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희 작가 인터뷰
- SK(주) 소속의 DX(Digital Transformation) 및 Climate Tech 관련 신사업개발 전문가
- “기후 기술의 시대(위즈덤하우스, 2023)” 저자
Q1.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위기에 대한 다양한 시각들이 있습니다. 이 분야의 전문가로서 우리가 맞이할 미래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지고 계신가요?
저는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편입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인류가 많은 혜택을 누렸던 것처럼 기술이 또한 지구 온난화와 다양한 문제의 개선과 해결에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미 달리는 열차를 멈추는 것은 어렵겠지만 조금씩 천천히 가도록 함으로써 지구 온난화의 속도를 줄이고 더 나은 방향으로의 모색을 해야 하는데요. 저는 기후기술이 그 역할을 해낼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미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기업과 개인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화학 회사들은 플라스틱을 대체할 친환경 원료와 소재를 개발 중이며 이미 배출된 플라스틱 폐기물은 수거해 재사용 하거나 연료로 사용하는 방안 등 다양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Q2.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가장 큰 문제인데요. 이를 해결할 기술은 어느 단계에 와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현재의 기후 위기에 대처할 중요한 기술 중 하나는 바로 직접공기포집(Direct Air Capture DAC)입니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후 이를 공기중에서 제거함으로써 탄소 농도를 감소시키는 기술인데요. 그동안에는 투입되는 비용 대비 경제성이 매우 낮아 연구로만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빌 게이츠가 설립한 브레이크스루 에너지벤처(Breakthrough Energy Venture, BEV)에서 이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진행했고 유럽과 미국에서 의미있는 실증 사례를 확보하면서 현재는 많은 자본이 DAC 기술 개발에 투입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의 상용화는 10년 정도를 예상하고 있지만 이미 진행된 기술의 축적으로 어느 정도 그 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3. 온실가스를 줄이는 기업에게 주는 ‘혜택’이나 기준치 이상 배출하는 기업에 대한 ‘규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먼저 온실가스 감축에 성공한 기업에게 혜택이나 리워드를 주는 것을 ‘탄소 크레딧’이라고 합니다. 이 ‘탄소 크레딧’ 시장은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글로벌 ICT 기업은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많은 전기를 소비해야 합니다. 이로 인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이러한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의 감축을 위한 노력을 하며 기후 기술 개발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톤 단위의 기후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여, 톤 탄위의 탄소 배출 감축에 성공했다면, 검/인증 기관의 적절한 확인을 통해 감축된 탄소배출량 만큼의 ‘탄소 크레딧'을 확보하게 되고, 인증서로도 발급 받게 됩니다. 이를 통해, 탄소 크레딧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한 기업은 고객들에게 좋은 이미지와 높은 평판을 얻을 수 있으며 반대로 이 크레딧 사용이 필요한 기업에게 양도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탄소 배출권’은 연간 할당된 탄소 배출량을 초과했을 때 패널티를 부과하는 제도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크레딧과는 달리 국가적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의무와 규제의 성격이 강합니다.
앞으로 기업들은 탄소 배출량을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합니다. 법률을 통해 정해진 연간 탄소 배출 허용량보다 실제 양이 초과되면 벌금과 제재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오히려 탄소 감축을 통해 기준치 대비 여분이 남았을 경우에는 배출량이 초과된 업체가 이 ‘탄소 배출권’을 살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얻은 ‘탄소 크레딧’은 할당량을 초과하여 얻은 패널티에 해당하는 ‘탄소 배출권’을 사는 데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아직은 민간 인증인 ‘탄소 크레딧’으로 ‘탄소 배출권’을 사는 비율이 매우 적고, 제도나 규제 안에서 허용되는 부분이 적지만 점차 사용할 수 있는 비율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를 통해 미래의 탄소 배출권 시장도 더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Q4.기후 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이 분야를 선도하는 국가들이 있다면?
독일은 유럽 내에서도 환경 보호에 앞장서고 있고 이 분야 연구에도 적극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저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2~3개월 정도 삼성전자와 함께한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이 때 독일 국민들의 자연 생태계에 대한 높은 인식률을 경험할 수 있었는데요. 많은시민들이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를 이용하는데 적극적이었고 지구와 환경을 사랑하는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독일은 석유와 같은 화석 에너지가 아닌 신재생 에너지 혹은 수소를 활용해 전기를 만드는 부문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왔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인해 전기 생산에 있어 비용 증가를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어느정도 이루어져 있습니다. 경제성의 논리로만 모든 것을 보지 않고 자연과 환경을 우선 시 할 줄 아는 독일의 국민성을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아시아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일본은 세계 경제를 리드했던 예전의 주도권을 다시 찾기 위해 기후 리더십에서 한 발 앞서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싱가포르는 탄소크레딧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거래 플랫폼과 이에 따른 파생상품을 개발함으로써 기후 금융 허브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최근 정부에서 ‘탄소중립 100대 기술’ 개발을 추진, 기후 기술 분야에 450조원 이상을 투입해 산업과 사회 전반의 녹색 경쟁력을 키워나간다는 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 우리나라도 국가 차원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많은 노력을 통해 환경에 기여하고 국제사회에서의 평판도 함께 높여 가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Q5. 기후 금융이란 무엇인가요?
예를 들어 대형 아파트 단지를 조성할 때, 그 프로젝트의 규모만큼 큰 자본도 필요합니다. 이 때 PF,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같은 방식으로 대형 자본을 조달하게 되는데요. 이와 같이 한 회사가 아닌 여러 이해 관계자들이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함께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서 금융권과 투자자들로부터 큰 규모의 자본을 유치하게 됩니다.
만약 이렇게 진행한 프로젝트로 인해 많은 양의 탄소 감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게 되면 이 때 부여 받는 ‘탄소 크레딧’의 규모와 가치도 클 수 밖에 없는데요. 이렇게 획득한 크레딧을 필요한 기업 등에 판매에 이윤을 내는 금융 비즈니스를 ‘기후 금융’의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자본과 투자 대비 탄소 감축이라는 실질적인 결과를 내기 위해선 전문가들과 여러 기술들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탄소 감축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도록 하는 컨설팅 사업과 기후 금융 분야는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
향후에 이러한 ‘탄소 크레딧’이 블록체인, NFT 기술과 결합하게 된다면 거래의 신뢰성을 매우 높이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증권 시장에서도 이 탄소 크레딧 거래가 이루어지는 날이 온다면 기후 금융 생태계가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Q6. 기후 기술 분야의 향후 글로벌 투자 시장은 어떻게 전개 되리라 생각하시나요?
현재 기후 기술은 투자자들에게도 핵심 키워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후 위기로 인해 시작된 이 분야의 기술 발전은 지금 이시간에도 새로운 시장과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IT 기업들은 기후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고 이를 통해 기후 리더로서 포지셔닝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기업과 개인들이 기후 기술과 이 분야 투자에 관심을 가지길 기대하며 우리나라가 기후 분야의 글로벌 리더십을 가져가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느낀 점은 다음과 같다.
기후 기술 분야에 대한 정부, 기업, 개인의 투자가 늘어난다면 우리가 우려하는 미래는 오지 않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기후 기술과 기후 금융은 지구를 살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누군가에겐 새로운 부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 기후 기술 글로벌 리더십을 가져가기 위한 정부와 기업의 다양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고 이러한 노력이 결국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의 환경과 기후 위기라는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