한 인력 자원의 활용이 가능하도록 보다 넓은 범위에서의 분석을 미리 한다면, 위기의 순간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구성원들의 스킬, 경험, 지식, 능력, 자격 등 기본적인 사항들을 정리하고 분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개별 구성원들의 역량, 태도, 직무 확장에 대한 가능성 등을 미리 분석한다면 유연한 HR을 위한 준비가 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더욱 체계적인 Talent management나 talent mapping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되며, 조직 변화에 대한 어느 정도의 예측이 가능하다면 변화를 감안한 여러 가지 조직 운영 플래닝까지도 가능할 것입니다.
다양한 인력 운영 제도
변화 예측이 어렵고 회사와 구직자가 모두 위축된 환경에서도 인재를 확보하고 리텐션 하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유연한 고용과 근무 제도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모두가 정규직이고 9 to 6의 사무실 출근을 해야 하는 환경이 아닌 많은 옵션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고용 형태는 정규직, 계약직, 프리랜서, 인턴 등 다양한 형태로 할 수 있고, 근무 장소를 리모트 또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운영하고, 근무 시간도 주 5일이나 주 40시간이 아닌 더 짧은 시간의 옵션으로 운영할 수 있고, 채용의 대상도 학생, 경력 단절자, 고령자, 외국인으로 넓혀서 진행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제도가 우리 조직에서 잘 운영될 준비가 되어 있는지입니다.
따라서, HR은 우리 회사에 필요한 또는 요구될 가능성이 높은 옵션을 예상하고 그것에 맞게 준비하여야 할 제도, 정책, 시스템 등을 검토하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외국에 거주 중인 대학생을 대상으로 리모트 워크를 하려고 한다면 관련된 인력 풀, 계약, 업무 진행과 관리, 시스템 및 협업 방식 등이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위기의 한 가운데서 시행착오를 하기에는 리스크가 크기 때문입니다.

개인 생활의 위기가 곧 회사의 위기
인플레이션의 속도가 빨라지고 물가가 증가하며 금리가 인상되면 개인 생활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됩니다. 가계에 대한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불안한 심리와 투자 실패에 따른 재정적 문제는 직무에 대한 몰입을 멀어지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됩니다. 만약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이 우리 회사에서 꼭 필요한 인재라면, 그런데 당장의 금전적인 문제에 도움이 되는 조건을 타사에서 제시한다면, 다른 리스크를 감수하고라도 이직을 선택할 수 있겠죠. 불황의 시기에는 개인의 재정적 문제가 개인에게 국한되지 않고 회사의 문제가 됩니다.
리텐션이 중요해지는 시기
불황의 시기에 리텐션이 더욱 중요한 이유는,
첫째, 채용이 더 어려워지는 환경에서 인재를 놓치고 새로 찾아야 하는 것이 다른 어느 때보다 큰 비용을 치러야 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위기는 언젠가 끝납니다. 움츠리고 새로운 활로를 찾는 과정에서도 핵심 인재는 꼭 필요하지만 진짜 문제는 침체기가 종료될 때입니다. 어둠이 지나가고 새벽이 올 때 기회가 오기 마련인데, 이때 핵심 인재가 다 빠져나간 상태이거나 노사갈등으로 휘청거리고 있는 기업과 바로 다시 뛸 준비가 된 주자들이 있는 회사는 매우 큰 격차를 경험할 수밖에 없겠죠.
직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HR 정책
회사도 위기이겠지만 그래도 버틸 수 있다면 직원들의 고통을 함께할 가치가 있습니다. 인력 리텐션과 직무 몰입, 회사 브랜딩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회사와 개인 사이의 심리적인 Engagement가 형성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꼭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방안들을 고민해 봅니다.
- 임금 등 지급 시기 조정 : 상여나 인센티브의 지급 시기를 변경할 수 있도록 하거나 일정 한도 내에서 급여를 가불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개인에게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을 때 도움이 되는 방법을 일시적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 복리후생 등의 조정 : 직원의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소득으로 인식되지 않는 회사의 복리후생을 일시적으로 조정하여 지급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교육이나 여가 활동 등에 책정된 예산을 보다 직접적인 방법으로 변경하여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 직접적인 재정 지원 : 회사 재정에 여유가 있는 경우라면, 경제 위기에서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특별한 대출제도나 지원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다자녀 가구나 일정 수준 이하의 연봉 대상자를 위한 플랜을 운영할 수도 있고, 개인 채무의 정도에 따라 다르게 지원할 수도 있습니다.
- 리모트 워크 : 출퇴근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리모트 워크는 개인에게도 도움이 되지만 회사에도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 재무 상담 : 전문가를 섭외할 수도 있고, 온라인 프로그램 또는 실제 도움이 될 만한 리소스를 직접 만들어 배포할 수도 있습니다. 불황의 시기에서 개인 재정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투자나 대출에 대한 대응 방법, 개인 파산이나 회생에 대한 정보 등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사이드 잡 제공 : 생활이 어려워지면 당장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부업을 고민하게 됩니다. 가능하다면 회사에서 본업 외에 사이드 잡을 제공하여 이를 공식화하고 개인에게 도움이 될 기회를 주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계약이나 절차 등은 법률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

이 밖에도 회사와 구성원의 환경과 상황에 맞는 창의적이고 유연한 방법들을 고민해 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개인의 어려움을 같이 고민하고 실행하는 회사의 태도입니다. 모두에게 닥친 위기를 함께 고민하고 극복해나가는 과정, 이것이 위기를 준비하고 겪어야 하는 회사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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