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진중한 도시남녀의 소개팅앱-폴잇”을 만들고 있는 프로덕트 메이커, 김현승입니다.
원래 명칭은 사실 “가치관 및 성향 기반의 소개팅앱-폴잇”이었는데요.
앱의 주요 특징은 변하지 않았지만 소개 문구를 좀더 입에 붙는 것으로 바꾸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에서 하겠습니다.
저는 최근 2월 중순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 폴잇 버전1을 출시했었는데요.
글을 쓰고 있는 현재로서는 약 40명 정도의 유저 분들이 감사하게도 가입해주셨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폴잇 앱을 만들면서 제가 겪은 UX 관련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참고로 저는 UX 전문가는 아닙니다. 하지만 UX란 결국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에 관해 항상 열린 자세로 많은 분들과 의견을 나누고 배워나가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1. 로고와 디자인을 좀더 점잖은 느낌의 것으로 바꾸자
폴잇의 기존 로고는 아래와 같이 하트 안에 P자가 들어가있는 형태였습니다.
P는 폴잇(Pollit)의 앞 글자를 의미하고 (가치관 및 성향) 설문조사를 나타내는 단어인 Poll을 의미합니다. 앱 아이콘도 이 로고였고, 푸시 메시지 속 아이콘도 이 로고였죠. 그런데 한창 앱을 만들 때는 그렇게 크게 신경쓰지 않았지만 정작 버전 1을 출시해놓고 보니 너무 하트하트한 느낌이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폴잇 앱에 관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친구와 나누다가
“사람들은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도 가끔 소개팅앱을 쓰고 싶을 때가 있을거야,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내가 소개팅앱을 쓰는 걸 볼까봐 민망해서 사실 밖에서 소개팅앱을 쓰기란 쉽지 않지”
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물론 소개팅앱을 꼭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쓸 필요는 없는 것이지만 그래도 이 이야기는 마침 로고와 전반적인 앱 디자인을 어떻게 바꾸면 좋을까 고민하던 저에게 하나의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제가 타겟팅하고 싶었던 “누군가와 데이트나 연애는 하고 싶지만 그렇다고 결정사는 싫고, 동네친구는 굳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을 위한 UI/UX는 어때야 할까에 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고객 페르소나를 정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런 생각 끝에 저는 제가 타겟팅하고 싶은 고객군을 지칭하는 제 나름의 표현을 만들었습니다.
“진중한 도시남녀”
"진지한 삶의 자세를 갖고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고는 있는데 연애에 있어서만큼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세련된 도시남녀?"를 떠올리며 이런 문구를 작성해봤는데요. 너무 넓은 고객군을 의미하는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 뭔가 제 입에 딱 붙는 표현인 것 같아서 버전 2는 이 문구를 중심으로 앱을 좀더 개선해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해당 문구를 직접 앱 소개 이미지에 넣고
로고도 보다 더 진중한 느낌이 들게끔 이렇게 바꾸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전반적인 앱 컬러도 기존보다도 더 흑백 위주로(특히 1:1채팅방 컬러를 바꾼 것이 개인적으로 흡족했습니다) 더 깔끔하게 바꾸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정말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사용하더라도 마치 사람들이 예를 들어 “어, 저 사람 채용/구직 앱 쓰네”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감히 예상해봅니다. 물론 아직도 부족한 점들이 많지만요.
이 과정 중에 제가 고민했던 부분은 바로 “하트 아이콘”입니다. 아무리 흑백 위주로 가더라도 하트 아이콘을 다른 모양의 아이콘으로 변경하거나 분홍 컬러가 아닌 다른 컬러로 바꾸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하트 전송”(소개팅앱마다 그 기능을 지칭하는 이름은 다르겠지만요)은 소개팅앱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데 그것마저 흑백으로 변경하면 중요한 포인트가 사라질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양보하지 않고 아래 이미지처럼 그냥 원래의 "분홍 컬러 + 하트 아이콘"으로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좀더 적합한 UI” vs “지하철, 버스에서도 편하게 쓸 수 있는 앱” 중에 전자를 택했던 케이스인데 나중에 또 어떤 새로운 방법이 있을지 더 고민해보려고 합니다.
(feat. 하트 아이콘 대신 로고의 P 대문자를 사용해볼까 잠깐 생각해봤는데 이건 정말 아닌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었네요..)
2. 얼굴 정면 사진을 가까이 찍어줄 줄 알았다
소개팅앱을 쓸 때 특히 여성 분들이 꺼려하는 점은 내 사진들이 누군가에게 공개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폴잇은 나와 매칭된 상대에게는 사진 딱 한장만 작은 사이즈로, 그리고 나와 하트를 주고 받은 상대에게만 내 모든 사진 3장을 좀더 큰 사이즈로 보여드리는데요.
참고로 폴잇은 회원가입 시에 크게 3장의 사진을 요구합니다.
첫 번째는 얼굴 정면 사진(나와 매칭된 모든 상대에게 공개되는 사진 한장이 바로 이 사진)
두 번째는 특정 포즈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폰 기본 카메라로만 찍을 수 있는 본인 인증용 얼굴 사진
세 번째는 전신 혹은 상반신도 함께 드러나는 사진
그런데 유저 분들의 회원가입 승인 신청을 막상 받아보니 첫 번째인 얼굴 정면 사진에서 생각보다 더 원거리에서 본인 얼굴을 찍은 사진들을 올려주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랬더니 안 그래도 매칭될 때는 작은 사이즈로 보여지기 때문에 아예 얼굴 느낌을 잘 모르겠을 정도로 얼굴이 작은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런 분들께는 일단 사진 속 얼굴 비중이 좀더 큰 사진이 필요하다는 사유로 승인 거절 알림을 드릴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리고 나서 저는 매칭용 사진 한장도 기존보다 좀더 크기를 키우고, 관련 안내 문구도 수정했습니다. 안내 문구를 더 상세히 기재했으니 앞으로도 얼굴 비중이 너무 작은 사진은 승인 거절을 할 생각입니다.
