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싱가포르에 비즈니스를 하면서 함께 지사를 설립한 현지 임원(지분도 있는)에게 오늘 해고 통보를 했다. 아무것도 없는 싱가포르 땅에서 나와 함께 고객의 문을 두들겨 가며 피티 기회를 받고,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서로 기뻐하고 타이거 맥주를 들이켰던 추억은 힘이 없었고 비즈니스의 결과물이 모든 권력의 끝이었다.
오늘 아침 전체 월요일 임원회의를 마치고 본사와 싱가포르의 연결고리였던 나와 대표님 그리고 현지 A임원을 제외한 나머지 임원들을 나가게 하고 긴급 줌 회의를 했다. A임원은 내용을 몰랐다. 해고 결정은 이미 지난주에 나와있었지만 그 누구도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 대표님 고유 권한이었기에. 해고 사유는 다음 3가지였다.
- 코로나와 글로벌 경기 악화로 이해 싱가포르 세일즈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말하는건, 이렇게 3년이란 긴 시간동안 핑계로 있기엔 너무 심각하다. (세일즈)
- 올해 구글 캘린더에 적힌 Day off 기간만 무려 두달 가까이 된다. 어려울 수록 팀원을 챙겨야 하는 사람이 사무실을 너무 많이 비웠다. (근태)
- 싱가포르 나이로 60이면 정년에 가까웠다. 이제 젊은 피로 수혈을 해야 될 것 같다. (정년)
이 얘기들을 전달하면서 순간 감정적으로 울컥했다. 하지만 비즈니스를 논하면서 감성이 이성을 지배하게 둘순 없기에 최대한 차분하게 전달했다. 영화에서 보듯이 “You are fired!” 라고 할 수 없었다.
A임원은 아침부터 너무 쇼킹한 뉴스다라고 말하면서도 차분함을 유지하려 애썼다. 우리는 컨설턴트나 어드바이져로 일하길 원하고 새로운 싱가포르 세일즈 리더를 원한다고 했다. 어떤 사람들은 그냥 외국인인데 해고통지 이메일 하나 보내면 되는거 아니야? 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외국이라도 초창기 때부터 함께 고생해준 사람이고 세일즈를 관리하고 있었다보니 최대한 마지막을 존중해주고 싶었고, 그런 존중이 없이 통보만 했을 시 고객에게 안좋게 얘기할 수도 있는 리스크들이 있어 최대한 대표님과 정중하게 하지만 정확하게 얘기를 전달하려 했다.
줌 미팅이 끝나고, 한 두시간 이따 나한테 따로 메시지가 왔다. 전화를 개인적으로 하면서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일이었지만 그게 본인한테 와서 사실 당황스럽다. 본인이 늦게 결혼해서 아직 자식들을 키워야 해서 고정 월급이 필요했는데..라고 말하면서 나도 참으로 어찌 답을 해줘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아까 대표님과 말할때 해고 통지를 하는 내 목소리에서 안타까움과 진심이 느껴져서 그나마 위로가 됐고 다른 사람은 몰라도 계속 연락을 하며 친구로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을 해줘서 슬프지만 고마웠다.
마지막으로, 아직 본인은 제안하고 싶은게 있다면서 금주내로 정리해서 나와 대표님께 보내겠다고 한다. 결과는 바뀌지 않겠지만 그 마음은 알겠어서 몇가지 조언을 해줬다.
나의 30대를 함께 해준 A임원에게 여전히 감사하고 있으며, 나이는 나보다 훨씬 많지만 친구같은 그분에게 정말 수고많았다고 그리고.. 싱가포르에 나중에 가게 되면 우리 처음 계약하고 기뻐 미쳐 날뛰던 점보 레스토랑에서 회포나 풀자고 이 글을 통해 그분에게 그리고 나한테 글로 남기고 싶었다.
Thanks b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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