저는 사실 평상시에 제출해야할 서류가 있다거나 하는 게 아니면 셀카를 거의 찍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이야 당연히 예측할 수 있었을 것 같은 부분인데 미리 예상하지 못했던 거죠 ㅜ
다른 사람이라면 쉽게 예상할 수도 있었을텐데 제 개인적인 특징 때문에 예상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인해 이 경험은 제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을 것 같습니다.
3. 직장/학교 인증 기능의 도입
사실 이 기능은 원래부터 빠르게 넣고 싶었는데 버전 1을 빠르게 출시하는데 집중하기 위해 버전 2로 미뤄뒀던 기능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버전 2에는 도입을 했는데요. 그런데 이에 관해서 한 가지 큰 고민이 있는 상황입니다. 저는 수많은 이메일 도메인과 각 직장 혹은 학교가 매핑된 DB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앱 “블OOO”를 비롯해서 요즘에는 많은 앱들이 이메일 주소를 기준으로 직장이나 학교를 인증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그리고 그렇게 유명하지 않은 이메일 도메인인 경우 “새회사”, “새싹회사” 등의 방식으로 표현을 해줍니다.
그런데 저는 이 데이터를 갖고 있지않고, 설사 지금부터 만들어간다고 해도 완벽하게 구축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됐습니다. 그리고 구축할 수 있다고 해도 그때까지 기능 도입을 미루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폴잇에서는 일단
유저가 직장 인증 혹은 학교 인증을 위해 사용한 이메일의 도메인 부분과 인증 일시를 아래 이미지처럼 그대로 노출해서 보여드립니다.
(당연히 이메일 아이디는 절대 노출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일단 일반 사용자용 이메일 도메인들(gmail.com, naver.com 등)은 대부분 차단을 해뒀지만 어쨌든 유저 분들은 상대방이 인증한 이메일 도메인을 보고 상대방이 어느 직장 혹은 어느 학교 출신인지 등을 스스로 찾아보셔야 합니다. 물론 유명한 회사들은 영문만 보고도 알 수 있겠지만요.
이 부분은 제가 빠르게 해당 DB를 구하거나 직접 구축해서 해결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때까지는 유저 분들이 너른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기를 바라고 있어요. 대신, 폴잇에서는 해당 이메일의 인증 일시도 함께 공개해드리니 너무 오래된 인증 일시를 보면 그 신뢰성(이직이나 퇴사한 건 아닐까 등)을 한번 의심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위 이야기와 전혀 또다른 토픽을 공유드려볼까 하는데요. 요즘 소개팅앱들 중에는 애초에 직장인만을 타겟팅해서 직장 이메일이 있어야만 가입이 가능한 것들이 많습니다. 저도 폴잇 개발 전에 이 생각을 해보긴 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하면 유저 풀이 너무 좁아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세상에는 프리랜서나 자영업자, 사업자 분들도 많고 전문직 분들도 자기 직장 이메일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런 분들까지도 다 유저가 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폴잇에서 직장/학교 인증 기능은 필수 사항은 아닙니다. 본인이 앱에서 매칭될 이성들에게 본인의 신뢰도 및 매력을 높여서 하트를 받을 가능성을 높이고 싶다면 인증하시고, 그렇지 않다면 아예 안 하셔도 됩니다. 물론 직장/학교 인증은 언제든지 해제 및 변경하실 수도 있구요.
이렇게 하면 애초에 직장 이메일이 있어야만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들만큼 균일화된 경험을 제공하기는 힘들 수도 있겠지만 대신 더 많고 다양한 특성의 유저 풀에서 더 다채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세상 모든 만사가 그렇듯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것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때까지 제가 폴잇 버전 2를 만들면서 했던 UX 관련 고민들을 정리해보았는데요.
폴잇은 위에서 말씀드린대로 “진중한 도시남녀”가 적당한 무게감을 갖고 데이팅 상대를 찾는 서비스가 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서 메인 특징 중 하나인 개인의 “가치관 및 성향” 부분을 앱 내 피처에서 어떻게 잘 표현할 것인지, 다른 기능들은 어떻게 더 향상시킬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혹시 해주고 싶으신 피드백이 있으시면 자유롭게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소개팅앱 시장이 레드오션이기는 하지만 단 한 끝만 틀어도 조금씩 다른 서비스들을 만들 수 있다는 점, 어떤 브랜딩으로 시장에서 활동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도 있다는 점 등 때문에 재미있는 시장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폴잇도 폴잇만의 강점과 브랜드를 갖고, 죽지 않고 살아남아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더 나은 폴잇이 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니 주위에 솔로이신 “진중한 도시남녀” 지인 분들이 계시다면 폴잇을 꼭 한번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앱 설치링크)
구글 플레이스토어: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pollitapp&hl=ko-KR
제 글이 읽으신 분께 소소한 재미가 되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언제나 사용자의 경험 개선을 위해 고민하는 많은 메이커 분들 화이팅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